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당 판례
-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1. 20. 선고 2014가합58950, 2015가합8662(병합) 판결 [손해배상(기)]
- 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 변론종결: 2015. 10. 7. / 재판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1민사부, 판사 김기영(재판장), 정순열, 이호연
- 당사자: 원고 A / 피고 1. B, 2. C
- 확정: 항소 없이 제1심으로 확정
- 결론: 영업주체 혼동행위, 상품형태 모방행위, 민법상 불법행위의 세 청구원인을 모두 배척
2. 청구취지
피고들이 각 원고에게 20,000,100원 및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별지 목록 기재 물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것입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66,434,158원의 수입을 얻었으므로 그 이익액이 손해액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면서, 그중 일부 청구로 위 금액을 구하였습니다.
3. 관련 판례
판결 이유에서 인용된 판례
-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다4899 판결 —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하게 한다'는 것에는 자본·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게 하는 경우도 포함되고, 그 해당 여부는 영업표지의 주지성, 식별력의 정도, 표지의 유사 정도, 영업 실태, 고객층의 중복 등으로 인한 경업·경합관계의 존부, 모방자의 악의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고 본 선례
- 대법원 2008. 10. 17.자 2006마342 결정 — 상품형태 모방에서 '모방'이란 타인의 상품 형태에 의거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고, 형태에 변경이 있는 경우 실질적 동일성은 변경의 내용·정도, 착상의 난이도, 변경에 의한 형태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고 본 선례
- 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무단 이용함으로써 그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선례
4. 관련 법령
청구원인이 된 조문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 영업주체 혼동행위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자)목 — 상품형태 모방행위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2항 — 침해자 이익액의 손해액 추정
- 민법 제750조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판결문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2항의 문언을 각주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행위 등으로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같은 법 제5조 또는 제11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것이 있으면 그 이익액을 손해액으로 추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성과도용 조항은 이 판결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원고는 성과도용의 실질에 해당하는 주장을 하면서도 조문이 아니라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로 구성하였고, 법원도 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의 불법행위 법리로 판단했습니다. 참고로 성과도용 조항은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차)목에 신설되어 2014. 1. 31. 시행되었고, 이후 (카)목을 거쳐 현행법상 (파)목으로 이동했습니다.
(나)목과 (자)목의 목 번호는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각 목의 문언은 그 후 개정되었으므로 현행 문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 사실관계
(1) 원고의 영업
원고는 2013. 6. 1.경부터 부산 해운대구에서 점포 내부 중앙에 유아용 실내 놀이터(원고 제품)를 설치하여 'D'라는 상호의 베이비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 피고들의 영업
피고 C는 친동생인 피고 B과 함께 2014. 1. 14.경부터 부산 북구에서 점포 내부 중앙에 유아용 실내 놀이터(피고 제품)를 설치하여 'E'라는 상호로 베이비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 두 카페의 공통된 구조
양쪽 모두 점포 중앙에 유아용 실내 놀이터를 설치하고 그 주변에 테이블을 두어, 유아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부모들은 주변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도록 고안된 카페입니다. 음식, 주류, 음료, 스낵 및 유아용 의류 등을 판매합니다.
(4) 선행 업태의 존재
원고가 카페를 운영하기 이전부터 키즈 카페, 베이비 카페라는 이름의 카페들이 여러 지역에서 유사한 영업을 해 왔고, 그 카페들은 통상 중앙 또는 측면에 영·유아용 놀이공간을 두고 있었습니다.
(5) 두 놀이터의 형태 차이
6. 판단
(1) 트레이드 드레스도 영업표지가 될 수 있으나, 식별력의 입증이 필요하다
원고는 자신의 영업표지가 '놀이공간과 휴식공간이 분리되어 있던 타 키즈 카페와 달리 분리되지 않은 복합적 구성을 통해, 아기가 제한된 공간에서 안전하게 활동하는 동안 보호자는 편안하게 식사하고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플레이어 존 둘레로 테이블이 놓인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영업표지란 영업을 하는 자가 자기의 영업을 다른 영업자의 영업과 식별시키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을 말하고, 점포의 장식 등과 같은 이른바 트레이드 드레스도 그것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고 특정인의 영업을 나타내는 표지로서 식별력이 있는 이상 영업표지에 포함된다고 하여 그 가능성 자체는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위 점포 구조 등이 원고의 영업을 나타내는 표지로서 식별력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 카페의 영업표지는 그 상호인 'D'로 한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주지성도, 표지의 유사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영업표지 'D'가 국내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나아가 다음 두 가지를 부기하였습니다.
