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배인의 거래처 채무 보증과 회사 재산의 사해행위취소

핵심 결론 거래관계 유지를 위한 지배인의 연대보증은 회사에 효력이 있고, 보증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부동산을 관계회사에 매각한 행위는 취소될 수 있다. 여러 채권자가 가액배상을 청구하더라도 회복한도 내에서 각 채권액을 인정하며, 이중지급은 실제 반환 후 조정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7다84352, 2003다19558, 2004다67806, 2005다51457, 2005다26550, 2006다5710, 2015다45451

해당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다84352 판결
〔사해행위취소〕
피고 강동냉장 주식회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사해행위취소와 가액배상을 인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된 사례이다.
하급심

가.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06. 11. 10. 선고 2002가합18483 판결
승계참가인 부산솔로몬상호저축은행의 사해행위취소 및 가액배상청구를 인용하였다.

나. 항소심

부산고등법원 2007. 11. 6. 선고 2006나21620 판결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다만 항소심에서의 채권 일부 양도와 승계참가, 청구취지 감축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취소 범위와 지급액을 정하였다.
가액배상을 받을 채권자인정 금액
주식회사 부산솔로몬상호저축은행202,495,915원
주식회사 정리금융공사383,926,653원
솔로몬에이엠씨 주식회사58,617,608원
합계645,040,176원
각 금액에 대하여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도 인정하였다.

관련판례

가. 여러 채권자의 취소소송과 실제 원상회복의 구별

다른 채권자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후행 취소소송의 권리보호이익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실제 재산이나 가액이 회복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나. 가액배상 판결의 중복과 이중지급 방지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다51457 판결
여러 가액배상 판결이 존재하더라도, 수익자는 실제 반환한 범위에서 다른 채권자의 집행에 대하여 청구이의 등의 방법으로 이중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다. 유일한 부동산 매각과 수익자의 선의

정상 가격으로 매수한 사람도 사해행위취소의 상대방인 수익자가 될 수 있다. 수익자의 선의를 인정하려면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라. 이후 변경된 이사회 결의 누락 관련 법리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5다45451 전원합의체 판결
대표이사가 필요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거래한 경우, 상대방 보호에 선의뿐 아니라 무과실까지 요구하던 종전 법리를 변경하였다. 현재는 상대방에게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가 기준이다.
이 사건에서 사용된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라는 기준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변경되는 부분은 이사회 결의 누락에 관한 상대방 보호 기준이며, 사해행위취소와 가액배상에 관한 이 사건의 법리 전체가 변경된 것은 아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법령

관련 조문이 사건의 쟁점
상법 제11조지배인의 영업에 관한 포괄적 대리권
상법 제393조 제1항중요한 업무집행에 관한 이사회 결의
민법 제406조 제1항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
민법 제407조취소와 원상회복의 모든 채권자를 위한 효력
민사소송법 제259조중복된 소제기의 금지
민사집행법 제44조실제 가액배상 후 이중집행을 막기 위한 청구이의
판결문은 위 관련 법령에 특정 개정일을 기준으로 한 구법 표시를 하지 않았다. 민법 제407조와 민사집행법 제44조는 판결이 다룬 공동담보 회복 및 청구이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관련 조문이다.

사실관계

가. 대출채무자·보증회사·부동산 매수인은 서로 다르다

당사자역할
수산물 판매업자들냉동수산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주채무자
한마음상호저축은행대출을 실행한 금융기관이자 당초 원고
강동냉동 주식회사냉동수산물 보관업체. 지배인이 회사 명의로 판매업자들의 대출채무를 연대보증함. 이 사건의 채무자이자 피고보조참가인
강동냉장 주식회사강동냉동의 부동산을 매수한 회사. 사해행위의 수익자로 지목된 피고
부산솔로몬상호저축은행 등계약이전과 채권양도를 통하여 채권을 승계한 채권자들
은행에 보증채무를 부담한 회사는 강동냉동이고,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고는 부동산을 넘겨받은 강동냉장이다.

