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완구 포장의 전체적인 이미지 모방과 성과 무단사용―표장이 달라도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는지

핵심 결론 표장이 서로 달라도 색채·문양·배치가 결합된 포장의 독특한 이미지를 모방하면 성과 무단사용에 해당할 수 있다. 재사용 우려가 있으면 사용 중단 후에도 금지·폐기를 명할 수 있지만, 포장을 제거할 수 있는 제품 자체까지 폐기할 수는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8마1541, 2010다20044, 2010다20778

해당 판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9. 8. 선고 2014가합588383 판결 [부정경쟁행위금지등청구의소]
확정된 사건으로, 홈페이지 게시자가 직접 확인한 판결문을 바탕으로 정리하였다. 법제처 판례 등재는 확인되지 않아 판례번호에 링크를 붙이지 않았다.
당사자 및 재판 결과
  • 원고: 바탓 인코포레이티드(Battat Incorporated)
  • 피고: 주식회사 도너랜드, 주식회사 이마트
법원은 포장용기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모방한 행위를 성과 무단사용에 따른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하였다. 포장용기의 사용과 이를 사용한 제품의 판매 등을 금지하고, 포장용기 및 관련 광고물의 폐기와 손해배상을 명하였다.
반면 추상적인 표장 사용금지 청구 부분은 각하하고, 표장 자체에 관한 나머지 청구와 포장 내부 제품의 폐기청구는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판결문이 인용한 주요 판례는 다음과 같다.

관련 법령

이 사건에서는 침해행위 당시의 법률과 금지·폐기를 판단한 당시의 법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판결문은 성과 무단사용 조항에 관하여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어 2014. 1. 31. 시행된” 제2조 제1호 (차)목이라고 명시하였다. 피고들의 행위는 2014년 6월부터 9월 사이에 이루어졌다.
따라서 침해행위 당시의 법률은 법률 제11963호이고, 그다음 개정 전의 법률이라는 방식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한편 변론종결 및 판결 당시에는 2015년 1월 28일 개정법이 시행 중이었다. 이 개정은 영업비밀 관련 사항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의 성과 무단사용 조항을 변경한 것은 아니다. 아래는 재판 당시 법률을 특정한 표기이다. 판결문 자체가 아래 괄호 문구를 사용한 것은 아니며, 확인한 연혁에 따라 보완하였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그 밖에 판결은 다음 조항을 검토하였다.

사실관계

  1. 원고의 완구 포장과 국내 판매
원고는 어린이용 완구를 제조·판매하면서 2010년경부터 장식적인 영문자 ‘B’ 형상의 표장과 일정한 공통적 특징을 가진 포장용기를 사용하였다.
포장은 다음 요소를 결합한 형태였다.
  • 선명한 원색 대신 부드러운 파스텔톤 사용
  • 상자 모서리에 바탕색을 채우지 않아 재활용지 색이 드러나는 테두리
  • 바탕에 미색의 가늘고 부드러운 곡선·문양을 사선으로 반복한 패턴
  • 바탕면 한쪽에 크게 배치한 장식적인 영문자 표장
  • 표장이 놓인 부분과 나머지 바탕면의 색상 구분
법원은 이 조합이 소박하고 친환경적이면서도 세련된 독특한 이미지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원고 제품은 2010년 하반기부터 국내에 수입되어 유아박람회 등을 통해 홍보·판매되었다. 판결 당시 백화점 등 600개 이상의 점포에서 판매되었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누적 수입액은 약 51억 원이었다.
  1. 피고들의 제품 제조·공급·판매
도너랜드는 2014년 6월부터 9월 사이 친환경 모래놀이용 점토제품을 제조하여 이마트에 공급하였다.
그 포장에는 장식적인 영문자 ‘S’ 형상의 표장이 표시되어 있었고, 색채·테두리·문양·표장 배치 등에는 원고 포장의 특징이 대체로 포함되어 있었다.
이마트는 장난감 판매코너에서 원고 제품과 피고 제품을 나란히 진열하여 판매하였다.
도너랜드는 피고 표장에 관한 상표등록과 포장용기에 관한 디자인등록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포장의 전체적인 이미지 사용이 성과 무단사용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판단하였다.
  1. 포장 변경 후 소송 진행
도너랜드는 2014년 9월 11일 포장용기 디자인을 변경하였다. 판결 당시 도너랜드는 종전 포장을 사용하지 않았고, 이마트도 종전 포장으로 포장된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원고는 저작권 침해, 성과 무단사용에 따른 부정경쟁행위, 민법상 불법행위를 선택적으로 주장하며 금지·폐기와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손해배상은 일부청구로 1,000만 원을 구하였다.

