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해당판결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소유권이전등기등〕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와 피고의 상고를 각각 기각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22. 5. 25. 선고 2021나2033525(본소), 2021나2050971(반소) 판결
환송심에서 남아 있던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본소는 취하되었다. 환송심이 판결로 처리한 것은 명의수탁자가 새로 제기한 정산금 반소이며, 그 반소를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확정 여부: 미확인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정하는 법리를 제시한 사건이다. 다만 환송심에서 대출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한 판결이 선고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의 법리 판단과 환송심의 소송 종결 경위를 구분하여 살펴야 한다.
하급심 및 소송 경과
환송 전 항소심이 명한 등기는 수탁자에서 매도인 앞으로 하는 진정명의회복 등기이다. 신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등기를 명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49193, 49209 판결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수탁자의 처분이나 수용 등으로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신탁자는 수탁자에게 처분대금이나 보상금의 부당이득반환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상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러한 종전 판례를 유지하였다.
-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다20064, 20071 판결 항소심에서 반소를 제기하더라도 그 실질적인 쟁점이 제1심에서 충분히 심리되어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다면 허용될 수 있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 사건 환송심이 반소의 적법성을 판단하면서 인용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수탁자의 임의처분으로 신탁자의 소유권이 침해되면, 횡령죄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의 3자간 등기명의신탁 및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관련법령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를, 제2항 본문은 그에 따른 물권변동의 무효를 규정한다. 제3항은 이러한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한다.
- 민법 제404조 제1항 채권자대위권의 근거이다. 신탁자가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의 등기회복청구권을 행사하는 구조와 관련된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의 반환의무를 규정한다. 수탁자가 담보 설정으로 얻은 이익을 신탁자에게 반환해야 하는 근거이다.
- 민사소송법 제266조 제2항 상대방이 본안에 관하여 응소한 뒤 소를 취하하려면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환송심에서 본소 취하와 상대방의 동의가 이루어진 경과와 관련된다.
- 민사소송법 제412조 제1항 항소심의 반소는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거나 상대방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
사실관계
가. 아버지가 매수대금을 지급하고 아들 명의로 등기하였다
아버지인 A는 2010. 3. 31. 매도인 C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10. 5. 13.까지 매매대금 10억 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그러나 소유권이전등기는 A가 아닌 아들 B 명의로 이루어졌다. C는 A와 B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2010. 5. 17. B 앞으로 직접 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법원은 이를 A가 매수인이 되고 B는 등기명의를 제공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으로 인정하였다.
소송에서 A는 본소 원고이자 반소피고이고, B는 본소 피고이자 반소원고이다.
나. 아들은 부동산을 담보로 5억 원을 대출받았다
B는 2014. 12. 11. 은행에서 5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6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A는 B를 상대로 매도인 C에게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할 것과, 담보대출에 따른 부당이득 5억 원을 반환할 것을 청구하였다. 별도로 회사 주식의 인도도 청구하였다.
여기서 실제 대출금 5억 원과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6억 원은 구별되는 금액이다.
다. 환송 전 항소심은 등기회복을 인정하면서 금전반환은 부정하였다
환송 전 항소심은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을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A가 C를 대위하여 B에게 C 앞으로 진정명의회복 등기를 하도록 청구한 부분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기각하였다. 명의신탁약정과 B 명의의 등기가 무효라면 소유권은 C에게 남으므로, 근저당권 설정으로 손해를 입은 사람은 소유자인 C이고 A는 아니라는 이유였다.
주식인도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주식에 관한 명의신탁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라. 대법원은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B가 근저당권 설정으로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이익을 얻고, A는 그만큼 교환가치가 제한된 소유권만을 이전받을 수 있게 되는 손해를 입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A가 B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하였다.
마. 환송심에서 아들이 대출금을 갚고 근저당권을 말소하였다
B는 환송심 진행 중인 2022. 3. 22. 잔존 대출원리금을 모두 변제하고 같은 날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였다.
그 후 A는 2022. 4. 26.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본소를 취하하였고, B는 2022. 4. 29. 변론기일에서 그 취하에 동의하였다.
이로써 환송심에서 남아 있던 본소는 취하로 종결되었다.
바. 아들이 새로 제기한 정산금 반소만 남았다
B는 환송심에서 A를 상대로 합계 640,571,335원의 정산금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위 금액은 B의 청구액이다. 법원이 그 지출 사실이나 반환의무를 인정한 금액은 아니다.
A는 환송심에서 처음 제기된 반소가 자신의 심급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반소 제기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
법리
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는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남는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은 신탁자가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수탁자와의 약정에 따라 매도인에게 수탁자 앞으로 직접 등기하도록 하는 형태이다.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은 무효이지만, 신탁자와 매도인 사이의 매매계약은 유효하다.
따라서 각 당사자의 지위는 다음과 같다.
- 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진다.
- 매도인은 부동산의 소유권을 보유하면서 신탁자에게 이전등기를 할 의무를 부담한다.
- 수탁자는 유효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므로 매도인의 등기회복청구에 응해야 한다.
신탁자가 등기를 회복하려면 이러한 권리관계에 맞추어 청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A는 C의 권리를 대위하여 B에서 C 앞으로의 등기회복을 청구하였다.
나. 근저당권 설정으로 신탁자의 소유권 취득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수탁자가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여 제3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면, 매도인의 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된다.
반면 수탁자가 근저당권만 설정한 경우에는 소유권이전등기가 여전히 가능하다.
