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47791 판결
사건명: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사건명: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시행회사가 미분양 부동산을 특수목적회사에 일괄 양도하고, 그 회사가 다시 신탁회사에 신탁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해당 양도에 적법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고, 거래를 주도한 시공회사의 인식을 근거로 매수인인 특수목적회사도 결의의 하자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의 특징은 다음 세 가지이다.
- 이사회가 실제로 개최되었지만, 이사 해임의 하자로 인하여 소집통지와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다.
- 계약 당사자인 특수목적회사의 인식을 판단하면서 거래를 실제로 처리한 시공회사의 인식을 고려하였다.
- 등기말소를 인정하되, 매매대금 반환과 동시이행하도록 하였다.
상대방 보호 기준에 관한 종전 표현은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악의·중과실 기준으로 구별하여 이해해야 한다.
하급심
확정된 항소심 주문은 유동화회사가 원고로부터 30,224,130,0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유동화회사와 신탁회사가 각각 해당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내용이다.
원고가 매매대금을 반환하지 않고 등기만 먼저 회복할 수 있도록 한 판결은 아니다. 반환금을 받을 상대방은 매수인인 유동화회사이며, 신탁회사는 그 회사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원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3649 판결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한 선례이다. 중요한 자산의 처분 여부를 회사의 규모·재무상태·거래 목적 등으로 판단하고, 중요한 자산의 처분이라면 내부 규정의 기재 여부와 관계없이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상대방 보호 기준에 관한 부분은 이후 전원합의체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되었다.
-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5다45451 전원합의체 판결 이사회 결의 없는 거래에서 선의의 상대방에게 무과실까지 요구하지 않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른 이사회 결의사항에도 적용된다.
- 대법원 1993. 9. 10. 선고 93다16222 판결 항소심이 인용한 선례이다. 쌍무계약이 무효가 되어 당사자들이 서로 받은 것을 반환할 때에도 민법 제536조를 준용하여 동시이행관계를 인정한다.
- 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다31242 판결 항소심이 신탁회사의 항변을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신탁회사가 전 단계 취득자인 유동화회사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원용하여 등기말소를 거절할 수 있다는 판단에 연결되었다.
관련법령
- 상법 제393조 제1항 중요한 자산의 처분·양도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의 근거이다.
- 상법 제391조 제1항 이사회 결의에 필요한 출석 및 의결정족수에 관한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적법한 이사 수를 기준으로 출석정족수가 충족되었는지가 문제되었다.
-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2항 대표권 제한과 선의의 제3자 보호에 관한 규정이다. 변경된 전원합의체 판결의 근거가 된다.
- 민법 제536조 동시이행항변권에 관한 규정이다. 항소심은 무효인 계약에 따른 매매대금 반환과 등기말소에도 이를 준용하였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의 반환에 관한 규정이다. 무효인 양도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매매대금의 반환과 관련된다.
이 사건을 현재 활용할 때 반영해야 할 핵심 변화는 이사회 결의 의무의 폐지가 아니라, 결의 흠결이 있는 거래에서 상대방을 보호하는 판례상 기준의 변경이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와 사업 구조
원고 에스비디는 부산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합계 235세대를 건축·분양하는 시행회사였다. 한일건설은 시공회사이면서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권과 미지급 공사대금채권을 보유하였다.
피고 한일유앤아이제삼차 유한회사는 미분양 부동산을 양수하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설립된 특수목적회사였다. 이하에서는 ‘유동화회사’라고 한다.
다른 피고인 코람코자산신탁은 유동화회사가 취득한 부동산을 처분신탁받은 신탁회사였다.
나. 미분양 부동산의 일괄 매각
분양 부진으로 원고가 대출금과 공사대금을 정리하기 어려워지자, 원고와 한일건설은 미분양·계약해제 물건을 일괄 할인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한일건설은 법률자문을 받아 유동화회사를 설립하고 자산유동화거래를 추진하였다. 유동화회사는 자체적인 인적·물적 기반이 없었고, 한일건설이 계약 체결과 이행 업무를 실제로 처리하였다.
