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근저당권말소 사건. 상고기각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명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은 압류·가압류가 금전채권의 집행 또는 보전수단일 뿐, 종래 점유상태의 계속을 파괴하는 사유가 아니므로 점유취득시효를 중단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하급심
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8. 선고 2016가단5211449 판결
원고가 1995. 11. 20.부터 20년간 해당 토지를 점유하여 취득시효가 완성되었고, 2016. 11. 8.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한 등기까지 마쳤다고 판단하였다.
점유취득시효에 따른 소유권 취득은 원시취득이라는 법리에 따라, 피고 주식회사 스카이저축은행에 대하여 토지 112.6㎡ 중 140.2/1,447 지분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말소를 명하였다.
나.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14. 선고 2018나1161 판결
원고가 매수·점유한 토지의 동일성을 인정하고, 경매개시결정과 그에 따른 압류로 취득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은행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다. 심급별 판단의 관계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다52764, 52771(반소) 판결
점유취득시효의 중단사유는 종래 점유상태의 계속을 파괴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사유여야 한다고 보았다. 취득시효 완성 전에 등기부상 소유명의가 변경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시효가 중단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31463 판결
점유취득시효에 따른 소유권 취득은 원시취득이지만, 시효기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며 등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시효기간 진행 중 설정된 가등기로 보전된 권리의 소멸이 문제 된 사안으로, 시효완성과 시효취득 등기를 구별해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된다.
다.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다75910 판결
취득시효 완성 후 등기 전에 적법하게 설정된 근저당권은 시효취득자가 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보았다.
본건은 취득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따라서 두 판결은 담보권 설정 시점을 나누어 이해해야 한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245조 제1항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
나. 민법 제247조 제1항·제2항
제1항은 취득시효에 따른 소유권 취득의 효력이 점유를 시작한 때로 소급한다고 정한다.
제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소멸시효의 중단에 관한 규정은 전조의 규정에 의한 소유권취득기간에 준용한다.
다. 민법 제168조 제2호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다음을 정한다.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이 사건의 핵심은 위 규정이 취득시효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아니면 취득시효의 성질에 맞게 해석하여 준용해야 하는지에 있다.
사실관계
가. 원고는 특정 토지와 건물을 매수하여 점유하였다
분할 전 토지는 특정 부분을 각자 소유하면서 등기상으로는 공유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거래되어 왔다. 항소심은 이러한 거래관계를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로 보았다.
원고는 1995. 11. 20. 전 소유자로부터 약 31평의 토지와 지상 건물을 매수하고, 같은 해 12. 29. 분할 전 토지 중 31/1,447 지분에 관하여 등기를 마쳤다. 이후 해당 부분을 주택 부지와 주차장 부지로 점유하였다.
나.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
별도의 공유자는 2000. 8. 1. 분할 전 토지 중 140.2/1,447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 은행은 2009. 7. 17. 그 공유지분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이때는 원고의 점유취득시효가 진행 중이었으며, 20년의 기간이 완성되기 전이었다.
다. 시효완성 전에 임의경매가 개시되었다
해당 공유지분에 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으로 2014. 5. 13., 피고 은행의 신청으로 2014. 9. 2. 각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경매절차의 통지서가 원고에게 발송송달되었고, 원고는 2014. 12. 3. 소송대리인을 통하여 공유자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은행은 이러한 경매개시와 압류, 원고에 대한 송달 등을 이유로 취득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라. 원고는 시효취득 등기를 마친 뒤 근저당권 말소를 청구하였다
원고는 해당 공유자를 상대로 별도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6. 4. 8. 선고 2015가단235882 판결에서, 특정 토지 112.6㎡ 중 140.2/1,447 지분에 관하여 2015. 11. 20.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명하였다. 이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토지는 2016. 6. 30. 분할되었고, 원고는 2016. 11. 8. 해당 지분에 관한 시효취득 등기를 마친 다음 은행을 상대로 근저당권 말소를 구하였다.