나. 냉동창고 지배인이 화주들의 대출채무를 연대보증

강동냉동은 수산물 판매업자들의 냉동수산물을 보관하였다. 판매업자들은 해당 수산물을 담보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네 차례 대출을 받았고, 강동냉동의 지배인은 회사 명의로 각 대출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대출금은 각각 9,000만 원, 3,900만 원, 3,000만 원, 2억 4,000만 원이었다.
이후 대출금이 변제되지 않자 은행은 강동냉동에 대한 연대보증채권을 갖게 되었다. 소송 중 계약이전과 채권양도로 채권자가 변경되어 세 승계참가인이 각자 보유한 채권을 기초로 청구하였다.

다. 보증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부동산을 매각

강동냉동은 2002년 7월경 약 97억 원의 부채를 부담하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강동냉장에 매각하였다.
등기는 2002. 7. 8.자 매매를 원인으로 2002. 7. 31. 이전되었다.
두 회사는 독립된 법인이었지만 주요 주주와 임원이 겹쳤다. 나진산업 및 그 실질 경영주를 중심으로 지분관계와 임원 겸직이 연결되어 있었고, 부동산 매각을 비롯한 주요 경영사항에도 동일한 실질 경영주가 주도적으로 관여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관계를 채무자의 사해의사와 수익자의 악의를 판단하는 사정으로 고려하였다.

라. 부동산 이전 후 기존 담보권이 말소

강동냉장은 부동산을 취득한 후 다음 부담을 제거하였다.
  • 신한은행 근저당권의 실제 피담보채무 10억 원을 변제하고 근저당권등기를 말소하였다.
  • 전세금 각 3,000만 원인 두 전세권등기를 말소하였다.
이에 따라 부동산 자체를 반환시키면, 당초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에 포함되지 않았던 선순위 담보 부분까지 회복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법원은 부동산 자체의 반환 대신 기존 담보 부담을 공제한 순가액을 한도로 하는 가액배상을 명하였다.

법리

가. 거래처 대출채무의 보증도 지배인의 권한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냉동수산물 보관업체가 다른 사람의 채무를 보증하는 행위가 언제나 본래 영업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배인의 행위가 영업에 관한 것인지는 행위 당시의 주관적인 의사보다 행위의 객관적 성질을 기준으로 추상적으로 판단한다.
이 사건 보증은 기존에 냉동수산물을 보관하던 거래처의 대출채무에 관한 것이었고, 그들과의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영업과 무관한 행위라고 할 수 없고, 지배인에게 적법한 보증계약 체결 권한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연대보증채권은 강동냉동의 부동산 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피보전채권이 되었다.

나. 지배인의 대리권 남용 주장과 이사회 결의 누락 주장은 구별된다

피고 측은 지배인의 보증이 회사에 대한 배임적 대리행위이고, 은행도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일부 이사회입보결의서에 이미 사임한 이사의 서명·날인이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법원은 그 사정만으로 은행이 배임적 대리행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별도로 이사회 결의 누락에 관한 주장도 배척하였다. 대표이사 명판과 법인인감이 날인된 결의서가 제출되었고, 거래 개시 당시 받은 법인등기부에는 해당 인물이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는 사정 등을 고려하였다.
다만 이사회 결의 누락에 관한 현재의 상대방 보호 기준은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악의·중과실 기준으로 읽어야 한다. 이를 지배인의 배임적 대리행위에 관한 판단과 혼합해서는 안 된다.

다. 적정한 가격으로 팔거나 일부 채권자에게 변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해성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가 유일한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피고 측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부동산을 매각하여 부채를 정리하려는 목적이었다.
  • 매매대금을 채무변제에 사용하였다.
  • 매수인에게도 냉동창고를 확보할 사업상 필요가 있었다.
  • 오래전부터 적정한 가격의 매각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은행 등 상당한 채권을 가진 채권자에 대한 변제가 누락되었고, 양 회사의 지분·임원 및 실질 경영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채권자에 대한 변제 사실만으로 전체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적절하게 보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이다.

