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97065 판결 [부정경쟁행위금지등]
- 원고, 상고인: 오라클 인터내셔널 코포레이션
-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유라클
- 결과: 상고기각. 피고 표장의 사용금지·폐기 및 상호말소 등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이 유지되었다.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2. 31. 선고 2010가합70150 판결
- 원심: 서울고법 2011. 10. 13. 선고 2011나11995 판결
- 원심 변론종결일: 2011년 9월 6일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심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원심은 양측 표장과 지정서비스업의 유사성, 원고 표장의 주지·저명성 및 원고의 금지청구 이익을 인정하였다. 다만 실제 거래에서 출처나 영업주체를 혼동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판단 내용은 홈페이지 게시자가 원심판결문을 직접 확인하여 반영한 것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후1821 판결 표장에 유사한 부분이 있더라도 거래실정을 종합하여 출처의 오인·혼동 우려가 없다면 상표의 유사성을 부정할 수 있다는 법리에 관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11. 12. 27. 선고 2010다20778 판결 전체적인 표장과 거래실정을 고려하여 출처의 혼동을 피할 수 있는 경우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서비스표와 영업표지에도 적용된다.
-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다22722 판결 상표법상 금지청구의 인정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다22037 판결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와 손해배상청구는 그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을 구별해야 한다.
-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다4899 판결 원심이 인용한 판례이다. 영업주체 혼동에는 동일한 영업주체라고 오인하는 경우뿐 아니라 자본·조직상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는 경우도 포함된다.
관련 법령
대법원과 원심은 법률명에 특정 개정 전 법률이라는 괄호를 붙이지 않았다. 아래 상표법의 연혁 표시는 현행법과 조문체계를 구별하기 위해 보완한 것이다.
-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항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서비스표에도 상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
-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상표권 또는 전용사용권 침해에 대한 금지·예방청구의 근거이다.
-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 제1항 제1호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일정한 상품에 사용하는 행위 등을 침해행위로 본다.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영업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규율한다.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 부정경쟁행위로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의 금지·예방청구 및 필요한 제거조치 청구의 근거이다.
사실관계
가. 원고와 미국·한국 오라클의 관계
원고는 미국 오라클 코포레이션의 자회사로서 ‘ORACLE’, ‘오라클’ 등의 등록상표권과 등록서비스표권을 보유하고 브랜드를 관리하는 회사였다.
미국 오라클은 1977년경 설립되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인 RDBMS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Oracle’을 상품표지로 사용하다가 그 표지가 유명해지자 1982년경 상호를 ‘Oracle Corporation’으로 변경하였다.
미국 오라클은 국내 영업을 위하여 1989년 11월 1일경 한국오라클 유한회사를 설립하였다. 한국오라클은 엘지전자, 삼성카드, 에스케이텔레콤 등 약 6,000개 기업에 RDBMS를 제공하고 관련 교육·자격증 사업도 수행하였다.
한국오라클은 2000년대 이후 모바일·인터넷 분야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각종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으로 영업을 확대하였다. 국내 매출액은 2007년 약 2,300억 원, 2008년 약 2,800억 원이었다.
원심은 이러한 영업실적과 광고활동 등을 근거로 원고 표장들이 국내 RDBMS 시장에서 주지·저명하다고 인정하였다.
나. 피고의 설립과 기존 사업
피고는 2001년 1월 19일 설립된 소프트웨어 개발·판매회사로서 종전 상호는 ‘주식회사 아이엠넷피아’였다.
피고는 상호 변경 전부터 다음 사업을 수행하였다.
- 모바일 금융 솔루션: 휴대전화나 PDA 등을 통한 은행·증권거래 시스템
- IPTV 금융방송 솔루션: TV를 통한 주식거래, 시세조회 및 금융상품 거래 시스템
- U-헬스케어: 모바일 기기 등을 활용한 건강관리 시스템
- 빌링 솔루션: 케이블방송사·통신사의 사용료 부과 및 고객관리 시스템
피고는 은행·증권사, 통신·방송기업, 건설회사 및 의료기관 등에 이러한 솔루션을 개발·제공해 왔다.
