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업관계가 인정되더라도 계약명의신탁 부동산의 처분에 대한 횡령죄가 부정되는 경우

핵심 결론 조합원 회사가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 회사에 소유권이 귀속된다. 이 경우 부동산과 그 매각대금은 조합 소유가 아니므로, 회사 운영자의 처분을 조합재산에 대한 횡령으로 처벌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도9245, 2003다25256, 2009다79729, 2007다20976, 2008다41529

해당판례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20도9245 판결
사건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원심이 무죄를 유지한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물의 타인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무죄가 확정되었다.
하급심
광주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8고합161 판결
제1심은 사업약정을 조합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사업약정에 출자비율·손실분담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고, 사업상대방이 공동사업을 수행하기보다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으로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았다. 실제 사업이익과 관계없이 10억 원을 지급받기로 한 점도 조합관계를 부정하는 사정으로 고려하였다.
광주고등법원 2020. 6. 23. 선고 2018노447 판결
원심은 제1심과 달리 사업약정이 조합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당사자들이 사업부지 확보와 권리관계 정리, 아파트 시행·시공·분양을 분담하였고, 각자의 비용 부담과 협의 절차를 정하였으며, 사업상대방이 실제로 사업 관련 채무를 변제한 점 등을 근거로 공동사업 관계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조합계약의 성립과 사업부지의 소유권 귀속을 별도로 판단하였다. 토지를 매도한 사람이 조합과 회사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을 알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회사가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에 따라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보았다.
따라서 회사 운영자인 피고인이 조합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제1심과 원심은 무죄라는 결론은 같지만 이유가 다르다. 제1심은 조합계약의 성립을 부정하였고, 원심은 조합계약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토지와 매각대금이 조합에 귀속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명의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 수탁자가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신탁자를 위한 타인 재물의 보관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선례이다. 원심이 횡령죄를 부정한 직접적인 근거이다.
  •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3다25256 판결 조합이 조합재산으로 취득한 부동산을 합유등기하지 않고 조합원 한 사람 명의로 등기한 경우, 조합이 그 조합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이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조합과 C회사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를 파악하였다.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79729 판결 특정 사업을 공동으로 경영하기로 약정해야 조합계약이 성립하며, 단순히 공동의 목적을 추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선례이다. 원심은 계약 명칭보다 출자·역할 분담·공동관여 등 거래의 실질을 살폈다.
  •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다20976 판결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였다면, 이익분배에 관한 약정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조합계약의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선례이다.
  •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1529 판결 조합의 손익분배비율을 정하지 않은 경우 출자가액에 비례하여 이를 정할 수 있다는 선례이다. 원심은 출자가액을 평가할 수 있다면 지분비율도 확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 민법 제703조 제1항·제2항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이 성립한다. 출자는 금전·재산뿐 아니라 노무로도 할 수 있다.
  • 민법 제704조 조합원의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로 한다.
  • 민법 제271조 제1항 법률이나 계약에 따라 여러 사람이 조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경우의 합유관계를 규정한다.
  • 민법 제711조 제1항·제2항 손익분배비율을 정하지 않은 경우 출자가액에 비례하여 정하고, 이익 또는 손실의 분배비율만 정한 경우에는 그 비율이 양자에 공통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명의신탁약정의 의미를 규정한다.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제2항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명의수탁자가 취득계약의 당사자이고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물권변동이 유효하다.
  •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에 성립한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횡령 등으로 취득한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 규정이다. 기본범죄인 횡령죄의 성립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실관계

당사자의 지위와 사업약정
피고인 A는 C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사람이다. 사업상대방은 아파트 신축사업과 관련하여 종전 사업관계자들에게 투자한 돈이 있었고, C회사와 사업약정을 체결하였다.
약정서는 C회사와 사업상대방의 동거녀 명의로 작성되었다. 그러나 사업상대방과 피고인 모두 실질적인 상대방이 사업상대방 본인이라고 진술하였으므로, 원심은 조합계약의 당사자를 C회사와 사업상대방으로 판단하였다. 피고인 개인과 C회사를 동일한 계약당사자로 취급한 것은 아니다.
당사자들의 역할과 비용 부담
사업상대방은 사업부지를 C회사에 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권 인수와 관련한 제반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였다. 토지비를 제외한 사업권 인수비용과 설계비 등도 부담하기로 하였다.
C회사는 토지비와 아파트의 시행·시공·분양에 필요한 비용 등을 부담하고,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사업 완료 후에는 사업상대방에게 분배금 10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며, 약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이나 사업조건의 변경은 상호 협의하여 결정하기로 하였다.
사업상대방은 실제로 토지에 관한 가압류 청구채권 중 5,000만 원,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119,248,800원, 강제경매의 집행채권 42,500,000원을 변제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지출을 공동사업에 대한 출자로 인정하였다.
토지 취득과 처분
사업부지의 매도인은 F였다. C회사가 F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C회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도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은 사업상대방이 이미 소유하던 토지를 단순히 C회사 명의로 옮긴 경우와는 구별된다. C회사가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제3자인 F로부터 토지를 취득한 구조였다.
피고인이 이후 사업상대방의 허락 없이 토지를 제3자에게 처분하자, 검사는 토지가 조합재산이고 피고인이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며 횡령죄로 기소하였다.
사업상대방 측은 토지 자체에 대한 횡령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조합의 정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대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행위는 횡령이라고 주장하였다.

