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영권 분쟁 중 주주총회 소집철회와 주주의 의결권 보호

핵심 결론 임시주주총회 소집은 이사회결의와 서면통지로 철회할 수 있다. 다만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이사회결의는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을 해하므로 무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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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판례·법령 2009다35033, 2000다72572

판결번호

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다35033 판결〔손해배상〕

관련판례

  • 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5365 판결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이 회사 아닌 제3자 사이의 소송에서 선결문제가 된 경우, 당사자는 그 소송에서 결의의 무효 또는 부존재를 주장할 수 있다.
  •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53419 판결 무효행위를 추인하더라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과거로 소급하여 유효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
  •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0다72572 판결 처분문서의 문언이 불명확하면 체결 경위와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하여 해석하되,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원고 회사에서는 종전 대표이사 측과 상대방 주주 측 사이에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대표이사는 2005. 7. 14. 이사회를 열어 같은 달 29일 오전 11시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하고 주주들에게 소집통지서를 발송하였다.
그런데 경영권 분쟁 상대방 측이 보유를 주장하던 주식 14,400주에 관하여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는 법원의 가처분결정이 내려졌다. 대표이사는 처음 총회소집을 결정할 당시에는 이를 알지 못했으나, 뒤늦게 가처분결정을 알게 되었다.
대표이사는 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이의절차로 불복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일단 철회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2005. 7. 28. 이사회에서 다음 날 개최할 예정이던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철회하기로 결의하였다.
회사는 이사회결의 직후 다음 조치를 취하였다.
  • 총회 개최장소 출입문에 소집철회 공고문을 부착하였다.
  •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에게 퀵서비스로 서면 소집철회통지서를 보냈다.
  • 전보와 휴대전화의 직접 통화 또는 음성메시지로도 철회사실을 통지하였다.
한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파업과 회사 측의 용역경비원 투입 등이 발생하였다. 회사는 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후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는데, 합의 이후 기존 소송의 청구금액을 확장하였다.

핵심쟁점

  1. 이미 통지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철회할 수 있는지와 그 절차
  2.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이사회결의가 무효가 되는 기준
  3. 의결권행사 허용 가처분에 불복하기 위해 총회소집을 철회한 결의가 주주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인지
  4. 이사회 소집통지에 회의 목적사항까지 기재해야 하는지
  5. 제3자 사이의 소송에서 주주총회결의의 무효·부존재를 선결문제로 주장할 수 있는지
  6. 무효인 결의를 사후에 추인하면 처음부터 유효해지는지
  7. 부제소합의 후 기존 소송의 청구취지를 확장할 수 있는지
  8. 회사가 지출한 용역경비료가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인지

법리

1. 임시주주총회 소집의 철회

주주총회 소집을 결정한 뒤 주주들에게 소집통지를 보냈더라도 총회가 개최되기 전에는 소집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
이사회결의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면 원칙적으로 이사회결의를 통해 이를 철회해야 한다. 또한 주주들이 총회가 개최될 것으로 신뢰하여 출석을 준비하게 되므로, 소집통지에 준하는 방식으로 철회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절차가 모두 이루어졌다.
  • 이사회에서 임시주주총회 소집철회를 결의하였다.
  • 기존 소집통지와 같은 서면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철회를 통지하였다.
  • 퀵서비스·전보·휴대전화 등 보충적인 방법도 사용하였다.
  • 총회 개최장소에도 철회사실을 공고하였다.
대법원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적법하게 철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2. 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이사회결의

주주는 주주총회를 통해 다음과 같은 회사의 기본적 사항에 관한 의사를 결정한다.
  • 이사의 선임과 해임
  • 회사의 합병·분할
  •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
  • 회사의 조직과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
이사가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것은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한다. 그러한 내용을 가진 이사회결의는 무효이다.
다만 총회소집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의결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결의의 목적, 총회 재소집 가능성, 주주의 소집청구권과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소집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해야 한다.

