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기 중 해임된 이사의 손해배상 — 해임사유의 판단 범위와 대표이사·이사 보수의 구별

핵심 결론 이사 해임의 정당성은 해임 당시 존재한 사유 전체로 판단한다. 이 사건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임을 인정하되, 대표이사 보수가 아닌 이사 보수와 퇴직금 상당액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확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다264010, 2023다220639, 2012다98720, 2004다25123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0다264010 판결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회사가 원고에게 402,112,334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다만 대법원은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해임사유만으로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원심의 법리는 수정하였다.
하급심
  • 제1심: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9. 6. 28. 선고 2018가합10628 판결 — 원고 일부 승소.
  • 원심: 대구고등법원-2019나23627 — 회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되, 제1심 인용액을 감액하여 402,112,334원을 인정.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상법 제385조 제1항: 이사 해임 및 임기만료 전 정당한 이유 없는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
  • 상법 제388조: 이사의 보수.
  • 상법 제389조 제1항: 대표이사의 선정.
  •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원심이 연 15%의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적용한 규정이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와 원고의 임기

원고 A는 지역 방송회사인 피고 B 회사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람이다. C 본사는 피고 회사의 대주주이다.
원고는 2017년 3월 2일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정관에 따른 사내이사의 임기는 2020년 3월 2일까지 3년이었으나,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로 별도의 임기를 정하지 않았다.
피고 회사는 2018년 3월 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원고를 해임하였다. 원고는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지위를 모두 상실하였고, 이사 임기는 24개월 남아 있었다.

나. 총파업과 경영진 교체 과정에서 이루어진 해임

2017년 9월 4일 전국적인 방송사 노동조합 총파업이 시작되었다. 총파업의 주된 목적은 C 본사 사장 Q의 퇴진이었고, Q가 해임되자 본부노조는 같은 해 11월 14일 파업을 잠정 중단하였다.
다만 피고 회사 기자회 등의 제작 거부는 일부 계속되었고, 이후 지역사 경영진 전원에 대한 퇴진 요구가 이어졌다.
C 본사는 피고 회사에 원고의 해임을 요구하였고, 결국 원고는 다음 사유로 해임되었다.
  • 장기간 방송파행에 대한 책임과 조직통할능력 부족
  • 경영능력 부재
  • 회사 명예 및 국민의 신뢰 실추
피고는 소송에서 추가로, 원고가 C 본사 재직 당시 부당노동행위와 채용비리에 가담하였다는 사정도 주장하였다.

다. 원고의 청구와 피고의 반박

원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중 해임되었다며, 잔여 임기 동안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급여·퇴직금·특별공로금 등을 기준으로 586,617,813원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다투면서, 설령 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대표이사 보수가 아닌 이사 보수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하고, 실비변상 성격의 대외업무활동비는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가. 정당한 이유 없는 이사 해임과 해임의 효력은 구별된다

상법 제385조 제1항은 회사가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이사를 언제든지 해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임기가 정해진 이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만료 전에 해임하면 회사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다.
따라서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사정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의 문제이다. 이 사건도 해임을 무효로 하여 원고의 지위를 회복시킨 사건이 아니라, 해임으로 상실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하도록 한 사건이다.

나. 단순한 불신이나 퇴진 요구만으로 정당한 이유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려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되는 객관적 상황이 발생해야 한다고 보았다.
예컨대 법령·정관 위반, 정신적·육체적으로 직무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 중요한 사업계획의 수립이나 추진 실패로 경영능력에 관한 근본적 신뢰가 상실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으로 정당한 이유가 부정되었다.
  • 총파업의 주된 목적이 C 본사 사장의 퇴진이었고, 원고가 파업을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려웠다.
  • 원고는 취임 후 노사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비교적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하였다.
  • 파업 중에도 인력 지원과 지역뉴스 재개를 요청하는 등 방송파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 원고의 퇴진 요구는 주로 기존 본사 경영진에 의해 임명되었다는 사정에 기초하였다.
  • 실적 악화에는 전국적 파업과 과거 극장 매각에 대한 법인세 부과 등이 영향을 미쳤고, 다른 지역사와 비교하면 피고의 경영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였다.
  • 언론인을 영업에 동원하여 방송의 신뢰를 훼손하였다는 주장도 충분히 인정되지 않았다.
방송파행과 실적 악화가 있었다는 결과만으로 원고의 직무수행에 객관적 장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다. 해임 당시 존재한 사유라면 소송에서 추가로 주장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구별된다.
쟁점원심대법원
판단할 수 있는 해임사유원칙적으로 주주총회에서 해임의 근거로 제시한 사유에 한정해임결의 당시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유도 참작 가능
본사 재직 당시 비위행위 주장당초 해임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하면서, 예비적으로 그 내용도 검토추가 사유를 검토할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해도 정당한 이유는 인정되지 않음
결론손해배상책임 인정법리 일부를 수정하면서 결론 유지
대법원은 “주주총회에서 제시된 사유만 판단해야 한다”는 원심의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명시하였다.
다만 추가 주장까지 살펴보더라도 원고의 해임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니므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여기서 구별할 것은 사유의 발생 시점과 그 사유를 알거나 주장한 시점이다. 해임 후 발견하거나 주장했더라도 해임 당시 이미 존재한 사유라면 고려할 수 있다. 해임 후 새로 발생한 사정을 과거 해임의 정당화 근거로 삼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 손해액은 이사 지위와 대표이사 지위를 구분하여 산정한다