다. ‘유라클’이라는 상호의 선정 경위
피고는 사업 규모가 확대되자 2007년 사내 공모를 통하여 새로운 상호를 선정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공모 경위에 따르면, 약 12일 동안 접수된 160여 개의 응모작 중 직원이 제안한 ‘유라클(Uracle)’이 당선되었다. 제안에는 ‘ubiquitous’와 ‘miracle’의 결합 등 유비쿼터스 시대의 기적 같은 기업, 고객에게 기적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는 피고가 어떤 경위로 표장을 채택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사실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부여한 의미와 별개로, 법원은 일반 수요자가 접하는 ‘uracle’을 특별한 관념이 없는 조어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은 상호 변경 시기를 기초사실에서 ‘2007년 6월경’, 뒤의 판단에서는 ‘2007년 3월경’으로 달리 기재하였다. 대법원은 ‘2007년 3월경’으로 기재하므로, 여기서는 확실하게 일치하는 범위인 ‘2007년 상호 변경’으로 정리한다.
라. 피고의 표장 사용과 시장 내 인지도
피고는 상호 변경 후 ‘uracle’ 또는 ‘유라클’에 ‘U’를 형상화한 도형 등을 결합한 표장을 사용하였다. 일부 표장에는 ‘Leading U-topia’ 등의 문구도 부가되어 있었다.
피고는 상호 변경 이후에도 금융기관과 통신기업 등에 솔루션을 계속 공급하였다. 매출액은 2006년 약 101억 원, 2007년 약 115억 원, 2008년 약 159억 원이었다.
원심이 인정한 피고의 2008년 시장점유율은 다음과 같다.
- U-헬스케어 서비스 시장: 34.5%
- 케이블방송 빌링 서비스 시장: 70%
- 고객관리 빌링 솔루션 시장: 24%
원심은 피고가 상호 변경 전부터 관련 분야에서 알려져 있었고, 변경 후에도 사업을 계속하면서 피고 표장 역시 해당 사업영역에서 주지성을 획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마. 원고가 구한 조치
원고는 피고의 표장 사용이 상표권·서비스표권을 침해하고 영업주체를 혼동하게 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단순한 로고 사용금지를 넘어 다음 조치를 청구하였다.
- ‘유라클’ 또는 ‘uracle’을 간판·광고물·홈페이지·거래서류 등에 영업표지 및 서비스표로 사용하는 행위의 금지
- 해당 문언이 포함된 간판·광고물·거래서류 등의 폐기
- 홈페이지 등에 표시된 해당 문언의 삭제
- 법인등기부상 ‘주식회사 유라클’ 중 ‘유라클’ 부분의 말소등기
바. 실제 혼동에 관한 증거와 거래 구조
원심은 양측 표장이 같은 서비스업 시장에서 함께 사용되어 왔지만, 변론종결일까지 실제 출처 혼동이나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원고가 제출한 관련 증거도 혼동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거래 상대방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었고, 담당자는 컴퓨터 장비와 프로그램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거래가 통상 입찰·심사·선정 등의 단계를 거치므로 담당자들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을 추가로 강조하였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97065 판결
법리
가. 원심은 표장과 서비스업의 유사성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오라클’과 ‘유라클’이 모두 3음절이고 뒤의 ‘라클’이 같아 호칭이 유사하다고 판단하였다. 외관과 관념에 차이가 있지만, 표장 자체를 비교하면 청감의 유사성으로 인한 혼동 가능성을 명확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피고가 표장을 사용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판매 등의 서비스업과 원고의 지정서비스업도 유사하다고 인정하였다.
따라서 원심의 결론을 “이름과 사업분야가 달라 침해가 아니다”라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원심은 이러한 유사성을 인정한 다음 구체적인 거래실정에서 혼동 우려가 있는지를 별도로 검토하였다.
