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영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 임기 중 해임 — 보수 상당 손해는 인정하고 퇴직금은 부정한 사례

핵심 결론 일부 적자, 직원 퇴사, 해임 후 실적 개선만으로 임기 중 이사 해임의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잔여 임기 보수는 배상하도록 하되, 지급규정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입증되지 않은 퇴직금 상당 손해는 부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4다25611, 2004다47529, 2012다98720

해당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7. 12. 선고 2018나2059183 판결
  • 확정 여부: 상고 없이 확정
  • 결론: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회사가 원고에게 175,018,699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제1심판결 유지
하급심
원고가 청구한 245,502,900원 중 보수 상당 손해 175,018,699원을 인정하고, 퇴직금 상당 손해 70,484,201원은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임기 중 이사 해임의 정당한 이유는 단순한 주관적 신뢰 상실을 넘어 직무집행에 장해가 되는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인정된다.
  •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원심이 해임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판단 시점과 증명책임 등의 근거로 인용한 판결이다.
  •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이사의 퇴직금도 상법 제388조의 보수에 포함되며, 정관에서 주주총회 결의를 요구하는 경우 그 결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관련 법령

  • 상법 제385조 제1항: 임기만료 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된 이사의 손해배상청구.
  • 상법 제388조: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액수를 정하지 않은 경우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다.
  • 상법 제434조: 이사 해임에 필요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와 원고의 재직 경위

피고 B 회사는 자동차 부품 도장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C 회사는 피고의 발행주식 전부를 보유하였던 주주이다. 원고 A는 피고에서 경영을 담당한 이사이자 대표이사였다.
원고의 재직 경위는 다음과 같다.
시기내용
2009년 7월 15일경피고 회사 입사
2009년 11월 16일이사 취임
2012년 11월 16일이사 중임
2015년 11월 27일대표이사 취임
2017년 2월 2일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해임 통지
2018년 11월 26일법원이 손해액 산정에 적용한 임기만료일
피고 정관은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있었다. C 회사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에게 해임을 통지하였고, 이후 보유주식을 매각하였다.
손해배상청구의 상대방은 주주 C 회사가 아니라, 원고가 재직한 피고 B 회사이다.

나. 회사가 주장한 해임사유

피고는 다음 사정으로 원고의 경영능력에 관한 근본적인 신뢰가 상실되었다고 주장하였다.
  • 재임 중 여러 차례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재무상태가 악화되었다.
  • 내수시장 매출 비중을 높이지 못하였다.
  • 제품과 시설의 품질관리에 실패하였다.
  • 원고의 모욕적인 언사 등으로 다수 직원이 퇴사하였다.
  • 원고가 회사 자금을 무단으로 주거용 아파트 보증금·차임에 사용하고, 주주 승인 없이 보수를 인상하였다.
  • 원고를 해임한 후 경영실적이 개선되었다.

다. 회사의 사업구조와 실적

원고 재임 중 일부 연도에 적자가 발생하였으나, 전체적으로는 매출액이 증가하고 비용 비율이 낮아졌다. 2016년 매출액은 2009년의 두 배 이상이었고, 매출액 대비 생산비용과 판촉·운용비용 비율도 감소하였다.
또한 피고는 주원료인 코팅페인트를 단독주주 C 회사로부터 전량 공급받아야 했다. 공급받는 주요 제품의 가격은 비슷한 품질의 경쟁사 제품보다 현저히 높았고, 원고에게 원재료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었다.
항소심은 제1심의 표현을 바로잡아, 피고가 C 회사에 부담한 약 35억 8,650만 원을 ‘외상매입대금’으로 표시하였다. 이는 피고가 C 회사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이 아니라, 원재료 등을 공급받고 지급해야 할 채무이다.

라. 원고의 청구와 항소

원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중 해임되었다며 다음 금액을 청구하였다.
청구 항목금액
보수 상당 손해175,018,699원
퇴직금 상당 손해70,484,201원
합계245,502,900원
제1심은 보수 상당 손해만 인정하였다. 피고는 배상책임 자체를 다투고, 원고는 퇴직금 부분의 추가 인용을 구하였으나 항소심은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법리

가. 경영실적이 좋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임기 중 해임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상법 제385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를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장해가 되는 객관적 상황으로 보았다.
이사 개인의 법령·정관 위반이나 경영능력 상실뿐 아니라, 회사 자체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원축소가 필요한 경우 등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판단은 다음과 같다.
회사의 주장법원의 판단
여러 차례 영업적자가 발생하였다일부 부진은 있었지만 전체적인 매출과 영업실적은 개선되는 추세였고, 원고의 구체적인 경영상 잘못도 확인되지 않음
내수시장 비중을 높이지 못하였다내수 매출액 자체는 증가하였으며, 내수 매출 50%라는 구체적 목표를 부여했다는 사실도 입증되지 않음
품질관리에 실패하였다제시된 클레임은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움
다수 직원이 퇴사하였다퇴사 사실과 원고의 경영능력 부족 사이의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모욕적 언사에 관한 객관적 근거도 부족함
회사 자금을 무단 사용하고 보수를 인상하였다제출된 증거로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움

