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사회 결의 없는 경영권 인수계약과 추가합의의 효력 — 내부승인에 관한 진술·보증의 한계

핵심 결론 대규모 주식매수와 거액의 위약벌을 정한 추가합의에는 각각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 이 사건은 상대방도 결의 부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였다. 다만 상대방 보호 기준은 이후 악의·중과실 기준으로 변경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98782, 2009다55808, 2015다45451

해당판례

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2다98782 판결
사건명: 손해배상(기)
대법원은 매수회사의 이사회 결의 없이 체결된 주식매매계약과 추가합의의 효력을 부정한 원심을 유지하고, 매도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매도인이 청구한 위약벌과 손해배상금 합계 50억 원은 최종적으로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거친 상고기각 판결이며, 파기환송심은 없다.
하급심
구분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18. 선고 2009가합126125 판결계약과 추가합의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여 원고 일부 승소
서울고등법원 2012. 9. 26. 선고 2012나2998 판결이사회 결의 부존재 등을 이유로 계약과 추가합의를 무효로 판단하여 원고 청구 전부 기각
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2다98782 판결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항소심판결 확정
제1심은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가 매수인의 잔금 미지급으로 해제되었다는 전제에서 판단하였다. 주식을 반환하지 못한 데 따른 위약벌 중 4억 7,000만 원을 인정하고, 주식반환 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에서는 매수인의 계약금 반환채권을 상계하였다. 그 결과 매수인에게 합계 1,378,192,000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반면 항소심은 본계약과 추가합의 자체의 효력을 부정하였다. 따라서 위약벌이나 손해배상액을 얼마로 정할 것인지에 앞서, 해당 약정에 기초한 청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제1심에서 인정된 금액도 항소심에서 취소되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55808 판결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한 선례이다. 이사회가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지 않은 업무 중 일상적인 업무에 속하지 않는 중요한 업무에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고, 거래 규모·회사의 재무상태·거래 목적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고 보았다.
  • 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다37084 판결 항소심이 회사의 무효 주장과 신의칙·금반언의 관계를 판단하면서 인용한 선례이다. 항소심은 이사회 결의를 요구하는 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회사가 결의 부존재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한다는 사정만으로 그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5다45451 전원합의체 판결 대상판결 이후 거래 상대방의 보호 범위를 변경한 판결이다. 이사회 결의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보호되며,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보호되지 않는다. 이 기준은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라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거래에도 적용된다.

관련법령

  • 상법 제393조 제1항 중요한 자산의 처분·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등 회사의 중요한 업무집행에 관한 이사회 결의의 근거이다. 대상판결은 대규모 주식매수와 거액의 추가 부담을 정한 합의에도 이를 적용하였다.
  •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2항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과 선의의 제3자 보호에 관한 규정이다. 이후 전원합의체 판결이 거래 상대방의 보호 기준을 정하면서 근거로 삼았다.
  • 민법 제2조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규정이다. 매수회사의 무효 주장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에 반하는지가 문제되었다.
  •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의 무효에 관한 규정이다. 제1심은 과도한 위약벌의 일부를 무효로 판단하였다.
  • 민법 제398조 제1항·제2항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부당하게 과다한 예정액의 감액에 관한 규정이다. 제1심의 계약금 몰취 약정에 관한 판단과 관련된다.
제1심의 위약벌·손해배상액 계산은 항소심에서 계약의 효력이 부정됨에 따라 최종적인 지급의무로 확정되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거래 당사자와 인수 구조

원고는 다른 버스회사인 대상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매도회사이고, 피고 관악교통은 그 주식을 매수하려던 버스회사이다.
별도의 인수목적회사는 대상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대상회사 주식의 양도에는 정관상 이사회 승인 등 제약이 있었다. 이에 기존 버스회사인 피고에게 자금을 빌려주어 피고가 대상회사 주식을 매수하게 하고, 동시에 피고의 지배주식을 인수하는 구조를 추진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문제된 계약은 원고가 보유한 대상회사 주식을 피고에게 매도하는 계약이다.
원고의 대표이사는 피고 주식의 77.28%를 다른 사람들의 명의로 보유한 실질적인 대주주이기도 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를 영입하였고, 자신의 배우자와 친척들이 피고의 이사·감사 등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나. 주식매매계약과 추가합의

원고와 피고는 2008년 5월 20일 대상회사 발행주식의 약 26.10%를 47억 3,976만 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같은 날 체결된 추가합의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되었다.
  • 매매대금의 90%인 4,265,784,000원을 계약금으로 먼저 지급한다.
  • 잔금 473,976,000원은 약정한 거래 종결일까지 지급한다.
  • 매수인의 의무 위반으로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금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매도인에게 귀속시킨다.
  • 계약이 무효·해제 등으로 종료되면 매수인은 담보권 해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 3일 이내에 주식과 주권이 매도인에게 반환되도록 한다.
  • 일정한 의무를 위반하면 47억 원의 위약벌을 지급한다.
  • 담보권 실행으로 매도인이 주식을 상실하는 경우에 대비한 손해배상 약정도 둔다.
본계약에는 피고가 이사회 결의 등 필요한 내부 승인절차를 모두 거쳤다는 진술·보증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 계약금 지급과 주식의 담보 제공

피고는 계약 체결 당일 원고에게 매매대금의 90%를 지급하였다.
한편 인수목적회사의 차입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주식에 근질권이 설정되었다. 원고는 매매대금 전액을 받기 전에 자신의 주식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담보로 제공되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추가합의의 주식반환 의무와 위약벌 등은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다.