나. 구체적인 거래실정까지 종합하면 사용금지를 인정할 수 없다
원심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혼동 우려를 부정하였다.
- 원고 표장은 RDBMS 분야에서, 피고 표장은 금융 솔루션 등 특화된 분야에서 각각 알려져 있었다.
- 양측의 고객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고 거래 담당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였다.
- 양측 표장이 함께 사용되어 왔음에도 실제 혼동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였다.
- 피고는 상호 변경 전부터 형성한 사업기반을 토대로 영업을 지속하였다.
원심은 원고 표장이 기업용 금융시스템 분야에서까지 주지성을 취득하였다는 증명은 부족하다고 보면서도, 설령 이를 인정하더라도 나머지 사정 때문에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명시하였다.
즉, 원고의 유명세가 특정 분야에 국한되었다는 점만으로 청구를 기각한 것은 아니다.
다. 대법원은 거래실정을 포함한 종합적인 유사성 판단을 제시하였다
대법원은 표장의 외관·호칭·관념뿐 아니라 시장의 성질, 수요자의 전문성과 주의 정도, 거래방법, 표장의 사용상황 및 인지도 등을 종합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결과 출처의 오인·혼동 우려가 없다면 사용금지의 근거가 되는 유사상표라고 할 수 없으며, 이 법리는 서비스표와 영업표지에도 적용된다고 보았다.
원심이 ‘표장 자체의 유사성’과 ‘구체적인 혼동 가능성’을 나누어 설명하였다면, 대법원은 거래실정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판단을 통해 금지청구를 부정한 것이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97065 판결
라. 영업주체 혼동에는 계열·제휴관계에 관한 오인도 포함된다
원심은 영업주체 혼동을 동일한 회사라고 오인하는 경우에 한정하지 않았다. 자본이나 조직상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양사의 이름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혼동 우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수요자가 피고를 원고의 계열회사나 관련 회사로 오인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전체 거래실정상 혼동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마. 국내에서 직접 영업하지 않는 브랜드 관리회사도 금지청구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
피고는 원고가 국내에서 직접 표장을 사용하여 영업하는 주체가 아니므로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청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이를 배척하였다. 원고는 상표권·서비스표권을 보유하며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어, 부정경쟁행위가 발생하면 자신이 보유한 권리의 가치가 훼손되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원심이 인정한 별도의 쟁점이다. 원고의 청구는 청구 이익이 없어서 배척된 것이 아니라 혼동 우려가 인정되지 않아 기각되었다.
바. 금지청구의 기준 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이다
대법원은 금지청구의 인정 여부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 사건의 원심 변론종결일은 2011년 9월 6일이었다. 따라서 피고의 표장 채택 당시뿐 아니라 그 이후의 사용과 인지도, 양측 표장의 공존 상황도 판단자료가 되었다.
다만 실제 혼동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금지청구가 항상 배척되는 것은 아니다. 금지청구에서는 장래의 혼동 우려도 판단하므로, 혼동 사례의 부재는 여러 판단 요소 중 하나이다.
결론
원심은 원고 표장의 주지·저명성, 표장과 서비스업의 유사성, 원고의 금지청구 이익을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전문적인 기업 수요자, 양측의 사업기반과 인지도, 실제 사용상황을 종합하여 출처나 영업주체를 혼동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가 구한 표장사용금지·폐기·삭제 및 상호말소는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실무상 유의점
- 표장의 외형적 유사성과 실제 거래에서의 혼동 우려를 구분하여 주장·입증해야 한다.
- 고객층, 입찰·심사 절차, 담당자의 전문성, 시장점유율과 영업실적을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 상대방을 계열회사나 제휴회사로 오인할 가능성도 혼동 판단에 포함해야 한다.
- 금지청구에서는 사실심 변론종결 무렵까지의 시장 상황을 반영하되, 과거 손해배상책임까지 당연히 부정되는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