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매매계약 해제 후 반환금의 이자와 지연손해금은 구별된다

핵심 결론 부동산 매매계약이 해제되어도 매수인이 토지와 사용이익의 반환을 제공하지 않으면 매도인은 대금반환·손해배상채무의 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받은 매매대금에는 원상회복의 일부로 수령일부터 법정이자가 붙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3다289720, 2000다16275, 2009다30724, 2020다290804, 2017다1097

해당 판례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89720 판결 [매매대금반환]
매도인들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매매계약이 해제된 사건이다. 대법원은 매수인에게도 토지와 사용이익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매도인들의 매매대금 반환채무와 위약금 지급채무에 지연손해금을 부가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핵심은 계약 해제 자체보다 해제 후 서로 반환해야 할 의무의 관계와, 반환금에 붙는 법정이자·지연손해금의 구별에 있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10. 14. 선고 2021가합78223 판결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 환송 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3. 9. 22. 선고 2022나2044713 판결 계약금 반환액 2억 원과 위약금 4,000만 원, 합계 2억 4,000만 원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 대법원: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89720 판결 원고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고, 피고들 패소 부분을 모두 파기·환송하였다.
  •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24. 6. 13. 선고 2024나2012208 판결 피고들에게 공동하여 2억 4,000만 원을 지급하되, 그중 계약금 반환액 2억 원에 대해서만 2008년 5월 23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법정이자를 지급하도록 하였다. 지연손해금 청구는 모두 배척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사실관계

임야 개발에 관여하던 원고가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임야를 매수하였다
태백시의 임야 공유자들은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개발사업을 추진하였다. 원고는 2003년경부터 인허가와 개발, 영농시설 관리 등의 업무를 위임받았다.
이후 원고와 다른 매수인 Y는 2007년 11월 30일 공유자들로부터 해당 임야를 40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였다. 계약금은 계약 당시 2억 원, 2008년 5월 23일 2억 원으로 합계 4억 원이 지급되었다.
원고는 매매계약 체결 후 임야 일부에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농작물을 재배하였다. 그러나 잔대금 지급과 전체 임야의 소유권이전은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았다.
매도인 측이 풍력발전사업자에게 권리를 설정하고 원고에게 토지 반환을 요구하였다
매도인 측 일부는 2018년 임야 중 13만㎡를 풍력발전사업자에게 임대하고, 2020년 1월 그 토지에 풍력발전소 건설·운영을 위한 지상권을 설정하였다.
이어 2020년 7월 10일 원고를 상대로 공작물 철거, 임야 인도, 차임 상당 부당이득 반환 등을 구하는 별도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매도인들의 이행불능 또는 이행거절을 이유로 매매계약 해제와 대금 반환·위약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법원은 지분의 경매나 지상권 설정만으로 전체 계약의 이행불능이 인정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매도인 측이 계약의 해제를 주장하며 원고에게 토지 반환을 요구한 행위 등은 이행거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고의 해제 의사표시가 담긴 서면이 모두 송달된 2022년 10월 13일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보았다.
매수인인 원고도 토지를 계속 점유하고 있었다
원고는 매매대금 반환과 위약금을 요구하면서도, 자신이 점유하던 토지와 그동안의 사용이익을 반환하거나 반환의 이행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와 별개로, 매도인들에게 반환금과 위약금의 지급 지연에 대한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법리

