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출규정을 위반했어도 손해를 따로 입증해야 한다는 업무상배임 판례

핵심 결론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했다는 사실만으로 업무상배임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대출 당시 상환능력과 담보가치 등을 살펴 회수에 구체적인 위험이 있었는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회수 가능한 채권을 포기하고 담보를 해지한 행위에 대해서는 배임을 인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6도4876, 2002도2030, 2004도3926, 2004도5332, 2005도6586, 2004도771, 2004도7053

해당판결

가. 대법원 2008. 6. 19. 선고 2006도4876 전원합의체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업무상배임·새마을금고법위반〕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만으로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던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 피고인 1·2에 대한 부분 및 피고인 6의 유죄부분: 파기환송.
  • 피고인 3·4·5: 상고기각으로 유죄 확정.
대출한도 초과 부분은 대출채권의 회수가능성 등을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며, 대법원이 직접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아니다.

나. 서울고등법원 2006. 7. 6. 선고 2005노2497 판결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부분에 관하여 회수가능성이나 담보의 적정성과 관계없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하였다. 이 판단이 대법원에서 변경되었다.
별도로 문제 된 대출원금 상각·이자 감면 등 채권 포기 부분도 유죄로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이 부분의 실체 판단은 수긍하였다.

다. 수원지방법원 2005. 10. 25. 선고 2004고합524, 2005고합172(병합) 판결

제1심 사건번호와 선고일은 첨부된 항소심 판결에 기재된 내용을 기준으로 한다.

관련판례

가. 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된 판례

  •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2도2030 판결
  •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4도3926 판결
  • 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도5332 판결
  •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5도6586 판결
위 판례 중 새마을금고의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만으로, 회수가능성이나 담보의 적정성을 따지지 않고 재산상 손해를 인정한 견해가 변경되었다.

나. 재산상 손해의 경제적 판단

재산상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도 포함되며, 손해 여부는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한다는 법리이다.

다. 상사의 지시에 따른 가담과 책임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
직장 상사와 지휘·복종 관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범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을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관련법령

가. 업무상배임 및 가중처벌

나. 동일인 대출한도와 위반행위 처벌

대법원 판결의 구법 표기를 기준으로 한다.
조문 표기상 유의점: 대법원 판결 이유는 한도초과대출 처벌조항을 제66조 제2항 제1호로, 항소심의 법령 적용 부분은 제66조 제2항 제8호로 기재하고 있다. 또한 항소심이 종전 적용법조를 설명하면서 사용한 구법 표기는 구 새마을금고법(2005. 8. 4. 법률 제7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다. 각 판결의 기재를 구분하여 보아야 한다.

사실관계

가. 새마을금고 임·직원의 두 가지 행위가 문제 됨

피고인 1은 새마을금고 이사장, 피고인 3·4·5는 이사였고, 피고인 2와 피고인 6은 대출 등 실무에 관여한 간부직원이었다.
문제 된 행위는 서로 구별된다.
구분문제 된 행위핵심 쟁점
한도초과대출승인을 받지 않고 동일인에게 법정·승인 한도를 초과하여 대출한도 위반만으로 금고의 재산상 손해를 인정할 수 있는지
채권 포기회수 가능한 대출의 담보를 해지하고 원금을 상각하며 이자를 감면기존에 확보한 채권과 담보를 포기하여 금고에 손해를 입혔는지

나.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한 대출

항소심이 인정한 내용에 따르면, 피고인 1·2는 2001년 2월 28일부터 2004년 4월 19일까지 90회에 걸쳐 25명에게 합계 91억 6,087만 8,000원의 한도초과대출을 하였다.
피고인 6은 그중 자신이 가담한 67회, 22명에 대한 합계 75억 3,887만 8,000원의 한도초과대출에 관하여 기소되었다. 이 금액은 앞의 대출과 중첩되므로 별도로 합산할 금액은 아니다.
피고인들은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였고 회수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오히려 금고의 수익과 재정상태가 개선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한도를 초과하여 대출하면 다른 회원에게 대출할 자금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담보나 회수가능성과 관계없이 손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서울고등법원-2005노2497

다. 별개의 횡령사고를 수습하면서 확보한 대출채권과 담보

금고의 전 부장이 고객 명의의 대출서류를 조작하여 공금을 횡령한 사고가 있었다.
이를 충당하기 위하여 1999년 3월 30일경, 전 부장 등 4명 명의로 각 2억 원씩 총 8억 원의 대출을 실제로 실행하였다. 이사장인 피고인 1 등은 연대보증을 하였고, 다음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되었다.
  • 횡령한 전 부장 소유의 임야와 아파트.
  • 피고인 1 소유의 대지·건물·점포.
  • 피고인 1의 아버지 소유 부동산.
따라서 금고에는 횡령으로 인한 손해와 별도로, 실제 대출에 기초한 채권과 이를 회수할 담보가 확보되어 있었다.

