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다84162 판결〔사해행위취소등〕
대법원은 영업양도계약을 2억 500만 원의 한도에서 취소하고, 양수인에게 같은 금액의 가액배상을 명한 원심을 유지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영업양도의 취소 가능성과 원상회복 방법에 관하여 법리를 명시한 판결이다.
하급심 및 사건 경과
확정된 내용은 영업양도계약의 일부 취소와 함께, 피고가 원고에게 2억 500만 원 및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35085 판결: 영업은 시설·재고 등 유형재산과 고객관계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가 결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기능적 재산이다. 양수인이 이러한 조직을 이전받아 같은 영업활동을 계속하는지를 기준으로 영업양도 여부를 판단한다.
-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다51457 판결: 여러 채권자가 각각 사해행위취소와 가액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실제 재산이나 가액이 회복되면 중첩되는 범위에서 다른 청구나 집행을 제한할 수 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406조 제1항: 채권자를 해하는 재산권 목적의 법률행위에 대한 취소와 원상회복의 근거이다.
- 민사집행법 제98조 제1항·제2항: 이용관계 등을 고려하여 여러 부동산과 다른 재산을 일괄매각할 수 있도록 정한 규정이다.
- 민사집행법 제197조 제1항: 유체동산을 일괄하여 매각할 수 있도록 정한 규정이다.
- 민사집행법 제251조 제1항: 그 밖의 재산권에 대한 강제집행에 채권집행 관련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한 규정이다.
대법원은 위 집행법 규정들을 근거로, 영업재산을 일괄하여 집행하는 경우 그와 결합된 영업권도 함께 환가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사실관계
가. 과거 동업자에게 마트 영업을 양도하였다
채무자와 피고는 2004년 마트 영업을 공동으로 인수하여 운영하였다. 피고는 2005년 동업에서 탈퇴하고 다른 곳에서 마트를 운영하였으며, 이후에는 채무자가 해당 마트를 단독으로 운영하였다.
원고는 채무자에게 운영자금을 빌려주던 채권자였다. 채무자가 어음 결제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원고가 추가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가 계속되었다.
채무자는 약 6억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영업 외에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2011년 7월 11일 과거 동업자인 피고에게 마트 영업을 4억 원에 양도하였다.
나. 양도대금은 현금 지급과 보증금반환채무 인수로 처리하였다
피고는 양도대금 4억 원을 다음과 같이 이행하였다.
따라서 현금 4억 원을 지급하고 보증금반환채무를 추가로 인수한 거래가 아니다.
피고는 2011년 8월 1일부터 마트를 인도받아 다른 상호로 운영하면서 시설을 교체·보수하였다. 종전 판매물품은 최종적으로 양도대상에서 제외하여 반품하고, 피고가 물품을 새로 매입하였다.
다. 원고는 영업양도 취소와 금전배상을 청구하였다
원고의 대여금채권은 합계 2억 500만 원이었다. 그중 9,500만 원은 영업양도계약 체결 전에, 나머지 1억 1,000만 원은 체결 후 기존 어음의 결제를 위한 자금으로 대여되었다.
원고는 채무자가 자신의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영업을 처분하여 채권 회수를 어렵게 하였다며, 영업양도계약을 2억 500만 원의 한도에서 취소하고 같은 금액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법리와 구체적 판단
가. 영업권이 포함된 영업 전체도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다
피고는 영업양도의 대상에 인적 조직과 무형의 영업권 등이 포함되어 있고, 반환할 유형재산도 없어졌으므로 취소를 구할 실익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업은 개별 시설이나 물품의 단순한 합계가 아니라, 시설·고객관계·신용 등이 결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하나의 재산적 단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업재산과 영업권이 결합된 영업을 양도하여 채무초과 상태를 초래하거나 심화시키면, 그 영업양도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된다. 다만 이 판결은 영업재산과 결합된 영업권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모든 영업권을 독립하여 집행할 수 있다고 일반화할 것은 아니다.
나. 영업의 양도가격은 시설의 잔존가치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원심은 양도대금 4억 원이 상당한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과거 영업양수가액, 상권의 개선, 기존 고객층, 매출과 이익 등을 고려하면 시설 노후화나 보수비 지출만으로 낮아진 양도가격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특히 마트 건물과 창고는 토지소유자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고, 일정 기간 후 인도하기로 한 사정도 종전 거래부터 존재하였다. 원심은 이 거래의 핵심적인 가격 결정 요소를 건물 자체의 시가보다 임대차기간 동안 영업하여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으로 보았다.
피고가 과거 동업자였고 이후에도 같은 업종에 종사하며 채무자와 연락하고 돈을 빌려주는 관계를 유지한 점 등을 들어 선의 주장도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수긍하였다.
또한 피고는 양도대금이 기존 채무변제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상당한 가격의 거래라는 전제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대금이 실제로 정당한 변제에 사용되었다는 사실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다.
다. 종전 영업의 동일성을 유지하여 돌려주기 어렵다면 가액배상한다
영업양도가 사해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은 아니다. 종전 영업조직을 기능과 동일성을 유지한 상태로 돌려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는 영업과 시설·비품 등을 일괄하여 인수한 뒤 시설 교체와 보수가 이루어져 종전 상태의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마트를 다시 넘기도록 하는 대신, 영업권을 포함한 영업가액을 기준으로 금전배상을 명하였다.
라. 가액배상액은 피보전채권액과 영업가액 중 적은 금액이다
법원이 인정한 계산은 다음과 같다.
법원은 영업의 정확한 시가를 4억 원으로 확정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4억 원을 초과한다고 보았다. 원고의 채권액이 그보다 적으므로 채권액 전부를 인정한 것이다.
양수인이 인수한 보증금반환채무를 가액배상액에서 별도로 공제할 것인지는 두 판결이 독립적으로 판단한 쟁점이 아니다.
마. 양도 후 발생한 대여금도 이 사건에서는 보호되었다
원심은 영업양도 후 발생한 1억 1,000만 원의 대여금도 피보전채권에 포함하였다.
양도 전부터 계속된 자금거래가 있었고, 이미 발행된 어음의 결제를 위해 추가 대여가 이루어질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계약 체결 후 14일 안에 대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영업양도 이후의 모든 대여금이 보호된다는 뜻이 아니다. 원심은 기존 법률관계, 채권 발생의 고도의 개연성, 가까운 장래의 현실적 발생을 구체적으로 인정하였다.
바. 여러 채권자가 청구하더라도 무제한으로 중복 배상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는 다른 채권자들까지 모두 청구하면 자신이 채무자의 모든 빚을 갚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각 채권자가 반환 대상 가액의 범위에서 자신의 피보전채권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다만 수익자가 실제로 가액을 반환하면, 다른 채권자의 집행에 대하여 청구이의 등으로 중복 지급을 다툴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사건에서 다른 채권자의 선행 승소판결이나 실제 회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아니며, 피고의 일반적인 중복 부담 주장에 대한 판단이다.
실무상 유의점
- 영업양수가격을 검토할 때에는 시설가액뿐 아니라 고객층, 상권, 매출·수익, 잔여 임대차기간 등 영업권의 가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 매매대금 중 현금 지급액과 채무인수액을 구분하고, 인수 대상 채무와 실제 이행 내역을 명확히 남겨야 한다.
- 원상회복 청구에서는 종전 영업조직을 되돌릴 수 있는지, 시설 교체와 운영 변경으로 가액배상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해야 한다.
- 이 사건의 양수인 책임은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책임이다. 영업양도인의 모든 채무를 인수하였다는 이유로 인정된 책임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