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기 중 해임된 이사의 손해배상과 퇴직연금 — 대표이사 재직기간과 잔여 이사 임기를 구분한 사례

핵심 결론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기 중 이사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아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잔여 임기는 이사 보수로 산정하되, 이미 대표이사로 재직하여 취득한 퇴직연금상 이익은 보장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다241239, 2004다25123, 2012다98720, 2004다49570, 2020다264010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0다241239 판결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회사가 원고에게 447,820,279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1. 14. 선고 2018가합508828 판결 — 원고 일부 승소.
  • 원심: 서울고등법원-2019나2056686 —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제1심 유지.

관련 판례

관련 법령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와 이사·대표이사 선임

피고 B 회사는 울산 일원을 방송권역으로 하는 지역 방송회사이고, C 본사가 피고 발행주식 전부를 보유한 단독주주였다.
원고 A는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2017년 3월 3일 피고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사내이사 선임과 대표이사 선임은 별개 안건으로 각각 결의되었다.
정관과 주주총회 운영 등을 기초로 법원이 인정한 원고의 사내이사 임기는 2017년 3월 3일부터 2020년 3월 2일까지였다.

나. 전국적인 파업과 본사 경영진 교체

2017년 9월 4일 본사와 지역 방송사 노동조합들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주된 요구는 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 회복 및 본사 경영진의 퇴진이었다.
본사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파업은 잠정 중단되었으나, 일부 제작 거부가 계속되었다. 이후 본사 측은 기존 경영진이 임명한 지역 방송사 사장들을 전원 교체하기로 하였다.
피고의 단독주주인 본사는 2017년 12월 22일 원고에게 해임 안건을 다룰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통보하였고, 같은 달 26일 총회에서 대표이사 해임과 사내이사 해임을 별개 안건으로 각각 의결하였다.
주된 해임사유는 다음과 같았다.
  • 장기간 방송파행에 대한 책임 등 조직통할능력 부재
  • 경영능력 부족
  • 회사의 명예와 국민 신뢰 실추

다. 청구 내용과 보수 체계

원고는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며, 잔여 임기 동안 받을 대표이사 보수와 퇴직연금, 특별퇴직공로금 등을 기준으로 622,926,394원을 청구하였다.
관련 보수 체계는 다음과 같았다.
항목내용
대표이사 기본급월 15,528,200원
이사 기본급월 13,199,000원
대표이사 대외업무활동비월 2,000,000원
대표이사 퇴직연금 지급률근속 1년당 기본월봉 4개월분
이사 퇴직연금 지급률근속 1년당 기본월봉 2.8개월분
원고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선택하였다. 지급규정은 총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이면서 6개월 이상인 경우 1년으로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법리

가. 기존 경영진이 임명한 사람이라는 사정만으로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려면, 단순한 주관적 신뢰 상실을 넘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되는 객관적 상황이 발생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중요하게 고려되었다.
  • 파업은 본사와 전국 지역 방송사에 걸쳐 일괄적으로 진행되었고, 원고 개인의 구체적 행위나 피고의 독자적인 노사갈등을 원인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 원고는 노사협의회와 수시 대화를 진행하였고, 방송 정상화를 위한 업무 복귀 요청 등 대응 노력을 하였다.
  • 본사의 뉴스 편성 축소와 전국적인 파업 상황에서 지역 방송사 대표이사인 원고가 단독으로 방송 정상화를 이루기는 어려웠다.
  • 원고에게 방송의 공정성·자율성을 침해하거나 부당한 인사조치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이 사건 해임이 원고의 직무수행 적합성에 관한 개별 평가보다 기존 본사 경영진이 임명한 지역사 경영진을 일괄 교체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하였다.

나. 경영실적 악화는 외부 환경과 개별 경영판단을 구분하여 평가해야 한다

피고의 매출과 영업실적이 악화된 사실 자체는 인정되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을 함께 보았다.
  • 매출과 영업이익의 감소는 원고 취임 전부터 이어졌다.
  • 울산 지역의 경기침체와 지상파 방송시장의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
  • 전국적 파업과 제작 거부가 본사 및 지역 방송사 전반의 실적에 영향을 주었다.
  • 원고가 해임된 후 파업이 종료되었음에도 피고의 실적은 더 악화되었다.
  • 컨벤션 사업 중단에는 경쟁입찰 결과가, 행사 폐지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삭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
  • 원고는 대체 사업장 확보, 신규 사업 추진 및 적자 사업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
따라서 실적 부진을 곧바로 원고의 경영능력 부족이나 근본적인 신뢰 상실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해임의 정당한 이유와 퇴직연금 박탈사유는 요건과 증명책임이 다르다

