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3. 12. 20. 선고 2022나2045556(본소), 2022나2045563(반소) 판결 [대여금·질권말소청구] — 제12-2민사부, 재판장 권순형(박형준, 윤종구)
- 변론종결 2023. 11. 10.
- 주문: 제1심판결 중 본소 부분 취소. 피고들 연대하여 원고에게 5억 원 및 지연손해금(연 12%) 지급. 피고 D의 반소 항소 기각
-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A(소송 중 회생절차를 거쳐 상호를 주식회사 H로 변경)
- 피고: 주식회사 C, 그 대표이사 D(반소원고)
심급 경과
※ 상고 여부 및 확정 여부는 제출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소송 중 사정: 원고는 2022. 3. 30. 서울회생법원 2022회합100018호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여 2022. 4. 20. 개시결정, 2023. 1. 13. 종결결정을 받았고, 2023. 12. 20. 상호를 변경했습니다.
관련 법령
-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2항 —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함
- 상법 제390조 제3항 본문 — 이사회 소집 시 회일을 정하고 그 1주일 전에 각 이사 및 감사에게 통지 발송
- 상법 제393조 제1항 —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등은 이사회 결의사항
- 상법 제530조의5 — 인적분할에 의한 회사 설립(분할계획서)
- 민법 제500조 — 경개
- 민법 제107조 제1항(비진의 의사표시), 제108조 제1항(통정허위표시) — 이 사건에서는 판단 생략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지연손해금 연 12%)
관련 판례
사실관계
당사자
- 원고: 정보통신기기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코스닥 상장회사. I이 2017. 1. 26.~2021. 11. 22. 대표이사로 재직
- 피고 C: 화장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피고 D이 2018. 3. 30.~2023. 7. 25. 대표이사로 재직
대여와 담보 제공
- 변제: 2019. 8. 9. 2,000만 원, 2020. 6. 26. 5,000만 원 → 잔액 5억 원('이 사건 나머지 차용금')
- 담보: 피고 D 소유 피고 C 발행주식 50만 주에 질권 설정(제1사업약정 제6조). 제3~5차용금 계약서에도 "이 질권이 이 차용금에도 효력이 있다"고 기재
- 연대보증: 피고 D이 지원금 상환채무를 연대보증(제1사업약정 제5조)
사업약정의 구조
- 제1사업약정 제1조 가.항: 원고는 피고 C의 인적분할로 설립될 신설회사에 최대주주 지위로 경영에 참여
- 피고 C은 자신의 책임으로 2020. 6. 30.까지 인적분할을 완료하고 법인등기·사업자등록까지 마쳐야 함(제1조 마.항)
- 피고 C의 사정으로 사업인수가 중단되면 지체 없이 지원금 전액 및 이자 반환(제1조 라.항)
- 약정 위반 시 기한이익 상실 및 즉시 전액 변제(제7조 나.항)
- 원고의 주식 인수대금은 원고의 전환사채 발행으로 갈음 가능 → 나머지 차용금은 주식 인수대금과 무관
피고 C의 재무상태
판결은 각주에서 "일반적으로 부채자본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경우 재무안정성에 있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 출자확약서의 작성 경위
- 피고 C은 2020. 7.경 인적분할계획서를 작성하고, 2020. 7. 9. 이사회에서 2020. 8. 21.자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
- 원고는 2020. 8. 17.~21. 본사 인테리어 공사로 사무실 사용이 불가하여 대부분 직원이 여름휴가·공동연차. 대표이사 I은 임시 사무실(강남구 L빌딩 7층)로 출근
- 2020. 8. 20.(주주총회 전날) 피고 D이 미리 작성해 온 출자확약서를 들고 L 사무실로 방문
- 피고 D이 원고 회사의 날인을 요청했으나, 임시 사무실에 법인인감도장이 보관되어 있지 않았고, I은 원고 명의 옆에 법인인감을 날인하지 않고 자필서명만 해 줌
- 확약서에는 "원고가 피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채권을 아래와 같이 출자전환하기로 하고"라는 문언과 출자재산·출자전환시기·출자전환가액이 기재되어 있었으나, 출자전환 대상이 피고 C 주식인지 신설회사 주식인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음
- 서명 전에도 그 후에도 원고의 이사회 결의를 거친 바 없음
원고 이사회규정 제15조의 재무 관련 결의사항
- 제1호 투자에 관한 사항
- 제2호 중요한 계약의 체결
- 제3호 중요한 재산의 취득 및 처분
- 제13호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3억 원 이상의 비용지출에 관한 사항
주주총회의 부결
- 2020. 8. 21. 피고 D이 의장으로서 주주총회를 진행. 인적분할계획 승인안은 출석주주 17명 전원의 부동의로 부결
- 출석주주 17명 전원의 의결권 행사 비율 39.028%, 그중 피고 D의 비율 20.999%
이후의 경과
- 2020. 11. 20. 원고 → 피고 C: 변제 또는 추가합의 요구, 미이행 시 질권 실행 예고
- 피고 C → 원고: 출자확약으로 채무 소멸, 질권 해지 요청
- 원고가 보낸 변경합의서 초안에는 출자전환 내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음. 피고 C이 출자전환 내용을 넣어 수정 초안을 회신했으나 어느 쪽에도 서명·날인이 이루어지지 않음
-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법리
[1] 대표권 제한과 제3자 보호의 기본 구조
상법은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에 대하여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2항). 따라서 회사 정관이나 이사회 규정 등에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도록 대표권을 제한한 경우에도 선의의 제3자는 상법 제209조 제2항에 따라 보호된다.