원고는 2006년 12월 27일 아파트·오피스텔 182세대를 당초 분양가격의 85%인 302억 2,413만 원에 유동화회사에 양도하였다. 전체 사업 235세대의 약 77%를 한꺼번에 처분한 것이다.
다. 매매대금 지급과 신탁
유동화회사는 금융기관들로부터 350억 원을 차입하고, 그중 매매대금 302억 2,413만 원을 계약에서 정한 한일건설 명의 계좌로 지급하였다.
한일건설은 이를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권과 공사대금채권의 변제에 충당하였다.
부동산에는 2006년 12월 28일 원고에서 유동화회사로의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고, 이어 유동화회사에서 신탁회사로의 신탁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한일건설은 일정 시점까지 처분되지 않은 물건을 매입하고, 유동화회사의 대출금 상환에 부족한 자금을 지원하는 약정도 체결하였다.
라. 양도 승인에 관한 이사회 결의의 하자
원고 내부에서는 주식 소유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대표이사는 2006년 10월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면서 이사 5명 등을 해임하였다. 그러나 원고 주식 55%를 보유한 실제 주주 2명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는 등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
법원은 그 해임결의가 법률상 유효한 주주총회 결의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해임된 것으로 처리된 이사 5명은 여전히 적법한 이사였다.
그런데 2006년 10월 25일 부동산 양도를 승인하는 이사회는 이들 5명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고 개최되었다. 적법한 이사는 총 9명이었으나 실제 출석한 이사는 3명뿐이었다.
즉, 회의록은 존재하였지만 적법한 이사회 승인결의는 없었다.
마. 하자 통지와 등기말소 청구
주주들은 2006년 10월 24일과 27일 한일건설에 관련 판결을 첨부한 내용증명을 보내, 이사 해임과 그에 기초한 이사회 결의에 하자가 있다는 점을 통지하였다.
법원은 한일건설이 이러한 하자를 알고도 유동화회사의 설립과 거래를 추진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원고는 일괄 양도된 부동산 중 이 소송의 별지 목록에 기재된 부동산에 관하여 유동화회사와 신탁회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청구하였다.
법리
가. 분양사업자의 부동산 매각도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는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회사가 부동산 분양을 사업으로 한다고 하여 모든 부동산 매각을 일상적인 업무로 볼 수는 없다.
거래금액,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회사의 재무상태, 매각 목적과 방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중요한 자산의 처분이라면 내부 규정에 결의사항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도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원고의 자본금은 3억 원이었으나 양도대금은 약 302억 원에 달하였다. 양도 대상은 전체 사업의 약 77%였고, 일반 수분양자들에게 개별 분양하는 방식과 달리 시공회사 채무를 정리하기 위한 일괄 할인양도였다.
계약 자체도 내부 승인절차의 완료와 인증된 이사회 의사록의 교부를 요구하였다.
법원은 이를 대표이사에게만 맡길 수 있는 통상적인 분양업무로 보지 않았다.
나. 이사회 의사록과 등기부 기재가 있으면 충분한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이사회 결의의 효력은 회의록의 존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적법한 이사 구성, 소집통지 및 정족수 충족 여부를 살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이사 5명의 해임결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사회 정족수는 그들을 포함한 9명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했다. 이사 3명만 출석한 결의는 정족수에 미달하였고, 나머지 이사들에 대한 소집통지도 없었다.
등기부에 해임이 반영되어 회의록과 외형상 일치한다는 사정도 적법한 결의의 존재를 보장하지 못하였다.
다. 시공회사의 인식을 유동화회사에 반영할 수 있는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특수목적회사가 계약 당사자인 경우에는 해당 거래를 누가 실질적으로 기획·처리하였는지와 그 업무 수행 관계를 살펴 인식의 귀속을 판단해야 한다.
특수목적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관계회사의 인식이 자동으로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이 중시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 한일건설이 자신의 대여금·공사대금 회수를 목적으로 거래를 추진하였다.
- 한일건설이 유동화회사 설립과 자산유동화계획 수립을 주도하였다.
- 자체적인 인적·물적 기반이 없는 유동화회사를 대신하여 계약 체결과 이행 업무를 실제로 처리하였다.