나. 경영성과는 경영자가 실제로 결정할 수 있었던 범위와 함께 평가해야 한다

법원은 원고가 단독주주에게서 고가의 원재료를 전량 공급받아야 했다는 사정을 고려하였다.
사업구조상 원재료 가격이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원고에게 공급처 선택권이 없었다면, 낮은 이익률을 곧바로 원고의 경영판단 실패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피고가 원고를 반복하여 이사로 선임하고 대표이사까지 맡긴 사정도, 재임기간 내내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 신뢰가 상실되어 있었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 해임 후 실적 개선만으로 과거 해임의 정당성이 증명되지는 않는다

피고는 원고 해임 후인 2017년에 실적이 개선되었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그 사실만으로 원고 재임 중의 실적 개선이 부정되거나, 해임 당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증인도 해임 후 매출 증대의 원인으로 시장상황 개선과 주주·경영진 변경 후 신뢰도 상승 등을 언급하였다.
따라서 해임 전후의 수치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시장 변화와 경영자 교체 외의 요인이 실적에 미친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

라. 횡령 혐의없음 처분과 민사상 해임사유의 판단

항소심은 회사 자금의 주거비 사용과 무단 보수 인상에 관한 제1심 판단을 보충하였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부족하였고, 피고가 같은 취지의 혐의로 원고를 업무상횡령으로 고소하였으나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는 형사처분만으로 해임의 정당성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민사소송에 제출된 증거도 부족한 가운데 형사처분 경과를 함께 고려한 판단이다.

마. 정당한 이유의 부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증명한다

법원은 해임의 정당한 이유 유무를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에게 있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실적 추이, 비용 감소, 원재료 조달 제약, 반복된 선임 및 구체적 비위에 관한 증거 부족 등을 종합하여 원고가 그 점을 증명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바. 퇴직금 상당 손해도 적법한 퇴직금 지급 근거가 있어야 인정된다

이 사건에서 보수와 퇴직금의 결론이 달라진 핵심이다.
피고 정관 제22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회사의 이사와 감사는 주주의 승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로부터 어떠한 보수도 받지 아니한다.”
“상근이사와 감사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이사와 감사의 퇴직금에 관한 회사의 규정에 따라 지급한다.”
이사의 퇴직금도 상법 제388조의 보수에 포함된다. 정관이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지급규정에 따르도록 정하였다면, 그에 부합하는 지급 근거가 있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이사 퇴직금 지급규정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었다. 이에 법원은 퇴직금 상당 손해 70,484,201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원래 지급받을 권리가 입증되지 않은 퇴직금까지 손해배상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 인정된 보수 상당 손해와 지연손해금

원고는 2017년 1월 31일까지의 급여만 지급받았다. 법원은 2017년 2월 1일부터 임기만료일인 2018년 11월 26일까지 21개월 26일을 산정기간으로 삼았다.
해임 직전 3개월의 평균 급여인 월 8,384,500원을 기준으로 중간이자를 공제하여 175,018,699원을 인정하였다.
확정된 지급 범위는 다음과 같다.
  • 원금: 175,018,699원
  • 지연손해금: 2017년 2월 3일부터 2018년 9월 21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5%
위 기간과 이율은 확정된 제1심 주문에 따른 것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경영부진을 해임사유로 삼으려면 구체적인 직무상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적자, 목표 미달, 퇴사자 수 등의 결과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목표가 실제로 부여되었는지, 경영자가 어떤 의사결정 권한을 가졌는지, 외부 요인과 구체적인 경영상 잘못을 구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나. 보수와 퇴직금의 지급 근거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월 보수가 계속 지급되었다고 하여 퇴직금 지급권한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퇴직금에 관한 정관, 지급규정, 주주총회 결의 및 승인 자료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1인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형식적인 의사록만이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련 대법원 판례는 일정한 경우 실질적 1인 주주의 승인과 지급 경위 등을 통해 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므로, 이 사건의 판단은 지급 근거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어 이해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다. 대표이사 해임에 관한 일반 법리와 구별하여 활용해야 한다

이 판결은 해임 통지와 책임 판단에서 ‘대표이사직 해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상법 제385조 제1항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대표이사 지위만 박탈된 경우에도 언제나 잔여 임기 보수를 배상해야 한다는 일반 법리를 선언한 판결은 아니다.
대표이사 해임과 이사 해임의 구별, 보수의 구분 문제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월평균 보수 산정방식에 당사자 사이의 다툼이 없었고, 그 금액을 기준으로 손해를 인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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