다만 선의 이외에 무과실까지 필요하지는 않지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제3자의 신뢰를 보호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보아 거래행위가 무효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2015다45451 전합).
[2] 중과실의 의미와 판단요소
중과실이란 제3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사회 결의가 없음을 알 수 있었는데도 만연히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고 믿음으로써 거래통념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로 주의를 게을리하여 공평의 관점에서 제3자를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판단요소는 다음과 같다.
- 이사회 결의가 없다는 점에 대한 제3자의 인식 가능성
- 회사와 거래한 제3자의 경험과 지위
- 회사와 제3자의 종래 거래관계
- 대표이사가 한 거래행위가 경험칙상 이례에 속하는 것인지
중요한 제약: 제3자가 회사 대표이사와 거래하면서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까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조사의무는 원칙적으로 없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
[3] 이사회 결의사항의 범위
주식회사의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권한이 있으므로, 법률·정관 등에 의하여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 결의를 요하도록 되어 있지 않은 업무라도 이사회가 일반적·구체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지 않은 업무로서 일상업무에 속하지 아니한 중요한 업무에 대하여는 이사회에 의사결정권한이 있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대외적 거래행위가 정관 등에 의하여, 또는 대표이사의 일상업무에 속하지 아니한 중요한 업무에 해당하여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할 사항임에도 이를 거치지 않았고, 거래 당시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행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97다40315, 2006다47677, 2020마5520).
[4] 이 사건 출자확약이 이사회 결의사항인지
출자전환 대상이 신설회사가 아닌 피고 C이라고 본다면, 이는 원고가 당초 체결한 제1사업약정이나 피고 C과 협의하여 진행한 핵심적인 내용과 상이하여 당초 약정의 단순한 이행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사회규정에 따라 별도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투자에 관한 사항이자 중요한 계약의 체결 또는 중요한 재산의 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이 논증 구조가 중요하다. "기존 약정의 이행인가, 아니면 그와 배치되는 새로운 결정인가"가 이사회 결의 필요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했다.
[5] 피고 D의 악의 인정 — 네 가지 근거
법원은 피고 D이 이사회 결의 부존재를 알았다고 보았고, 예비적으로 중과실도 인정했다.
① 종래 거래관계와의 배치
원고와 피고 C은 제1·2사업약정에서 일관되게 신설회사에 대한 출자를 전제했고, 인적분할 일정에 관한 메일을 주고받았으며, 신설회사 주식 취득에 관한 주주간 계약도 논의했고, 피고 C은 그 협의에 따라 주주총회까지 소집했다. 그런데 출자확약서에 이르러 갑자기 신설회사가 아닌 피고 C에 출자한다는 것은 기존 인적분할계획의 내용에 배치되어 매우 이례적이다.
원고와 피고 C은 제1·2사업약정에서 일관되게 신설회사에 대한 출자를 전제했고, 인적분할 일정에 관한 메일을 주고받았으며, 신설회사 주식 취득에 관한 주주간 계약도 논의했고, 피고 C은 그 협의에 따라 주주총회까지 소집했다. 그런데 출자확약서에 이르러 갑자기 신설회사가 아닌 피고 C에 출자한다는 것은 기존 인적분할계획의 내용에 배치되어 매우 이례적이다.
