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취득시효 소송을 받은 뒤 담보를 설정해 토지가 경매로 넘어갔다면, 소유자는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핵심 결론 소유자가 장기간의 점유관계를 알고 취득시효 소송의 소장까지 받은 뒤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토지가 경매로 넘어갔다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시효취득자가 가처분을 늦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상액을 줄일 수는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5다75910

해당판결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20926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상고기각으로 등기명의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이 상고이유를 심리하여 판단한 사례이다.
하급심
광주고등법원 1999. 3. 26. 선고 98나7932 판결
피고가 취득시효 완성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그 근저당권에 따른 경매로 원고들의 소유권 취득을 불가능하게 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손해액은 소유권이전등기가 이행불능이 된 당시의 토지 시가를 기준으로 합계 31,290,000원으로 인정하였다. 원고들의 처분금지가처분이 늦었다는 이유로 책임을 제한해 달라는 주장도 배척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제1심은 광주지방법원 1998. 10. 2. 선고 97가합14875 판결이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5. 7. 11. 선고 94다4509 판결

취득시효 완성 후 소유자가 부동산을 처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점유자가 소송에서 취득시효를 주장하거나 반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소유자가 시효완성을 알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 사건과 비교할 때, 소송 제기 자체보다 소유자가 알고 있던 점유관계와 구체적인 소송·처분 경위가 중요하다.

나. 대법원 1995. 8. 22. 선고 95다10303 판결

첨부 원심이 과실상계 주장을 배척하면서 참조한 판결이다. 시효취득자가 가처분 등 권리보전절차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유만으로, 소유명의인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취지이다.

다.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다75910 판결

취득시효 완성 후 등기 전에 적법하게 설정된 근저당권의 부담을 시효취득자가 감수해야 하는 사안에서,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지급한 변제금의 구상 및 부당이득반환을 부정하였다.
본건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소유자가 등기의무를 면탈하는 처분을 하였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관련법령

  • 민법 제245조 제1항: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
  • 민법 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규정이다.
  • 민법 제396조: 피해자 측 과실을 책임 및 배상액 산정에 참작하는 과실상계와 관련된다.
  • 민법 제763조: 민법 제393조와 제396조 등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민법 제245조 제1항과 제750조는 대법원 판결의 직접 참조조문이며, 나머지는 원심의 손해액 산정과 과실상계 판단을 이해하기 위한 관련 규정이다.

사실관계

가. 장기간 점유한 토지에 관하여 취득시효에 따른 등기를 청구하였다

원고들의 피상속인은 1956년 1월경부터 전남 장성군 소재 대지 149㎡에 주택 등을 건축하여 거주하였다. 1981년 사망한 후에도 배우자와 장남이 거주하면서 토지를 계속 점유·사용하였다.
토지의 등기명의인이 사망하자 그 상속인들은 상속재산을 협의분할하였고, 피고가 1995. 2. 3.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들은 1995. 3. 15.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주위적으로는 1956. 1. 19. 교환계약을, 예비적으로는 1976. 1. 19. 취득시효 완성을 청구원인으로 삼았다.

나. 피고는 소장을 받은 뒤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의 피상속인이 자신의 부친 때부터 이 사건 토지를 장기간 점유·사용해 온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취득시효에 따른 등기를 청구하는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직후, 제3자들에게 채권최고액 1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다. 원고들은 등기소송에서 승소했지만 토지는 경매로 넘어갔다

별도로 진행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에서는 1996. 6. 27.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가 받아들여졌다. 피고에게 각 상속지분에 따라 1976. 1. 19.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는 판결이었다.
피고의 항소도 1997. 5. 2. 기각되어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근저당권자들의 신청으로 1996. 11. 22. 이미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있었다. 제3자가 1997. 7. 7. 토지를 낙찰받고 같은 해 9. 19.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결국 원고들은 승소판결을 받고도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였다.

라. 원고들은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의 근저당권 설정으로 등기청구권의 실현이 불가능해졌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등기소송의 제1심에서 패소하기 전에는 취득시효 완성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원고들이 미리 처분금지가처분을 했다면 손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배상액을 줄여야 한다고 다투었다.

