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3282 판결 [과징금부과처분등취소]
- 원고: 자일럼워터솔루션코리아 주식회사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원고와 피고의 상고 모두 기각
하급심
원심은 각 입찰담합을 전체적으로 하나의 공동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앞선 6건의 입찰담합에는 이미 5년의 처분시효가 지났으므로, 이를 포함하여 산정한 과징금납부명령 전부를 취소하였다.
시정명령 취소청구는 기각하고, 감면신청 기각처분 취소청구 부분의 소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대법원은 감면기각처분에 관한 소의 이익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보았지만,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원심의 각하 결론을 유지하였다. 파기환송된 사건은 아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7두3756 판결 여러 차례의 합의라도 단일한 의사와 동일한 목적 아래 단절 없이 실행되었다면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가 될 수 있다는 법리이다.
-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두6169 판결 반복된 합의를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평가하는 기준에 관하여 이 사건 대법원이 인용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58295 판결 입찰담합의 종료일은 합의일이 아니라 합의에 따른 실행행위가 종료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또한 2012년 개정 전후 처분시효 규정의 적용관계를 설명한다. 이 사건 이후 선고된 관련 판례이다.
관련 법령
처분시효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법의 규정에 위반하는 행위가 종료한 날부터 5년을 경과한 경우에는 당해 위반행위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시정조치를 명하지 아니하거나 과징금 등을 부과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5년의 처분시효는 위 규정에 따른 것이다. 기산점은 조사개시일이 아니라 위반행위의 종료일이다.
대법원 판결의 참조조문에 표시된 2016년 개정 전 법률과 구분하여, 처분시효 조항에는 위와 같이 2012년 개정 전 법률을 표시해야 한다. 원심은 5년의 처분시효를 적용하였으며, 위 조항의 정확한 문언과 개정 연혁은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두58295 판결에서도 확인된다.
부당한 공동행위 및 자진신고 감면
아래 구법 표시는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 기재된 표기에 따른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6. 3. 29. 법률 제141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이 사건의 입찰담합은 같은 항 제8호의 낙찰자·투찰가격 등의 결정에 관한 합의에 해당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6. 3. 29. 법률 제141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제1항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에 대한 시정조치·과징금의 감경 또는 면제 근거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6. 3. 29. 법률 제141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제3항 감면 대상자의 범위와 감면 기준·정도 등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규정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9. 29. 대통령령 제27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자진신고자·조사협조자의 감면요건을 정한 규정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9. 29. 대통령령 제27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3항 자진신고자 등의 신원 보호를 위한 사건의 분리 심리·분리 의결 근거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9. 29. 대통령령 제27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4항 감면제도의 세부 운영절차 등에 관한 고시의 근거이다.
- 구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2015. 1. 2.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4-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 감면에 관한 사항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하도록 한 규정이다.
사실관계
오존처리설비 입찰에서의 담합
원고와 오조니아코리아 주식회사는 정수장과 하·폐수장 등에 설치하는 오존처리시설을 제조·판매하는 경쟁사업자였다.
두 회사는 2008년 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진행된 일부 입찰에서 낙찰받을 회사를 미리 정하고 투찰가격을 협의하였다. 대표이사들이 낙찰예정자를 합의하면 실무 담당자들이 실제 입찰에 앞서 투찰가격을 조율하는 방식이었다.
예컨대 2008년 1월 31일에는 원고가 대야 하수도 사업에서, 오조니아가 문산 정수장 사업에서 각각 낙찰받기로 합의하였다. 두 사업의 규모 차이를 보전하기 위한 하도급 약정도 마련하였고, 합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서로 5억 원의 약속어음을 교환하였다.
다만 해당 기간의 29건 중 담합이 인정된 것은 14건이었다. 나머지 15건의 입찰 또는 수의계약에서는 두 회사가 경쟁한 사정이 인정되었다. 서울고등법원 2016. 5. 18. 선고 2015누32140 판결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12월 12일 원고에게 시정명령과 17억 3,500만 원의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과징금은 14건의 입찰담합에 관한 관련매출액 등을 기초로 산정하였다.