라. 잔금 미지급과 담보권 실행

피고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지급기한이 연장되었고, 이후 당사자들은 잔금 지급과 주주명의개서 문제를 두고 다투었다.
원고는 잔금 지급을 최고한 뒤 2009년 4월 10일 계약 해제를 통지하였다. 해제통지는 같은 달 13일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이후 담보부채권을 양수한 다른 회사가 근질권을 실행하여 2009년 9월 10일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원고는 주식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위약벌과 주식반환 불능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각각 25억 원씩 합계 50억 원을 일부청구하였다.

법리

가. 대규모 주식매수에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상법 제393조 제1항의 적용 대상은 자산 매각이나 차입에 한정되지 않는다. 회사의 일상적인 업무에 속하지 않고 대표이사의 독자적인 결정에 맡기기 어려운 중요한 거래라면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
거래금액뿐 아니라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 회사의 재무상태, 사업 내용, 거래 목적과 기존 업무의 관련성 등을 함께 판단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계약 체결 직전 사업연도에 피고의 자산총액은 약 72억 6,100만 원, 부채는 약 86억 5,500만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였다. 당기순손실도 약 8억 5,900만 원이었다.
그런데 주식매매대금은 약 47억 4,000만 원으로 피고 자산총액의 약 65%에 이르렀다. 다른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수였으므로 통상적인 버스운송 업무에 해당하지도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거래를 대표이사에게만 맡길 수 없으므로 피고 이사회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추가합의에도 별도의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본계약 체결에 관한 승인과, 이후 회사에 중대한 부담을 추가하는 합의에 관한 승인은 그 범위를 구별해야 한다. 추가합의가 회사의 책임이나 위험을 크게 확대한다면 그 자체로 이사회 심의·결의가 필요한 업무가 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추가합의는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었다. 계약 해제 시 약 42억 원의 계약금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귀속시키고, 별도로 47억 원의 위약벌 등을 부담시키는 내용이었다.
대법원은 본계약과 별도로 추가합의에 대해서도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두 계약 모두에 관한 실제 결의가 없었다.

다. 계약서 작성과 이사회 결의의 존재는 별개인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대표이사나 적법한 권한을 받은 사람이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실과, 그 계약에 필요한 이사회 결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별개의 문제이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항소심은 피고 측의 추가합의 체결 자체는 인정하였다. 그러나 본계약에 관한 이사회 의사록은 실제 회의 없이 작성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의사록에 참석자로 기재된 이사들이 회의 개최나 참석 사실을 부인한 점 등이 근거가 되었다.
추가합의에 관해서도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었다.
따라서 계약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까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라. 거래 상대방의 인식과 계약의 효력

일반적인 판단 기준
대상판결 당시 판례는 거래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의 대표이사는 피고 주식 77.28%를 실질적으로 보유하였고, 피고의 경영진 구성과 거래 추진에도 관여하였다. 배우자와 친척들이 피고의 이사·감사 등으로 재직한 사정도 있었다.
법원은 원고를 피고의 내부 사정을 알기 어려운 외부 거래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고의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부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 계약의 효력을 부정하였다.
현재 판례와의 관계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상대방에게 악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지가 기준이다. 단순한 과실만으로 상대방의 보호를 배제할 수 없으며, 결의가 없다고 의심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결의 여부를 확인할 의무까지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상판결은 중요한 거래와 추가합의의 승인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상대방의 과실에 관한 표현은 이후 변경된 기준과 구별하여 인용해야 한다. 대상판결 자체가 현재 기준에 따른 중과실을 판정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5다45451 전원합의체 판결

마. 내부 승인에 관한 진술·보증으로 무효를 막을 수 있는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내부 승인을 받았다는 계약상 진술·보증만으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이사회 결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계약의 효력과 진술·보증 위반에 따른 책임을 각각 검토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는 피고가 필요한 내부 승인절차를 완료하였다고 진술·보증하였으므로 이를 믿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 측이 실제 결의 부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을 중시하였다. 항소심은 이 사건 진술·보증 및 손해배상 조항이 주식매매에 부수된 조항이므로, 주식매매계약의 무효와 함께 그 효력도 부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해당 조항을 근거로 한 별도의 손해배상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이 사건 계약 조항의 성격에 관한 판단이므로, 모든 계약에서 진술·보증 조항이 언제나 본계약과 함께 무효가 된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바. 매수회사의 무효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는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회사에 중요한 거래를 이사회의 통제 아래 두도록 한 법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 회사가 계약을 체결하거나 일부 이행한 뒤 무효를 주장한다는 사정만으로 그 주장이 당연히 신의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는 피고가 내부 승인을 진술·보증하고 계약금까지 지급한 뒤 결의 부존재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 무효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도 신의칙·금반언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무적 유의점

  • 어느 회사의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지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매수회사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 결의와, 대상회사가 정관에 따라 주식양도를 승인하는 절차는 서로 다른 문제이다. 최종적인 무효 판단의 핵심은 매수회사 자신의 이사회 결의 부존재였다.
  • 본계약과 추가합의의 승인 범위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거액의 위약벌, 손해배상 예정, 담보권 해소와 주식반환 의무를 추가한다면 그 내용까지 회사가 승인하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법인인감 날인이나 대주주의 관여를 이사회 결의와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계약 체결권한과 필요한 의사결정 절차를 구별해야 한다.
  • 진술·보증 외에 거래 종결 전 확보할 자료와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승인 대상 계약서와 추가합의서를 특정한 이사회 의사록, 필요한 승인서 제출 등을 종결조건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 매매대금 전액 수령 전 담보 제공은 반환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한다. 주식반환 약정이나 위약벌만으로는 제3자의 담보권 실행을 막을 수 없으므로, 담보권자의 해지·반환 협조와 실제 이행 구조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 현재 사건에서는 악의·중과실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결의서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 거래 상대방의 지배관계, 경영 관여, 내부정보 접근성과 거래의 이례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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