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도12548 판결
사건명: 횡령.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여 징역 1년 6개월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사건명: 횡령.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여 징역 1년 6개월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공동투자자들이 부동산의 매수·개발·처분과 비용 분담 등에 관여한 사정을 근거로 내적 조합을 인정하였다. 업무담당자가 동업자들의 승낙 없이 조합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하였다.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20도9245 판결
사건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사건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조합관계는 인정되었지만,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는 계약명의신탁에 따라 조합원인 회사가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므로,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가 조합을 위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하급심
대법원 2017도12548 사건의 하급심
제1심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6. 5. 17. 선고 2014고단3222 판결이고, 항소심은 인천지방법원 2017. 7. 20. 선고 2016노1972 판결이다.
항소심은 공동투자자들이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동업자이고, 해당 부동산이 동업재산이라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이 대출금을 모두 개발비용으로 사용하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제1심이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전화번호로 연락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한 절차상 잘못이 있어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였다. 다시 심리한 결과 유죄를 인정하여 제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항소심의 파기는 무죄 판단이나 감형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공동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여와 의사결정 권한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내적 조합을 인정하고, 항소심의 유죄 결론을 유지하였다.
대법원 2020도9245 사건의 하급심
제1심은 광주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8고합161 판결이고, 항소심은 광주고등법원 2020. 6. 23. 선고 2018노447 판결이다.
제1심은 출자비율·손실분담 등에 관한 약정이 없고, 피해자에게 지급할 이익분배금이 10억 원으로 정해져 있다는 사정 등을 들어 조합계약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항소심은 이와 달리 각자의 업무·비용 부담, 실제 비용 지출, 상호 협의에 관한 약정 등을 근거로 회사와 피해자 사이의 조합관계를 인정하였다. 확정된 이익분배금이 있거나 일부 출자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조합계약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부동산의 소유권 귀속을 별도로 검토하여, 매도인이 명의신탁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회사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제1심과 다른 이유로 무죄를 유지하였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에 재물의 타인성 등에 관한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두 사건 모두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5014 판결 내적 조합과 익명조합의 구별에 관한 선례이다. 공동사업의 존재, 업무 관여, 재산의 처분·변경에 대한 동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는 투자자가 매수·전매를 전적으로 일임하고 업무집행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업무담당자가 제한 없이 재산을 처분할 수 있었으므로, 익명조합과 유사한 무명계약으로 보아 횡령죄를 부정하였다. 2017도12548 판결이 직접 인용한 비교 선례이다.
-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3다25256 판결 조합이 조합재산으로 취득한 부동산을 합유등기하지 않고 조합원 1인 명의로 등기하였다면 조합체가 그 조합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선례이다. 2020도9245 사건의 항소심은 이 법리를 출발점으로 명의신탁의 효력과 소유권 귀속을 검토하였다.
- 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을 모르는 계약명의신탁에서는 명의수탁자가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2020도9245 사건의 항소심이 무죄 판단의 직접적인 근거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에서도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에 대하여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를 부정하였다. 소유권 귀속 외에도 위탁관계가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후속 판례이다. 현재 사건에 2017도12548 판결을 적용할 때 함께 검토해야 한다.
관련법령
- 형법 제355조 제1항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의 처벌 근거이다. 두 사건에서는 해당 부동산과 금전이 누구의 재산인지, 피고인이 누구를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지가 문제되었다.
- 민법 제703조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이 성립한다. 출자는 금전·재산뿐 아니라 노무로도 할 수 있다.
- 민법 제704조 조합원의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로 한다.
- 민법 제271조 제1항 조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경우의 합유관계를 규정한다.
- 상법 제79조 상대방의 영업을 위하여 출자하고 그 영업에서 생긴 이익을 분배받기로 하는 익명조합의 성립을 규정한다.
- 상법 제80조 익명조합원이 출자한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을 영업자의 재산으로 보는 규정이다. 내적 조합과 익명조합의 구별이 횡령죄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다.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명의신탁약정의 의미를 규정한다.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제2항 명의신탁약정과 이에 따른 물권변동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명의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명의수탁자 앞으로의 물권변동이 유효하다.
