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명 음식점의 명성에 편승한 영업표지 사용과 성과 무단사용에 따른 부정경쟁행위

핵심 결론 오랜 영업과 온라인 평판으로 식당 이름에 축적된 명성·신용·고객흡인력은 보호할 성과가 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이름과 유사한 영업방식을 사용하여 그 성과에 무단으로 편승하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다287266, 2008마1541, 2016다276467, 2019마6525, 2019다282449

해당 판례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다287266 판결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이 확정된 사건이다. 아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리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판단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1. 21. 선고 2019가합526830 판결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0. 10. 22. 선고 2019나2058187 판결
원심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에게 소갈비구이 음식점 영업에서 ‘C’, ‘D’ 영업표지를 사용하지 말고, 기존 간판·광고물 등에 표시된 해당 표지를 제거하도록 명하였다. 표지만 제거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물건을 폐기하도록 하였다.

관련 판례

원심판결이 인용한 주요 판례는 다음과 같다.

관련 법령

원심 판결은 당시 조문인 제2조 제1호 (카)목을 적용하였다. 아래 구법 표시는 해당 조항이 (파)목으로 이동하기 전의 법률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연혁 표기이다.
성과 무단사용에 관한 종전 (카)목은 법률 제18548호 개정으로 (파)목으로 이동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적용 조항을 현재의 (카)목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사실관계

1. 원고 식당의 운영 경위

원고 식당은 1964년경 창업자가 부산에서 개업한 소갈비 전문점이다. 창업자의 아들 E가 영업을 이어받았고, E가 2017년 2월 27일 설립한 원고 회사가 다시 영업을 승계하였다.
원고 회사 자체가 1964년부터 존재한 것은 아니지만, 식당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메뉴를 제공하면서 55년 이상 영업을 계속하였다. 원심은 창업자와 E가 축적한 명성·신용·고객흡인력 등을 원고 회사가 승계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식당에서는 ‘C’와 ‘H’ 영업표지를 함께 사용하였다. 건물 외벽과 외부 간판에는 ‘H’가, 출입문에는 ‘C’가 표시되는 등 사용 위치에 차이가 있었지만, 두 표지는 같은 식당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2. 음식과 서비스에 축적된 차별성

원고 식당은 생갈비·양념갈비를 주된 메뉴로 판매하였다. 갈빗살 양쪽에 칼집을 내는 조리방식과 특별히 제작한 무쇠 불판을 사용하였다.
불판은 가운데에서 갈비를 굽고 가장자리의 오목한 부분에서 감자사리를 조리할 수 있는 형태였다. 갈비를 먹은 뒤 불판 가장자리에서 감자사리를 조리하여 제공하는 방식은 원고 식당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메뉴와 제공방식은 소비자 후기와 언론 보도에서도 원고 식당의 특징으로 반복해서 소개되었다.

3. 매출과 언론·온라인 평판

원고 식당의 연간 매출액은 2014년 약 80억 원, 2016년 약 110억 원, 2017년 약 123억 원, 2019년 약 121억 원에 이르렀다.
신문·잡지와 여러 방송 프로그램은 원고 식당을 부산을 대표하는 맛집 또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소갈비 전문점으로 소개하였다.
온라인에서도 수천 건의 블로그 글과 다수의 게시물이 검색되었다. 다른 유명 갈비집들과 비교한 검색량·게시물 수에서도 상위권에 있었고, 내용 역시 원고 식당의 오랜 전통과 맛·품질에 대한 높은 평가를 포함하고 있었다.
원심은 단순히 검색 결과의 숫자가 많다는 점뿐 아니라 정보의 내용과 평가, 축적 기간, 접근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였다.

4. 피고의 서울 식당 개업과 모방

피고는 2019년 3월경 서울 용산구에서 ‘C’라는 이름으로 소갈비 음식점을 개업하였다.
피고 식당은 원고 식당과 동일한 영업표지를 사용하면서 생갈비·양념갈비를 판매하고, 유사한 형태의 불판에서 갈비를 구운 다음 가장자리에서 감자사리를 조리하여 제공하였다.
간판의 글자 배열이나 서체 등도 원고 식당과 유사하였다. 원심은 이를 각각 분리된 우연의 일치로 보지 않고, 영업표지와 음식 제공방식 등을 함께 모방한 사정으로 평가하였다.