법리

  1. 표장 자체의 유사성과 포장 전체의 모방은 구별된다
원고의 표장은 ‘B’, 피고의 표장은 ‘S’ 형상이었다. 선의 끝이 말려 있고 옆에 점이 찍혀 있다는 공통점은 있었지만, 기본 형태와 호칭이 달랐고 피고 표장에는 ‘Donerland’라는 문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법원은 두 표장이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표장 자체에 관한 금지·폐기·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포장용기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별도로 판단하였다. 표장이 달라도 색채·문양·배치 등 여러 요소의 조합이 유사하여 상품 출처에 관한 혼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1. 개별 요소의 조합으로 형성된 이미지도 보호할 성과가 될 수 있다
법원이 보호한 대상은 파스텔톤이나 테두리 같은 개별 요소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요소들이 결합하여 형성한 독특한 전체 이미지였다.
법원은 이 사건 포장에 관하여 다음 사정을 인정하였다.
  • 다른 완구 포장과 구별되는 독특한 이미지가 있었다.
  • 포장에 필요한 기능 자체가 아닌 표면의 장식적 요소였다.
  • 유사한 포장을 사용하면 소비자가 상품 출처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었다.
  • 원고가 장기간의 홍보와 판매를 통해 식별력과 고객흡인력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당시 제2조 제1호 (차)목이 보호하는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판결이 검토한 식별력·비기능성·혼동가능성은 이 사건 트레이드 드레스의 보호 가능성을 판단한 요소이다. 이를 모든 성과 무단사용 사건에 일률적으로 요구되는 요건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1. 제조·공급자와 판매자 모두 책임을 부담하였다
도너랜드는 원고 포장의 특징을 포함한 포장용기로 제품을 포장하여 공급하였고, 이마트는 이를 공급받아 판매하였다.
법원은 양자의 행위를 모두 원고의 성과를 자신들의 영업에 무단으로 사용하여 원고의 이익을 침해한 행위로 평가하였다.
다만 이 판단을 모든 판매자가 공급받은 제품에 관하여 언제나 책임을 부담한다는 의미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는 제품의 포장과 진열·판매 등 구체적인 행위를 기초로 두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1. 사용을 중단했더라도 재사용 우려가 있으면 금지할 수 있다
피고들은 판결 당시 문제 된 포장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은 사용 중단 시점과 피고들이 여전히 부정경쟁행위 해당성을 다투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장래 다시 사용할 우려가 남아 있다고 보았다.
이에 포장용기 사용, 해당 포장으로 포장한 제품의 판매·배포·수입·수출·판매를 위한 전시를 금지하였다.
사용 중단이 금지청구를 당연히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며, 재발 우려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1. 포장과 광고물은 폐기하되 제품 자체의 폐기는 허용하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들이 보관 중인 문제 된 포장용기와 그 포장을 사용한 제품의 선전광고물 폐기를 명하였다.
반면 포장 내부의 점토제품 자체를 폐기하라는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장을 벗겨 포장용기만 폐기하면 침해 상태를 제거할 수 있고, 제품 자체까지 부정경쟁행위를 조성한 물건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1. 손해액은 매출 감소가 아닌 이익 상실을 기준으로 추산하였다
법원은 포장 교체 전후의 판매수량과 매출액 차이를 손해액 판단 자료로 사용하였다.
다만 판매가격 인상도 판매수량과 매출액에 영향을 주었으므로, 매출 감소 전부가 포장 교체 때문이라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자료의 한계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당시 제14조의2 제5항에 따라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하였다.
법원은 월평균 매출 감소분 약 5,281만 원에 영업이익률을 약 20%로 가정하고, 침해기간 등을 고려하여 전체 손해를 약 2,500만 원으로 추산하였다.
원고가 일부청구로 구한 금액은 1,000만 원이므로, 주문에서는 그 범위만 인정하였다. 매출 감소액 자체를 그대로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한 판결은 아니다.
  1.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성과 보호가 배제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공통적 특징과 전체 이미지·느낌 자체는 구체적인 표현형식이 아니어서 저작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개별 포장 디자인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에서는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는 독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포장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관한 성과 무단사용은 인정하였다. 저작권과 부정경쟁행위 규제는 보호대상과 요건을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1. 추상적인 표장 사용금지 청구는 특정이 부족하였다
법원은 단순히 “표장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청구는 금지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불분명하여 집행 범위를 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각하하였다.
상품·용기·간판·광고물·홈페이지 등에 표장을 표시하는 행위 등으로 금지 대상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반면 “포장용기의 사용”은 상품을 포장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어 같은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결론

법원은 표장 자체의 유사성은 부정하면서도, 포장의 독특한 전체 이미지를 모방한 행위에는 성과 무단사용을 인정하였다.
이에 포장용기의 사용과 해당 포장 제품의 판매 등을 금지하고, 포장용기 및 관련 광고물의 폐기를 명하였다. 제품 자체의 폐기청구는 기각하였다.
손해배상으로는 피고들이 각자 원고에게 1,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이는 각 피고로부터 1,000만 원씩 합계 2,000만 원을 중복 회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연손해금은 도너랜드에 대해서는 2014년 12월 9일부터, 이마트에 대해서는 2014년 12월 10일부터 각 완제일까지 연 20%로 정하였다. 이는 당시 판결이 적용한 이율이다.

실무상 유의점

  • 보호대상을 로고, 개별 디자인, 요소들의 조합에 따른 전체 이미지로 구분하여 청구를 구성해야 한다.
  • 전체 이미지의 보호를 주장할 때에도 공통 요소와 조합 방식, 비기능성, 홍보·판매 실적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 금지청구는 대상 행위를 특정하고, 폐기청구는 침해 제거에 필요한 범위로 한정해야 한다.
  • 손해액 산정에서는 매출과 이익을 구별하고, 가격 변경·계절성 등 다른 영향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 이 판결은 당시 성과 무단사용 조항을 적용한 하급심 사례이므로, 구체적인 판단을 대법원이 확립한 일반 법리처럼 소개하지 않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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