법리

가. 취득시효 완성 후의 처분이라고 언제나 손해배상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더라도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등기가 필요하다.
등기명의인이 시효완성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 수 있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도 없다면,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판단의 핵심은 처분 당시 소유자가 취득시효 완성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에 있다.

나. 점유관계를 잘 알고 소장까지 받았다면 판결 선고 전에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장기간의 점유·사용관계를 잘 알고 있었고, 원고들이 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등기를 구한다는 내용의 소장까지 송달받았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가 주장한 것처럼 제1심 패소판결을 받은 때부터 비로소 인식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 판결을 취득시효 소장을 받으면 언제나 시효완성 사실을 안 것으로 본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소유자가 알고 있던 점유관계와 권리주장의 내용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다. 근저당권 설정 후 경매로 등기가 불가능해진 경우에도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문제 되는 처분은 제3자에게 직접 매도하는 행위에 한정되지 않는다.
소유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그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시효취득자의 소유권 취득이 불가능해졌다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근저당권 설정과 그에 따른 경매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에 빠진 일련의 경위를 근거로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만으로 곧바로 토지 시가 전액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라. 손해액은 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당시의 토지 시가를 기준으로 한다

원심은 원고들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된 당시의 토지 시가를 배상 기준으로 삼았다.
  1. 4.경 토지 시가가 31,290,000원이었다는 증거를 토대로, 낙찰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무렵까지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인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에게 각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인정하였다.
배상 기준은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인 1억 원이나 피고의 차용액이 아니라, 원고들이 취득하지 못하게 된 토지의 가치였다.

마. 가처분이 늦었다는 사유만으로 배상책임을 줄일 수 없다

피고는 원고들이 미리 가처분을 했더라면 자신이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가처분이 늦어 피고의 처분이 가능해졌다는 사정과, 원고들이 그 불법행위를 유발하였다는 것은 다르다고 보았다. 권리보전절차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는 것은 공평이나 신의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과실상계 배척 판단을 포함한 원심의 결론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실무상 유의점

가. 소유자의 인식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구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취득시효 완성일과 처분일만 비교해서는 부족하다. 장기간 점유를 소유자가 알고 있었는지, 어떤 내용의 권리주장을 언제 전달받았는지, 그 직후 어떤 처분을 하였는지를 함께 입증해야 한다.
소장과 송달증명, 내용증명, 과거의 협의 자료, 등기사항증명서, 소유자와 점유자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 등이 중요하다.

나. 손해배상청구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 사건은 소유자의 위법한 처분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사례이다.
취득시효에 따른 등기청구권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상의 채권·채무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매매계약의 등기의무 불이행과 동일하게 처리하기보다, 시효완성에 대한 인식과 위법한 처분, 손해 및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청구원인을 구성해야 한다.

다. 가처분 지연에 따른 감액이 부정되더라도 권리보전은 서둘러야 한다

가처분이 늦었다는 이유로 배상액을 줄일 수 없다는 판단이 가처분의 필요성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토지가 제3자에게 넘어가면 등기청구를 실현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손해배상판결을 받더라도 피고에게 집행할 재산이 없을 수 있다. 등기청구소송을 준비할 때에는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조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라. 적법한 담보권 설정과 위법한 권리취득 방해를 구별해야 한다

취득시효 완성 후 설정된 근저당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유자의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취득시효 완성 후 설정된 근저당권을 말소하려고 갚은 돈, 원소유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가」에서 다룬 2005다75910 판결과 비교하면, 본건의 핵심은 소유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상태에서 등기의무를 면탈하는 처분을 하였다는 데 있다.
판결문 기재상 유의사항
소장 송달일과 근저당권 설정일은 첨부된 두 판결문에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
구분소장 부본 송달일근저당권 설정등기일
대법원 판결1995. 3. 15.1995. 3. 20.
광주고등법원 판결1995. 3. 20.1995. 3. 30.
위 사실관계에서는 날짜를 임의로 통일하지 않고, 두 판결에 공통된 소장 송달 후 근저당권 설정이라는 선후관계를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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