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타인 명의로 설정한 무효인 근저당권과 업무상배임의 손해 판단

핵심 결론 대표이사가 자신의 임금채권을 내연관계인에게 양도하는 형식으로 회사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지만, 실제로 양쪽 거래를 처리한 사람은 대표이사 자신이었다. 법원은 이사회 결의 없는 담보설정이 무효이고 회사에 별도 손해배상책임도 발생하지 않아 업무상배임을 부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도6490, 2011도15857, 2012도4937

해당판결

가. 서울동부지방법원 2015. 5. 29. 선고 2014노1819 판결

〔업무상배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의 무죄판결을 유지하였다. 상고 없이 무죄가 확정된 사례이다.
항소심은 특히 거래상대방 본인이 이사회 결의의 부존재를 알았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을 대리하여 거래한 피고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나. 서울동부지방법원 2014. 11. 28. 선고 2014고정1140 판결

근저당권 설정이 무효이고, 회사에 재산상 손해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관련판례

가. 무효인 행위와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행위가 법률상 무효라도 경제적으로 손해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있으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그러한 위험조차 발생하지 않았다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이다.

나. 대표이사가 배우자를 대리하여 담보를 설정한 유사 사례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4937 판결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한 채권을 배우자에게 양도하고, 배우자를 대리하여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사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건이다.
근저당권 설정의 무효, 회사의 별도 손해배상책임 부재, 공소제기 전 말소 등을 고려하여 배임죄의 손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제1심은 해당 판결을 각주에서 직접 인용하였다.

관련법령

가. 업무상배임 및 무죄판결

나. 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하는 판단

민법 제116조 제1항

의사표시의 효력이 어떤 사정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것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 그 사실의 유무는 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항소심이 제시한 판단과 연결되는 규정이다. 다만 항소심 판결은 이 조문번호를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제공된 판결에는 관련 법령에 관한 별도의 구법 표시가 없으므로, 임의로 개정일·법률번호를 덧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대표이사가 주장한 임금채권과 종전 가압류

피고인 A는 상가 관리·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F회사의 대표이사였다. 문제 된 재산은 F회사 소유의 상가 146호였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회사에 대한 임금채권이 있다는 이유로 2000년 6월 1일 해당 상가에 가압류등기를 하였다. 이후 임금을 이중 청구하였다는 문제로 회사 이사들로부터 고소당하자 2009년 4월 13일 가압류등기를 말소하였다.
이러한 경위는 검사가 제시한 공소사실의 배경이다. 이 사건 무죄판결이 피고인의 임금채권 전부가 정당하게 존재한다고 확인한 것은 아니다.

나. 임금채권을 양도하는 형식으로 내연관계인 명의의 담보 설정

법원이 인정한 담보설정 경위는 다음과 같다.
구분내용
채권양도인대표이사인 피고인 A
채권양수인피고인과 내연관계에 있던 G
채무자·부동산 소유자F회사
양도 대상피고인이 회사에 대하여 가진다고 한 임금채권 등 2,350만 원
담보 내용회사 소유 상가에 채권최고액 2,350만 원의 근저당권 설정
피고인은 2009년 11월 3일경 채권양도양수계약서와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하고, 2009년 11월 5일 G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회사 이사회의 결의는 거치지 않았다.
G가 회사에 새로 돈을 빌려주고 담보를 받은 사건이 아니라, 피고인 자신의 채권을 G에게 양도하는 형식으로 담보를 설정한 사건이다.

다. G는 설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처리

법원은 피고인이 G의 명의를 빌려 법무사에게 등기업무를 위임하였고, G는 근저당권 설정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인정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담보를 제공하는 한편, 실질적으로는 G를 대리하여 담보를 설정받는 역할도 수행하였다.
이 근저당권은 2013년 12월 27일자 해지를 원인으로 2014년 1월 2일 말소되었다. 말소 시점은 공소제기 전이었다.

라. 검사의 주장과 항소심의 판단

검사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의 당사자는 G이고, G가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불분명하므로 회사가 G에게 민사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적어도 G의 대리인 지위에 있었으므로, 계약의 효력이나 손해배상책임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을 알았는지는 G가 아니라 대리인인 피고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회사에 손해 또는 실해 발생 위험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제1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서울동부지방법원-2014노1819

법리

가. 이사회 결의 없는 담보설정과 배임죄의 손해는 별도로 판단한다

대표이사가 필요한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사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죄가 당연히 성립하지는 않는다.
그 행위로 회사에 유효한 담보 부담이 생겼는지, 다른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했는지, 경제적으로 구체적인 손해 위험이 초래되었는지를 추가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의 무죄는 대표이사의 행위가 적절했다는 판단이 아니라,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나. 타인 명의를 사용했어도 실제 거래한 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한다

이 사건 항소심의 핵심은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거래의 효력과 책임을 판단하는가에 있다.
명의상 근저당권자는 G였지만, 실제로 G를 대리하여 설정받은 사람은 피고인이었다. 피고인은 자신이 회사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G 본인이 그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만을 들어 회사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이는 두 사람이 내연관계라는 이유만으로 G의 악의를 추정한 판단과 구별된다.

다. 근저당권의 무효와 별도 손해배상책임 부재를 함께 확인하였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배임죄의 손해를 부정하였다.
  • G를 대리하여 설정받은 사람이 실질적으로 피고인 자신이었다.
  •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근저당권 설정은 무효였다.
  • 회사가 G에게 사용자책임이나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할 여지도 없었다.
  • 근저당권은 공소제기 전에 이미 말소되었다.
따라서 “근저당권이 무효이므로 언제나 배임이 아니다”라는 법리가 아니라, 무효인 담보설정으로 회사에 다른 경제적 부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라. 사후 말소만으로 이미 성립한 배임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을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가 기소 전에 말소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법원은 당초 담보설정의 무효와 회사의 별도 책임 부재를 판단하면서 말소 사실도 함께 고려하였다. 이미 유효한 담보 부담이나 구체적인 손해 위험이 발생하였다가 나중에 회복된 사안과는 구별된다.

마. 채권의 정당성보다 담보설정으로 인한 회사의 손해가 판단의 중심이다

공소사실에는 임금 이중 청구와 종전 가압류 말소라는 경위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임금채권 2,350만 원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이 아니다.
문제 된 근저당권 설정으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나 실해 발생 위험이 초래되었는지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무죄의 직접적인 이유다.

바. 앞선 대법원 판결과의 관계

구분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4937 판결이 사건
명의상 담보권자대표이사의 배우자대표이사와 내연관계인 G
담보설정 구조대표이사가 채권을 양도하고 배우자를 대리하여 설정대표이사가 채권양도 형식을 갖추고 G 명의로 실질적으로 설정
공통 판단이사회 결의 없는 설정의 무효, 별도 책임 부재 및 말소 등을 고려하여 손해 부정동일한 법리를 적용
이 사건의 추가 설명—상대방의 인식은 실제 거래한 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
절차상 결과배임 유죄부분 파기환송무죄판결이 상고 없이 확정
이 사건은 앞선 대법원 법리를 적용하면서, 명의상 상대방의 선의 가능성에 관한 검사의 주장을 대리인의 인식 기준으로 배척한 사례로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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