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6490 판결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업무상배임 관련 판단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따라서 이 사건 전체가 배임 무죄인 것은 아니다. 이하에서는 판례의 핵심인 지급보증서 발행에 따른 배임 무죄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나. 광주고등법원 2010. 4. 30. 선고 (전주)2009노177, 2009노211, 2010노46 판결
지급보증서 발행에 따른 배임 부분에 관하여 제1심의 무죄판결을 유지하였다. 대출 관련 배임 등 다른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유죄판단을 하였다.
관련판례
가. 무효인 채무부담행위와 배임죄
-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771 판결
-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4120 판결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585 판결
법인의 채무부담행위가 무효인 경우, 사용자책임이나 법인의 불법행위책임 등으로 손해가 발생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법리이다.
나. 저축은행의 보증·담보제공 금지규정의 효력
저축은행의 채무보증·담보제공을 금지하는 규정을 효력규정으로 보아, 이에 위반한 행위의 사법상 효력을 부정한 판례이다.
다. 앞서 정리한 후속 적용 사례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4937 판결
이 판결을 인용하여, 이사회 결의 없이 배우자에게 설정한 근저당권이 무효이고 회사의 별도 손해배상책임도 발생하지 않는 사안에서 배임죄의 손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가. 업무상배임 관련 규정
나. 지급보증의 효력에 관한 규정
상호저축은행의 채무보증·담보제공을 금지한 규정이다. 대법원은 이를 위반한 행위의 효력까지 부정하는 효력규정으로 해석하였다.
다. 보증이 무효여도 문제 될 수 있는 손해배상책임
구법 표시는 대법원 판결에 기재된 개정일·법률번호를 그대로 반영하였다.
사실관계
가. 누구의 채무를 누가 보증한 사건인가
피고인 1은 이 사건 저축은행의 대표이사였고, 피고인 1 등은 임무 또는 업무에 위배하여 저축은행 명의의 지급보증서를 발행하였다.
지급보증서상 관계는 다음과 같다.
문제는 지급보증서 발행으로 저축은행이 실제 보증채무나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는지였다.
나. 지급보증은 법률상 금지되어 무효였다
당시 적용된 구 상호저축은행법은 저축은행의 채무보증·담보제공을 금지하였다.
대법원은 이 규정을 효력규정으로 보았으므로, 그 규정을 위반하여 발행된 지급보증서에 따른 보증은 무효였다. 따라서 지급보증서를 발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저축은행에 유효한 보증채무가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다. 별도 손해배상책임의 발생도 증명되지 않았다
원심은 다음 사항에 관한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 지급보증서가 은행 외부에 교부되었는지.
- 교부되었다면 어떤 경로로 전달되어 누가 소지하고 있는지.
- 기재된 채무자가 보증 상대방에게 얼마의 채무를 부담하였거나 새로 부담하게 되었는지.
- 보증 상대방이 지급보증서를 받으면서 은행 관계자에게 문의하였는지, 누구에게 무엇을 문의하였는지.
이는 지급보증서가 외부에 교부되지 않았다고 확정적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교부·유통·거래 경위 등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여 은행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었다는 판단이다.
라. 별개의 차명대출에 대해서는 배임 유죄를 인정
한편 피고인 1은 피고인 2 등이 차명으로 대출받은 돈을 제대로 상환하지 않아 저축은행에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대출을 강행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대법원은 이 부분 유죄판단을 유지하였다. 무효인 지급보증서 발행과 실제 자금이 지급된 차명대출은 구별하여 판단한 것이다.
법리
가. 법령 위반과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는 별개의 요건이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임무위배행위 외에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저축은행 대표이사가 법률상 금지된 지급보증서를 발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저축은행에 재산상 손해까지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행위가 위법하다는 판단과 피해 법인의 재산상태가 악화되었다는 판단을 구분해야 한다.
나. 효력규정에 위반한 보증은 보증채무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 사건 금지규정은 위반자에 대한 제재만을 정한 규정으로 해석되지 않았다. 위반한 보증행위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정하는 규정으로 해석되었다.
그 결과 저축은행은 해당 보증에 따른 이행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보증채무를 부담하였다는 이유로 배임죄의 손해를 인정할 수 없었다.
다만 이 결론은 이 사건에 적용된 금지규정의 효력을 전제로 한다. 모든 법령 위반 거래가 당연히 무효라는 취지는 아니다.
다. 보증이 무효여도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보증계약에 따른 책임이 없다는 것과 지급보증서 발행으로 인한 책임이 전혀 없다는 것은 다르다.
대표자나 직원의 행위로 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하여 법인이 법인의 불법행위책임 또는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면, 그 손해배상채무가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또는 실해 발생 위험을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판단은 다음 순서로 이루어진다.
이 사건에서는 보증채무와 별도 손해배상채무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무죄의 근거이다.
라. 손해배상책임의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배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무효인 지급보증서가 발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추측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법원은 지급보증서의 교부와 유통 경위, 실제 주채무의 존재·금액, 상대방의 은행 문의 여부 등을 검토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가 증명되지 않아 은행이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한다는 판단도 할 수 없었다.
즉, 무효인 보증서의 존재를 넘어 어떤 법적·경제적 경로로 은행에 손해가 생기는지가 입증되어야 한다.
마. 은행에 대한 배임 무죄와 거래상대방에 대한 사기 유죄는 양립한다
이 사건에서는 저축은행의 지급보증서가 법적으로 유효한 것처럼 속여 발행 수수료를 받은 사기, 지급보증서의 효력에 관한 기망을 이용한 물품 편취 사기에 관한 유죄판단도 유지되었다.
배임과 사기는 피해자와 판단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 은행에 대한 배임: 은행이 보증채무나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등 재산상 손해를 입었는지가 문제.
- 거래상대방에 대한 사기: 무효인 보증을 유효한 것으로 믿게 하여 돈이나 물품을 교부받았는지가 문제.
따라서 보증이 무효여서 은행에 대한 배임은 부정되면서도, 그 무효인 보증으로 상대방을 속인 사기는 인정될 수 있다.
바. 앞선 두 판결과의 연결
세 판결의 공통점은 임무위배가 인정되더라도 피해 법인의 재산상 손해 또는 실해 발생 위험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