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다23805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매수인의 잔금 마련을 위한 대출 준비를 이행제공으로 인정하고 매도인들의 해제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환송심은 매도인들의 이행제공이 계속되었다고 인정하여 계약해제 항변을 받아들였고, 대법원-2023다313524의 재상고 기각으로 매수인 패소가 확정되었다.
하급심
관련 판례
-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1다17403 판결 금전채무의 현실제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그 돈을 즉시 수령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인정된다.
- 대법원 2021. 7. 8. 선고 2020다290804 판결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 통지에도, 특별히 급부 수령을 거부하는 취지가 없다면 이행최고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
-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다49525 판결 동시이행관계에서 상대방의 불이행을 이유로 해제하려는 당사자도 자기 채무의 이행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대상판결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29006 판결 이미 이행을 제공하였고 그 준비상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다시 최고하는 경우, 매번 서류 수령을 명시적으로 최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행제공을 부정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5867 판결 매수인의 잔금 준비상태 등 구체적인 사정에 상응하여 매도인의 이행제공 정도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환송심이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판결의 표기에 따라 아래 조문에는 ‘구’ 표시를 붙이지 않는다.
사실관계
골프연습장 부동산의 매매와 서면 최고 약정
매수인인 원고 A회사는 2019년 12월 20일 매도인인 피고들로부터 골프연습장으로 사용되던 부동산을 155억 원에 매수하였다.
대금 지급 약정은 다음과 같았다.
미지급 중도금 5억 원은 잔금과 함께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A회사는 그 이자 명목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매매대금은 129억 5,000만 원이었다.
매도인들은 잔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기로 하였다. 특히 계약에는 의무불이행 시 서면으로 이행을 최고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이 있었다.
잔금 지급기한 연장과 매도인들의 등기·인도 준비
A회사의 요청으로 잔금 지급기한이 연장되었고, 최종 기한은 2020년 6월 10일이 되었다.
매도인들은 그 전에 A회사의 요청에 따라 지정된 매수인 명의로 매도용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초본 등을 발급받아 등기서류 준비를 마치고, 담당 공인중개사에게 이를 알렸다.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던 피고 I회사는 영업을 중단하고 회원들에게 회비를 환불하였으며, 직원들을 퇴사시키고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기존 임차인들과의 임대차도 정리하는 등 부동산을 인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잔금 미지급과 문자메시지에 의한 해제 통지
A회사는 최종 지급기한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매도인들은 2020년 6월 11일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날 A회사는 대출을 받기 위하여 매매목적물 중 일부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에 관한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매도인들이 잔금을 즉시 수령할 수 있는 상태로 제공한 것은 아니었다.
골프연습장의 제한적 영업 재개
I회사는 2020년 6월 20일 무렵 골프연습장 영업을 다시 시작하였다.
다만 종전과 같은 정상적인 장기 영업으로 복귀한 것은 아니었다. 자동화설비의 보존을 위하여 제한적으로 운영하면서, 매각이 확정되면 당일 영업을 중단하고 미사용 이용료를 반환한다는 취지를 공고하였다.
이러한 영업 재개가 부동산 인도의 이행제공을 중단한 것인지가 환송심의 주요 쟁점이 되었다.
소송 중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통한 해제 주장
매도인들은 소송 중 두 차례 서면으로 해제를 주장하였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앞선 답변서에는 이행최고의 효력, 뒤의 준비서면에는 해제권 행사의 효력을 인정하였다.
법리
대출을 준비하는 것과 매매대금을 이행제공하는 것은 구별된다
환송 전 원심은 A회사가 잔금에 관한 대출을 성사시켜 이행 준비 또는 제공을 하였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금전채무의 현실제공이 인정되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돈을 즉시 수령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담보신탁계약 체결 등 대출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였다는 사실은 자금조달의 준비에 해당한다. 그 사실만으로 매도인에게 잔금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반면 매도인들은 등기서류와 부동산 인도 준비를 마쳤으므로, A회사는 최종 잔금 지급기일 무렵 이행지체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문자메시지에 의한 해제는 이 사건에서 효력이 없었다
2020년 6월 11일자 문자메시지는 두 가지 이유로 효력이 부정되었다.
- 사전에 약정된 방식의 이행최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해제 통지로서 효력이 없었다.
-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서면에 의한 최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행최고로서의 효력도 없었다.
이는 이 사건의 서면 최고 약정을 전제로 한 판단이다. 모든 계약에서 문자메시지에 의한 최고나 해제가 무효라는 일반 법리로 확대하여서는 안 된다.
해제 효력이 없는 통지도 이행최고로는 인정될 수 있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다고 통지하더라도, 선행 최고가 없으면 그 시점에 해제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통지에 상대방이 이행하더라도 받지 않겠다는 특별한 수령거부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채무이행을 요구하는 최고로 해석할 수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사건의 2020년 7월 7일자 답변서는 사전 서면 최고가 없었으므로 그 자체로 즉시 계약을 해제하지는 못하였다. 다만 답변서가 서면으로 송달되었고 특별한 잔금 수령거부의 취지가 없었으므로, 2020년 7월 8일 송달로 적법한 이행최고가 이루어졌다.
