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4. 9. 11. 선고 2024나2009332 판결 [손해배상(기)]
대상회사의 미공개 채무에 관한 주식매도인들의 진술·보장 위반을 인정하고, 유보금 정산 합의로 그 책임이 소멸하였다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매도인들의 책임은 손해액의 70%로 제한하였다.
하급심 및 확정 경과
아래의 구체적인 계약 해석과 손해액 산정은 확정된 제1심 및 항소심의 판단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2다64253 판결: 매수인이 진술·보장 위반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청구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상 책임을 신의칙 등으로 제한하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7다6108 판결: 기업인수계약에서 손해배상의 범위와 산정방법을 정하였다면, 이를 배제하거나 제한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약정에 따라야 한다.
- 대법원 2018. 7. 20. 선고 2015다207044 판결: 진술·보장 조항은 경제적 위험을 배분하고 사후 손해를 반영하여 매매대금을 조정하는 기능을 한다. 소송·분쟁에서 직접 발생하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손해가 배상 대상이 된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진술·보장, 손해산정 및 유보금 정산에 관한 당사자 약정의 해석과 관련된다.
- 민법 제390조, 제393조: 진술·보장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과 그 범위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387조 제2항: 이행기한이 없는 채무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한다.
- 민법 제413조, 제414조: 여러 매도인의 연대책임 및 채권자의 이행청구에 관련된다.
- 민법 제731조, 제732조: 유보금 합의가 기존 권리관계를 소멸시키는 화해계약인지에 관한 주장과 관련된다.
-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15. 6. 1. 대통령령 제26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2항: 제1심이 계약상 ‘순자산액 기준에 의한 가치감소액’을 해석하면서 참조한 규정이다. 이 사건 손해배상액을 세법상 평가방법으로 일률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사실관계
원고는 주식매수인이고, 피고들은 대상회사의 기존 주주들인 주식매도인들이다. 원고는 2015년 주식매매계약과 두 차례의 거래종결 합의를 거쳐 대상회사 주식 약 96%를 인수하였다.
주식매매계약은 매매대금 중 130억 원을 유보하고, 대상회사의 채무나 진술·보장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나중에 지급하도록 정하였다. 매도인들은 미공개·우발채무 및 회사에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판결·명령의 부존재 등을 진술·보장하였다.
그런데 대상회사에는 인수 전부터 다음과 같은 채무가 있었다.
이후 원고와 피고들은 유보금 지급 및 관련 채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다가, 2020년 3월 18일 별도의 유보금 합의를 체결하였다. 원고는 그 합의에 따라 2020년 3월 20일 잔여 유보금 6,727,108,610원을 지급하였다.
유보금 지급 후 채권양수인 R가 대상회사에 지급명령금의 지급을 요구하고 채권압류·추심에 나섰다. 대상회사는 청구이의 소송 과정에서 R에게 10억 5,0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는 내용으로 합의한 뒤 해당 금액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매도인들이 지급명령금채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진술·보장을 위반하였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주요 법리
실사보고서에 채권자와 일부 채무가 기재되어 있어도 충분한 공개라고 볼 수는 없다
법원은 실사보고서에 S에 대한 채무가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과, 이 사건 지급명령금채무의 존재·범위가 공개되었다는 사실을 구별하였다.
실사보고서는 감액합의가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잔여채무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 기재만으로는 감액합의가 실효되어 원래 지급명령에 따른 원금과 고율의 지연손해금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점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법원은 미공개채무 및 소송 관련 진술·보장의 위반을 인정하였다. 계약 체결 전에 이미 확정된 지급명령도, 집행되면 대상회사에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진술·보장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매수인의 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책임을 부담한다는 약정이 적용되었다
이 사건 계약은 매수인이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또는 공개목록을 통하여 공개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매수인이 실사를 통해 채무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았다. 실제로도 원고가 이 사건 지급명령금채권의 존재와 범위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뒤늦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피고들의 주장도 배척하였다.
