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11. 28. 선고 2019고합108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피고인 무죄. 상고 없이 확정된 사례이다.
나. 관련 민사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72068
채권자인 H회사가 보증인으로 지목한 C회사를 상대로 보증채무 이행 및 예비적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C회사가 보증책임·표현대표이사책임·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승소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관련판례
가. 재산상 손해는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도 포함되며, 손해 유무는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한다.
나. 막연한 가능성만으로는 손해 발생 위험을 인정할 수 없음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은 경제적 관점에서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한다.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구체적·현실적이어야 하며, 단순히 손해가 발생할 막연한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다. 무효인 행위로 회사의 재산상태도 악화되지 않은 경우
배임행위가 법률상 무효이고 본인의 재산상태가 사실상으로도 악화되지 않았다면, 현실적인 손해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관련법령
가. 배임죄 관련 규정
- 형법 제355조 제2항: 배임죄.
- 형법 제356조: 업무상배임죄.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
나. 무죄판결의 근거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 무죄 선고.
첨부 판결에는 관련 법령의 개정일·법률번호를 포함한 구법 표시가 없으므로, 임의로 구법 표시를 덧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 돈을 빌린 회사와 보증한 것으로 지목된 회사는 별개
G회사가 H회사에서 돈을 빌렸고, 피고인이 C회사 명의로 그 채무를 보증한 구조이다.
나. 사업협약 체결과 사업비 대여
피고인은 C회사를 대표하여 2012년 3월 22일 G회사 및 H회사와 사업협약을 체결하였다. 초기 사업비는 H회사가 투입하기로 하였고, H회사는 2012년 3월 28일 G회사에 8억 원을 대여하였다.
피고인은 처음에는 C회사의 단독 대표이사였으나, 2012년 7월 26일부터는 D와 공동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다. 공동대표이사 중 1인이 단독으로 한 보증
피고인은 2012년 8월 27일, G회사가 H회사에 차용 원금 8억 원과 차용일부터 연 20%의 이자를 지급하고, 이를 2012년 10월 31일까지 변제하기로 하는 약정에 관하여 C회사 명의로 지급채무를 보증하였다.
검사는 다음 사정을 들어 업무상배임으로 기소하였다.
- C회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 보증에 따른 부담을 보전할 담보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 C회사가 시공사로 최종 선정되지 않아 보증할 의무도 없었다.
공소사실은 이 보증으로 채권자인 H회사가 8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고, C회사가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다.
라. 민사소송에서 C회사의 책임이 모두 부정됨
H회사는 C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형사법원은 이러한 민사판결의 확정 내용 등을 기초로, 무효인 보증약정을 체결한 것만으로 C회사에 현실적인 손해 또는 구체적·현실적인 손해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절차를 어긴 보증과 배임죄의 손해 요건은 구분해야 한다
이사회 결의 없이 담보도 확보하지 않은 채 다른 회사의 채무를 보증했다는 사정은 임무위배 여부와 관련된다.
그러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 행위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 또는 이에 준하는 구체적·현실적인 손해 위험이 발생하였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의 무죄 이유는 보증행위가 적절한 경영행위였다는 데 있지 않고,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구성요건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나. 공동대표이사의 단독 보증은 회사에 효력이 없다고 판단되었다
보증 당시 피고인은 D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다. 민사법원은 피고인이 혼자 회사 명의로 체결한 보증이 C회사에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보증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C회사가 8억 원의 보증채무를 부담한 것으로 볼 수 없었다.
판단의 출발점은 단순한 이사회 결의 누락이 아니라, 공동대표 방식에 따른 대표권 행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 보증이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손해 위험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행위가 무효여도 회사가 다른 법적 근거로 책임을 부담하거나 실제 재산상 불이익을 입었다면 손해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보증채무뿐 아니라 표현대표이사책임과 불법행위책임도 부정되었다. 법원은 그 결과 C회사가 계약상·불법행위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다음, 구체적인 손해 위험도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확한 법리는 다음과 같다.
보증이 무효이고, 그 보증행위로 회사가 다른 책임을 부담하거나 재산상태가 사실상 악화된 사정도 인정되지 않아야 손해 또는 손해 위험을 부정할 수 있다.
라. 민사상 책임 부정은 형사사건의 손해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민사소송에서는 회사가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가 문제 되었고, 형사사건에서는 피고인의 행위로 회사가 손해나 구체적인 손해 위험을 부담하게 되었는지가 문제 되었다.
이 사건 형사법원은 C회사의 민사상 책임을 모두 부정한 확정판결을 토대로, 무효인 보증약정만으로는 배임죄의 손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정리한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9148 판결이 배임의 ‘고의’를 부정한 사례라면, 이 사건은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또는 구체적인 손해 위험’을 부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