- 한일건설은 내용증명을 통하여 원고 이사회 결의의 하자를 알고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업무 수행 관계를 근거로 한일건설의 인식을 고려하여 유동화회사도 하자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유동화회사와 한일건설의 법인격을 일반적으로 동일시한 판단보다는, 해당 거래에서 누구의 인식을 계약 당사자에게 귀속시킬 것인지에 관한 판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라. 변경된 전원합의체 판결을 반영한 해석
일반적인 판단 기준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상대방이 결의 흠결을 몰랐고 중대한 과실도 없다면 보호된다. 단순한 과실만으로 거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중과실은 거의 고의에 가까울 정도의 현저한 주의 결여를 뜻하며, 결의 흠결을 의심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일반적인 확인의무까지 부담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5다45451 전원합의체 판결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상판결의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표현을 그대로 현재의 무효 요건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 사건에는 한일건설이 구체적인 하자 통지를 받아 실제로 그 하자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인정이 있다. 현재 같은 구조의 사건에서는 그 실제 인식을 유동화회사에 귀속시킬 수 있는지, 그렇지 않더라도 유동화회사에 중과실이 인정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판례 변경으로 이 사건의 인식 귀속에 관한 판단까지 의미를 잃은 것은 아니다. 다만 대상판결 자체가 변경된 기준에 따른 중과실을 판단한 것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마. 신탁회사는 선의의 취득자로 보호되는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계약 당사자의 선의·중과실에 따라 최초 양도행위가 유효한지 판단하는 문제와, 최초 양도가 무효인 상태에서 후속 취득자가 등기를 신뢰하였다는 이유로 보호되는지는 구별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항소심은 원고와 유동화회사 사이의 양도계약이 무효이므로 유동화회사 명의의 등기도 원인무효이고, 이에 기초한 신탁회사 명의의 등기도 원인무효라고 보았다.
신탁회사는 하자를 모르고 유동화회사 명의의 등기를 신뢰하였다고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부동산등기에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부동산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한 것은 아니므로, 최초 양도계약의 효력이 부정된 뒤의 이 문제는 별도로 남는다.
바. 직접 받지 않은 매매대금도 반환해야 하는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
매매대금이 매도인과의 약정에 따라 매도인의 채권자에게 지급되고 그 채무가 변제되었다면, 매도인이 직접 현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대금 지급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유동화회사는 원고와의 약정대로 한일건설 계좌에 대금을 지급하였고, 그 결과 원고의 대여금·공사대금채무가 변제되었다.
항소심은 원고가 매매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유동화회사에 302억 2,413만 원을 반환할 의무를 인정하였다. 유동화회사가 조달한 대출금 전체인 350억 원이 반환액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원고의 대금 반환의무와 유동화회사의 등기말소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이고, 신탁회사도 이를 원용하여 유동화회사가 대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말소를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대규모 일괄매각은 통상적인 분양과 구별해야 한다. 사업 목적에 부동산 매매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사회 결의를 생략할 수는 없다.
- 결의의 외형과 실질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사 해임·선임에 분쟁이 있다면 등기부뿐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 소집통지 및 실제 이사 수를 확인해야 한다.
- 하자 통지는 내용과 도달 경위를 구체적으로 남겨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관련 판결을 첨부한 내용증명이 거래 주도자의 실제 인식을 인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다만 통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장된 하자가 모두 사실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 특수목적회사의 실제 업무 수행자를 확인해야 한다. 설립 경위, 자문 의뢰, 계약 협상, 자금 집행, 매입보장·자금지원 약정 등은 누구의 인식을 귀속시킬지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 기존 계약의 포괄적인 처분 조항만으로 승인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항소심은 기존 공사도급계약에 미분양 물건의 할인처분 조항이 있다는 주장도 배척하였다. 이 사건과 같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는 적법한 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 무효 주장과 반환재원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등기말소에 성공하더라도 매매대금 반환과 동시이행이 인정될 수 있다. 대금이 시공회사 등 제3자에게 직접 지급된 경우에도 자신의 채무가 소멸하였다면 반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