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 공동투자의 내적 조합 인정과 동업재산을 이용한 무단 담보대출·대출금 사용의 횡령책임

핵심 결론 투자자들이 부동산의 매수·개발·처분과 비용 분담에 공동으로 관여하였다면 내적 조합이 인정될 수 있다. 업무담당자가 단독 명의로 등기했더라도 동업자들의 승낙 없이 조합재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임의로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도12548, 2010도5014, 2007도10645, 2009도7423, 2000도3013, 2006도3892, 2020도9245

해당판례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도12548 판결
사건명: 횡령.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당사자들의 관계를 상법상 익명조합이 아닌 내적 조합으로 판단하고, 동업 부동산을 무단으로 담보 제공하여 받은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에 대한 횡령죄를 인정하였다.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6. 5. 17. 선고 2014고단3222 판결
제1심은 피고인이 동업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받은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를 횡령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인천지방법원 2017. 7. 20. 선고 2016노1972 판결
원심은 피해자들이 단순한 투자자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각자 돈을 출자하여 부동산을 취득하고, 전매차익을 나누기로 하였으므로 동업약정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대출금을 모두 부동산 개발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출된 견적서·청구서·거래명세서·세금계산서 등만으로는 주장한 비용이 실제로 지급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다만 대출금 일부가 개발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은 양형에서 고려하였다.
원심이 제1심판결을 파기한 이유는 유죄 판단이나 형량을 변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시송달 절차에 위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록에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와 집 전화번호가 있었는데도 연락을 시도하지 않은 채 공시송달하고 피고인 없이 재판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원심은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한 뒤 다시 재판하여 동일하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설명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업관여 사실을 근거로 내적 조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유죄 결론을 유지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5014 판결 내적 조합과 익명조합을 구별할 때 공동사업의 존재, 업무관여와 검사권, 재산 처분에 대한 동의 필요성 등을 종합해야 한다는 선례이다. 이 판결에서는 투자자가 토지 매수·전매를 전적으로 일임하고 관여하지 않은 사정을 근거로 ‘익명조합과 유사한 무명계약’을 인정하여 횡령죄를 부정하였다. 대상판결은 같은 판단기준을 적용하면서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사업관여를 근거로 반대 결론에 이르렀다.
  •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645 판결 및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7423 판결 조합재산의 처분대금을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죄가 성립하며, 대외적으로 조합관계가 드러나지 않는 내적 조합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는 선례들이다.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3013 판결 동업관계의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업재산을 임의로 횡령하면, 자신의 지분을 공제하지 않고 횡령한 금액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는 선례이다. 원심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3892 판결 기록에 피고인의 다른 연락처가 나타나 있다면 그 연락처를 통해 송달장소를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선례이다. 원심이 제1심의 공시송달 절차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근거이다.
  •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20도9245 판결 조합관계는 인정되지만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에 따라 회사가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그 부동산과 매각대금을 조합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비교판례이다. 대상판결을 적용할 때에도 공동사업 관계뿐 아니라 문제 된 재산이 실제로 조합에 귀속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관련법령

  • 형법 제355조 제1항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의 처벌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 직접 적용된 범죄의 근거 조항이다.
  • 민법 제703조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조합이 성립한다는 규정이다.
  • 민법 제704조 조합원의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이 조합원의 합유에 속한다는 규정이다.
  • 상법 제79조 일방이 상대방의 영업을 위하여 출자하고 상대방이 그 영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분배하기로 약정하는 익명조합의 성립을 규정한다.
  • 상법 제80조 익명조합원의 출자는 영업자의 재산으로 본다는 규정이다. 내적 조합과 익명조합에서 횡령죄의 성립 여부가 달라지는 재산 귀속상의 근거이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및 제308조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범죄 증명과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한다.
  •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공시송달과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의 재판에 관한 규정이다. 원심은 연락처 확인 조치를 생략한 제1심의 절차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공동투자와 당초 사업계획
피고인과 피해자 2명은 김포시 소재 토지 4필지를 함께 확인한 뒤, 각 2억 3,000만 원씩 출자하여 합계 6억 9,000만 원에 매수하고, 등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매하여 이익을 나누기로 하였다.
부동산의 매수와 처분에 관한 주된 업무는 피고인이 담당하기로 하였다. 원심이 인용한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이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점을 고려하여 이익을 피해자들보다 조금 더 가져가는 방식으로 정산하기로 하였다.
피해자들은 약정에 따라 2010년 10월부터 11월까지 피고인에게 각 2억 3,000만 원을 송금하였다.
사업계획의 변경과 추가 출자
당초 계획한 미등기 전매가 어려워지자, 피고인은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토목공사를 한 다음 매도하자고 제안하였다. 예상 공사비는 7,500만 원으로, 세 사람이 각 2,500만 원씩 부담하자는 내용이었다.
피해자들은 이에 동의하여 2010년 12월부터 2011년 3월까지 각 2,500만 원을 추가로 송금하였다. 피해자들은 단순히 수익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사업방식의 변경과 추가 비용 부담을 협의하고 결정하였다.
단독 명의 등기와 무단 담보대출
피고인은 2011년 3월 16일 토지에 관하여 자기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어 같은 해 4월 1일 채권최고액 4억 5,5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다.
대법원이 인용한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인허가 등 업무의 편의를 위하여 단독 명의로 등기하겠다는 말은 피해자들에게 미리 하였지만,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받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나중에 대출 사실을 알고 항의하였다.
대출액에 관해서는 판결문 사이에 기재 차이가 있다. 원심은 대출금과 횡령액을 3억 5,000만 원으로 기재하였고, 대법원은 사실관계에서 대출액을 3억 5,500만 원으로 기재하였다. 두 금액을 동일한 수치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개발비 사용과 정산에 관한 분쟁
피고인은 대출금을 교량공사비, 개발부담금, 설계비, 인건비 등 사업비용으로 모두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사업은 전원주택 1채가 건설·분양된 외에 나머지 부분은 일부 기반공사만 이루어진 상태에서 중단되었다. 원심은 제출된 청구서류만으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비용 전액의 실제 지급을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사업이 지연되자 피해자들은 2012년 11월경 토지를 각 3분의 1씩 나누어 이전하는 방법으로 정산하자고 요구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총 1억 9,222만 원 상당의 공사비를 지출했다며 피해자들에게 각 3분의 1씩 부담하라고 요구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협의와 정산 요구 역시 피해자들이 공동사업의 운영과 비용 분담에 관여하였음을 보여주는 사정으로 보았다.

