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96878 판결
취득시효 완성 전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건이다. 시효취득 등기를 마친 원고의 근저당권 말소청구를 인정한 원심이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대법원이 직접 설시한 핵심 법리는, 시효완성 전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가 이루어져도 점유취득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다75910 판결
취득시효 완성 후, 시효취득 등기 전에 적법하게 설정된 근저당권이 문제 된 사건이다. 시효취득자가 경매를 막기 위하여 지급한 변제금에 관하여 구상금·부당이득반환청구를 부정한 원심이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하급심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31463 판결
점유취득시효에 따른 소유권 취득은 원시취득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종전 소유권의 제한을 받지 않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다.
다만 시효기간 완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시효취득 등기를 마쳐야 한다. 이 판결은 시효기간 진행 중 설정된 가등기로 보전된 권리도 등기 전에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20926 판결
소유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경매로 시효취득자의 소유권 취득을 불가능하게 하였다면 불법행위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시효완성 후 설정된 담보라고 하여 소유자의 책임까지 언제나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담보권의 존속 여부와 소유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관련법령
- 민법 제245조 제1항: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
- 민법 제247조 제1항: 취득시효에 따른 소유권 취득의 효력은 점유를 시작한 때로 소급한다.
- 민법 제247조 제2항 및 제168조 제2호: 소멸시효 중단규정의 취득시효에 대한 준용과 압류·가압류 등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의 반환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750조: 위법한 처분으로 발생한 손해의 배상과 관련된다.
사실관계
가. 2018다296878 사건 — 시효기간 진행 중 담보가 설정되었다
원고의 점유 개시일은 1995. 11. 20.이었고, 근저당권 설정일은 2009. 7. 17.이었다.
2014년에 임의경매가 개시되었지만 원고의 점유취득시효는 중단되지 않았다. 취득시효는 2015. 11. 20. 완성되었고, 원고는 2016. 11. 8. 시효취득 등기를 마쳤다.
법원은 원고가 취득한 토지 112.6㎡ 중 140.2/1,447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의 말소를 명하였다.
나. 2005다75910 사건 — 시효완성 후 담보가 설정되었다
취득시효 완성일은 1995. 2. 25.이었으나, 문제 된 근저당권은 그 후인 1996. 1. 29. 설정되었다. 원고가 취득시효에 따른 권리를 행사한 것은 2001년이었다.
원고는 경매를 막으려고 농협에 합계 57,747,540원을 지급하여 근저당권을 말소한 다음 원소유자에게 반환을 청구하였다. 법원은 그 돈을 원고가 감수해야 할 담보 부담을 제거한 비용으로 보아 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법리
가. 취득시효 완성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 — 시효취득 등기 후 원칙적으로 말소할 수 있다
취득시효기간이 진행 중인 동안 설정된 근저당권은, 그 후 점유자가 시효를 완성하고 등기를 마쳐 소유권을 원시취득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한다.
이 사건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점유 개시 → 근저당권 설정 → 취득시효 완성 → 시효취득 등기 → 근저당권 말소청구
여기서 근저당권이 처음부터 무효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효취득에 따른 소유권 취득의 효과로 담보 부담이 소멸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20년의 기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소유권이나 부담 소멸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시효취득 등기를 마쳤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나. 취득시효 완성 후 등기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 — 원칙적으로 그 부담을 감수한다
취득시효가 완성되어도 점유자가 등기를 마치기 전에는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이 사이 원소유자의 적법한 권리행사로 제3자가 근저당권을 취득하였다면, 점유자는 시효완성이나 소유권 취득의 소급효만으로 그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이후 등기를 마쳐도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2005다75910 판결에서 변제금의 반환청구가 부정된 것은 이러한 담보 부담의 귀속을 전제로 한다.
이는 시효취득자가 원소유자의 대출채무를 개인적으로 인수한다는 뜻은 아니다. 토지가 담보권 실행의 대상이 되는 부담을 감수한다는 의미이다.
다. 원시취득·소급효와 시효완성 후 제3자 보호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두 판결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즉, 원시취득이라는 이유로 시효완성 후 새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담보권까지 모두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라. 압류나 경매개시만으로 ‘완성 전 설정’의 법률관계가 바뀌지는 않는다
2018다296878 사건에서 은행은 시효완성 전에 경매를 신청하여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압류·가압류가 종래 점유상태의 계속을 파괴하지 않으므로 이를 배척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시효가 그대로 완성되었고, 원고가 등기까지 마친 뒤 근저당권 말소를 구할 수 있었다.
다만 경매개시와 경매매수인의 소유권 취득은 구별해야 한다. 매수인이 소유권까지 취득한 경우에는 그 시점에 따른 별도의 제3자 대항 문제가 발생한다.
마. 완성 후 설정이라도 권리취득을 방해한 소유자의 책임은 별개이다
원소유자가 취득시효 완성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등기의무를 면탈하려고 담보를 설정하였다면, 99다20926 판결과 같은 불법행위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소유자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사실만으로 근저당권도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근저당권 말소와 소유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요건과 상대방을 구분하여 판단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가. 세 가지 날짜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
취득시효 완성일, 근저당권 설정등기일, 시효취득 등기일을 먼저 대조해야 한다. 소유자의 인식과 위법한 방해가 문제 된다면 권리주장 통지일과 소장 송달일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나. 완성 전 담보라고 등기 없이 말소부터 청구해서는 안 된다
시효완성과 소유권 취득은 다르다. 등기 전이라면 시효취득에 따른 등기청구와 담보권 말소청구의 관계, 청구의 구성 및 이행 순서를 검토해야 한다.
다. 완성 후 담보를 갚기 전에는 비용 회수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경매를 막으려고 원소유자의 대출채무를 변제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구상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부담해야 할 담보를 제거한 것인지, 별도의 비용상환 약정이나 불법행위책임이 있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라. 완성 전·후 담보가 함께 있는 경우 각각 분석해야 한다
2005다75910 사건에는 시효완성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도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경매청구금액이 시효취득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완성 후 설정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 안에 있다는 이유로 결론을 달리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판결을 완성 전에 설정된 모든 담보권도 그대로 존속한다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