사실관계
2017도12548 사건: 공동투자 토지의 무단 담보대출
피고인과 피해자 2명은 김포시 소재 토지 4필지를 함께 확인한 뒤, 각 2억 3,000만 원씩 총 6억 9,000만 원을 투자하여 매수하고, 미등기 상태로 전매하여 이익을 나누기로 하였다. 부동산의 매수·처분에 관한 주된 업무는 피고인이 맡기로 하였다.
피해자들은 2010년 10월부터 11월 사이에 각자의 투자금을 지급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당초 계획한 전매가 어렵다며 개발행위허가를 받고 토목공사를 한 뒤 매도하자고 제안하였다. 피해자들은 이에 동의하여 각 2,500만 원씩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2011년 3월 16일 자신의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어 2011년 4월 1일 동업자들의 승낙 없이 해당 토지에 채권최고액 4억 5,5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받았다.
대법원이 인용한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허가 업무 등의 편의를 위하여 단독 명의로 등기하겠다는 말은 사전에 하였으나, 근저당권 설정과 대출에 관해서는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단독 명의 등기계획을 알렸다는 것과 담보대출에 동의받았다는 것은 구별된다.
사업이 지연되자 피해자들은 2012년 11월경 토지를 3분의 1씩 나누어 이전하는 방법으로 정산할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인은 자신이 지출하였다는 공사비 내역을 제시하며 피해자들에게 각 3분의 1씩 부담하라고 요구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도 투자자들이 사업 운영과 비용 분담에 관여하였다는 근거로 보았다.
피고인은 대출금을 모두 개발비용으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항소심은 대출금 중 일부가 실제 개발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양형에서 고려하였다. 따라서 대출금 전액의 개인적 소비가 확인된 사건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대출금액은 항소심 판결에 3억 5,000만 원,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 부분에 3억 5,500만 원으로 각각 기재되어 있다.
2020도9245 사건: 공동사업용 토지의 회사 명의 취득과 처분
피고인은 C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사업약정서는 C회사와 피해자의 동거녀 N 명의로 작성되었으나, 항소심은 당사자들의 진술 등에 따라 실제 약정 당사자를 C회사와 피해자로 보았다.
피해자는 아파트 사업부지의 이전과 사업권 인수에 관한 업무, 토지비를 제외한 사업권 인수 비용과 설계비 등을 부담하기로 하였다. C회사는 토지 매매대금과 아파트의 시행·시공·분양 비용 등을 부담하고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사업 완료 후 C회사가 피해자에게 10억 원의 이익분배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해자는 토지에 설정된 가압류·근저당권 및 강제경매와 관련된 채무를 일부 변제하였다. 항소심은 이러한 실제 비용 지출과 각자의 업무 분담 등을 근거로 조합관계를 인정하였다.
다만 토지의 종전 소유자는 피해자가 아니라 매도인 F였다. C회사는 F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따라서 피해자가 원래 소유하던 토지를 회사에 이전한 사건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락 없이 토지를 제3자에게 처분하자, 검사는 이를 조합재산의 횡령으로 기소하였다.
항소심은 F가 C회사와 조합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이나 공동사업약정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회사가 토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였고, 토지를 처분하여 받은 매각대금도 회사에 귀속된다고 보았다.
여기서 명의신탁을 몰랐다는 의미의 ‘선의’는 매도인 F의 인식에 관한 것이다. 명의수탁자인 C회사가 공동사업약정을 몰랐다는 뜻이 아니다.
법리
조합관계와 재산의 소유권 귀속은 구별하여 판단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공동투자자들이 조합관계에 있는지는 상호 출자, 공동사업의 목적, 사업 운영에 대한 관여, 의사결정 권한, 이익과 비용의 분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외부 업무를 한 사람이 전담한다는 사정만으로 내적 조합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합관계의 성립과 개별 부동산의 소유권 귀속은 별개의 문제이다. 조합원 1인이나 회사 명의로 등기한 경우에는 매매계약의 당사자, 명의신탁의 구조 및 부동산실명법에 따른 등기의 효력을 검토해야 한다.