즉, “이미 해제되었다”는 소송상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그 주장이 담긴 서면이 이후 해제권 발생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고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상당한 기간 동안 자기 이행제공도 유지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답변서의 최고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곧바로 계약해제를 확정하지 않았다.
매도인들도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등기·인도의무를 부담하므로, 2020년 7월 8일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날 때까지 매도인들의 이행제공이 계속되었는지를 추가로 심리하도록 하였다.
환송심은 이 사건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그 상당한 기간을 약 1∼2주로 보았다. 그 기간이 지나도록 A회사는 잔금을 지급하거나 이행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으로, 모든 부동산 매매에서 최고기간이 일률적으로 1∼2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등기서류의 이행제공은 계속 유지되었다
환송심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등기서류 제공 상태가 유지되었다고 인정하였다.
- 2020년 5월 하순과 6월 초순에 발급한 인감증명서 등은 최고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날 때까지 등기에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었다.
- 필요한 경우 서류를 다시 발급하여 교부할 수도 있었다.
- 공인중개사는 소송 중에도 매도인들의 요청으로 등기 관련 서류를 계속 보관하였다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 매도인들이 기존 이행제공을 중단하겠다는 명백한 의사를 통지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었다.
이미 이행제공을 하여 매수인을 이행지체에 빠뜨린 뒤 단기간 내에 다시 최고하는 경우에는, 종전의 준비상태가 유지된다면 매번 새롭게 서류 수령을 통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법리도 적용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골프연습장을 다시 운영하였어도 즉시 인도할 수 있는 상태는 유지되었다
A회사는 영업을 재개한 이상 매도인들이 부동산 인도 준비를 중단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환송심은 영업 재개 자체보다 그 방식과 즉시 인도 가능성을 살폈다.
이에 따라 환송심은 영업 재개를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진 제한적·한시적 운영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은 영업을 계속하여도 언제나 인도 제공이 인정된다는 사례가 아니라, 즉시 중단하고 인도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 제한적 운영이 인정된 사례이다.
해제권 발생과 실제 해제 시점을 구분하여야 한다
환송심이 인정한 법적 경과는 다음과 같다.
최고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났다는 것은 해제권이 발생하였다는 의미이고, 실제 계약해제는 2021년 6월 16일자 준비서면의 송달로 인정되었다.
환송심은 이 경로에 따른 해제를 인정하였으므로, 매도인들이 별도로 주장한 자동해제 등의 나머지 사유는 판단하지 않았다.
파기환송판결에서 이미 판단된 부분과 추가 심리할 부분도 구별된다
환송심은 다음 사항을 대법원 파기환송판결의 기속력이 미치는 판단으로 보았다.
- 최종 잔금 지급기일 무렵 매도인들의 이행제공이 있었다는 점
- 그 무렵 매수인이 이행지체 상태에 있었다는 점
- 2020년 7월 7일자 답변서에 이행최고의 효력이 있다는 점
추가 심리 대상은 그 최고 후 상당한 기간 동안 매도인들의 이행제공이 계속되었는지였다.
따라서 대법원의 “적법하게 해제되었을 여지가 있다”는 표현은 모든 판단을 유보한 것이 아니라, 이행제공의 계속 여부를 확인한 뒤 최종 해제 여부를 판단하라는 취지로 이해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해제 통지서의 문구와 계약상 통지 방식을 함께 확인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서면 최고 약정 때문에 문자메시지가 최고로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최고 없이 발송한 해제 통지를 후속 해제의 근거로 활용하려면, 그 통지가 이행 요구로 해석될 수 있는지와 확정적인 수령거부의 취지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대출 승인·담보신탁계약 체결만으로 잔금 이행제공이 완성되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자금조달 절차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었는지보다 매도인이 실제로 잔금을 즉시 받을 수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최고일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날 때까지 등기·인도 준비의 유지 사실을 입증하여야 한다.
서류 보관 내역, 중개사의 확인, 임차인 퇴거, 직원 정리, 시설 운영방식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된다. 매도인의 영업 재개가 문제 된다면 실제로 즉시 중단·인도할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소송 중 해제 주장은 서면별로 그 효력을 나누어 검토하여야 한다.
첫 답변서가 즉시 해제의 효력을 갖지 못했더라도 최고로 기능하고, 이후 준비서면이 해제권 행사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각 서면의 내용·송달일·그 사이의 불이행과 이행제공 상태를 순서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 확정된 것은 매매계약 해제에 따라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배척한 결론이다. 기지급 대금의 반환이나 계약금 몰취, 손해배상 범위까지 확정한 판결로 확대하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