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러 필지에 성립한 유치권의 일부 소멸과 승계참가인의 소송상 지위

핵심 결론 여러 필지의 토지를 하나의 공사대금채권으로 유치하고 있더라도, 제3자에게 무단으로 사용하게 하는 등 관리의무를 위반한 토지의 유치권만 소멸하고 나머지 토지의 유치권은 유지된다. 한편 소송 중 토지 소유권을 넘긴 당사자가 소송에서 탈퇴하지 않았다면, 그 당사자와 새 소유자의 청구는 함께 모순 없이 판단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301350, 2005다16942, 2016다244835, 2012다46170

해당 판례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18다301350 판결〔토지인도〕
하급심
  • 제1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7. 8. 10. 선고 2016가합100583 판결
  • 원심: 부산고등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나55650 판결 원심은 피고가 유치권을 취득한 토지 중 일부를 제3자에게 주차장·차고지 등으로 사용하게 하고 현장사무실과 창고 등의 사용을 허락하거나 묵인한 것은 유치물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여러 필지 중 관리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토지의 유치권만 소멸하고, 나머지 토지에 대한 유치권은 존속한다고 보았다. 이에 유치권이 소멸한 토지는 즉시 인도하고, 나머지 토지는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 14,432,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인도하도록 명하였다. 한편 제1차 승계참가인이 항소취지를 밝히지 않았고 제1심도 그 청구를 판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1차 승계참가인의 항소를 각하하였다.
  • 대법원은 일부 토지에 대한 관리의무 위반을 이유로 그 토지의 유치권만 소멸한다고 본 원심의 법리를 수긍하였다. 다만 유치권이 소멸하는 토지 일부를 누락한 원심판결에는 이유모순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제1차 승계참가인과 재승계참가인의 청구는 필수적 공동소송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은 제1차 승계참가인의 항소를 각하할 것이 아니라 소유권을 상실한 제1차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한 뒤 직접 재판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민법 제320조 제1항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이를 유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민법 제321조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를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 민법 제324조 유치권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유치물을 점유하여야 하며,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대여하거나 담보로 제공한 경우 채무자는 유치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 상법 제1조 상사에 관하여 상법에 규정이 없으면 상관습법, 민법의 순서로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 상법 제58조 상인 간의 상행위로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점유한 채무자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67조 소송목적이 공동소송인 모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하는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판방법을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70조 공동소송인 가운데 일부의 청구가 다른 공동소송인의 청구와 법률상 양립할 수 없는 경우의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을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79조 소송목적이 자기 권리라고 주장하거나 소송 결과에 따라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는 제3자의 독립당사자참가를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81조 소송계속 중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 또는 의무를 승계한 경우의 승계참가를 규정한다.
※ 이 판결의 판시사항·참조조문 및 판결 이유에는 별도의 구법 표기가 없다.

사실관계

사업시행회사는 여러 필지의 토지에서 숙박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하는 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하였다. 사업시행회사는 사업용 토지를 증권회사에 신탁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 건설회사는 사업시행회사로부터 토목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였으나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는 사업용 토지를 점유하면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을 행사하였다. 피고가 사업시행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소송에서는 14,432,000,0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증권회사가 토지인도 소송을 제기한 뒤 토지를 조경회사에 매도하고 소송에서 탈퇴하였다. 조경회사는 소송목적인 토지의 소유권을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승계참가하였다.
그 후 조경회사는 토지를 신탁회사에 신탁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신탁회사는 다시 조경회사의 승계참가인으로 소송에 참가하였다. 조경회사는 신탁회사의 권리승계 여부를 다투지 않았지만 소송에서 탈퇴하거나 소를 취하하지 않았다.
피고는 유치권을 취득한 토지 중 일부를 제3자가 주차장과 차고지로 사용하도록 하였고, 일부 토지의 현장사무실·화장실 및 창고 등도 제3자와 함께 사용하거나 사용을 허락·묵인하였다.
신탁회사는 이러한 행위가 유치권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유치권 소멸을 청구하고,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를 구하였다.

법리

민법 제321조에 따르면 유치권자는 피담보채권 전부를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유치물의 각 부분은 피담보채권 전부를 담보한다.
이러한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유치물이 물리적으로 분할 가능하거나 여러 개의 물건으로 구성된 경우에도 적용된다. 민법상 유치권뿐 아니라 상법 제58조의 상사유치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하나의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여러 필지의 토지에 유치권이 성립하였다면, 각 필지의 토지는 다른 토지와 관계없이 공사대금채권 전부를 담보한다. 일부 토지의 점유를 상실하더라도 나머지 토지에 대한 유치권은 피담보채권 전부를 담보하면서 존속한다.
다만 유치권의 불가분성과 유치권 소멸청구의 범위는 구별하여야 한다. 유치권자가 여러 필지 중 일부 토지에 대해서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위반행위가 있었던 토지의 유치권만 소멸한다.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유치권의 담보력을 강화하여 유치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를 근거로 관리의무 위반과 관계없는 다른 토지의 유치권까지 모두 소멸시킨다면 오히려 유치권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되어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
민법 제324조의 유치권 소멸청구는 유치권자의 관리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인 동시에 채무자나 유치물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관리의무 위반의 대상과 정도에 비례하여 유치권 소멸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양측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해석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일부 토지를 제3자에게 주차장·차고지 등으로 사용하게 하고 현장사무실과 창고의 사용을 허락하거나 묵인한 것은 해당 토지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 사정만으로 관리의무 위반이 없었던 나머지 토지의 유치권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소송계속 중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의 승계를 주장하면서 민사소송법 제81조에 따라 참가하고, 종전 당사자가 승계 사실을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에서 탈퇴하거나 소를 취하하지 않았다면 양자의 청구가 소송에 중첩하여 존재하게 된다.
이 경우 종전 당사자와 승계참가인의 청구는 서로 모순 없이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하므로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된다.
따라서 제1차 승계참가인인 조경회사가 토지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이전한 뒤에도 소송에 남아 있었다면, 법원은 조경회사와 신탁회사의 청구를 함께 판단하여야 한다. 조경회사가 소유권을 상실하여 청구가 이유 없게 되었다면 그 청구를 기각하여야 하고, 제1심이 조경회사의 청구를 판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경회사의 항소를 각하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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