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명 아이돌의 사진·이름을 무단으로 이용한 화보집 판매와 성과 무단사용의 한계

핵심 결론 소속사가 투자·노력으로 형성한 아이돌 그룹의 명성·고객흡인력도 보호대상이다. 통상적인 정보제공을 넘어 사진 등을 대량 수록한 화보집을 허락 없이 판매하면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다. 다만 장래의 모든 관련 상품을 일괄 금지할 수는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9마6525, 2008마1541, 2016다276467, 2020다220607

해당 판례

대법원 2020. 3. 26.자 2019마6525 결정 [가처분이의]
  • 채권자: 주식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채무자: 주식회사 엠지엠미디어
  • 결과: 양측의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특정 특별 부록에 대한 제작·판매 등 금지와 간접강제는 유지되었으나, 장래 관련 상품 일체에 대한 포괄적 금지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하 내용은 홈페이지 게시자가 직접 확인한 대법원 결정문에 기초하여 정리하였다.
하급심
서울고법 2019. 9. 18.자 2019라20535 결정
당초 가처분결정은 문제 된 화보집·부록의 제작·배포 등을 금지하고, 해당 아이돌 구성원들의 초상을 이용한 화보집·DVD·스틸사진·브로마이드 등의 제작·판매 등도 금지하였다.
항고심은 금지 범위를 조정하였다.
  • 이미 출간된 특별판의 특별 부록은 해당 아이돌 구성원 관련 부분을 삭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판매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간접강제를 유지하였다.
  • 장래 구성원들의 초상·이름이나 그룹의 명칭·표지를 사용한 상품 일체에 대한 포괄적인 금지신청은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경쟁자의 상당한 노력과 투자로 형성된 성과에 부당하게 편승하여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 직접 인용한 선행 결정이다.
  •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같은 날 선고된 골프장 이미지 사건이다. 골프장을 조성·운영하여 형성한 종합적 이미지의 무단사용에 관하여, 이 사건과 같은 성과 보호 및 부정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이 사건 결정을 인용하여 광고용역 결과물인 네이밍과 광고 콘티의 무단사용에 관한 책임을 인정하였다.

관련 법령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호 (카)목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하여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규율한다.
이 사건 결정문은 위 2018년 개정 법률을 명시하고 당시의 (카)목을 적용하였다. 따라서 앞선 골프장 사건의 ‘2018년 개정되기 전의 것’이라는 표기를 이 사건에 그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결정문에 등장하는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일반조항 신설 이전의 입법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관계

가. 소속사의 아이돌 육성과 콘텐츠 사업

채권자는 연예인 매니지먼트, 음반 제작, 공연 기획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채권자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구성원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훈련과 음악·공연·방송 활동의 기획, 음원·영상 콘텐츠의 제작·유통 등에 투자하였다.
전속계약에는 구성원들의 성명·사진·초상·필적·음성 등 동일성을 나타내는 요소에 관한 독점적 이용권을 채권자에게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채권자는 해당 그룹의 공식 화보집과 DVD 등을 제작·판매하였다.

나. 잡지사의 화보집·특별 부록 발매

채무자는 연예인 사진과 기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잡지를 제작·판매하는 회사이다.
채무자가 해당 그룹을 소재로 한 화보집과 심층취재판 부록을 발매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한 채권자는 2018년 11월 24일 가처분을 신청하였고, 같은 달 30일 가처분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의 이의로 사건이 계속되는 동안 채무자는 2019년 1월 17일경부터 특별판 잡지를 발매하면서 그룹 구성원들의 사진이 담긴 포토카드도 포함시켰다.

