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담보로 넘긴 토지, 대여금채권의 시효소멸로 등기회복을 인정받은 사례

핵심 결론 양도담보로 넘긴 토지를 20년 이상 점유해도 취득시효만으로 담보권을 없앨 수는 없다. 그러나 대여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담보권도 소멸한다. 이 사건은 환송심에서 진정명의회복 청구로 변경하여 등기회복을 인정받아 확정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다21649, 2015다68331, 2012다11648, 2004다31463, 2023다240299

해당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21649 판결
사건명: 소유권이전등기
대전지방법원 2015. 10. 16. 선고 2015나3073 판결
파기환송심에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인용
확정 여부: 파기환송 후 재상고기각으로 확정
재판 단계판결 및 주요 내용
제1심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2. 5. 30. 선고 2011가단2922 판결 —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한 청구 기각
환송 전 항소심대전지방법원 2014. 2. 6. 선고 2012나10520 판결 — 취득시효 완성을 인정하여 청구 인용
대법원2015. 2. 26. 선고 2014다21649 판결 — 상고한 피고들에 관한 해당 부분 파기환송
파기환송심대전지방법원 2015. 10. 16. 선고 2015나3073 판결 — 교환적으로 변경된 진정명의회복 청구 인용
재상고심대법원 2015다68331 — 상고기각, 환송심 판결 확정
환송 전 항소심판결 중 일부 공동피고들과 대한민국에 대한 부분은 상고 없이 먼저 확정되어 환송심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2다11648 판결

채무와 관련하여 부동산을 이전한 경우, 대물변제인지 양도담보인지는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하여 판단한다. 약정 당시 채무액과 부동산 가액, 채무 발생 경위, 이후 부동산의 지배·처분관계 등을 종합하여야 한다.

나.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31463 판결

점유취득시효에 따른 소유권 취득은 원시취득이므로 원칙적으로 종전 소유권에 붙어 있던 제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시효기간의 경과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며, 등기를 마쳐야 한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원칙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설정하여 그 존재를 용인한 담보권은 취득시효를 이유로 소멸시킬 수 없다는 예외를 명확히 하였다.

다. 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소멸시효 완성 후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고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일부 변제 등 구체적인 행위에 시효이익을 포기하려는 의사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245조 제1항 — 부동산 점유취득시효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

나. 민법 제162조 제1항 및 제166조 제1항 — 채권의 소멸시효

채권은 원칙적으로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하며, 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환송심은 이 사건 대여금채권에 관하여 10년의 시효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 민법 제369조 — 담보권의 부종성

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이 시효완성 등으로 소멸하면 저당권도 소멸한다. 이 조문은 저당권에 관한 규정이며, 이 사건 양도담보권 역시 피담보채권에 종속되는 담보권이라는 법리에 따라 소멸이 인정되었다.

라. 민법 제214조 —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그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는 진정한 소유자의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청구이다.

사실관계

가. 돈을 빌리면서 토지 명의를 이전한 뒤에도 계속 사용하였다

원고의 부친은 자신이 소유하던 토지를 1930년경부터 경작하거나 주거지로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1941년경 돈을 빌리면서 채권자에게 토지 소유권을 이전하였다.
명의가 바뀐 뒤에도 부친은 토지를 종전과 같이 사용하였고, 원고 역시 부친과 함께 토지를 이용하였다. 부친이 1990. 8. 22. 사망한 뒤에는 원고가 계속 거주하면서 농사를 짓고 축사와 주택 등을 설치하였다.
상속인들은 해당 토지에 관한 권리를 원고가 단독으로 상속하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다.

나. 명의이전의 원인이 매매인지 양도담보인지 다투어졌다

원고는 부친이 돈을 빌리면서 담보 목적으로 토지 명의를 이전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채권자의 상속인인 피고들은 선대가 원고 부친의 빚을 해결하고 토지를 매수한 것이라고 다투었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완전한 매매가 아니라 양도담보라고 판단하였다.
  • 명의이전 후에도 부친과 원고가 토지를 계속 사용·수익하였다.
  • 1955년경 일부 금원을 변제하고, 함께 이전했던 다른 토지의 소유권을 돌려받은 사정이 있었다.
  • 부친과 원고는 토지를 사용하면서 차임이나 지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 채권자 측도 장기간 차임을 요구하지 않았고, 토지의 형질변경이나 건물·축사 신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양도담보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다. 처음에는 취득시효를 주장하였으나 환송심에서 청구를 변경하였다

