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마음대로 팔았다면, 횡령죄가 아니어도 손해배상해야 한다

핵심 결론 양자간 명의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소유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고의·과실로 처분에 협력한 등기명의자에게도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34007, 2013다218156, 2016도18761, 2017도3997, 2010다89814

해당판결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소유권말소등기〕
  • 재판 결과: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
  • 확정 여부: 원고 일부승소 확정
  • 확정된 책임: 피고 부부가 공동하여 1억 2,200만 원을 배상하고, 남편이 별도로 1,200만 원을 배상하며, 각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
사건명은 ‘소유권말소등기’이지만, 첨부된 원심에서 인정하고 대법원에서 유지한 내용은 불법행위에 따른 금전배상책임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부동산 처분을 횡령행위라고 설명한 부분은 변경된 형사판례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하급심 및 소송 경과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15. 11. 4. 선고 2013가합16001 판결이다. 원고와 피고 2가 항소하였다.
항소심
부산고등법원 2016. 7. 7. 선고 2015나5347 판결이다.
항소심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들의 공동배상책임과 피고 2의 별도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
상고심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정한 손해배상책임이 확정되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등기를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소유권이 신탁자에게 남는다는 이 사건 판단의 전제가 된다.
  •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에서는 수탁자를 횡령죄의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없으므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례를 변경하였다.
  • 대법원 2021. 4. 1. 선고 2017도3997 판결 이 사건과 관련된 형사사건이다. 대법원은 변경된 형사판례에 따라 양자간 명의신탁 부동산 처분에 대한 횡령죄 성립을 부정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이러한 경과는 첨부된 민사 대법원판결에 기재되어 있다.
  •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89814 판결 제3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면 신탁자의 소유권과 그에 기초한 등기청구권이 소멸하고, 수탁자가 나중에 부동산을 다시 취득하더라도 그 청구권이 되살아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과 함께 보면 등기회복청구와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의 차이가 분명해진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가.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었지만 실질은 명의신탁이었다

원고는 자신이 소유하던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2와 협의하여, 피고 2의 아내인 피고 1에게 2억 7,500만 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에 따라 2012. 3. 20. 피고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피고들은 실제로 부동산을 1억 5,000만 원에 매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대출금의 사용처, 원고의 이자 부담, 명의대여 대가 지급 등을 종합하여 명의신탁이라고 인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을 담보로 피고 1 명의로 대출받은 1억 4,800만 원은 원고의 기존 대출금 상환과 등기 관련 비용 등에 사용되었고, 나머지 중 5,500만 원이 원고에게 송금되었다.
원고는 피고 1에게 6개월분 대출이자 명목으로 600만 원을 지급하고, 명의대여 대가로 합계 300만 원도 지급하였다. 반면 피고들이 주장하는 매매대금 1억 5,000만 원의 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나. 남편이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였다

피고 2는 2012. 10. 30. 피고 1 명의로 부동산을 제3자에게 3억 원에 매도하고, 같은 날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자신이 명의신탁한 부동산을 피고들이 임의로 처분하였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와 별도로 피고 2가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원고로부터 돈을 빌려 합계 1,2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부분도 문제 되었다.

다.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의 결론이 달라졌다

원고는 피고들을 형사 고소하였다.
검사는 아내인 피고 1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고, 남편인 피고 2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하였다. 피고 2는 횡령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이 양자간 명의신탁에 관한 형사판례를 변경하면서, 관련 형사사건은 횡령죄 성립을 부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되었다.
민사사건에서는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이 그대로 인정되었다. 형사사건의 파기환송과 민사사건의 원고 일부승소 확정은 구별되는 재판 결과이다. 첨부 자료만으로 관련 형사사건 전체가 무죄로 확정되었다고 정리할 수는 없다.

법리

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는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남아 있다

이 사건은 원래 소유자가 자기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이전한 양자간 명의신탁이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과 제2항 본문에 따라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이 무효이므로, 수탁자 명의로 등기가 이루어져도 소유권은 신탁자에게 남는다.
그런데 수탁자가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여 제3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면 신탁자는 소유권을 잃는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에 따라 명의신탁의 무효를 그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탁자의 임의처분은 이처럼 신탁자에게 남아 있던 소유권을 침해하여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키는 행위가 된다.

나.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와 민사상 배상책임의 근거는 다르다

변경된 형사판례는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관계를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신임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이 명의신탁자의 소유권까지 보호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형사책임은 범죄행위에 대한 국가의 형벌을 내용으로 한다. 민사책임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두 책임은 목적뿐 아니라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에서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횡령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민법 제750조에 따른 위법행위·고의 또는 과실·손해·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

다. 대법원은 원심의 설명을 바로잡으면서 배상 결론을 유지하였다

항소심은 피고 2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것을 횡령행위라고 설명하면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이 설명이 변경 전 형사판례를 따른 것이어서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다.
다만 피고 2의 임의처분이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는 점은 그대로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은 횡령죄를 인정한 민사판결이 아니라, 횡령죄 성립 여부와 독립하여 소유권 침해에 따른 민사책임을 인정한 판결로 이해해야 한다.