② 상대방의 지위와 인식 가능성
피고 D은 피고 C의 대표이사로서 제1·2사업약정과 각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인적분할을 추진한 당사자이므로 위와 같은 이례적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더욱이 원고가 소규모 1인회사나 가족회사가 아닌 상장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출자확약의 체결이 이사회 결의 등 내부절차 없이 대표이사 1인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 D은 피고 C의 대표이사로서 제1·2사업약정과 각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인적분할을 추진한 당사자이므로 위와 같은 이례적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더욱이 원고가 소규모 1인회사나 가족회사가 아닌 상장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출자확약의 체결이 이사회 결의 등 내부절차 없이 대표이사 1인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거래의 경제적 불합리성에 대한 인식
피고 C의 재무건전성이 상당히 좋지 않았고, 신설회사에 출자하기로 한 것도 바로 그 재무상태 때문이었다. 출자대상을 재무상태가 건전하지 못한 피고 C으로 변경하려면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고 내부 보고·승인 절차를 거쳐야 함이 일반적인데, 피고 C의 대표이사로서 누구보다 그 재무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던 피고 D은 이러한 사정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다.
피고 C의 재무건전성이 상당히 좋지 않았고, 신설회사에 출자하기로 한 것도 바로 그 재무상태 때문이었다. 출자대상을 재무상태가 건전하지 못한 피고 C으로 변경하려면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고 내부 보고·승인 절차를 거쳐야 함이 일반적인데, 피고 C의 대표이사로서 누구보다 그 재무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던 피고 D은 이러한 사정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다.
④ 물리적 불가능성 — 가장 결정적인 논거
- 출자확약서의 초안을 주고받거나 사전 협의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피고 D이 주주총회 전날 자신이 작성해 온 확약서를 제시하며 날인 또는 서명을 요청했다
- 당시 원고 본사 리모델링으로 극히 일부 직원만 임시 사무실에 근무했고, I은 법인인감도장을 날인하지 않고 개인 서명만 했다
- 상법 제390조 제3항 본문은 이사회 소집 시 회일 1주일 전에 통지를 발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세 가지를 합치면, I이 서명하기 전에 미리 이사회 결의를 거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확약서를 작성해서 I을 직접 찾아간 피고 D으로서는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알 수 있었음에도 확인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중대한 과실이 있다.
[6] 판단의 순서와 생략
법원은 이사회 결의 부존재로 인한 무효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대표권 남용, 비진의 의사표시, 통정허위표시로 인한 무효 주장은 판단하지 않았다.
[7] 주위적 판단 — 출자전환 합의의 부존재(참고)
법원은 이사회 결의 논점에 앞서, 애초에 피고 C에 출자전환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했다고 인정할 수 없고 경개계약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원고는 담보권까지 확보한 상태였고, 재무건전성이 나쁜 피고 C의 주식으로 출자전환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 확약서에 출자전환 대상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 원고는 그 후 소 제기까지 일관되게 변제를 요구했고, 자신이 보낸 변경합의서 초안에 출자전환 내용을 전혀 넣지 않았다
- 연대보증의무와 담보제공의무를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었고, 채무의 동일성을 상실하여 질권 등 담보를 잃는 불이익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다
- 피고 D이 찬성했다면 통과될 수 있었던 안건을 사실상 피고 D이 주도해 부결시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사회 결의 부존재 부분은 '예비적·가정적 판단'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판례로 인용할 때 이 위상을 밝히는 것이 정확하다.
실무적 유의점
회사(거래로 손해를 입은 쪽) 측
- 이사회규정을 구체적으로 정비해 두라. 이 사건에서 결정적이었던 것은 이사회규정 제15조가 "투자에 관한 사항", "중요한 계약의 체결", "중요한 재산의 취득 및 처분"을 명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규정이 추상적이면 "일상업무에 속하지 않는 중요한 업무"라는 일반론으로 다퉈야 해 부담이 커진다.
- "기존 약정의 이행인가, 그와 배치되는 새로운 결정인가"를 논증의 축으로 삼으라. 기존 계약의 단순 이행이라면 이사회 결의가 불필요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반대로 핵심 내용에서 벗어나는 변경임을 보이면 결의사항성이 쉽게 인정된다.
