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괄적 영업양수도에 따른 대출채무 면책의무와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동시이행

핵심 결론 영업양수인의 대출채무 면책의무와 양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동시이행 관계로 인정하였다. 양도인이 등기 접수를 보류했더라도 이행 준비를 계속 유지한 사정을 근거로 양수인의 지체책임을 인정하고, 약정 손해배상액을 50% 감액한 사례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0다72572, 2012다65867, 2016다275402

해당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6. 23. 선고 2021나2030021 판결〔기타(금전)〕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일부 취소하고, 피고에게 583,644,32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상고 없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7. 8. 선고 2020가합554909 판결〔기타(금전)〕
원고가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제공을 적법하게 계속하였다는 점에 관한 주장·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항소심은 법무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등을 토대로 이행제공이 계속되었다고 인정하여 결론을 달리하였다.

관련판례

가. 계약 해석과 중대한 책임의 부과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0다72572 판결
계약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으면 계약 체결 경위, 목적,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하여 해석하되, 일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해당판결은 양수인이 동시이행항변권을 포기하였는지를 판단하면서 이 법리를 적용하였다.

나. 상대방의 이행 준비 상태를 고려한 이행제공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5867 판결
쌍무계약에서 요구되는 이행제공의 정도는 구체적인 상황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상대방이 이행할 준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자기 채무의 이행제공만 지나치게 엄격하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다. 약정 지연손해금의 감액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다275402 판결
이행지체에 대비하여 정한 지연손해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감액 대상이 된다. 감액 여부와 범위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관련법령

판결은 아래 규정을 구법으로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임의로 구법 표시를 붙이지 않는다.
관련 규정사건과의 관계
민법 제536조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대출채무 면책의무의 동시이행 관계
민법 제460조이행제공의 방법과 이행 준비 상태
민법 제398조 제1항·제2항약정 지연손해금의 성격과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민법 제104조지연손해금 약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인지 여부
상법 제54조인정된 손해배상금에 대한 연 6%의 지연손해금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항소심 판결 선고 다음 날부터 적용되는 지연손해금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와 사업양수도의 대상

원고 A회사는 자동차 내장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면서 김천시에 있는 공장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2019. 7. 3. C회사와 사이에 공장 부지, 공장 4개 동, 공장시설 및 공장과 관련된 모든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사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C회사의 모회사인 D회사가 새로 설립한 피고 B회사가 사업을 인수하게 되었다. 원고·C회사·피고는 2019. 7. 23. 합의를 통하여 C회사의 계약상 권리·의무를 피고가 포괄적으로 승계하도록 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관계는 원고가 사업양도인, 피고가 최종 사업양수인인 구조이다.

나. 현금으로 지급할 양도대금과 대출채무 면책의무의 구분

거래의 대가는 다음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구분약정 내용
현금으로 지급할 양도대금공장의 2018년 말 순자산가액 96억 원을 기준으로 자산·부채 등을 정산하여 확정
대출채무 면책의무원고의 한국산업은행 대출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거나 대환대출 등을 통해 변제하여 원고를 채무에서 벗어나게 할 의무
한국산업은행 대출원금은 2019. 6. 30. 기준 19,474,880,000원이었다.
계약에서 정한 현금 잔금에는 이 대출금이 포함되지 않았다. 현금 잔금을 지급하는 것과 원고를 은행 대출채무에서 면책시키는 것은 구별되는 의무였다.
현금 양도대금은 계약금 7,680,000,000원과 정산 후 잔금으로 구성되었다. 당사자들은 최종적으로 잔금을 4,622,740,000원으로 확정하였고, 피고는 이를 2019. 10. 28. 지급하였다. 그러나 은행 대출채무의 인수·변제는 그때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 채무의 포괄승계와 이행 시기에 관한 약정

사업양수도계약 제7조는 다음과 같은 구조였다.
  • 제1항은 잔금지급일까지 양도목적물의 이전 절차를 이행하고, 소유권을 잔금지급일 기준으로 이전하도록 정하였다.
  • 제2항은 양수인이 **“잔금지급일 이후 공장 및 영업과 관련된 채무”**에 대하여 양도인을 면책시키고, 면책시키지 못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다.
  • 제2항 단서는 계약체결일 이후 양수인의 경영 아래 부담한 채무는 양수인이 책임지도록 정하였다.
한편 양도대금 정산 조항에서는 이관되지 않는 채권·채무의 정산액을 대금에 가감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계약은 승계되지 않는 채권·채무가 있을 가능성도 예정하고 있었다. 다만 이 사건의 은행 대출채무는 피고가 인수하거나 변제하여 원고를 면책시키기로 한 채무였다.

