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구성요소 결합에 대한 저작권 보호와 실질적 유사성 판단 — ‘짝’ 사건

핵심 결론 리얼리티 방송도 구성요소의 구체적인 선택·배열에 창작성이 있으면 보호된다. ‘짝’을 차용한 코미디 영상의 침해는 부정했으나, 게임 홍보 영상은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어 파기환송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다49180, 2009도291, 2011도3599, 2004도651, 2008마1541
  1. 제목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구성요소 결합에 대한 저작권 보호와 실질적 유사성 판단 — ‘짝’ 사건
  1. 핵심정리
리얼리티 방송도 구성요소의 구체적인 선택·배열에 창작성이 있으면 보호된다. ‘짝’을 차용한 코미디 영상의 침해는 부정했으나, 게임 홍보 영상은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어 파기환송하였다.
  1. 해당판례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다49180 판결〔손해배상〕
원고는 SBS, 피고는 CJ E&M이다. 대법원은 게임 홍보 영상에 관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고, 코미디 영상에 관한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였다.
  1. 하급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80298 사건.
환송 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4. 7. 3. 선고 2013나54972 판결. 원고 프로그램의 창작성을 부정하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 2018. 5. 18.자 2017나28964 조정조서.
환송 후 문서는 판결문이 아니라 조정조서이다. 환송심에는 게임 홍보 영상 부분만 남아 있었고, 다음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하였다.
  • 피고 소송수계인 넷마블은 원고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한다.
  •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
  •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짝’ 프로그램을 게임 광고·홍보에 사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 소송 총비용 및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따라서 2,000만 원은 당사자가 합의한 조정금액이며, 법원이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판결로 산정한 금액은 아니다.
  1. 관련판례
  1. 관련법령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저작물의 정의와 창작성.
저작권법 제10조: 저작권의 발생 및 구성.
저작권법 제125조: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이 사건에서 검토된 상품·영업표지 혼동행위 및 식별력·명성 손상행위.
민법 제750조: 일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1. 사실관계
SBS는 일반인 남녀가 ‘애정촌’에서 합숙하며 자신의 짝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을 제작·방송하였다. 출연자들은 통일된 복장을 입고 ‘남자 1호’, ‘여자 1호’ 등으로 불렸으며, 자기소개, 도시락 선택, 데이트권을 얻기 위한 경쟁, 속마음 인터뷰 등을 거쳐 상대방을 선택하였다.
CJ E&M은 이러한 설정을 차용하여 두 종류의 영상을 제작하였다.
첫째, tvN의 ‘SNL 코리아’에서 방송한 ‘쨕 재소자 특집’ 등의 코미디 영상이다. 전문 연기자가 재소자나 환자로 등장하여 대본에 따라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기하였다.
둘째, 온라인 게임 ‘리프트’의 광고·홍보를 위한 ‘짝꿍 게이머 특집’ 영상이다. 출연자들이 ‘애정촌 던전’에서 함께 게임을 할 이성 상대방을 선택하는 내용으로, 원고 프로그램과 유사한 복장·호칭·진행방식 등을 사용하였다.
SBS는 두 영상의 제작·방송·전송이 저작권 침해, 부정경쟁행위 및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1. 법리

가. 개별 요소뿐 아니라 선택·배열에 따른 전체의 창작성을 판단한다

구체적인 대본이 없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 무대, 배경, 소품, 진행방법, 게임규칙 등의 개별 요소에 독자적인 창작성이 부족하더라도, 이들이 일정한 제작 의도에 따라 구체적으로 선택·배열되어 프로그램 고유의 개성을 형성한다면 전체로서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은 ‘짝’의 합숙, 복장과 번호 호칭, 도시락 선택, 속마음 인터뷰, 내레이션 등이 결합하여 남녀의 관계 형성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독특한 표현을 만들어 낸다고 보았다. 따라서 개별 요소가 아이디어이거나 이미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 전체의 창작성을 부정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주석서도 이 사건을 TV 방송 포맷의 보호 문제로 소개하면서,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에 따른 창작성 판단을 설명한다. 다만 방송 포맷 보호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도 그 법리와 보호 범위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저작권법 주석서, 제2조, ‘나. TV 방송 포맷’, 문단번호 28 참조).

나. 실질적 유사성은 창작적인 표현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프로그램의 창작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소재나 기본 발상 전부가 독점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가 함께 생활하며 상대방을 선택한다’는 아이디어 자체와,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한 창작적 표현을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침해 여부는 공통된 설정의 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보호되는 구성과 표현이 실제로 어떻게 재현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다. 코미디 영상은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된다

코미디 영상은 ‘짝’의 기본 모티브와 일부 구성을 차용하였다. 그러나 전문 연기자가 대본에 따라 비현실적인 상황을 과장하여 연기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내용으로, 일반인의 관계와 심리를 진지하게 관찰하는 원고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었다.
대법원은 프로그램의 성격, 등장인물, 구체적인 사건의 내용과 전개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아 실질적 유사성을 부정하였다. 원고 프로그램의 창작성을 부정한 원심의 이유는 잘못이지만, 이 영상에 관한 저작권 침해를 부정한 결론은 유지하였다.

라. 게임 홍보 영상은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게임 홍보 영상에는 합숙 공간 입소, 통일된 복장과 번호 호칭, 자기소개, 도시락 선택, 속마음 인터뷰, 내레이션 등 원고 프로그램의 특징적인 요소들이 유사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게임 상대방을 선택한다는 목적이나 일부 게임 요소가 추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구체적인 표현까지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 이 영상의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보아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이는 대법원이 침해책임과 손해액을 최종 확정한 판단은 아니다. 환송 후에는 조정으로 사건이 종결되었다.

마. 코미디 영상에 대한 부정경쟁행위와 일반 불법행위도 부정된다

대법원은 원고 프로그램의 장면들이 곧바로 상품·영업의 출처를 나타내는 표지가 되는 것은 아니며, 방송 채널과 프로그램 구성 등의 차이에 비추어 혼동의 염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식별력·명성 손상행위에 필요한 저명성 역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경쟁자의 성과에 부당하게 편승하는 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지만, 이 사건 코미디 영상은 피고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비용·노력을 투입하여 다양한 창작적 요소를 추가한 결과물이므로 그러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1. 실무적 유의점
첫째, 방송 포맷 침해를 주장할 때에는 보호받으려는 구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단순히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주장하기보다 장면의 순서, 출연자 호칭, 선택 절차, 인터뷰와 내레이션의 배치 등이 어떻게 결합하여 고유한 표현을 형성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유사한 요소의 나열과 함께 그 요소들의 연결 방식도 비교해야 한다. 기획안, 구성안, 회차별 영상 및 장면별 비교자료는 창작적 선택·배열과 그 재현 여부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광고·홍보 목적으로 바꾸거나 게임 요소를 추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침해 가능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추가·변경된 부분이 전체 표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기존의 창작적 구성이 유지되는 정도를 검토해야 한다.
넷째, 이 판결을 “패러디는 허용된다”는 일반명제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코미디 영상에 대한 판단은 구체적인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을 부정한 것이므로, 패러디라는 명칭 자체가 면책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섯째, 환송심의 조정 결과와 대법원의 법리를 구별하여 인용해야 한다. 이 사건은 “게임 홍보 영상의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파기환송된 후, 2,00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한 사건”이라고 정리하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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