두 사건에 대한 적용
2017도12548 사건에서는 투자자들이 부동산 매수부터 개발방식 변경, 추가 출자, 비용 분담과 정산에 이르기까지 관여하였으므로 내적 조합이 인정되었다. 대법원은 해당 부동산을 내적 조합의 재산으로 판단하고 무단 담보제공과 대출금 사용에 대한 횡령죄를 인정하였다.
2020도9245 사건에서도 항소심은 조합관계를 인정하였다. 다만 매도인이 명의신탁을 모르는 계약명의신탁의 법리를 적용한 결과, 부동산의 소유권은 회사에 귀속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두 판결의 차이를 ‘2017년 사건은 동업이고, 2020년 사건은 단순 투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계약명의신탁에서는 매도인의 인식이 소유권 귀속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명의수탁자가 직접 매수인이 되어 계약을 체결하고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을 알지 못한 경우,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지만 명의수탁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은 유효하다. 명의수탁자는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그 부동산을 신탁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98도4347 판결
두 사건에 대한 적용
2020도9245 사건에서는 이 법리가 명시적으로 적용되었다. C회사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므로, 회사 운영자인 피고인이 해당 토지를 조합의 재산으로 보관한다고 볼 수 없었다.
반면 2017도12548 판결은 매도인이 명의신탁을 알았는지, 계약명의신탁에 따라 소유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매도인은 명의신탁을 알고 있었다거나, 명의신탁이 유효하였기 때문에 유죄가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2017년 판결이 명시적으로 판단한 내적 조합과 동업재산의 법리, 2020년 판결이 추가로 검토한 계약명의신탁과 소유권 귀속의 법리를 구별하여 읽어야 한다.
대출금·매각대금의 귀속도 별도로 확인한다
2017도12548 사건에서는 조합재산을 동업자들의 승낙 없이 담보로 제공하고 수령한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가 횡령으로 인정되었다.
2020도9245 사건에서는 토지의 소유권이 C회사에 귀속되므로 그 매각대금도 회사의 재산이라고 판단하였다. 조합의 정산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매각대금이 조합재산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다만 C회사의 재산과 피고인 개인의 재산은 구별된다. 이 판결은 조합재산을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이므로, 회사 운영자가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두 판결의 판단 구조
실무적 유의점
- 조합의 성립과 횡령죄의 성립을 나누어 주장·입증해야 한다. 공동사업약정이 있다는 사실에 더하여, 처분한 재산의 소유자와 피고인의 보관관계까지 특정해야 한다.
- 매매계약서와 등기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출자금의 출처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누가 매수인으로 계약하였는지, 매도인이 공동매수·명의신탁을 어떻게 인식하였는지, 누구 앞으로 등기가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 단독 명의 등기에 대한 동의와 담보제공·매각에 대한 동의를 구별해야 한다. 명의에 관한 합의만으로 대출이나 처분까지 포괄적으로 위임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처분권한, 차입한도, 동의절차와 자금 용도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 대출금의 실제 사용처를 금융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견적서·청구서·세금계산서는 실제 지급 여부와 구별된다. 계좌이체 내역, 지급 상대방, 공사 진행 상황 등을 대조해야 한다. 일부 사업비 지출과 대출금 전액의 적법한 사용도 구별해야 한다.
- 조합재산과 회사재산, 운영자 개인재산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2020도9245 사건에서 인정된 것은 C회사의 소유권이다. 회사에 대한 별도의 횡령 여부나 동업자 사이의 정산금·약정금 등 민사책임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 현재 사건에는 후속 전원합의체 판례까지 반영해야 한다.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은 타인 소유 여부뿐 아니라 형법상 보호할 위탁관계가 있는지도 문제된다. 따라서 2017도12548 판결을 근거로 동업 부동산의 단독 명의자가 무단 처분하면 언제나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