다만 제3자인 은행이 근저당권을 유효하게 취득하므로, 신탁자는 근저당권의 부담이 남아 있는 소유권을 이전받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손해는 부동산을 전혀 취득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피담보채무액만큼 교환가치가 제한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는 데 있다.
다. 다수의견은 실질적인 이익과 손실의 귀속을 고려하여 직접청구를 인정하였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수탁자는 자기 소유가 아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여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이익을 얻는다. 반면 신탁자는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데도 담보 부담이 붙은 소유권만을 이전받게 된다.
다수의견은 매도인이 신탁자로부터 매매대금을 받아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하였고, 이러한 담보 부담에 관하여 신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실질적인 손실을 입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수탁자가 얻은 이익과 신탁자의 손실을 직접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신탁자는 매도인을 대위하지 않고 수탁자에게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탁자의 처분행위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에 관하여 법률상 반환의무를 인정한 것이다.
라. 반대의견은 매도인을 중심으로 개별 법률관계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관 김재형·박정화·김선수·노태악·이흥구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반대의견도 명의신탁약정과 수탁자 명의의 등기가 무효이고,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남는다는 점은 다수의견과 같았다.
다만 수탁자의 담보 설정으로 침해되는 권리는 매도인의 소유권이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역시 매도인에게 귀속된다고 보았다. 신탁자는 매도인과의 매매계약에 따른 권리나 대위행사 등의 방법으로 구제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택된 법리는 다수의견이다. 이 판결은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한 사건이 아니다.
마. 직접 금전반환청구와 직접 등기이전청구는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등기회복청구와 금전반환청구의 구조가 다르다.
등기회복청구는 신탁자가 매도인을 대위하여 수탁자에게 매도인 앞으로 등기를 회복하도록 하는 구조이다.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수탁자의 담보 설정으로 발생한 이익을 신탁자가 자기 권리로 직접 반환 청구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이 판결을 근거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신탁자가 수탁자에게 자기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고 확대하여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바. 환송심의 본소는 근저당권 말소 후 취하로 종결되었다
대법원은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하다는 법리를 제시하였지만, 환송심에서는 B가 대출원리금을 변제하고 근저당권을 말소하였다.
이어 A가 본소를 취하하고 B가 동의하였으므로, 환송심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하여 지급액을 정하는 본안판결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결과를 ‘환송심에서 아들에게 5억 원의 지급을 명하였다’고 소개할 수는 없다. 법리상 직접청구가 인정된 것과 실제 금전지급 판결이 선고된 것은 구별된다.
사. 항소심 반소는 본소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412조 제1항에 따라 항소심에서 반소를 제기하려면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거나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으려면, 반소의 실질적인 쟁점이 제1심에서 본소의 청구원인이나 방어방법과 관련하여 충분히 심리되었어야 한다.
환송심은 B의 반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별도 아파트의 비용 정산은 본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비용 지출 여부와 금액이 제1심에서 심리되지 않았다.
- 재산세·건강보험료 추가 부담과 주식 배당금 정산은 본소와 관련되지만, 실제 부담·수령 여부와 범위가 제1심에서 구체적으로 심리되지 않았다.
- A는 반소 제기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반소가 A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볼 수 없어 각하하였다.
각하는 정산금채권이 실체법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아니다. 환송심에서 제기된 반소의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판단이다.
아.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마음대로 팔았다면, 횡령죄가 아니어도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신탁자에게 남아 있던 소유권이 침해된 경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설명한다.
이 사건은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남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담보 설정으로 얻은 이익을 신탁자가 직접 반환 청구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두 사건은 재산상 회복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연결되지만, 소유권 귀속과 청구의 법적 근거가 다르다.
ChatByun의 「통상공동소송의 화해권고결정 분리확정과 계약명의신탁에 따른 매수자금 반환」은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모르는 계약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고, 신탁자에게 제공받은 매수자금을 반환하는 문제를 설명한다.
그 칼럼의 반환 대상은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제공된 매수자금이다. 이 사건의 반환 대상은 수탁자가 근저당권 설정으로 얻은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이익이다. 부당이득반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더라도 명의신탁 유형과 반환 대상을 구별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가. 자금 제공자와 매매계약 당사자를 구별한다
매매대금을 부담한 사람과 등기명의자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명의신탁 유형을 정할 수는 없다.
매도인과 계약한 당사자, 대리관계, 매도인의 인식, 등기 이전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은 아버지가 매수인이고 아들은 등기명의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나. 등기회복청구와 금전반환청구를 각각 구성한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는 매도인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과 매도인의 수탁자에 대한 등기회복청구권을 구분해야 한다.
수탁자의 처분이나 담보 설정이 있다면, 그에 따른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별도로 검토한다. 등기회복을 대위청구한다는 이유로 금전반환도 반드시 대위청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채권최고액과 실제 피담보채무액을 구별한다
이 사건의 대출금은 5억 원이고 채권최고액은 6억 원이다.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반환액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대출 실행액, 실제 피담보채무, 변제내역, 담보 말소 여부를 확인하고 소송 진행 중 변화도 반영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담보가 해소되면 청구를 계속 유지할 범위와 소송상 처리 방법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라. 환송심에서 새로운 정산금 반소를 제기할 때는 제1심의 심리 범위를 확인한다
본소와 같은 재산이나 가족관계에서 발생한 청구라는 사정만으로 항소심 반소가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비용 지출, 세금·보험료 증가, 배당금 수령 등 반소의 구체적인 기초사실이 제1심에서 충분히 심리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별도 소송으로 청구할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