라. 채무인수 지연에 따른 추가 합의

피고는 공장을 담보로 대출채무를 인수하거나 대환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변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산업은행이 모회사의 연대보증 등 추가 담보를 요구하면서 절차가 지연되었다.
이에 원고와 피고는 2019. 10. 15.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피고는 2019. 11. 15.까지 은행 차입금을 승계하거나 지급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차입금 총액에 대하여 연 10%의 지연이자를 일할 계산하여 지급하되, 등기 이전기간은 제외한다.
피고는 이미 공장을 인도받아 영업하고 있었지만, 은행에 대한 대출채무는 여전히 원고에게 남아 있었다.

마. 등기서류 교부와 등기 접수의 보류

원고는 2019. 12. 24.경 피고로부터 은행의 채무인수 승인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2019. 12. 26. 피고가 지정한 법무사에게 등기권리증, 부동산매도용 법인인감증명서, 등기위임장 등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교부하였다. 원고 측 담당자가 최종 허락하면 법무사가 등기를 접수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다음 날인 2019. 12. 27. 채무인수가 어려워졌다는 연락을 받자, 원고는 법무사에게 등기 접수를 보류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서류를 회수하지 않고 법무사가 계속 보관하도록 하였으며, 피고가 면책의무를 이행하면 언제든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도록 준비 상태를 유지하였다. 이후에도 피고에게 대출채무의 정리를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바. 대출금 변제와 지연손해금 청구

피고는 2020. 1. 31. 대출금 일부 변제를 위하여 원고에게 874,980,000원을 지급하였다. 이에 따라 대출원금은 18,599,900,000원으로 줄었다.
피고는 2020. 8. 10. 나머지 대출금을 전액 변제하였다. 같은 날 공장은 피고 명의로 이전되었고, 원고를 채무자로 한 기존 근저당권설정등기도 말소되었다.
원고는 약정 이행기 다음 날인 2019. 11. 16.부터 최종 변제일까지의 연 10% 약정 지연손해금 1,385,449,879원을 청구하였다.

법리

가. ‘잔금지급일 이후’는 승계 대상 채무의 발생 시점이 아니라 면책의무의 이행 시점을 뜻한다

법원은 계약의 “잔금지급일 이후 공장 및 영업과 관련된 채무”라는 문구를 잔금지급일 이후 새로 발생한 채무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여기서 ‘잔금지급일 이후’는 공장·영업 관련 채무에 대하여 양수인이 양도인을 면책시켜야 하는 시점을 정한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양도대금이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졌고, 승계되는 채권·채무는 이미 그 산정에 반영되어 있었다.
  • 계약은 채권·채무의 포괄승계를 정하고 있었다.
  • 잔금지급일 이후 발생한 채무만을 대상으로 해석하면, 계약체결일 이후 양수인의 경영 아래 부담한 채무를 별도로 규정한 단서와의 관계가 부자연스러워진다.
  • 제품 하자나 거래처 클레임에 따른 우발채무는 별도 조항에서 정하고 있어, 해당 조항을 그러한 우발채무에 한정할 이유도 없었다.
따라서 공장을 담보로 한 기존 은행 대출채무도 피고가 원고를 면책시켜야 하는 채무에 포함되었다.

나. 추가 합의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대출채무 면책의무가 동시이행 관계로 변경되었다

법원은 최초 사업양수도계약과 추가 합의 이후의 의무 관계를 구분하였다.
시점의무의 이행 관계
최초 사업양수도계약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현금 잔금지급의무는 동시이행. 대출채무 면책의무는 그 이후 이행
2019. 10. 15. 추가 합의 이후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피고의 대출채무 면책의무가 동시이행 관계
피고의 면책의무는 거래대금 일부의 지급을 대신하는 것으로, 법원은 이를 양도대금 지급의무의 변형물로 보았다.
원고는 채무인수가 확실해지기 전에 소유권부터 넘겨주는 것을 피하려 하였고, 피고는 공장 소유권과 담보권 설정에 필요한 서류를 확보하여 대출을 실행할 필요가 있었다. 추가 합의는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양측의 의무를 서로 맞물려 이행하도록 정한 것이다.

다. 이행기와 지연손해금 약정을 정하였다고 동시이행항변권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원고는 피고가 2019. 11. 15.까지 면책의무를 이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의 등기의무 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가 동시이행항변권을 포기한다면 약 194억 원의 대출채무를 먼저 정리하고도 공장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원고 채권자들의 압류·강제집행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이는 피고에게 중대한 부담이므로 포기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그런데 합의서에는 동시이행항변권을 포기한다는 명시적 내용이 없었다. 대출금 일부를 먼저 변제한 사정만으로도 포기를 인정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이행기와 연 10%의 지연손해금 약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의 적법한 이행제공이 필요하였다.

