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포교당의 실제 점유자가 누구인지, 제3자 명의자를 상대로 한 말소등기소송 등이 취득시효를 중단하는지가 문제 된 첫 번째 파기환송판결이다.
제7토지는 다른 토지보다 먼저 매수·등기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여, 등기부취득시효의 완성 여부와 점유취득시효 완성 전 소 제기 여부를 다시 심리하도록 한 두 번째 파기환송판결이다.
이후 서울고등법원 2001. 12. 6. 선고 2001나10856 판결은 제7토지에 관하여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대법원 2002다2560 사건에서 상고가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다만 재환송심의 구체적인 청구기각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판례
등기부취득시효에서 반드시 현재 점유자 한 사람의 명의로 10년간 등기되어 있을 필요는 없고, 전 점유자의 등기기간을 합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소멸시효 완성 후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추정하던 법리를 변경하였다.
소멸시효 기산점인 권리행사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 권리행사의 객관적·합리적 기대가능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최근 두 전원합의체 판결은 각각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와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것이다. 판시 범위를 대조하면, 이 사건의 취득시효 중단 및 등기 말소의 효력에 관한 법리와 직접 충돌하는 판례변경으로 보기는 어렵다.
관련법률
- 민법 제192조 제1항, 제197조 제1항: 점유의 취득과 자주점유·선의·평온·공연의 추정.
- 민법 제245조 제1항·제2항: 20년의 점유취득시효와 10년의 등기부취득시효.
- 민법 제247조 제2항, 제168조·제169조·제170조: 취득시효에 준용되는 시효중단, 중단효력의 인적 범위 및 재판상 청구.
- 민법 제186조: 부동산 물권변동과 등기.
사실관계
원고 사찰은 1938년경 토지를 매수하거나 증여받아 포교당을 세우고, 그 토지들을 주지 명의로 등기하였다. 대법원은 해당 토지들이 원고 사찰의 소유였다는 원심판단을 받아들였다.
주지가 사망한 뒤 상속인을 참칭한 사람이 토지들을 자기 명의로 등기하였고, 이후 피고가 토지들을 매수하여 포교당을 개인사찰로 운영하였다. 피고의 취득 경위와 등기 시점은 토지별로 달랐다.
위 등기 말소의 근거가 된 판결 중 피고와 개인사찰에 대한 부분은 이후 재심에서 취소되었다.
한편 피고는 1991년 사회복지법인 앞으로 등기를 이전하면서도 포교당을 계속 점유·관리하였다. 원고 사찰은 1992년 그 법인을 상대로 말소등기소송을 제기하였고, 이후 등기명의는 화해를 거쳐 피고가 운영하는 개인사찰 앞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피고가 언제부터 누구의 지위에서 점유하였는지, 제3자를 상대로 한 소송이 피고의 취득시효를 중단하는지, 그 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되었는지가 문제 되었다.
법리
가. 원래의 소유권 귀속과 실제 점유자의 확정은 구별된다
토지가 원고 사찰 소유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의 점유까지 원고 사찰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 사찰의 주지가 대표기관으로 관리하는 경우와 달리, 개인이 사찰과 무관하게 자기 비용과 책임으로 사실상 지배하였다면 그 개인의 점유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사찰의 이름이 적힌 간판이 남아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점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매매가 나중에 무효로 밝혀졌다고 하여 매수인의 점유가 당연히 타주점유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점유를 시작한 경위와 당시의 인식 등을 살펴 자주점유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만 자주점유가 인정된다는 것과 등기부취득시효에 필요한 선의·무과실이 인정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나. 제3자 명의자를 상대로 한 소송도 실제 점유자의 취득시효를 중단할 수 있다
취득시효를 중단하는 재판상 청구에는 소유권확인이나 등기청구뿐 아니라 소유권에 기초한 방해배제·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청구도 포함된다.
이 사건에서는 사회복지법인 앞으로 등기가 이전된 뒤에도 피고가 계속 점유·관리하였고, 소송이 불리하게 진행되자 등기명의를 다시 돌려받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법인 명의의 등기가 형식적인 것이라고 보고, 원고가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실질적으로 피고에 대한 권리행사로 평가하였다.
실제 증여였다고 보더라도 피고의 점유가 타주점유로 변경되었는지, 피고가 시효중단 후 그 효과를 받는 권리를 승계하였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보았다.
시효중단을 주장하는 당사자는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주장·입증해야 하지만, 반드시 ‘시효중단’이라는 법률용어를 명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중단효력이 있는 소송이라도 시효완성 전에 제기되어야 한다
첫 번째 파기환송 후 원심은 모든 토지의 점유개시 시점을 1973년 겨울경으로 보아, 1992년에 제기된 소송으로 20년의 취득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제7토지는 피고가 이미 1972. 8. 18.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토지였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무렵 인도받아 점유를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실제 입주가 늦었더라도 매수 후 건물을 수리·관리하였다면 그 전에 점유가 시작될 수 있다.
제7토지의 점유가 1972. 8. 18. 시작되었다면 20년의 시효기간은 1992. 8. 18. 만료된다. 따라서 ‘1992년에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소송이 1992. 8. 18. 전에 제기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 판결은 첫 번째 판결의 시효중단 법리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제7토지의 개별적인 점유개시 시점에 따라 중단행위와 시효완성의 선후관계를 다시 심리하도록 한 것이다.
라. 등기 말소가 시효완성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등기부취득시효는 등기와 점유가 함께 10년간 계속되고 선의·무과실 등 다른 요건도 충족되어야 한다.
나머지 토지는 1977년에 등기되었다가 1982년에 말소되었으므로 10년의 등기기간을 갖추지 못하였다. 반면 제7토지는 피고와 개인사찰 명의의 등기기간을 합하면 1982. 8. 18. 10년이 경과하고, 등기는 그 후인 1982. 10. 25. 말소되었다.
따라서 제7토지는 다른 요건까지 갖추었다면 등기 말소 전에 이미 소유권을 취득하였을 가능성이 있었다.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어 취득한 소유권은 이후 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되었다고 하여 소멸하지 않는다.
대법원이 추가 심리를 요구한 것은 이 가능성에 관한 것으로, 해당 판결 자체가 제7토지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필지별로 점유개시일과 등기 이력을 구분해야 한다. 여러 토지를 하나의 시설로 사용하더라도 매수·인도·등기 시점이 다르면 시효완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입주일뿐 아니라 인도, 수리, 관리 및 타인의 지배를 배제한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시효중단은 행위의 내용·상대방·시점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선행소송의 청구 내용과 당사자 관계를 확인하고, 판결 선고일이 아닌 소 제기일을 시효완성 예정일과 대조해야 한다. 가처분 역시 그 효력이 발생한 시점을 같은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10년의 등기부취득시효와 20년의 점유취득시효를 각각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 제7토지에서는 1982년의 등기 말소와 1992년의 소 제기가 서로 다른 시효 주장에 연결되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재환송심에서 제7토지에 관한 청구가 기각되었다는 주문만으로, 그 이유가 등기부취득시효인지 점유취득시효인지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