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손해배상(지)]
- 원고: 주식회사 신태진, 경산개발 주식회사, 주식회사 동강홀딩스, 주식회사 스마트홀딩스
- 피고: 주식회사 골프존뉴딘홀딩스
- 피고승계참가인: 주식회사 골프존
- 결과: 원고들과 피고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하 내용은 홈페이지 게시자가 직접 확인한 대법원 판결문에 기초하여 정리하였다.
하급심
서울고법 2016. 12. 1. 선고 2015나2016239 판결
원심은 원고들이 골프코스 설계자들로부터 저작권을 양수하였다는 주장·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저작권에 근거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다.
다만 신태진·동강홀딩스·스마트홀딩스에 대해서는 골프장의 종합적 이미지에 관한 성과 무단사용 책임을 인정하였다. 행위 시기에 따라 2014년 1월 30일까지는 민법상 불법행위, 2014년 1월 31일부터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로 판단하였다.
경산개발은 피고 등에게 성과의 사용을 허락하였으므로 청구가 기각되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결론을 유지하면서도, 원심이 골프장 명칭을 성과에서 제외한 이유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0. 8. 25. 자 2008마1541 결정 경쟁자의 상당한 노력과 투자로 구축된 성과에 부당하게 편승하여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인용한 선행 결정이다.
-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이 사건의 판단 기준을 인용하여, 광고용역 결과물인 네이밍과 광고 콘티의 무단 사용에 관한 책임을 인정하였다.
-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310873 판결 이 사건의 판단 기준을 인용하여, 안전인증용 도면을 제공 목적을 넘어 대체 부품 제작에 이용한 행위를 성과 무단사용으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차)목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하여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규율한다.
-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 건축물·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등 건축저작물에 관한 규정이다. 원고들은 골프코스가 건축저작물이라는 전제에서 저작재산권 침해를 주장하였다.
- 민법 제750조 성과 무단사용에 관한 일반조항이 시행되기 전 행위에 대한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관련된다.
성과 무단사용 조항은 2013년 7월 30일 법률 제11963호로 신설되어 2014년 1월 31일부터 시행되었으며, 당시에는 제2조 제1호 (차)목이었다. 이후 2018년 개정으로 (카)목으로 이동하여 대법원은 법리 설명에서 이를 ‘(카)목’이라고 통칭하였다.
사실관계
가. 실제 골프장을 재현하는 스크린골프 사업
원고들은 사건에 등장하는 세 곳의 골프장을 소유·운영하였다.
피고는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판매하는 한편, 국내외 실제 골프장을 촬영하여 그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3D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하였다.
이용자가 특정 골프장을 선택하면 해당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나. 원고들 골프장의 영상 제작과 제공
피고는 원고들의 골프장을 촬영한 사진 등을 토대로 골프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입체적 영상을 제작하였다.
피고가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해당 영상을 제공한 기간은 2009년 무렵부터 2015년 2월 23일까지였다.
다. 피고의 회사분할
피고는 2015년 1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스크린골프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해 3월 3일 주식회사 골프존이 설립되어 소송에 승계참가하였다.
라.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
원고들은 두 가지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첫째, 골프코스가 건축저작물이고 피고 등이 이를 무단으로 재현하였으므로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둘째, 골프코스와 골프장 명칭은 자신들이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형성한 성과이므로, 이를 무단으로 이용한 행위는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라는 주장이었다.
법리
가. 골프코스의 저작권과 골프장 운영자의 성과는 구별된다
골프코스가 저작물에 해당하더라도, 골프장 운영자가 당연히 그 저작권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설계자들로부터 원고들이 저작권을 양수하였다는 주장·증명이 없었으므로 저작권에 근거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골프장 부지에 코스를 조성하여 형성된 지형·경관·조경요소·설치물 등이 결합된 종합적 이미지는 골프코스 설계와 구별되는 성과이다. 이는 골프장을 조성·운영하는 사람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설계의 저작권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형성한 성과의 부정한 이용에 대해서는 별도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나. 골프장 명칭을 포함한 종합적 이미지도 보호대상이 된다
원심은 골프장 명칭을 제외한 골프코스의 종합적 이미지를 성과로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보완하여, 골프장 명칭을 포함한 골프코스의 종합적 이미지도 성과로 볼 수 있으므로 명칭을 성과에서 제외한 원심의 이유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는 골프장 명칭 자체에 언제나 독립적인 독점권이 인정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명칭과 골프장의 여러 요소가 결합하여 형성한 종합적 이미지의 성과성을 인정한 것이다.
다. 성과 무단사용 조항은 새로운 유형의 침해를 규율하는 보충적 일반조항이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기존 지식재산권법이나 개별 부정경쟁행위 규정으로 포섭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보호대상은 유형물에 한정되지 않으며, 경제적 가치를 가진 무형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투자나 노력이 투입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결과물에 보호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그 결과물의 경제적 가치와 경쟁력, 해당 산업의 관행, 투입된 투자·노력의 내용과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하는 경제적 이익을 독점시키는 방식으로 적용해서도 안 된다.
라. 성과의 존재와 사용행위의 부정성을 각각 판단해야 한다
성과에 해당한다는 판단만으로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사용한 방법이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였다.
- 당사자들이 현재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지
- 해당 산업의 거래관행과 경쟁질서가 어떠한지
- 상대방의 상품·서비스가 성과 보유자의 상품·서비스를 시장에서 대체할 수 있는지
- 성과의 인지도와 수요자·거래자의 혼동 가능성이 어떠한지
이 사건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피고 등이 허락 없이 실제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하여 자신의 영업에 이용한 행위의 부정성이 인정되었다.
마. 사용허락이 있었던 원고에게는 무단사용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경산개발의 경우에는 피고 등에게 성과의 사용을 허락하였다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었다.
동일한 종류의 성과를 동일한 방식으로 이용하였더라도, 권리자의 허락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성과가 보호대상이라는 사실과 그 이용이 무단사용이라는 사실은 구분하여 판단해야 한다.
바. 일반조항 시행 전 행위에는 민법상 불법행위 법리가 적용되었다
원심은 행위 시기를 나누어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유지하였다.
- 2014년 1월 30일까지의 행위: 민법상 불법행위
- 2014년 1월 31일 이후의 행위: 신설된 성과 무단사용 조항에 따른 부정경쟁행위
따라서 신설 조항을 시행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한 사건이 아니다. 시행 전 행위에 대해서는 선행 대법원 결정이 인정한 부정한 경쟁행위의 불법행위 법리를 적용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저작권에 기초한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사용을 허락하지 않은 신태진·동강홀딩스·스마트홀딩스에 대한 성과 무단사용 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사용을 허락한 경산개발의 청구를 기각한 결론도 유지하였다.
첨부 대법원 판결문에는 손해액이 ‘원심판단의 각 금액’으로만 표시되어 있어, 구체적인 배상액은 이 정리에 기재하지 않았다.
실무상 유의점
- 저작권의 귀속과 성과의 귀속을 구분하여 청구 근거를 구성해야 한다.
- 보호대상은 ‘골프장 전체’처럼 추상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명칭·지형·경관·시설 등이 결합한 구체적인 결과물로 특정해야 한다.
- 투자 규모뿐 아니라 상대방의 이용 방식, 경쟁관계와 시장 대체 가능성 등 부정성을 뒷받침하는 사정도 입증해야 한다.
- 사용허락의 존재와 범위, 이용 시기별 적용 법률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