- 설령 상호 외에 카페의 독특한 구조 등이 표지로서 식별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주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 피고가 사용하는 영업표지 'E'가 원고의 영업표지 'D'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지라고 할 수도 없다.
(3) 상품형태 모방 — 두 단계에서 모두 부정
- 행위 태양의 불충족: 피고들은 피고 제품 자체를 상품으로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에 설치해 둔 채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자)목이 정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점포에 비치된 설비는 그 자체로 거래 대상이 아니어서 조문의 행위 요건에 걸린다는 점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 형태의 실질적 동일성 부정: 앞서 본 것처럼 전체 형상(땅콩형 대 원형), 벽면 두께, 타일 색채 구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피고 제품이 원고 제품의 형태를 모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4) 민법상 불법행위 — 아이디어 차용과 모방의 구별
법원은 피고들이 원고 카페를 방문하여 그 구조, 원고 제품 및 인테리어 등을 본 후 아이디어를 얻어 피고 카페를 개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다음 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피고들이 원고 제품의 구체적 모양을 그대로 모방하였다거나, 내부 인테리어·상호 등을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원고 카페 개설 시점(2013. 6. 1.) 이전에도 유사한 내부 구조와 영업 내용의 키즈 카페·베이비 카페들이 존재하였고, 통상 중앙 또는 측면에 영·유아용 놀이공간을 두고 있었다.
- 원고 카페가 기존 업태에 비해 차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주된 부분은 중앙의 원고 제품일 것으로 보이나, 피고 제품은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제작된 것으로 보일 뿐 모방품으로 보기 어렵다.
- 피고 카페 개설 무렵 원고 카페가 특별한 인지도나 명성을 가진 업체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카페가 그 인지도나 명성에 기대어 영업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 원고 카페는 부산 해운대구, 피고 카페는 부산 북구에 있어 고객을 직접적으로 가로챌 목적으로 개설되었다거나 실제로 가로챘다고 보기 어렵다.
7. 함께 볼 사건 — 결론이 갈린 매장 콘셉트 분쟁
같은 시기 서울고등법원 2016. 5. 12. 선고 2015나2044777 판결(대법원 2016. 9. 21. 선고 2016다229058 판결로 확정)은 단팥빵 매장의 표장·간판·매장 배치를 모방한 사안에서, '영업의 종합적 이미지'가 성과물에 해당한다고 보아 금지와 손해배상을 인용했습니다.
두 사건의 갈림길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즉 '아이디어를 얻은 것'과 '성과물을 무단 이용한 것' 사이의 경계가 두 사건을 가른 지점이며, 그 경계는 선행 업태의 존부, 원고 측 인지도, 모방의 구체성, 실제 혼동, 상권 경합으로 판단됩니다.
8. 실무상 시사점
- 점포 콘셉트를 보호하려면 식별력부터 입증해야 합니다. 트레이드 드레스가 영업표지가 될 수 있다는 법리는 인정되지만, 그 구조가 특정인의 영업을 나타내는 표지로 인식된다는 증거가 없으면 영업표지는 상호로 축소됩니다. 언론 보도, 광고 노출, 소비자 인식조사가 실질적 증거가 됩니다.
- 선행 업태의 존재는 치명적입니다. 개설 이전부터 유사한 영업 형태가 존재했다는 사정은 식별력·주지성·성과성을 한꺼번에 약화시킵니다. 반대로 피고 측으로서는 선행 사례 조사가 가장 효율적인 방어입니다.
- 점포 내 설비는 상품형태 모방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자)목은 '상품의 양도·대여·전시·수출입'을 요건으로 하므로, 판매 대상이 아니라 서비스 제공을 위해 비치된 설비는 조문 적용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디자인등록이나 성과도용 조항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 차별화 요소를 디자인등록해 두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차별성을 주장한 놀이터 형상은 디자인등록의 대상이 될 수 있었고, 등록되어 있었다면 형태 대비만으로 다툴 수 있었습니다.
- 소송 전에 '모방의 구체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아이디어 차용에 그치면 배척되므로, 색채 구성, 치수 비율, 배치 간격 등 구체적 요소의 일치를 대비표로 정리할 수 있어야 승산이 있습니다.
- 상권이 떨어져 있으면 고객 탈취 인정이 어렵습니다. 같은 시·도 내라도 자치구가 다르면 직접적 경합이 부정될 수 있으므로, 원고 측은 상권 중복이나 실제 고객 이동을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 프랜차이즈 전개 전에 표지 관리를 선행해야 합니다. 인지도가 쌓이기 전 초기 단계의 콘셉트는 사실상 보호받기 어려우므로, 상표·서비스표 등록과 홍보 자료 축적을 병행하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