원고는 처음에 부친으로부터 점유를 승계한 1990. 8. 22.부터 20년이 지나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환송 전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대법원은 양도담보권설정자가 취득시효를 이용하여 자신이 설정한 담보권을 없앨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이에 원고는 환송심에서 대여금채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고 양도담보권도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로 교환적 변경을 하였다.
환송심은 변경된 청구를 받아들였고, 재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법리

가. 양도담보권설정자의 자주점유와 담보권 소멸은 별개의 문제이다

양도담보권설정자가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을 소유의 의사로 계속 점유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자주점유와 20년의 기간 경과가 인정된다고 하여, 담보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담보권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양도담보권설정자는 피담보채무를 부담하면서 담보권의 존재를 용인하여 점유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판결을 “양도담보권설정자의 점유는 모두 타주점유이므로 취득시효가 부정된다”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핵심은 자신이 설정한 담보관계를 취득시효로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나. 취득시효에 의한 원시취득에도 담보권 보호의 예외가 있다

대법원은 진정한 권리자가 아니었던 채무자나 물상보증인이 저당권을 설정한 뒤 해당 부동산을 시효취득하더라도, 자신이 용인한 저당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를 양도담보에도 적용하였다. 따라서 양도담보권설정자는 점유취득시효를 원인으로 담보 목적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거나,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자신의 명의로의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다. 피담보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담보권도 소멸한다

취득시효를 이유로 담보권을 없애는 것과, 담보하는 채권 자체가 소멸하여 담보권이 함께 소멸하는 것은 구별된다.
환송심은 대여금의 정확한 액수와 변제기를 특정할 자료가 없더라도, 적어도 1941년경에는 대여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하였다. 또한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보아, 변론종결 당시 이미 10년의 소멸시효가 경과하였다고 판단하였다.
1955년경 일부 변제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이를 채무승인이나 시효이익 포기로 보더라도 그때부터 다시 10년이 훨씬 지났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대여금채권과 양도담보권이 모두 소멸하였다고 보았다.

라. 환송심은 진정명의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환송심에서 장기간 점유를 근거로 새로운 소유권 취득을 주장하는 대신, 피담보채권 및 담보권의 소멸과 상속에 따른 권리승계를 근거로 등기회복을 청구하였다.
환송심은 원고가 부친의 토지에 관한 권리를 단독 상속하였다고 인정하고, 피고들에게 각 해당 토지 또는 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실무적 의미는 청구취지의 문구만 바꾼 데 있지 않다. 등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실체법상 근거를 취득시효에서 피담보채권의 소멸로 변경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마. 최근 시효이익 포기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결과의 관계

현재는 시효완성 후 일부 변제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환송심은 1955년경의 일부 변제를 시효이익 포기라고 확정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더라도 이후 다시 10년이 경과하였다는 가정적 판단을 하였다.
따라서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이 제시한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의 피담보채권 소멸 및 등기회복 결론이 그 판례 변경과 충돌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무적 유의점

가. 먼저 명의이전의 원인이 담보인지 확정해야 한다

매매나 대물변제로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된 경우와 양도담보는 법률관계가 다르다. 등기명의가 바뀐 사실뿐 아니라, 당시 채무관계와 이후 점유·사용·처분의 경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오래된 거래라 계약서가 남아 있지 않다면 토지대장·임야대장, 일부 토지의 반환 내역, 차임 지급 여부, 건물 신축에 대한 상대방의 대응 등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

나. 점유기간과 피담보채권의 시효를 따로 검토해야 한다

오랫동안 점유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담보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대여금채권의 발생일과 변제기, 일부 변제, 채무승인, 재판상 청구 등 시효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을 별도로 정리해야 한다.
채권자가 담보 명의를 계속 보유하였다는 사정과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는지는 구별하여야 한다.

다. 등기회복 청구의 법적 근거를 정확히 구성해야 한다

취득시효, 피담보채무의 변제, 피담보채권의 시효소멸은 각각 주장·증명할 내용이 다르다.
이 사건처럼 담보권 소멸과 원고의 소유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이전등기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담보관계뿐 아니라 원래의 소유권과 상속 등 권리승계도 증명하여야 한다.

라. 파기환송의 범위와 이미 확정된 부분을 구별해야 한다

일부 당사자만 상고한 경우, 상고하지 않은 당사자에 대한 판결은 먼저 확정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이미 확정된 공동피고들에 대한 부분은 환송심에서 다시 청구를 변경하거나 심판할 수 없었다.
환송심의 청구 변경은 대법원이 파기하여 돌려보낸 범위 안에서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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