법리

내적 조합과 익명조합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내적 조합은 내부적으로는 공동사업을 수행하는 조합관계가 존재하지만, 외부에는 특정 조합원만 사업주체로 나타나는 형태이다. 외부 업무를 한 사람이 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나머지 출자자들이 단순 투자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적 조합인지 익명조합인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사업을 경영하려는 관계인지
  • 출자자가 업무를 협의·검사하고 사업운영에 관여할 권한을 가지는지
  • 재산의 처분이나 사업방식 변경에 공동의 의사결정이 필요한지
  • 실제로 출자자가 수익배분을 받는 것을 넘어 사업에 관여하였는지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해자들은 토지를 함께 확인하고 매수에 참여하였다. 이후 개발방식의 변경에 동의하고 추가 공사비를 출자하였으며, 사업 지연 후에는 토지 분할을 통한 정산도 요구하였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부동산의 등기명의와 처분방법, 자금 지출과 분담 등 사업 전반에 관하여 피고인과 협의하고 결정할 권한을 가졌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고인만 대외적인 업무를 담당했더라도 당사자들의 관계는 내적 조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업무수행의 위임과 재산의 임의 처분 권한은 다르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조합의 업무담당자가 부동산의 매수·개발·매도를 맡았다고 하여, 조합재산을 제한 없이 담보로 제공하거나 그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할 권한까지 당연히 갖는 것은 아니다. 위임받은 업무의 범위와 별도의 동의가 필요한 행위를 구분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부동산에 관한 모든 권한을 자신에게 맡겼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결정 권한을 보유하였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단독 명의 등기 계획을 알린 사정과 담보대출에 대한 승낙은 별개이다. 피고인은 담보대출에 관한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
내적 조합의 재산을 이용한 대출금의 임의 사용
일반적인 판단 기준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에 속한다. 조합원이 이를 보관하면서 임의로 처분하거나 처분대금을 소비하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고, 이러한 법리는 내적 조합에도 적용된다.
반면 익명조합의 출자재산은 영업자에게 귀속되므로, 출자관계만으로 영업자가 익명조합원을 위한 타인 재물의 보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토지를 내적 조합에 속하는 재산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승낙 없이 담보로 제공하고 받은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하였다.
판단의 대상은 단순히 토지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동업자들의 동의 없는 담보대출과 그 대출금의 임의 사용이었다.
개발비 사용 주장은 실제 지출과 약정된 사용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대출금을 사업비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실제 지급 여부, 지급 대상, 사업과의 관련성 및 당사자들이 합의한 사업 범위를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한다. 견적서나 청구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지급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심은 대출금 전액을 개발비용으로 지출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일부가 개발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은 인정하여 양형에서 고려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대출금 전부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확정한 사건으로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원심은 일부 사업비 사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전체 증거에 비추어 대출금의 임의 사용에 따른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투자약정서의 명칭보다 실제 의사결정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사업방식 변경, 추가 출자, 비용 승인, 매각조건 협의에 관한 자료가 내적 조합의 인정에 중요하다.
  • 외부 업무를 전담했다는 사실과 재산 처분을 전적으로 일임받았다는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 특히 담보설정·추가 차입·사업규모 확대에 대한 권한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 단독 명의 등기에 동의했더라도 담보대출까지 승인한 것은 아닐 수 있다. 등기명의, 담보권 설정, 차입금 사용 목적에 관한 동의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 사업비 사용 여부는 지급증빙으로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청구서뿐 아니라 계좌이체 내역, 수령확인서, 공사 진행과 기성 내역을 대조할 필요가 있다.
  • 동업자 자신의 출자지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지분 상당액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산 전 합유재산의 처분과 정산 후 개인에게 귀속된 재산의 처분을 구분해야 한다.
  • 부동산이 한 사람 명의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조합재산 또는 개인재산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계약명의신탁 등 별도의 소유권 귀속 문제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 공시송달 재판에서는 기록상 연락처를 이용한 소재 확인이 이루어졌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실체적인 유죄 판단과 별개로 그 절차상 하자가 제1심판결의 파기사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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