라. 회수 가능한 담보를 해지하고 원금·이자를 정리

일부 담보를 처분한 후에도 원금 7억 6,474만 150원이 남아 있었고, 피고인 1과 그 아버지가 제공한 부동산을 통해 추가 회수가 가능하였다.
그런데 금고 임·직원들은 이사장과 그 아버지 소유 부동산의 근저당권을 해지하기로 결의하였다. 이후 전 부장의 임야를 5,000만 원에 인수하여 일부 채무에 충당하고, 나머지는 다음과 같이 처리하였다.
  • 대출원금 7억 1,474만 150원: 대손충당금으로 상각.
  • 연체이자 7억 4,982만 5,530원: 감면.
법원은 대손상각·이자 감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회수 가능한 채권을 포기하여 채무자와 담보제공자에게 이익을 주고 금고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임무위배와 재산상 손해는 별도로 증명해야 한다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법리는 다음과 같다.
임무위배행위가 인정된다고 하여 재산상 손해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상배임죄에서는 법령·내부규정·계약 등을 위반하였는지와 함께, 그 위반으로 본인의 재산에 어떤 손해나 구체적인 위험이 생겼는지를 따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한도초과대출은 임무위배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까지 자동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 대출한도 위반과 대출채권의 부실은 동일하지 않다

동일인 대출한도는 편중대출을 방지하고 금고의 적정한 운영과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정이다. 개별 채무자의 신용도나 담보가치를 직접 평가하여 정해지는 기준은 아니다.
따라서 업무상배임 여부를 판단하려면 대출 당시 다음 사정을 살펴야 한다.
  • 채무자의 재무상태와 상환능력.
  • 다른 금융기관 차입금 등 전체 채무와 금융거래 상황.
  • 사업현황과 전망.
  • 대출금의 용도와 필요한 기간.
  •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와 회수가능성.
한도를 초과했어도 충분한 상환능력과 담보가 있다면, 한도 위반 사실만으로 배임죄의 손해를 단정할 수 없다. 반대로 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담보가 부실하여 회수에 문제가 있다면 손해 또는 실해 위험이 인정될 수 있다.

다. 현실적인 손실이 확정될 필요는 없지만, 추상적인 위험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법원은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도 배임죄의 손해에 포함된다는 법리를 유지하였다.
다만 그 위험은 경제적 관점에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것과 사실상 같다고 평가할 정도여야 한다.
따라서 판단은 다음 두 극단을 모두 피해야 한다.
  • “규정을 위반했으니 손해 위험도 당연히 있다”는 판단.
  • “아직 연체나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배임이 아니다”라는 판단.
대출 당시의 구체적인 회수 위험을 심리해야 하며, 나중에 회수되었다는 결과만으로 당시의 위험 유무를 대신 판단할 수는 없다.

라. 대출한도 위반에 대한 별도 처벌 가능성은 남는다

업무상배임죄의 손해 요건이 증명되지 않더라도 대출한도 제한규정 위반에 따른 새마을금고법위반죄는 별도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한도초과대출 자체를 적법하다고 선언한 것이 아니다. 규제 위반에 대한 처벌과 재산범죄인 배임죄의 성립을 구분한 것이다.

마. 회수 가능한 채권을 포기한 행위는 배임으로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대출원금 상각·이자 감면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의 배임 판단을 수긍하였다.
이 부분은 단순히 내부 회계장부에서 손실을 인식한 사안이 아니다. 회수 가능한 담보를 해지하고 채권 회수를 포기하여 채무자와 담보제공자의 부담을 없애 준 행위가 문제 되었다.
피고인들은 횡령 때 이미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새로운 손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그 후 실제 대출로 확보한 회수 가능한 채권을 포기한 데 따른 별도의 손해를 인정하였다.
또한 처음부터 대손충당금이 쌓이면 상각하기로 예정하였다는 주장도 증거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2005노2497

바. 이사회·총회 결의나 상사의 지시만으로 책임을 면하지 않는다

회수 가능한 채권의 포기에 이사회·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의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이에 가담한 임원들의 임무위배 판단을 수긍하였다.
실무자 역시 상사의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면책되지 않는다. 다만 공모와 가담은 개인별로 증명되어야 한다.
실제로 항소심은 피고인 6의 채권 포기 부분에 관하여, 근저당권 말소 실무와 회의록 작성에 관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임원들과 공모하여 채권 포기를 결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다.

사.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의 차이

구분다수의견별개의견
한도초과만으로 손해를 인정하는지인정할 수 없음자금의 목적사업 사용을 저해하므로 인정
회수가능성·담보가치별도로 심리해야 함한도초과에 따른 배임 성립에는 고려하지 않음
파기 이유손해를 별도 심리하지 않고 배임을 인정한 잘못배임은 성립하지만 이익·손해의 가액을 산정할 수 없는데 대출액을 기준으로 처벌한 잘못
별개의견도 파기 결론에는 동의하였으나 이유가 달랐다. 판례로 확립된 기준은 다수의견인 ‘임무위배와 재산상 손해의 별도 판단’이다.

아. 파기환송 범위와 유죄 판단을 구분해야 한다

피고인 1·2에 대해서는 한도초과대출 부분과 나머지 범죄에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 있었으므로, 대법원은 이들에 대한 원심판결 전체를 파기하였다.
따라서 채권 포기 부분의 배임 판단은 수긍되었지만, 피고인 1·2의 유죄와 형이 이 판결로 별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반면 채권 포기에 관여한 피고인 3·4·5는 상고가 기각되어 유죄가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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