라. 등기 접수를 보류했더라도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이행제공은 계속될 수 있다

항소심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2019. 12. 26. 이행제공을 마치고 이를 계속 유지하였다고 인정하였다.
  • 피고가 지정한 법무사에게 필요한 등기서류를 모두 교부하였다.
  • 등기 접수 보류는 피고의 채무인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 서류는 법무사가 계속 보관하였고, 원고의 최종 허락만 있으면 등기할 수 있었다.
  • 원고는 여러 차례 이행을 촉구하면서 등기서류를 제공한 사실도 알렸다.
  • 피고가 대출금을 전액 변제한 당일 곧바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보관 중 인감증명서의 유효기간이 지났더라도 원고가 언제든지 다시 발급받아 교부할 수 있었으므로, 그 사정만으로 이행제공이 중단되었다고 보지 않았다.
이 사건은 등기 접수 보류를 곧바로 이행제공의 철회로 평가하지 않고, 상대방의 이행 준비 상태와 실제로 등기를 마칠 수 있는 준비가 유지되었는지를 판단한 사례이다.

마. 제1심과 항소심의 결론을 가른 것은 이행제공의 계속 여부이다

쟁점제1심항소심
등기의무와 면책의무의 관계동시이행 관계 인정동시이행 관계 인정
피고의 동시이행항변권 포기부정부정
원고의 계속적인 이행제공주장·증명 부족법무사 사실조회 결과 등을 토대로 인정
결론청구 전부 기각지연손해금 일부 인정
항소심은 원고가 주장한 2019. 11. 16.이 아니라, 이행제공 다음 날인 2019. 12. 27.부터 피고의 지체책임을 인정하였다.

바. 약정은 유효하지만 손해배상예정액은 감액할 수 있다

피고는 연 10%의 지연손해금 약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피고가 민법 제104조에서 말하는 궁박 상태에 있었다거나 원고에게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효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만 약정 지연손해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가 결국 대출금을 모두 변제하였고, 그동안 원고가 부담한 대출원금·이자·공장 화재보험료 등도 지급한 사정, 원고가 주장하는 신용도 하락이나 신규사업 실패 등의 실제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예정액을 50%로 감액하였다.
이는 원고의 과실을 50% 인정한 과실상계가 아니라, 약정 손해배상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아 감액한 것이다.

사. 최종 인정 금액

산정 구간기준 대출원금연 10%에 따른 지연손해금
2019. 12. 27.부터 2020. 1. 31.까지19,474,880,000원191,556,196원
2020. 2. 1.부터 2020. 8. 10.까지18,599,900,000원975,732,459원
감액 전 합계1,167,288,655원
50% 감액 후 인정액583,644,327원
법원은 위 인정액에 대하여 2021. 1. 19.부터 2022. 6. 23.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승계할 채무와 제외할 채무를 특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은 포괄적 영업양수도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채무가 예외 없이 승계된다고 판단한 사례는 아니다.
계약 자체가 이관되지 않는 채권·채무의 정산을 예정하고 있었고, 법원은 계약 전체의 구조와 별도 면책 합의를 근거로 은행 대출채무가 면책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승계 대상과 제외 대상을 목록으로 특정하고, 채무의 발생 기준일과 이행 시점을 구분하여 기재할 필요가 있다.

나. 현금 잔금과 채무 면책을 구분하여 이행 순서를 정하여야 한다

현금 잔금을 모두 지급하였더라도 대출채무 면책의무가 남아 있을 수 있다.
현금 지급, 은행의 채무인수 승인, 대출 실행, 소유권이전등기, 기존 담보권 말소를 어떤 순서와 조건으로 처리할지 명확하게 정하여야 한다.

다. 지체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행제공을 입증하여야 한다

동시이행 관계에서는 상대방의 약정 이행기가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등기서류의 교부·보관 내역, 법무사에게 한 지시, 즉시 이행할 수 있다는 통지, 상대방에게 보낸 이행 촉구 문서 등이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도 법무사에 대한 사실조회가 항소심 판단의 주요 근거가 되었다.

라. 약정 지연손해금과 실제 손해에 관한 자료를 함께 확보하여야 한다

지연손해금 약정이 유효하더라도 과다한 예정액은 감액될 수 있다.
채무 정리 지연으로 발생한 금융비용, 추가 담보 부담, 자금조달 차질 등 구체적인 손해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감액 여부와 범위에 관한 심리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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