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도6151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회사의 재산상 손해 또는 구체적인 손해 발생 위험에 관한 심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대법원이 직접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아니다.
나. 파기환송심 — 서울고등법원 2017. 12. 14. 선고 2017노3134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관련 민사소송에서 할인약정의 효력에 관한 거래처 측 주장이 배척되었고, 항소심에서 주장한 사용자책임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추가로 고려하였다.
회사의 구체적·현실적인 손해 발생 위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의 무죄판결을 유지하였다. 첨부자료에서는 재상고 여부 및 환송심판결의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다. 환송 전 항소심 — 서울고등법원 2017. 4. 27. 선고 2017노312 판결
제1심의 무죄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할인약정이 회사에 대하여 무효이더라도, 거래가 계속되었고 회사가 사용자책임 등을 부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손해 발생 위험을 인정하였다. 이 판단은 위 대법원 판결로 파기되었다.
라. 제1심 —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17. 1. 5. 선고 2015고합86 판결
거래처가 영업사원의 할인 권한 부재를 알고 있었으므로 할인약정은 회사에 대하여 무효이고, 구체적인 손해 발생 위험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관련판례
가. 재산상 손해 및 손해 발생 위험의 판단
-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도1375 판결: 재산상 손해는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실해 발생 위험을 포함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한다.
- 대법원 2008. 6. 19. 선고 2006도4876 전원합의체 판결: 막연한 위험으로는 부족하고,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의 구체적인 위험이 필요하다.
-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실해 발생 위험은 구체적·현실적인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나. 무효인 임무위배행위와 배임죄
임무위배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도 실제 채무 이행이나 민사상 책임 등으로 손해 또는 손해 위험이 발생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위 판례들은 모두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직접 인용한 판례이다.
관련법령
가. 업무상배임 및 가중처벌
- 형법 제355조 제2항: 배임죄.
- 형법 제356조: 업무상배임죄.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의 가중처벌.
위 구법 표시는 대법원 판결의 공식 참조조문에 기재된 표기를 따른 것이다.
나. 사용자책임
- 민법 제756조: 피용자의 사무집행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 등의 배상책임.
이 사건에서는 거래처 측에 대한 사료회사의 사용자책임이 문제되었다. 회사가 영업사원에게 책임을 묻는 문제와는 구별된다.
다. 항소기각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한 경우 판결로 항소를 기각한다.
파기환송심이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적용한 조문이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 — 사료회사 영업사원과 거래처 농장 운영자
이하 당사자 표시는 파기환송심 판결을 기준으로 한다.
A는 2012년 5월경부터 F이 운영하는 농장 등에 배합사료를 판매하였다. 거래처에 할인을 제공하려면 회사의 영업관리 매뉴얼에 따라 할인율을 정하고 내부 결재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A는 거래를 계속하기 위해 회사 승인 없이 별도의 할인·장려금 내용을 정하고, 이를 반영한 장부를 F에게 교부하였다. 회사가 발송한 거래자료와 A가 작성한 장부의 금액은 서로 달랐다.
나. 공소사실 — 승인 없는 할인 합계 571,501,386원
검사는 A가 다음과 같이 임의로 할인하여 F에게 이익을 주고 D 회사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기소하였다.
해당 기간 공급한 사료대금은 5,216,582,621원이었다.
571,501,386원은 검사가 주장한 이득액·손해액이다. 파기환송심에서 회사의 손해로 인정된 금액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은 A가 할인액을 개인적으로 받아 챙겼다는 공소사실이 아니라, 거래처 F에게 이익을 주었다는 공소사실이다.
다. 거래처는 영업사원에게 할인 권한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되었다
제1심은 다음 사정에 주목하였다.
- F은 오랫동안 양돈업에 종사하여 사료회사 영업사원의 권한 범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 A가 작성한 장부에는 장려금 액수가 일정하지 않고 이례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F은 회사에서 받은 거래내역통보서·잔액확인서·장려금지급통보서가 A의 장부와 다른데도 회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 오히려 회사가 보낸 자료를 기준으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였다.
- 거래를 일시 중단할 때에는 회사의 장부에 따라 정산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F이 A에게 할인이나 추가 장려금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A의 약속은 D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라. 관련 민사소송 — 할인약정의 효력과 회사의 사용자책임이 문제되었다
D 회사는 A의 행위를 알게 된 후 거래처 측으로부터 양도담보부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를 작성·교부받았다.
농장의 명의상 대표자인 I는 그 공정증서에 따른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D 회사는 반소로 물품대금 588,214,883원을 청구하였다.
- 본소: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5가합1835.
- 반소: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5가합9945.
- 대법원 판결에 기재된 민사 항소심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6나2067081.
거래처 측은 A가 회사의 대리인이므로 할인약정이 유효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민사 제1심은 A에게 공급계약을 변경할 권한이 있었다거나, 거래처가 그러한 권한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거래처 측은 민사 항소심에서 민법 제756조에 따른 회사의 사용자책임도 주장하였다. 형사 파기환송심은 이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추가로 고려하였다.
민사 반소 청구액 588,214,883원과 형사 공소사실상 할인액 571,501,386원은 서로 다른 금액이므로 구별해야 한다.
마. 재판별 판단 차이
법리
가. 내부 규정 위반과 회사의 재산상 손해는 별개의 요건이다
A가 내부 결재 없이 할인을 약속한 행위가 업무상 임무에 어긋나더라도, 그것만으로 회사에 할인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특히 거래처도 할인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약정이 회사에 효력이 없다면, A가 작성한 장부에 할인액이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대금채권이 그만큼 감소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회사의 채권이나 재산 상태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따로 판단해야 한다.
나. ‘경제적 관점’은 손해의 구체적인 증명을 생략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배임죄의 손해는 법률적 형식만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한다. 따라서 계약이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손해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반대로 “경제적으로 손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추상적인 설명만으로 손해 요건을 충족시킬 수도 없다.
대법원이 요구한 위험은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다. 이 사건에서는 무단 할인약정이 회사의 대금채권 회수나 손해배상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야 했다.
다. 사용자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환송 전 항소심은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회사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사용자책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그 책임으로 회사에 구체적인 재산상 위험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형사법원은 민사소송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회사가 실제로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구체적인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해야 한다. 환송심은 민사 항소심에서 사용자책임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확인하여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다.
라. 거래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곧 회사의 손해를 의미하지 않는다
환송 전 항소심은 A가 할인 등을 제시하여 농장과의 거래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점도 손해 위험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거래 유지에 할인약속이 이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회사의 채권이 감소하거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효력이 없는 약속 때문에 회사의 재산 상태가 구체적으로 악화되었는지를 추가로 밝혀야 한다.
이 사건의 무죄는 거래 유지 목적의 무단 할인을 정당한 업무수행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기소된 배임죄의 손해 요건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마. 이 사건은 환송심에서 미수 유죄로 변경된 사례가 아니다
앞서 정리한 제주지방법원 2020. 5. 14. 선고 2019노73 판결에서는 업무상배임의 기수는 부정하면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업무상배임미수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반면 이 사건 파기환송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무죄를 유지하였다. 첨부 판결에는 배임미수에 관한 공소장변경이나 별도의 유죄 판단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을 미수 유죄 사례로 정리하거나, 반대로 무효인 할인약정은 언제나 미수로도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한 사례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의 중심은 재산상 손해 및 구체적·현실적인 실해 발생 위험의 증명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