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4937 판결
〔업무상배임·업무상횡령〕
유죄부분 파기환송. 환송심 결과 및 사건 전체의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대법원은 행위별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업무상횡령 부분은 무죄 취지로 파기된 것이 아니다. 근저당권 설정에 관한 배임 부분이 파기됨에 따라 형을 다시 정할 필요가 있어 함께 파기되었다.
나. 수원지방법원 2012. 4. 5. 선고 2012노644 판결
근저당권 설정에 따른 업무상배임과 업무상횡령을 유죄로 인정하고, 압류·집행에 따른 각 업무상배임은 무죄로 판단하였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하였으나, 이 형은 대법원의 유죄부분 파기로 그대로 확정되지 않았다.
다. 수원지방법원 2012. 2. 1. 선고 2011고단4863 판결
항소심 판결에 따르면, 제1심은 위 각 행위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하였다.
관련판례
가. 무효인 배임행위와 재산상 손해
행위가 법률상 무효라도 경제적으로 손해나 실해 발생 위험이 있으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 반대로 그러한 위험도 발생하지 않았다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 대표이사 자신의 회사에 대한 채권 변제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한 자신의 채권을 회사 자금으로 변제하는 행위에 관한 판례이다. 항소심은 채무의 단순한 변제와 회사의 중요한 부동산에 새로 담보를 설정하는 행위는 구별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다. 중요한 업무에 관한 이사회의 의사결정권
대표이사에게 위임되지 않은 중요한 업무로서 일상 업무에 속하지 않는 사항은 이사회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법리이다.
관련법령
가. 형사책임 관련 규정
-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죄.
- 형법 제355조 제2항: 배임죄.
- 형법 제356조: 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죄.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 무죄 선고.
나. 회사의 대표권 및 업무집행 관련 규정
- 상법 제393조 제1항: 중요한 자산의 처분 등 이사회의 결의사항.
- 상법 제389조 제3항, 상법 제209조 제1항: 대표이사의 대표권 관련 규정.
- 상법 제397조: 이사의 경업금지 관련 규정으로, 항소심의 공사대금 귀속 판단에서 언급.
제공된 두 판결에는 위 규정에 관한 개정일·법률번호를 포함한 구법 표시가 없어, 판결 기재에 맞추어 별도의 구법 괄호 표시는 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대표이사와 배우자 사이의 채권양도 및 담보설정
피고인 A는 피해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피고인은 자신이 회사에 대하여 8,000만 원의 대여금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일부 주주들은 그 채권의 존재나 범위를 다투고 있었다.
피고인은 그 채권을 배우자에게 양도한 다음, 배우자로부터 담보설정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 이후 회사 대표이사와 배우자의 대리인이라는 양쪽 지위에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2010년 9월 29일, 회사 소유 부동산에 배우자 명의로 채권최고액 1억 2,62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회사의 이사회 결의는 거치지 않았다.
당시 회사는 다른 채무와 공과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 근저당권 설정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0년 11월 15일 폐업하였다.
나. 근저당권 설정에 대한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차이
항소심은 해당 부동산이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므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고, 다른 채권자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배우자에게 담보를 설정한 것은 임무위배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한 행위라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 사정에 주목하였다.
- 배우자를 대리하여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사람도 피고인 자신이었다.
-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근저당권 설정은 무효였다.
- 회사가 배우자에게 사용자책임이나 법인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여지도 없었다.
- 근저당권은 공소제기 전에 이미 말소되어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회사에 재산상 손해나 실해 발생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2012도4937
다. 배우자 등의 별도 대여금에 기초한 압류·집행
앞의 8,000만 원 채권과 별개로, 회사는 배우자에게서 합계 1,500만 원, 다른 채권자에게서 450만 원을 차용한 것으로 문제 되었다.
피고인은 이들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아 회사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판결을 받아 회사의 공제조합 출자금채권 약 1억 2,000만 원을 압류한 후 집행하였다.
검사는 회사가 인정하지 않는 채무를 근거로 배우자 등에게 이익을 주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따라서 정당한 회사 채무에 기초한 집행으로 회사가 차용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라. 별도로 인정된 회사 공사대금의 횡령
피고인은 오피스텔 공사를 자신의 개인 공사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발주자가 회사를 보고 공사를 맡긴 경위, 회사 명의의 견적서, 관계자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회사가 수급한 공사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공사대금도 회사 소유라고 보아 업무상횡령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이 유죄판단을 수긍하였다. 다만 구체적인 횡령금액과 사용내역은 제공된 두 판결에 상세히 기재되어 있지 않다.
법리
가. 이사회 결의 없는 담보설정과 배임죄의 손해는 구분해야 한다
항소심은 이사회 결의 없이 중요한 자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임무위배를 인정한 다음, 회사에 손해도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임무위배가 있더라도 그 행위가 회사의 재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이사회 결의가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결의 없이 한 담보설정이 무효이고 다른 책임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손해를 곧바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나. 대표이사가 거래 양쪽에 관여한 사정이 중요하다
이 사건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외부의 독립된 거래상대방에게 담보를 제공한 경우와 구별된다.
피고인은 회사를 대표하면서 동시에 배우자를 대리하였다. 따라서 담보를 받는 측의 대리인 역시 이사회 결의가 없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
대법원은 이 사실관계를 전제로 근저당권 설정을 무효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이사회 결의 없는 모든 대표행위가 언제나 무효라는 판결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다. 무효와 말소만으로 배임죄가 자동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행위가 무효라도 회사가 실제로 돈을 지급하거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등 경제적 손해 또는 실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근저당권 설정의 무효, 회사의 손해배상책임 부재, 공소제기 전 말소가 함께 고려되었다.
따라서 “나중에 근저당권을 말소했으므로 이미 성립한 배임죄가 없어진다”는 취지가 아니다. 이 사건 담보설정으로 회사에 손해 또는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자체가 부정된 것이다.
라. 회사의 실제 채무에 따른 집행을 배임의 손해로 단정할 수 없다
회사 재산이 압류되고 집행되었다는 외형만으로 대표이사의 배임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항소심은 실제 회사 운영에 사용된 차용금이라면 그 채권자가 대표이사의 배우자 등 가까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표이사에게 채권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채권행사를 거부·지연시킬 의무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허위채권을 만들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한 차용금을 회사 채무로 돌려 집행한 경우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사정이 증명되지 않았다.
마. 근저당권 설정과 채권자의 압류는 무죄 판단의 이유가 다르다
두 부분 모두 회사의 손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지만, 담보설정은 효력과 위험의 문제이고, 압류·집행은 채권의 실재성과 회사의 정당한 채무 이행 여부의 문제라는 점을 구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