- 상장회사라는 사실 자체가 강력한 논거다. 법원은 "소규모 1인회사나 가족회사가 아닌 상장회사"라는 점을 상대방의 인식 가능성 판단에 정면으로 사용했다. 상장·비상장, 회사 규모, 지배구조의 폐쇄성이 중과실 판단을 좌우한다.
- 물리적 시간의 부족을 입증하라. 상법 제390조 제3항의 1주일 소집통지 기간은 "결의를 거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논증의 객관적 기준이 된다. 상대방이 갑자기 찾아와 즉석에서 서명을 요구한 사안이라면 이 논거가 결정적이다.
- 법인인감 미날인은 유리한 사정이다. 대표이사가 법인인감 대신 개인 서명만 했다는 사정은 ⓐ 정상적 내부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징표이자, ⓑ 상대방이 그 비정상성을 인식했다는 정황으로 이중으로 작동한다.
- 거래의 경제적 불합리성을 수치로 제시하라.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C의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유동비율, 부채자본비율, 보유 현금·예금 잔액을 모두 인용하며 "담보권까지 확보한 채권을 이런 회사 주식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무제표 분석은 필수적인 증거작업이다.
- 사후 행동의 일관성을 확보하라. 원고가 분쟁 발생 후 일관되게 변제를 요구했고 자신이 보낸 합의서 초안에 출자전환 내용을 넣지 않았다는 점이 합의 부존재의 유력한 근거가 되었다. 반대로 한 번이라도 상대방 주장에 부합하는 문서를 보냈다면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 여러 무효사유를 병렬로 주장하되 순서를 설계하라. 이 사건에서 원고는 ⓐ 합의 부존재, ⓑ 이사회 결의 부존재, ⓒ 대표권 남용, ⓓ 비진의·통정허위표시를 모두 주장했고, 법원은 ⓐ·ⓑ만으로 결론을 내고 ⓒ·ⓓ는 판단하지 않았다. 입증 부담이 가벼운 것부터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거래 상대방 측
- 원칙적으로 이사회 결의 존부를 조사할 의무는 없다. 이것이 방어의 출발점이다. 다만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조사의무가 생긴다. 실무상 위험 신호는 다음과 같다.
- 기존에 협의해 온 내용과 배치되는 방향의 거래
- 상대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
- 급박하게, 사전 협의 없이 체결되는 거래
- 상대방이 법인인감 대신 개인 서명만 하는 경우
- 상대 회사가 상장회사이거나 규모가 큰 경우
- 위험 신호가 하나라도 있으면 이사회 의사록을 요구하라. 한 장의 의사록 사본이 5억 원의 채권·채무를 가른다. 확보가 어렵다면 최소한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는 대표이사의 확인서라도 받아 두어야 한다. 조사의무가 발생한 상황에서 아무 확인도 하지 않으면 중과실이 인정된다.
- 자기가 작성한 문서를 들고 가 즉석에서 서명받는 방식은 피하라. 이 사건에서 법원은 초안 교환·사전 협의의 부존재와 당일 방문·즉석 서명 요구를 "매우 이례적"이라 평가했고, 이것이 악의 인정의 핵심 근거가 되었다.
- 문서의 핵심 요소를 명확히 기재하라. 출자전환 대상 회사가 특정되지 않은 확약서는 결국 합의 자체가 부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모호함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 자신의 지위가 인식 가능성 판단에 직결된다. 피고 D은 사업약정 체결과 인적분할 추진의 직접 당사자였기 때문에 "몰랐다"는 주장이 통하지 않았다. 거래 경위를 깊이 아는 당사자일수록 방어가 어렵다.
경개 주장과 관련하여
- 경개 주장은 담보 상실과 세트로 판단된다. 법원은 "채무의 동일성을 상실함으로써 질권 등 담보를 잃는 불이익을 초래하는 경개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담보권자가 아무런 대가 없이 담보를 포기할 리 없다는 경험칙이 강하게 작용한다. 경개를 주장하려면 왜 채권자가 담보를 포기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 변경합의서 초안에 "변경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종전 계약 내용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문구가 있으면 경개가 아니라 변경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절차상
- 소송 중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소송수계가 필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회생채무자 법률상 관리인이 수계했다가 회생절차 종결 후 회사가 다시 수계했다. 장기 소송에서는 당사자표시 정정과 수계 절차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 본소·반소가 병합된 사건에서는 항소취지를 정확히 구성하라. 이 사건에서 원고는 본소 패소 부분에 항소하고 피고 D은 반소 패소 부분에 항소하여 두 사건번호가 병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