이 사건 원심이 구별한 중요한 쟁점이다.
구분이사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퇴직연금 지급 제외
판단 대상정당한 이유 없는 임기 중 해임인지지급규정상 ‘임원 본인의 귀책사유’가 있는지
판단 기준직무집행에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의 유무고의·과실에 의한 법적 의무 위반 또는 이에 준하는 현저한 경영상 잘못
증명책임정당한 이유의 부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퇴직연금 지급 제외사유는 이를 주장하는 회사
피고의 퇴직연금규정은 본인의 귀책사유로 주주총회에서 해임된 경우 퇴직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었다.
원심은 이 규정이 원칙적으로 인정되는 퇴직연금에 대한 권리를 박탈하는 예외이므로, 그 귀책사유를 상법 제385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보다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다.
피고가 원고의 의무 위반이나 현저한 경영상 잘못을 증명하지 못하였으므로, 퇴직연금 지급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라. 잔여 임기의 손해는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 보수로 산정한다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이사의 임기에 대한 이익을 보호하는 규정이고, 대표이사 해임에 그대로 유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사내이사와 대표이사에서 함께 해임되었더라도, 잔여 임기 손해는 사내이사로서 받을 수 있었던 월 13,199,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유일한 상근 임원이므로 대표이사 보수 전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대로 피고의 “별도의 유급 사내이사가 없으므로 배상할 보수도 없다”는 주장도 배척되었다.
법원은 본사의 공통 보수 기준과 피고의 이사회 결의 등을 근거로, 대표이사 보수에 이사로서의 정액 보수와 대표이사에게만 지급하는 추가분이 구분되어 있다고 보았다.

마. 대외업무활동비는 급여에 해당해도 이사 해임 손해에서 제외될 수 있다

원심은 월 200만 원의 대외업무활동비에 관하여, 근로소득으로서 급여이기는 하지만 대표이사 지위에서 지급받는 급여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제외 이유는 단순히 ‘실비변상금이어서 보수가 아니다’라는 것이 아니다. 이사 지위에서도 받을 수 있는 급여라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는 앞서 정리한 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0다264010 판결의 사실관계와 구별하여 표시할 필요가 있다.

바. 이미 대표이사로 재직하여 취득한 퇴직연금상 이익은 보장한다

퇴직연금은 기간을 나누어 계산하였다.
  • 최초 1년: 실제 대표이사 재직기간 약 10개월을 지급규정에 따라 1년으로 계산하고, 대표이사 기본급과 지급률을 적용하였다.
  • 나머지 2년: 이사 기본급과 이사 지급률을 적용하였다.
원심은 최초 1년 부분을 이미 대표이사로 재직하여 취득한 이익으로 보았다. 이 부분까지 이사 기준으로 낮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할인 전 퇴직연금액은 다음과 같다.
최초 1년: 15,528,200원 × 4개월분 × 1년 = 62,112,800원
나머지 2년: 13,199,000원 × 2.8개월분 × 2년 = 73,914,400원
합계: 136,027,200원
이를 해임 당시의 현가로 환산한 122,637,836원이 인정되었다.
이 판결은 전체 퇴직연금을 일률적으로 이사 기준으로 산정한 사례가 아니다. 이미 취득한 대표이사 재직기간의 이익과 장래 이사 임기에 대한 이익을 구별한 사례이다.

사. 특별퇴직공로금은 과거 지급 관행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퇴직연금규정은 임기를 마친 임원 중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주주총회 결의로 특별퇴직공로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관련 자료에 대표이사 기준 통상 2,000만 원이라는 내용이 있었더라도, 원고에 대한 지급결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과거 다른 임원들에게 보통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도 당연히 지급될 금액이라고 볼 수 없어 손해액에서 제외하였다.

아. 확정된 배상액

항목산정 기준인정액
이사 보수 상당 손해원고가 청구한 2018년 1월 1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26개월, 월 13,199,000원을 현가로 환산325,182,443원
퇴직연금 상당액최초 1년은 대표이사 기준, 나머지 2년은 이사 기준으로 산정 후 현가 환산122,637,836원
합계447,820,279원
지연손해금은 2017년 12월 27일부터 2019년 11월 14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해임 결정과 손해배상 면책은 별개의 문제이다

단독주주가 경영진 교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기 중 해임에 따른 배상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직무수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자료가 필요하다.

나. 대표이사와 이사의 보수를 항목별로 구분해야 한다

기본급, 직책에 따른 추가 보수, 활동비, 퇴직연금의 성격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급여인지 여부와 이사 지위에서도 받을 수 있는 급여인지 여부는 다른 문제이다.

다. 퇴직연금 지급 제외조항은 별도로 엄격하게 검토해야 한다

‘본인의 귀책사유로 해임된 경우 미지급’이라는 조항이 있다면, 회사가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해당 규정이 요구하는 의무 위반 등을 증명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라. 과거 재직으로 취득한 권리와 잔여 임기 손해를 구분하여 청구해야 한다

이 사건은 원심이 기득의 대표이사 퇴직연금 부분을 보장한 구체적 산정을 대법원이 유지한 사례이다. 앞선 2020다264010 판결과 함께 활용할 때에도, 두 사건의 퇴직급여 산식과 청구 내용을 구별하고, 이미 발생한 퇴직급여채권과 장래 손해배상청구의 근거를 명확히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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