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2. 9. 14. 선고 2022나2003200 판결 [손해배상(기)]
진술·보장 유효기간 내에 매도인 측 수임인에게 보낸 이메일을 유효한 청구로 인정하고, 구체적으로 통지된 누락 부채에 한하여 매도인들의 연대배상책임을 인정한 사건이다. 항소심 판결은 상고 없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및 사건 경과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2. 23. 선고 2020가합538143 판결 내용증명과 수임인에 대한 이메일 통지로는 진술·보장의 유효기간이 연장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 서울고등법원 2022. 9. 14. 선고 2022나2003200 판결 이메일과 첨부파일의 구체성, 수임인의 통지수령권한을 인정하여 제1심을 일부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38,845,043원 및 지연손해금의 연대 지급을 명하였다.
제1심과 항소심은 모두 기간 내에 구체적인 위반사실을 통지하고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기준을 취하였다. 판단이 달라진 부분은 이메일이 그 요건을 충족하는지, 수임인에게 한 통지가 매도인들에게 효력이 있는지였다.
관련 판례
기업인수계약에서 진술·보장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와 금액의 산정방법을 정하였다면, 이를 배제하거나 제한할 사정이 없는 한 약정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항소심은 위 판례를 직접 인용하여, 대상회사에 발생한 손해를 매수인에게 배상하도록 한 약정에 따라 누락 부채 전액을 매수인의 손해로 인정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진술·보장 유효기간, 통지방법 및 손해배상 범위에 관한 당사자의 약정을 해석·적용하는 일반적 근거이다.
- 민법 제390조, 제393조 계약상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배상범위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414조 연대채무자 중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하여 채무 전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판결에서 인정한 지연손해금의 관련 규정이다.
이 사건의 ‘1년’은 법률이 정한 일률적인 청구기간이 아니라, 주식양수도계약에서 정한 진술·보장 유효기간이다.
사실관계
홍콩 법인인 원고 A는 B회사, C회사와 개인주주 두 명으로부터 대상회사 D의 주식 전부를 인수하였다. 같은 그룹의 계열회사 E가 매도인들의 위임을 받아 인수조건을 협의하고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7년 7월 31일 기준 재무상태에 관한 실사보고서를 검토한 후, 2017년 12월 14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같은 달 21일 주식대금 1억 4,000만 원을 지급하고, 대상회사에 기존 채무변제 자금 2억 6,000만 원을 입금하여 주식 전부를 양수하였다.
인수 후 원고는 채무누락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2018년 3월 22일, 5월 15일 및 7월 11일 E의 대표이사 또는 전무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우발채무의 항목과 금액을 정리한 엑셀 파일이 첨부되었고, 변제나 상환계획에 관한 요구도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2018년 12월 10일 B·C회사에 내용증명도 보냈다. 다만 내용증명에는 구체적인 위반사항과 예상 손해액 대신, 분식회계를 발견하여 사실관계와 전체 규모를 분석 중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 후 원고는 2020년에 B·C회사를 상대로 매출채권 과다계상 및 부채누락 등을 이유로 6,321,515,342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따라서 소송은 계약 체결일부터 1년이 지난 뒤에 제기되었다.
계약에서 정한 유효기간과 청구방법
계약 제18조 제3항은 기간 내에 위반사실을 적시하여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면 “해당 청구에 대해서는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유효기간이 연장된다”고 정하였다. 일반 진술·보장의 1년은 거래종결일이 아니라 계약 체결일부터 기산하도록 되어 있었다.
주요 법리
기간 내에 소송까지 제기할 필요는 없었다
이 사건 계약은 유효기간 연장 요건으로 서면에 의한 위반사실의 적시와 손해배상 등의 요구를 정하였다. 기간 내에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항소심은 원고가 계약 체결일부터 1년 이내에 보낸 이메일과 첨부자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위반사실을 통지하고 배상을 요구한 부분에 관하여,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계약상 유효기간이 연장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실제로 2018년에 통지된 누락 부채에 관하여 2020년에 제기된 소송에서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소송을 1년 내에 제기하였는지가 아니라, 1년 내에 해당 위반사항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배상을 요구하였는지였다.