원고는 2013년 2월 15일 감면신청도 하였으나, 오조니아가 먼저 자진신고하여 1순위 자진신고자로 인정된 상태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를 2순위 조사협조자로 보면서도, 두 사업자만 참여한 공동행위에서는 당시 시행령상 2순위 감면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별도의 의결을 통해 감면신청을 기각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6. 5. 18. 선고 2015누32140 판결
원고의 불복
원고는 크게 두 가지를 주장하였다.
첫째, 각 입찰담합은 별개의 공동행위이므로 오래된 6건은 처분 당시 이미 5년의 처분시효가 지났다는 것이다.
둘째, 자신이 먼저 담합을 중단하였으므로 오조니아가 아니라 자신이 1순위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리
반복된 담합이 하나의 공동행위인지는 실질적으로 판단한다
같은 사업자들이 같은 시장에서 여러 차례 담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체를 하나의 공동행위로 묶을 수는 없다.
전체를 하나의 공동행위로 보려면 기본적 합의의 존재, 단일한 의사와 동일한 목적, 실행의 연속성 등을 살펴야 한다. 기본적 합의가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단일한 의사 아래 같은 목적의 행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면 하나의 공동행위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전체 입찰을 포괄하는 기본적 합의가 없었고, 담합 사이에 실제 경쟁이 이루어졌으며, 합의 때마다 발주 상황과 각 회사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새로운 합의를 하였다. 따라서 대법원은 전체를 하나의 계속된 공동행위로 볼 수 없다는 원심 판단을 인정하였다.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3282 판결
공동행위의 구분에 따라 처분시효의 기산점이 달라진다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4항 본문에 따르면, 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해당 행위에 대한 제재처분이 제한된다.
따라서 전체가 하나의 계속된 공동행위라면 그 전체 행위의 종료일이 기준이 되지만, 별개의 공동행위라면 각 행위의 종료일부터 따로 계산해야 한다.
원심은 이러한 구분에 따라 2008년부터 2009년 9월까지의 앞선 6건은 2014년 12월 12일 처분 당시 이미 5년이 지났다고 판단하였다. 이후의 다른 입찰에서 다시 담합하였다는 사정으로 앞선 별개 담합의 처분시효 기산점이 뒤로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고등법원 2016. 5. 18. 선고 2015누32140 판결
시효가 지난 행위를 포함한 과징금납부명령은 취소된다
원심은 시효가 지난 6건을 과징금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는 14건 모두에 대한 처분시효가 지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부과 대상에 포함할 수 없는 행위까지 합산하여 하나의 과징금을 산정하였으므로, 그 과징금납부명령 전부가 취소된 것이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여 이 결론을 유지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6. 5. 18. 선고 2015누32140 판결,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3282 판결
감면기각처분은 과징금 부과처분과 별도로 다툴 수 있다
대법원은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여부와 자진신고 감면 여부를 분리 심리하여 별개의 의결과 처분서로 결정하였다면, 각각 독립된 처분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더라도 감면기각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이 부분에서 소의 이익을 부정한 원심의 법리 판단은 잘못이다.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3282 판결
담합을 먼저 중단했다고 1순위 감면 지위를 취득하지는 않는다
담합 중단은 감면요건 중 하나이지만, 가장 먼저 담합을 중단한 사업자만 감면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1순위 지위는 필요한 증거를 최초로 제공하였는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기 전에 신고·협조하였는지 등 법정 요건에 따라 판단한다. 따라서 원고가 먼저 담합을 중단하였더라도 먼저 신고하여 적법하게 1순위로 인정된 오조니아의 지위를 대체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감면기각처분 취소청구를 본안에서 기각했어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이 부분은 원고만 상고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더 불리한 청구기각으로 변경하지 않고 원심의 각하 결론을 유지하였다.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3282 판결
실무상 유의점
- 처분시효 규정은 다른 실체적 위반규정과 별도로 적용 연혁을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의 5년은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계산하는 2012년 개정 전 규정이다.
- 반복된 담합에서는 개별 합의서, 합의 사이의 실제 경쟁, 협상 경위 등을 통해 하나의 계속된 공동행위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 종료일은 합의일과 구별하여 실행행위의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모든 입찰담합이 언제나 입찰일에 종료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 과징금 부과처분과 감면기각처분이 별도로 이루어졌다면, 각각의 취소를 구할 필요성과 불복기간을 따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