라. 등기명의자인 아내에게도 구체적인 처분 협력에 따른 책임이 인정되었다

피고 1은 남편에게 용도가 특정되지 않은 인감증명서를 발급해 주었을 뿐, 부동산의 처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 1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 원고에게 남편의 매도행위를 사과하면서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이 있었다.
  • 부동산에 두 차례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았다.
  • 매수인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매도용 인감증명서도 본인이 직접 발급받았다.
  • 실제 매수였다는 설명은 계약서와 자금 흐름 등 객관적인 자료에 부합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피고 1이 고의 또는 과실로 피고 2의 매도행위에 협력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책임의 근거는 이러한 구체적인 협력행위이다. 형사절차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민사상 공동불법행위책임까지 배제되지는 않았다.

마. 손해액은 매매대금 전액이 아니라 대출금과 임대차보증금을 공제하여 산정하였다

항소심은 실제 매매대금 3억 원을 처분 당시 부동산의 시가로 추정하였다.
그중 원고를 위하여 사용되거나 원고에게 송금된 대출금 1억 4,800만 원과 기존 임대차보증금 3,000만 원을 공제하였다.
산정 항목금액
처분 당시 부동산 시가3억 원
공제한 대출금−1억 4,800만 원
공제한 임대차보증금−3,000만 원
부동산 처분으로 인한 손해액1억 2,200만 원
원고는 피고 1 명의로 이전등기를 하는 데 지출한 비용 1,600만 원도 손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 비용이 원고가 명의신탁을 실행하면서 지출한 비용이고, 그 후의 임의처분으로 발생한 손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피고 2의 별도 금전 편취로 인한 손해 1,200만 원은 추가로 인정되었다.

바. 공동배상 부분과 남편만 부담하는 부분을 구별해야 한다

확정된 배상책임은 다음과 같다.
책임을 부담하는 사람손해배상 원금지연손해금 기산일
피고 1과 피고 2가 공동하여 부담1억 2,200만 원2012. 10. 30.
피고 2가 별도로 부담1,000만 원2012. 3. 20.
피고 2가 별도로 부담200만 원2012. 5. 11.
각 금액에 대하여 해당 기산일부터 2016. 7. 7.까지 연 5%, 2016. 7.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지연손해금이 인정되었다. 이는 이 사건에서 확정된 판결 주문의 이율이다.
원고가 배상받는 원금은 합계 1억 3,400만 원이다. 그중 1억 2,200만 원에 관하여 부부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원고가 각 피고로부터 같은 손해를 중복하여 배상받는 구조는 아니다.

사.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농지처분명령을 피하려고 명의신탁했어도, 그 이유만으로 토지 반환을 막을 수는 없다」는 무효인 양자간 명의신탁에서도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남고, 명의신탁의 위법성만으로 그 재산의 회복이 당연히 금지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 사건은 그 소유권이 수탁자의 임의처분으로 침해된 경우의 배상책임을 다룬다. 신탁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리가 등기명의 회복뿐 아니라 손해배상책임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ChatByun의 「명의신탁한 토지를 수탁자가 다시 낙찰받아도, 원래 소유자의 반환청구권은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제3자의 유효한 취득으로 신탁자가 소유권을 잃으면 소유권에 기초한 등기청구권도 소멸한다고 설명한다.
그 칼럼에서 별도로 검토할 문제로 남겨 둔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이 사건에서는 실제로 인정하였다. 등기회복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과 임의처분한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ChatByun의 「종중원 자격 제한과 명의신탁 부동산 처분책임」은 종중의 동일성과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한 환송심에서, 토지 처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판단한 사례를 설명한다. 해당 칼럼은 이 사건 판결을 관련 판례로 인용하고 있다.
두 사건은 명의신탁 재산의 임의처분에 따른 민사책임을 다룬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다만 종중 명의신탁의 효력과 특례 적용 여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하므로, 이 사건의 횡령죄 불성립 법리를 종중 명의신탁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실무상 유의점

가. 명의신탁의 유형과 소유권 귀속을 먼저 확인한다

이 사건의 판단은 기존 소유자가 자기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이전한 양자간 명의신탁을 전제로 한다.
매도인과 수탁자가 계약당사자가 된 계약명의신탁 등에서는 소유권 귀속과 침해되는 권리가 달라질 수 있다. 계약당사자, 최초 소유자, 등기 경위와 매도인의 인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나. 형사처분과 별개로 민사책임의 요건을 주장·증명한다

불기소처분이나 횡령죄 불성립만으로 손해배상청구의 성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명의신탁 사실, 원고의 소유권, 동의 없는 처분, 제3자의 권리 취득, 손해액을 민사소송의 청구원인에 맞추어 정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서의 형식보다 대출금의 실제 사용처, 이자 부담과 명의대여 대가 지급 등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다. 처분에 협력한 사람의 관여 내용을 개별적으로 확인한다

등기명의자나 가족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각자의 고의·과실과 협력행위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인감증명서 발급 경위, 매도용 증명서의 기재 내용, 근저당권 설정 및 매매 과정의 관여, 녹취록과 자금 흐름 등이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라. 처분 당시의 순손해와 별도 손해를 나누어 산정한다

매매대금 전액을 곧바로 손해액으로 주장하기보다, 처분 당시 시가와 대출금·임대차보증금 등 공제할 항목을 검토해야 한다.
명의신탁을 실행하면서 지출한 비용과 이후의 임의처분으로 발생한 손해도 구별해야 한다. 별도의 금전 편취가 있다면 그 행위자와 손해액을 따로 특정하여 청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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