통지 후 별도의 소송 제기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판결에 나타난 계약에는 적법한 통지 후 일정 기간 안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추가 조건이 없었다. 통지한 청구에 관하여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유효기간이 연장된다는 약정이 적용되었다.
다만 이 판결은 법정 소멸시효의 기간·기산점이나 완성 여부까지 판단하지 않았다. 따라서 계약상 1년의 유효기간이 연장된다는 판단을, 법정 소멸시효와 관계없이 무기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구체적인 위반사실과 예상 손해액, 배상 요구가 필요하다
법원은 단순히 “회계에 문제가 있다”, “전체 손해를 조사 중이다”라고 통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유효기간을 연장하려면 구체적인 위반사실과 예상 손해액을 제시하고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
항소심은 이메일 본문과 첨부 엑셀 파일을 함께 검토하였다. 첨부자료에는 채무누락의 상세 항목과 금액이 기재되어 있었고, 본문에는 변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있었다. 특히 2018년 7월 11일 이메일의 첨부파일에는 해당 금액 옆에 ‘청구금액’이라는 표시도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해당 항목에 관하여 계약상 요구되는 통지와 배상 청구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하였다.
수임인에게 보낸 이메일도 유효한 통지가 될 수 있다
항소심은 E가 매도인들의 위임을 받아 계약 협상과 체결을 진행하였고, 인수 후 우발채무에 관한 협의도 계속 담당하였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다.
계약은 이메일 통지를 허용하면서 수임인에 대한 통지를 배제하지 않았다. 통지조항에 수신 주소와 번호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실제 기재도 없었다. 이메일을 받은 E의 전무는 당시 피고 C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었다.
법원은 이러한 계약 내용과 업무 수행 경위를 종합하여 E에게 통지수령권한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수임인의 구체적인 권한과 역할을 확인한 판단이다.
연장 효력은 기간 내 통지한 항목에 한정된다
항소심은 통지의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소송에서 주장한 모든 항목의 유효기간이 연장되었다고 보지는 않았다.
원고는 이메일의 ‘매입채무 누락’이 소송에서 주장한 ‘매출채권 과다계상’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매출채권과 매입채무는 성격이 다르고, 양자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산정근거도 없다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척된 항목에 관한 회계처리가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해당 위반사항을 기간 내 통지하지 않아 계약상 유효기간이 연장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누락 부채 전액에 관한 연대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인용된 38,845,043원은 미지급 정보이용료, 금형수리비, 이자 및 수리위탁수수료의 합계였다. 법원은 기준 재무제표에 반영되어야 할 부채가 누락되었다고 인정하였다.
계약은 진술·보장 위반으로 대상회사에 발생한 손해를 매도인들이 연대하여 매수인에게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항소심은 이에 따라 누락 부채 전액을 원고의 손해로 인정하고, 매도인별 안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액이 중요하지 않다는 항변도 배척하였다. 손해 산정 시 ‘중요한’, ‘중대하게’ 등의 제한문구를 고려하지 않기로 한 계약 내용에 따른 판단이다.
피고들은 38,845,043원과 이에 대한 2020년 5월 9일부터 2022년 9월 14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지급 완료일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연대하여 지급하도록 명령받았다.
실무상 유의점
진술·보장 조항을 검토할 때에는 유효기간, 기간 내 통지 요건, 통지 후 소송 제기기한을 구분해야 한다. “1년간 유효하다”는 문구만 확인해서는 부족하고, 적법한 통지로 기간이 연장되는지와 연장에 추가 조건이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매수인은 유효기간 내에 위반 조항, 구체적인 사실, 관련 거래·채무, 예상 손해액과 산정근거, 배상 요구를 항목별로 통지할 필요가 있다. 조사 중이라는 추상적인 통지만으로 나중에 발견되는 다른 위반사항까지 보전되지는 않는다.
계약 작성 시에는 적법한 통지 후 해당 청구가 최종 해결될 때까지 존속하도록 할지, 통지 후 일정 기간 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도록 할지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후자의 제소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법하게 통지한 청구에 관하여 계약상 1년이 지난 후의 소송이 허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