다. 일반 잡지와 특별판의 가격 차이

채무자의 일반 잡지 판매가격은 15,000원으로 평소 가격과 비슷하였다. 그러나 문제 된 특별 부록을 포함한 특별판의 판매가격은 43,000원이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과 함께 특별 부록의 내용, 공식 화보집과의 수요 중복 및 대체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라. 양측이 다툰 금지 범위

채무자는 특별 부록의 제작·판매 등을 금지한 판단을 다투었다.
채권자는 특정 특별 부록에 한정하지 않고, 장래 해당 그룹 구성원들의 초상·이름이나 그룹 명칭 등을 사용한 상품 일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법리

가. 명성·신용·고객흡인력도 보호되는 성과가 될 수 있다

성과 무단사용 조항의 보호대상은 유형의 물건에 한정되지 않는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성과도 포함된다.
이 사건에서 채권자는 구성원 선발과 훈련, 활동 기획, 콘텐츠 제작·유통 등에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통해 그룹과 관련하여 축적된 명성·신용·고객흡인력을 보호대상인 성과로 평가하였다.
다만 연예인의 인격 자체가 소속사의 소유물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소속사의 투자·노력과 계약관계를 바탕으로 형성된 경제적 이익을 보호한 것이다.

나. 널리 알려졌다는 사실과 자유로운 상업적 이용은 구별된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이름이나 사진이라고 해서 이를 이용한 경제적 이익이 당연히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룹의 명성과 고객흡인력이 공식 화보집·DVD 판매 및 광고계약 등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제적 가치를 타인이 무단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통상적인 정보제공과 별도의 상품화는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은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을 상품이나 광고에 이용할 때 허락을 받거나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해당 산업의 거래관행이라는 점을 고려하였다.
따라서 통상적인 정보제공의 범위를 넘어 특정 연예인의 기사나 사진을 대량으로 수록한 별도 책자·DVD 등을 제작하면서 허락이나 대가 지급 없이 이용하는 행위는 공정한 거래질서에 반할 수 있다.
이 결정은 연예인에 관한 기사나 사진의 게재를 모두 금지한 것이 아니다. 문제 된 출판물이 정보제공의 범위를 넘어 연예인의 인기를 이용하는 상품으로 기능하는지를 살핀 것이다.

라. 공식 상품의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경쟁관계 판단의 근거가 된다

채권자는 연예기획사이고 채무자는 잡지사이지만, 업종의 명칭이 다르다는 이유로 경쟁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의 특별 부록은 채권자의 공식 화보집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수요자가 일부 중복되었다. 법원은 공식 화보집의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아 양측의 경쟁관계를 인정하였다.
따라서 실제 상품과 수요자를 기준으로 경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마. 특정 특별 부록의 부정성이 인정되어도 장래 상품 전체를 금지할 수는 없다

채무자가 앞으로 제작·판매할 모든 상품이 통상적인 정보제공의 범위를 넘어설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심은 이러한 이유로 장래 관련 상품 일체에 대한 금지신청을 기각하였다. 대법원도 언론·출판의 자유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가처분의 금지 범위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침해행위와 그 방지 필요성에 맞추어 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바. 실질적으로 중복되는 금지신청에는 별도의 보전 필요성이 부정될 수 있다

원심은 특별 부록에 대한 가처분을 유지한 이상, 그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별도 화보집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전 필요성이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 판단도 유지하였다. 동일한 침해를 이미 차단하는 가처분이 있다면, 명칭이나 형식을 달리한 중복 금지가 필요한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결론

대법원은 소속사의 투자와 노력으로 형성된 그룹의 명성·신용·고객흡인력을 허락 없이 상품화한 특별 부록의 제작·판매 등에 대한 금지와 간접강제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장래 관련 상품 일체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가처분이의 사건이므로, 손해배상액을 확정한 결정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 소속사는 전속계약상 이용권뿐 아니라 육성·기획·콘텐츠 사업에 투입한 투자와 형성된 경제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 무단사용의 부정성은 사진·기사의 분량과 구성, 상품 가격, 공식 상품과의 수요 중복 등을 통해 뒷받침할 수 있다.
  • 일반적인 보도·정보제공과 독립적인 상품화를 구별해야 한다.
  • 가처분 신청취지는 구체적인 침해 상품과 이용행위를 특정하여 작성해야 한다. 장래의 모든 관련 출판물·상품에 대한 포괄적 금지는 인정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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