법리

조합계약의 성립은 계약의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조합계약인지는 계약서의 명칭만으로 정하지 않는다. 당사자들의 출자, 사업수행에 관한 역할 분담, 손익분배, 내부적인 공동관여, 대외적인 사업수행 방식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출자비율이나 손실분담을 세밀하게 정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조합계약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확정된 금액의 이익분배를 약정하였는지도 다른 사정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C회사와 사업상대방은 부지 확보와 권리관계 정리, 사업 시행·시공·분양을 나누어 담당하였다. 사업상대방은 관련 채무를 실제로 변제하였고, 당사자들은 협의 절차도 마련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공동사업 관계를 인정하였다. 사업상대방에게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동기가 있었거나 일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성립한 조합계약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조합계약이 성립하더라도 부동산의 소유권 귀속은 별도로 판단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조합재산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을 조합원 한 사람 명의로 등기하였다면 명의신탁관계가 문제 된다. 이 경우에는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았는지에 따라 소유권 귀속을 판단해야 한다.
명의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면,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지만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 취득은 유효하다. 수탁자는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소유권을 취득한다.
여기서 ‘선의’는 토지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수탁자인 회사가 명의신탁 사실을 몰랐다는 뜻이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심은 조합이 C회사에 사업부지를 계약명의신탁한 구조로 보았다. 그런데 매도인 F가 명의신탁약정이나 사업약정의 존재를 알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었다.
이에 따라 C회사가 토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였고, 조합은 C회사에 대하여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조합계약의 성립만으로 해당 토지가 조합 소유라는 결론이 바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었다.
토지와 매각대금의 귀속에 따라 횡령죄의 성립을 판단한다
일반적인 판단 기준
횡령죄는 문제 된 재물이 타인에게 귀속되고, 피고인이 그 타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어야 성립한다. 공동사업 약정이나 정산의무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특정 부동산과 매각대금에 대한 보관관계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토지의 소유권이 C회사에 귀속되므로, 토지를 처분하고 받은 매각대금도 C회사에 귀속된다. 원심은 정산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매각대금이 다시 조합의 동업재산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조합의 토지나 매각대금을 보관하다가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은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판결이 인정한 소유자는 피고인 개인이 아니라 C회사이다. 이 판결은 피고인이 회사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더라도 언제나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아니다. C회사 자체에 대한 횡령 여부는 피해자와 보관관계 등이 다른 별개의 문제이다.

실무적 유의점

  • 조합계약의 성립과 개별 재산의 소유권 귀속을 구분해야 한다. 동업관계가 인정되어도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특정 토지가 조합 소유에서 제외될 수 있다.
  • 부동산 취득 과정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매매계약서의 매수인, 대금 지급자, 등기명의자, 명의신탁약정의 내용과 매도인의 인식이 핵심 자료이다.
  • 확정수익 약정만으로 조합계약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출자와 역할 분담, 공동 의사결정, 비용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
  • 회사와 운영자 개인을 구분해야 한다. 회사가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판단은 운영자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
  • 매각대금 횡령을 주장하려면 그 돈의 귀속과 보관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정산이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 회사 소유의 매각대금을 조합재산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 형사상 무죄와 민사상 지급의무는 별개이다. 약정한 분배금, 정산금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성립 여부는 계약 내용과 실제 출자·변제관계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 이 판결이 그러한 민사상 의무까지 소멸시킨 것은 아니다.
같은 또는 유사한 사안을 다룬 다른 글
부동산 매수·전매를 전적으로 일임한 투자약정의 성격과 투자금·이익금 미지급에 대한 횡령죄 성립 여부 함께 인용한 판례 2020도9245 부동산 공동사업의 조합관계와 횡령죄 성립 — 동업재산의 무단 담보대출과 계약명의신탁에 따른 소유권 귀속 함께 인용한 판례 2003다25256 부동산 공동투자의 내적 조합 인정과 동업재산을 이용한 무단 담보대출·대출금 사용의 횡령책임 함께 인용한 판례 2020도9245
이 글이 다룬 조문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