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사건명: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 원고: 주식회사 포스코아이씨티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기각.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 원심판결 확정.
하급심
원심은 담합의 실행행위가 종료된 날을 마지막 입찰참가일인 2008년 11월 11일로 판단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11월 5일 처분을 의결했지만, 처분서는 2013년 11월 12일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따라서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 지난 뒤 처분의 효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하였다.
다만 공동행위 종료일의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당연무효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판례
가격결정 합의와 이에 따른 실행행위가 있는 경우, 위반행위의 종료일은 합의일이 아니라 합의에 따른 실행행위가 종료된 날이라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실행행위의 종료를 기준으로 공동행위의 종료일을 판단하는 법리는 가격결정 합의뿐 아니라 거래제한 합의 또는 양자가 결합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규정이다. 대법원은 이 유형에서 정립된 실행행위 종료일의 법리를 입찰담합에도 적용하였다.
입찰 또는 경매에서 낙찰자·투찰가격 등을 결정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규정이다. 이 사건 들러리 입찰 합의에 적용된 조항이다.
위반행위가 종료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면 해당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없도록 정한 규정이다. 원심은 이 기간의 법적 성질을 제척기간으로 설명하였다. 이 사건에서 말하는 ‘5년의 처분시효’의 직접적인 근거이다.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두37396 판결
행정절차법 제15조 제1항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송달문서가 상대방에게 도달함으로써 송달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규정이다.
대법원은 당시 공정거래법상 서면 통지 및 송달 규정과 이 조항을 근거로, 의결일이 아닌 처분서 도달일을 기준으로 처분시효 준수 여부를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지하철 스마트몰 사업과 들러리 입찰 합의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5·6·7·8호선의 역사와 전동차에 정보시스템을 설치하여 열차운행·공익정보를 제공하고 상품광고와 판매를 연계하는 SMRT Mall 구축사업을 추진하였다.
포스코아이씨티는 케이티 및 퍼프컴과 함께 퍼프컴 컨소시엄을 구성하였다.
최초 입찰이 참가자 부족으로 유찰되자, 컨소시엄 측은 추가 유찰을 막기 위하여 롯데정보통신이 들러리로 참여하도록 합의하였다. 합의의 내용은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게 하고, 롯데정보통신은 컨소시엄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는 것이었다.
입찰과 계약 체결
제2차 입찰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이 기술제안서만 제출하고 가격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다시 유찰되었다.
이후 제3차 입찰이 진행되었고, 다음과 같은 경과를 거쳤다.
- 2008년 11월 11일: 컨소시엄과 롯데정보통신이 제3차 입찰에 참여하였다.
- 2008년 11월 14일: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 2009년 3월 17일: 컨소시엄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 2009년 6월 5일: 스마트몰 사업계약이 체결되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롯데정보통신의 관여 없이 컨소시엄과 도시철도공사가 단독으로 협상하였다.
처분 의결과 송달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11월 5일 의결 제2013-178호로 원고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은 2013년 11월 7일 의결서가 완성되었음을 알리고 방문수령 또는 우편수령 여부를 문의하였다. 케이티는 다음 날 방문하여 수령하였으나, 원고에 대한 처분서는 우편으로 발송되어 2013년 11월 12일 도달하였다.
원고는 마지막 입찰참가일부터 5년이 지난 뒤 처분서를 받았으므로 처분시효가 경과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5. 1. 9. 선고 2013누52430 판결
법리
공동행위 종료일은 합의에 따른 실행행위가 끝난 날이다
담합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진 뒤 그 합의를 실행하였다면, 공동행위는 합의일에 바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합의에 따라 예정된 실행행위가 끝난 날을 기준으로 한다.
입찰담합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종료일을 모든 사건에서 입찰일이나 계약체결일로 획일적으로 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다음 사항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
- 합의에 따라 예정된 실행행위의 범위와 형태
- 예정된 경쟁제한 효과가 확정적으로 발생했는지
이 사건에서는 입찰참가로 합의가 모두 실행되었다
합의의 내용은 롯데정보통신이 컨소시엄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의 협상이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추가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까지 예정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두 사업자가 합의에 따라 투찰한 2008년 11월 11일 합의 내용이 최종적으로 실현되고 예정된 경쟁제한 효과도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일이나 계약체결일까지 공동행위가 계속된다고 볼 수 없었다.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두37396 판결
계약 절차나 비밀유지의무가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 담합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종 계약 수주까지 롯데정보통신의 협조와 비밀유지가 필요하므로 종료일을 더 늦게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롯데정보통신이 차순위 협상대상자 등의 지위를 가지지 않았고, 이후 협상은 컨소시엄과 발주기관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또한 담합의 비밀을 지킬 의무는 실행행위가 끝난 뒤에도 남을 수 있다. 따라서 비밀유지의무가 존속한다는 사정만으로 경쟁제한적 실행행위 자체가 계속된다고 볼 수는 없다. 서울고등법원 2015. 1. 9. 선고 2013누52430 판결
5년 안에 조사하거나 심사보고서를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사건에 적용된 구법은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 지나면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없도록 정하였다.
따라서 그 기간 안에 조사에 착수하거나 심사보고서를 송달했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시효를 준수한 것이 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대법원은 5년 이내 심사보고서를 송달했으므로 충분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처분서가 당사자에게 도달해야 처분의 효력이 발생한다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은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그 서면이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다음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 공정거래위원회 내부에서 의결을 마친 것
- 당사자가 조사와 심의에 참여한 것
- 처분 내용이 보도자료로 공개된 것
- 의결서가 완성되었다고 당사자에게 알린 것
이 사건에서는 2013년 11월 5일 의결했더라도 처분서가 원고에게 도달한 날은 2013년 11월 12일이었다. 법원은 이를 공동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 경과한 뒤 이루어진 처분으로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두37396 판결
시효 도과는 취소사유로 인정되었고, 무효까지 인정되지는 않았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였다.
원심은 처분시효를 넘긴 하자가 중대하다고 보면서도, 담합 종료일의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으므로 하자가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당연무효는 인정하지 않고 처분을 취소하였다.
또한 원고가 처분서 수령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처분시효 경과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서울고등법원 2015. 1. 9. 선고 2013누52430 판결
결론
이 사건 들러리 입찰 합의는 투찰 이후 추가적인 경쟁제한 행위를 예정하지 않았으므로, 마지막 입찰참가일인 2008년 11월 11일 종료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년 내에 의결했더라도 처분서가 5년이 지난 뒤 원고에게 도달한 이상 처분시효를 준수하지 못하였다. 대법원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 원심을 유지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담합 종료일은 합의서의 명칭이나 최종 계약일보다 실제로 예정된 경쟁제한적 실행행위의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 처분시효 검토에서는 의결일·발송일·도달일을 구분하고, 송달자료로 실제 도달일을 확인해야 한다.
- 동일 사건의 여러 사업자도 처분서 도달일에 따라 처분시효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 이 사건의 5년은 명시된 구법에 따른 기간이다. 다른 사건에서는 적용 법률과 경과규정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 처분시효 경과가 인정되더라도 당연무효인지 취소사유인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