라. 수익자의 선의는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여야 한다

사해행위가 인정되면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수익자가 선의를 입증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매매계약서상 계약일과 실제 작성·대금 지급 경위에도 의문이 있었다. 법인인감 관리자의 진술, 계약금 수표 발행일, 회계처리 시점, 계약서 작성 관계자들의 서로 다른 진술 등이 검토되었다.
법원은 매매 추진이나 사업상 필요에 관한 자료만으로는 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다.
다만 판결 주문은 2002. 7. 8. 체결된 매매계약을 취소 대상으로 삼았다. 계약일에 관한 의문을 근거로 다른 날짜에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확정적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마. 다른 채권자가 먼저 승소하였어도 별도의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각 채권자는 자신의 고유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여러 채권자가 동일한 처분행위에 대하여 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하더라도 중복제소가 아니다. 다른 채권자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후행 소송의 권리보호이익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구별할 기준은 판결의 확정과 실제 원상회복이다.
선행 사건의 상태다른 채권자의 청구에 미치는 영향
취소·원상회복 판결만 확정그것만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지지 않음
판결에 따라 재산이나 가액이 실제 회복됨회복된 부분과 중첩되는 범위에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짐

바. 여러 채권자가 청구하더라도 가액배상액을 미리 비례배분하지 않는다

수익자가 배상할 가액에 한도가 있다고 하여 법원이 이를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 비율대로 나누어 각 소송에서 지급을 명하는 것은 아니다.
각 소송에서는 수익자가 반환하여야 할 가액의 범위 내에서 해당 채권자의 피보전채권액 전액을 인정하여야 한다.
예컨대 회복할 순가액이 10억 원이고 갑의 채권이 7억 원, 을의 채권이 6억 원이라면, 다른 요건을 충족하고 아직 실제 반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 소송의 청구액을 미리 비례 감액하지 않는다.
그 결과 복수의 판결상 지급명령액 합계가 회복한도를 넘을 수 있으나, 실제 이중지급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 이중지급 위험은 실제 반환 후 청구이의 등으로 조정한다

수익자가 어느 채권자에게 배상가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실제 반환하면, 그 범위에서 다른 채권자에게 이중으로 지급할 의무를 거부할 수 있다.
대법원은 그 수단으로 청구이의 등을 제시하였다.
즉, 다른 채권자의 승소판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미리 배상액을 감액하지 않고, 실제 회복이 이루어진 범위를 기준으로 중복을 조정한다.

아. 가액배상의 지급 상대방은 취소채권자이다

피고는 가액배상금을 채무자인 강동냉동에 지급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채권자취소권이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처분행위를 취소하고 공동담보를 회복하는 권리라는 점에서, 가액배상의 이행 상대방은 취소권을 행사한 채권자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강동냉동이 아니라 각 승계참가인에게 직접 배상하도록 명령받았다.

자. 회복 가능한 순가액과 실제 지급명령액은 다르다

원심이 인정한 계산 구조는 다음과 같다.
항목금액
부동산 가액3,858,442,020원
공제할 근저당권 피담보채무−1,000,000,000원
공제할 전세금 합계−60,000,000원
공동담보로 회복할 수 있는 순가액2,798,442,020원
이 사건에서 실제 인정된 가액배상액 합계645,040,176원
대법원 판결에 등장하는 2,798,442,020원은 회복 가능한 순가액의 한도이다. 피고가 이 사건의 세 채권자에게 지급하도록 확정된 원금 합계는 645,040,176원이다.
또한 세 채권자에게 서로 다른 금액이 인정된 것은 각자가 승계·보유한 채권액이 달랐기 때문이다. 회복 가능한 순가액을 비례 안분한 결과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보증채권의 성립과 사해행위를 순서대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지배인의 보증 권한을 인정하여 회사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성립한 뒤, 그 회사의 부동산 매각이 사해행위인지 판단하였다. 보증이 무효라면 그 채권을 기초로 한 취소청구도 성립하기 어렵다.

나. 채무자와 수익자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관계회사라고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분구조·임원 겸직·실질 의사결정자·매각 관여 경위를 제시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이러한 사정이 악의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다. 선행 판결보다 실제 회복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여러 취소소송이 있는 경우에는 승소판결의 존재뿐 아니라 실제 지급일, 지급액, 부동산 반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수익자 측에서는 지급증빙을 토대로 중첩되는 집행을 다투어야 한다.

라. 현재 적용할 이사회 결의 법리를 별도로 표시해야 한다

이 사건의 거래상대방 보호 기준을 현재 사건에 인용할 때에는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 종전의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라는 문구를 현재의 이사회 결의 누락 법리로 그대로 제시하면 부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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