3. 이 사건 총회소집 철회결의의 효력

대표이사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철회한 주된 이유는 상대방 측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한 가처분결정에 불복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상대방 측은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로서 구 상법 제366조에 따라 다음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다.
  • 회의 목적사항과 소집 이유를 기재한 서면을 이사회에 제출하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방법
  • 회사가 지체 없이 소집절차를 밟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총회를 소집하는 방법
따라서 기존 총회의 소집이 한 차례 철회되었다고 하여 상대방 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졌다고 볼 수 없었다.
대법원은 총회소집 철회결의가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을 훼손할 정도로 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므로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4. 이사회 소집통지와 목적사항

주주총회 소집통지에는 회의의 목적사항을 기재해야 하지만, 이사회 소집통지는 원칙적으로 다르다.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사회 소집통지에 회의 목적사항까지 기재할 필요는 없다.
  • 정관에서 이사회 소집통지에 목적사항을 기재하도록 정한 경우
  • 목적사항을 미리 알리지 않으면 이사의 심의·의결에 현저한 지장이 생기는 경우
  • 그 밖에 이사의 심의권과 의결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전통지가 필수적인 경우
따라서 이사회 소집통지에 총회소집 철회 안건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사회결의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5. 제3자 사이의 소송에서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이 회사가 아닌 제3자들 사이의 소송에서 선결문제가 된 경우, 당사자는 그 소송에서 결의가 처음부터 무효 또는 부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반드시 먼저 회사를 상대로 상법 제380조의 결의무효·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제3자 사이의 개별 소송에서 내려진 판단은 원칙적으로 그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서 선결문제에 관해 판단한 것이므로, 회사관계 전체에 미치는 판결의 효력과는 구별해야 한다.

6. 무효인 결의의 사후 추인

무효인 결의를 사후에 적법한 절차로 다시 승인하더라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처음 결의 시점으로 소급하여 유효해지지 않는다.
사후 추인은 원칙적으로 추인 시점에 새로운 결의를 한 것으로 취급된다. 따라서 최초 결의와 추인 사이에 이루어진 행위까지 당연히 소급하여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7. 부제소합의와 청구취지 확장

회사와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업무복귀 후 추가적인 불법행위를 하지 않으면 노사합의 이전의 파업 관련 불법행위에 관해 이미 제기된 소송 외에는 추가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회사는 합의 전에 제기한 소송에서 합의 후 청구금액을 확장하였다.
대법원은 청구취지 확장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로운 소를 제기하는 것과 같은 성질을 가진다고 보았다. 따라서 합의 당시 이미 청구한 손해액을 초과하여 청구취지를 확장한 부분은 부제소합의에 위반되어 소의 이익이 없다.

8. 용역경비료와 상당인과관계

회사는 2005. 11. 23.경부터 2006. 6. 30.까지 용역경비회사에 합계 1,160,543,164원을 지급하고 이를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였다.
  • 용역경비원의 주된 목적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보다 전임 경영진 측의 회사 점거를 막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노동조합의 행위 중 상당 부분은 법원의 가처분결정 범위 안에서 이루어졌다.
  • 회사가 정상적인 노동운동까지 부당하게 배척한 것이 일부 과격행위의 원인이 되었다.
  • 경찰의 협조 대신 반드시 사설 경비인력을 사용할 필요성이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용역경비료는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었다.

결론

대법원은 회사 측과 노동조합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원심의 판단이 유지되었다.
  • 임시주주총회 소집은 적법하게 철회되었다.
  • 이 사건 총회소집 철회결의는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것이 아니어서 무효가 아니다.
  • 이사회 소집통지에 안건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결의가 무효가 되지 않는다.
  • 노사합의 후 확장된 손해배상청구는 부제소합의에 위반된다.
  • 용역경비료는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아니다.
  • 전임 경영진 측이 보유주식을 사모펀드에 양도한 것만으로는 노사합의에서 정한 ‘주주간 경영권 관련 포괄합의’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경영권 분쟁 중 주주총회 소집철회의 한계와 주주 의결권 보호기준을 함께 제시하였다.
총회소집 철회는 이사회결의와 소집통지에 준하는 철회통지로 가능하지만, 특정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봉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그 행사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진다면 철회결의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다만 해당 주주가 소수주주권을 행사하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거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소집할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면, 기존 총회가 한 차례 철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의결권 침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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