5. 실제 혼동과 지역을 넘어선 경쟁

소비자 중에는 피고 식당을 원고 식당의 서울 분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었다. 원고 식당을 기대하고 피고 식당을 방문했다가 실망했다는 취지의 후기 등도 확인되었다.
원심은 원고 식당이 부산에 있고 피고 식당이 서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쟁관계를 부정하지 않았다.
원고 식당 방문객에 대한 조사에서는 부산 외 지역 거주자가 63.8%, 서울·경기 거주자가 40%를 차지하였다. 지방의 유명 음식점이 서울에 분점을 개설하거나 백화점에 입점하는 거래 현실도 고려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영업은 원고의 기존 고객뿐 아니라 장래 서울 지역에서 확보할 수 있는 고객과 영업기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법리

1. 식당 이름에 축적된 명성도 보호대상인 성과가 될 수 있다

음식점의 이름은 단순히 식당을 구별하는 문구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는 그 이름을 통해 과거의 맛과 서비스, 평판을 기억하고 방문 여부를 결정한다.
오랜 기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여 얻은 명성·신용·고객흡인력·품질에 대한 신뢰가 식당 이름에 축적되면, 그 이름은 경제적 가치를 갖게 된다.
원심은 원고 식당의 장기간 영업, 높은 매출, 독특한 음식 제공방식, 언론 보도와 온라인 평판을 종합하여 해당 영업표지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주지성·저명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호 가능성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영업표지의 주지성·저명성을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표지에 보호할 만한 경제적 가치가 축적되어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한 성과를 경쟁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무단사용하였다면 성과 무단사용 조항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영업표지 혼동행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언제나 성과 무단사용이 성립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호할 성과의 존재와 사용방법의 부당성을 별도로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온라인 평판은 영업표지의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소비자는 이미 알고 있는 식당만 방문하지 않는다. 인터넷 검색, 블로그, SNS 등의 정보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식당을 방문하기도 한다.
따라서 영업표지의 가치는 그 이름을 즉시 기억하는 사람의 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검색을 통해 식당의 명성과 평판에 접근할 수 있는 잠재적 고객도 고려해야 한다.
원심은 온라인 정보의 양과 질, 검색 순위, 평가 내용, 축적 기간 등을 영업표지의 재산적 가치를 판단하는 자료로 삼았다.

4. 지리적 명칭이 포함되어도 부당한 사용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는 해당 영업표지에 지리적 명칭이 포함되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보호 가능성을 다투었다.
원심은 상표법에 따른 등록상표의 보호와 부정경쟁행위의 규제는 목적과 방식이 다르다고 보았다.
상표등록이 어려울 수 있는 표지라도, 구체적인 영업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가치가 축적되고 경쟁자가 그 가치에 부당하게 편승한다면 보호할 수 있다.
이는 지역명 자체에 대한 포괄적인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은 구체적인 경쟁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다.

5. 지역이 달라도 경쟁관계와 혼동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음식점의 경쟁 범위는 점포 주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여행 중 맛집 방문, 온라인 정보의 확산, 유명 음식점의 분점 개설 등을 고려하면 부산의 음식점과 서울의 음식점도 현재 또는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다.
원심은 실제 고객의 거주지역, 소비자의 분점 오인, 지방 유명 음식점의 서울 진출 경향을 근거로 지역적 거리가 부정경쟁행위 성립을 막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6. 동일한 이름뿐 아니라 모방 경위와 정도를 함께 판단한다

원심은 피고의 동일한 영업표지 사용에 더하여 간판의 형태, 불판과 감자사리 제공방식의 유사성, 실제 소비자의 혼동 등을 함께 고려하였다.
피고 측의 외식업 경험 등에 비추어 원고 식당의 명성을 알았을 가능성도 평가하였다.
그 결과 피고가 독자적인 노력으로 경쟁한 범위를 넘어 원고가 오랫동안 축적한 성과에 무단으로 편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7. 금지 범위는 판결 주문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

원심은 성과 무단사용에 따른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였으므로, 함께 주장된 영업표지 혼동행위나 일반 불법행위 등을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명령한 조치는 소갈비구이 음식점 영업에서 ‘C’, ‘D’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기존 표시를 제거하는 것이다.
감자사리나 유사한 불판의 사용 자체를 독립적으로 금지한 판결은 아니다. 이러한 사정은 피고의 편승과 모방 정도를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다.

실무상 유의점

  • 보호할 성과를 구체화해야 한다. 단순히 “유명한 식당”이라고 주장하기보다 영업기간, 매출, 품질 유지 노력, 언론 보도, 온라인 평가를 연결하여 입증할 필요가 있다.
  • 온라인 증거는 내용과 시점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검색 건수뿐 아니라 게시일, 평가 내용, 검색 조건, 소비자의 실제 혼동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중요하다.
  • 모방 요소를 종합하여 제시해야 한다. 이름, 간판, 메뉴 제공방식, 개업 경위와 경쟁관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
  • 청구 범위를 보호대상에 맞춰야 한다. 영업표지 사용금지와 메뉴·불판 자체의 사용금지는 구별하여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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