유보금 정산과 진술·보장 책임의 소멸은 구별된다
피고들은 유보금 합의와 잔액 지급으로 주식매매계약에 관한 모든 채권·채무가 종결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주식매매계약은 손해배상액을 유보금에서 충당할 수 있도록 하면서, 유보금을 초과하는 손해도 별도로 배상하도록 정하였다.
- 유보금 합의서에 기존 진술·보장 위반에 따른 일체의 손해배상책임을 소멸시키는 명확한 내용이 없었다.
- 합의 당시 당사자들이 이 사건 지급명령금채무를 알고 이를 포함하여 정산하였다고 보기 어려웠다.
항소심도 유보금 합의를 당사자 사이의 모든 기존 법률관계와 권리·의무를 소멸시키는 화해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유보금 합의 자체의 면책조항이 모든 제3자의 채권까지 포괄한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조항은 매도인들이 보유한 채권과 관련된 면책을 정한 것이고, 이 사건 배상책임의 근거는 기존 주식매매계약의 진술·보장 조항이었다.
대상회사의 손해를 매수인의 손해로 간주하는 약정에 따라 산정하였다
계약은 대상회사가 입은 손해나 지출한 비용 전액을 원고의 손해로 간주하도록 정하였다. 따라서 법원은 대상회사의 손해에 원고의 취득지분율 약 96%를 다시 곱하여 배상액을 산정하지 않았다.
또한 주식가치 감소액과 대상회사의 지출액이 동일한 손해를 반영하는 경우 이를 중복하여 합산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별도로 추가된 손해가 있다면 그 존재와 범위를 증명해야 한다.
손해액과 실제 합의금은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책임제한 전 손해액은 지급명령 원금 645,354,000원에 유보금 합의일인 2020년 3월 18일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합산한 금액이다.
법원은 대상회사의 실제 지급액인 10억 5,000만 원으로 손해액을 직접 대체하지 않았다. 실제 채무가 감액된 사정을 아래의 책임제한 단계에서 고려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최종 배상액이 대상회사의 실제 지급액보다 많게 인정되었다.
계약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70%로 제한하였다
법원은 다음 사정 등을 종합하여 매도인들의 책임을 제한하였다.
- 원금에 연 20%의 지연손해금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손해가 크게 확대된 점
- 대상회사가 채권자와의 합의로 10억 5,000만 원을 초과하는 채무를 면한 점
- 기존 변제 및 실사보고서의 채무 기재 내용
- 매도인들이 감액합의의 실효 사실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은폐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항소심은 감액이 부당하다는 원고의 주장과 책임을 50%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피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여 70%의 책임제한을 유지하였다. 이는 이 사건의 개별 사정을 반영한 판단이다.
최종 인정된 책임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266,193,38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지연손해금은 다음과 같다.
- 2021년 10월 9일부터 2024년 1월 19일까지: 연 5%
- 2024년 1월 20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
법원은 진술·보장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채무를 이행기한이 없는 채무로 보았다. 이에 따라 원고가 손해배상 이행을 촉구하면서 정한 기한인 2021년 10월 8일의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을 인정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채무 공개 시에는 채권자와 잔액뿐 아니라 확정판결·지급명령, 감액합의, 실효조건, 이행 여부 및 지연손해금까지 확인해야 한다.
- 매수인의 사전 인지나 실사자료 공개가 진술·보장 책임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계약에 명확히 정해야 한다.
- 유보금 정산 합의에서는 정산 대상 채무, 면책 범위, 미확인 채무의 처리와 기존 진술·보장 책임의 존속 여부를 구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 대상회사 손해와 매수인의 주식가치 감소를 어떻게 산정할지, 지분율을 적용할지, 중복배상을 어떻게 방지할지 정할 필요가 있다.
- 제3자와 채무 감액합의를 할 경우에는 합의금의 적정성, 매도인의 참여·동의 절차 및 후속 손해배상청구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