이 사건에서 보호되는 것은 잔여 임기 동안 이사로 재직할 이익이다.
원심은 상법 제385조 제1항을 대표이사 해임에 유추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에 따라, 원고가 대표이사로 계속 재직했을 경우의 보수가 아니라 이사로 재직했을 경우의 보수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였다. 대법원도 이를 수긍하였다.
피고 회사에서 정한 월 보수는 다음과 같았다.
구분월액손해액 산정
대표이사 보수15,528,200원기준으로 삼지 않음
이사 보수13,199,000원산정 기준으로 채택
대외업무활동비1,951,210원실비변상 성격으로 제외
피고는 다른 이사들이 무보수였으므로 원고 역시 이사 보수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기존 이사회 결의로 정해진 이사 보수액과 실제 지급 관련 자료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 확정된 손해액과 제외된 항목

확정된 배상액은 다음과 같다.
항목산정 내용인정액
이사 보수 상당액월 13,199,000원 × 잔여 임기 24개월의 호프만계수 22.8290301,319,971원
퇴직금 상당액이사 월 보수 × 연간 지급률 2.8개월 × 총 재임예정기간 3년을 기준으로 계산한 뒤 현가 할인100,792,363원
합계402,112,334원
퇴직금은 원심의 구체적 산식에 따라 총 3년 재직을 전제로 계산하였다. 이를 잔여 임기 2년만 곱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정리하면 판결 내용과 달라진다.
반면 다음 항목은 인정되지 않았다.
  • 대표이사 보수를 기준으로 한 차액
  • 대외업무활동비: 대표이사의 영업활동에 소요되는 실비를 보전하는 성격으로 판단
  • 특별퇴직공로금 2,000만 원: 전임자에게 지급한 사실만으로 원고에게도 지급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움
  • 해임 전 재직기간의 대표이사 퇴직금과의 차액을 해임 손해로 청구한 부분: 대법원은 해임 전 재직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해임으로 발생한 손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
마지막 판단은 해임 전 재직에 기초한 퇴직금청구권과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구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바. 최종 지급 범위

피고 회사가 지급할 금액은 402,112,334원과 다음 지연손해금이다.
  • 2018년 3월 3일부터 2020년 8월 26일까지: 연 5%
  • 그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5%
이는 확정된 원심 주문에 따른 표시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원심의 ‘해임사유 제한’ 법리는 그대로 인용하면 안 된다

원심의 배상 결론은 확정되었지만, 총회에서 제시하지 않은 해임사유는 고려할 수 없다는 부분은 대법원이 수정하였다. 회사는 해임 당시 이미 존재한 사정을 소송에서 추가로 주장할 수 있고, 이사 측은 그 사정의 존재·관여 정도·직무수행과의 관련성을 다투어야 한다.

나. 실적 악화나 노사갈등은 발생 원인과 대응 과정을 함께 입증해야 한다

매출 감소율이나 파업기간만 제시하기보다 업계·계열사 비교, 외부 요인, 해당 이사의 대응 노력, 직무수행에 미친 구체적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

다. 이사와 대표이사의 임기·보수·해임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대표이사에서만 해임되었는지, 이사에서도 해임되었는지에 따라 적용 법리와 청구 구조가 달라진다. 정관, 선임결의, 보수결의 및 임원계약에서 각 지위의 임기와 보수를 구분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라. 퇴직금과 공로금은 지급 근거와 청구원인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잔여 임기 상실로 인한 손해, 이미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 별도 결의가 필요한 특별공로금은 발생 근거가 다르다. 기존 재직기간의 퇴직금까지 모두 ‘부당한 해임으로 인한 손해’에 포함시키는 청구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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