법리
가. 소멸시효 중단규정의 준용은 취득시효의 성질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민법 제247조 제2항은 소멸시효의 중단규정을 취득시효에 준용한다. 그러나 소멸시효 중단사유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취득시효도 중단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점유취득시효의 중단사유가 되려면 종래 점유상태의 계속을 파괴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사유여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조문에 압류·가압류가 열거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낼 것이 아니라, 그 조치가 점유취득시효의 기초가 되는 점유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야 한다.
나. 압류·가압류는 금전채권의 집행·보전수단이므로 취득시효를 중단시키지 않는다
부동산 압류는 금전채권의 강제집행을 위한 수단이고, 가압류는 그러한 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점유자가 계속해 온 점유상태가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취득시효 완성 전에 압류·가압류가 이루어졌더라도 점유취득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가 발생하였다는 은행의 주장은 이러한 이유로 배척되었다.
다. 경매개시결정이 점유자에게 송달되었다는 사정도 결론을 바꾸지 않는다
은행은 단순히 압류등기가 존재한다는 점뿐 아니라, 경매개시결정이 원고에게 송달되었다는 점도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경우에도 압류 자체가 취득시효 중단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경매절차를 알고 공유자의견서를 제출하였다는 사정도 원심의 결론을 바꾸지 못하였다. 다만 이를 의견서의 내용과 관계없이 언제나 법적 영향이 없다는 일반론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라. 이 사건 근저당권은 시효완성 전 설정되었고, 원고는 시효취득 등기까지 마쳤다
근저당권은 2009년에 설정되었고, 취득시효는 2015년에 완성되었다. 원고는 2016년에 등기도 마쳤다.
하급심은 점유취득시효에 따른 원시취득의 법리를 적용하여 해당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 말소를 명하였다. 대법원은 은행의 시효중단 주장을 배척하여 그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을 20년만 점유하면 등기 없이 모든 근저당권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시효취득 등기를 마쳤다는 점과 근저당권 설정 시점이 중요하다.
마. 시효완성 후 설정된 근저당권을 다룬 판결과 구별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가. 담보권 설정과 경매 신청만으로 취득시효가 중단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금융기관이나 채권자가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경매를 신청했더라도, 점유취득시효가 당연히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담보 취득 단계에서는 등기부뿐 아니라 실제 점유자, 점유기간, 특정 부분의 독점적 이용관계와 취득시효 주장 가능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나. ‘시효중단 여부’와 ‘경매로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의 효과’를 구별해야 한다
이 판결은 경매개시와 압류 자체가 취득시효를 중단시키는지를 판단한 사건이다.
경매가 진행되어 매수인이 소유권까지 취득한 경우에는 그 취득 시점이 시효완성 전인지 후인지, 점유자가 등기를 마쳤는지 등에 따른 별도의 문제가 생긴다. 이 판결만으로 경매매수인에게도 언제나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소멸시효와 취득시효에 대한 압류의 효과를 구별해야 한다
압류·가압류가 점유취득시효를 중단시키지 않는다는 판단은, 금전채권의 소멸시효에 대해서도 중단효력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집행·보전조치라도 어떤 권리의 시효가 문제 되는지에 따라 법적 효과가 달라진다.
라. 가처분까지 일률적으로 중단효력을 부정한 판결은 아니다
민법 제168조 제2호에는 가처분도 규정되어 있지만,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판단한 대상은 압류·가압류이다.
가처분이나 소유자의 재판상 청구가 취득시효에 미치는 영향은 그 권리와 청구 내용에 따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마. 말소 대상은 시효취득한 토지와 지분에 맞추어 특정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말소가 인정된 것은 토지 전체에 관한 모든 담보권이 아니라, 분할된 토지 112.6㎡ 중 원고가 시효취득한 140.2/1,447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이다.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서는 실제 점유 부분, 분할된 토지, 등기상 지분 및 담보권의 목적을 정확히 연결하여 청구취지를 작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