계약 해제 후에는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매도인은 받은 대금을 반환해야 하고, 매수인은 인도받은 토지를 반환해야 한다.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하였다면 그 사용이익도 반환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반환해야 할 의무는 다음과 같이 대응한다.
매도인들의 의무매수인인 원고의 의무
지급받은 계약금 반환 및 법정이자 지급인도받아 점유하는 토지 부분 반환
계약 해제에 따른 위약금 지급점유·사용 기간의 임료 상당 사용이익 반환
매도인들의 위약금 지급의무도 계약 해제로 발생한 손해배상의무이므로, 매수인의 원상회복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따라서 원고가 자신의 반환의무에 관한 이행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피고들은 계약금 반환채무뿐 아니라 위약금 지급채무에 관해서도 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
반환금에 붙는 법정이자는 지연손해금과 성질이 다르다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구별이다.
원상회복의 법정이자는 받은 돈을 보유한 데 따른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다. 민법 제548조 제2항에 따라 금전을 받은 날부터 계산하며, 반환의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졌는지를 묻지 않는다.
반면 지연손해금은 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데 따른 손해배상이다. 동시이행관계에서 상대방의 이행제공이 없어 지체책임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지연손해금도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계약금 반환액 2억 원: 지체책임이 없어도 원상회복의 일부인 연 5%의 법정이자는 붙는다.
  • 위약금 4,000만 원: 반환하는 기수령금이 아니므로 민법 제548조 제2항의 이자가 붙지 않고, 지체책임도 인정되지 않아 지연손해금 역시 붙지 않는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 이 사건처럼 지체책임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상회복의 법정이자를 연 12%로 바꾸어 계산할 수 없다.
이는 반환채무에 소송촉진법이 언제나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원상회복의 이자 자체와, 별도로 이행지체가 성립했을 때의 지연손해금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동시이행항변이 각하되어도 지체책임이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이 구별이 실제 결론에 반영되었다.
피고들은 환송 후 “원고로부터 토지와 사용이익을 반환받을 때까지 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반환할 토지 부분과 사용이익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때 밝히지 않았고, 변론종결일에 이르러서야 구두로 임료 감정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이를 소송을 지연시키는 실기한 방어방법으로 보아 각하하였다. 따라서 판결 주문에는 원고의 반환을 조건으로 하는 동시이행 문구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연손해금은 인정하지 않았다. 동시이행관계로 인한 지체책임의 면제는 항변권을 별도로 행사하지 않아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다음 두 문제는 구별된다.
  • 상대방의 반환과 동시에 지급하도록 하는 판결을 받을 수 있는가.
  • 상대방이 반환의 이행을 제공하지 않은 기간에 지연손해금을 부담하는가.
파기환송심은 첫 번째에 관한 피고들의 항변은 절차상 각하하면서, 두 번째에 관해서는 지체책임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매도인들의 불가분채무와 공동매수인 각자의 청구 범위도 구별된다
이 사건 매도인들은 임야 전체를 하나의 계약으로 매도하였고, 매도인별 대금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계약 이행에 관하여 매도인 전원의 의사와 능력이 일체로 고려되었으므로, 해제에 따른 대금 반환채무와 위약금 지급채무도 불가분채무로 보았다.
그러나 매수인은 원고와 Y 두 사람이었다. 원고가 Y의 권리나 반환채권을 이전받았다는 증명이 없으므로, 원고는 전체 반환채권 중 자신의 몫인 절반만 청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매도인들이 공동하여 책임진다는 것과, 매수인 한 사람이 전체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위약금은 약정액의 20%로 감액하였다
법원은 원고 측 역시 12년 넘게 잔대금의 이행을 제공하지 않았고, 원고가 임야 일부를 장기간 특별한 대가 없이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하였다.
이에 약정 위약금 4억 원을 20%만 인정하는 것으로 감액하였다. 원고의 몫은 그 절반이므로 계산은 다음과 같다.
4억 원 × 20% × 원고의 몫 1/2 = 4,000만 원
‘20%를 감액’한 것이 아니라 ‘20%로 감액’하여 80%를 줄인 것이다.

파기환송심의 결론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다음 금액을 지급하도록 명령받았다.
항목인정 내용
계약금 반환4억 원 × 1/2 = 2억 원
위약금4억 원 × 20% × 1/2 = 4,000만 원
원금 합계2억 4,000만 원
원상회복의 법정이자2억 원에 대하여 2008년 5월 23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
지연손해금계약금 반환액과 위약금 모두 불인정

실무상 유의점

  • 청구취지에서 법정이자와 지연손해금을 구분해야 한다. 수령일부터 붙는 원상회복 이자와 이행지체 후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은 발생 요건이 다르다.
  • 매수인도 반환의 이행을 제공해야 한다. 토지 반환뿐 아니라 사용이익 반환까지 검토해야 매도인의 지체책임을 주장할 수 있다.
  • 동시이행항변은 구체적으로 조기에 제출해야 한다. 반환 대상 토지, 점유 기간, 사용이익 산정 및 감정신청을 뒤늦게 제시하면 항변이 각하될 수 있다.
  • 공동당사자의 채무와 채권을 각각 분석해야 한다. 공동매도인들의 반환채무가 불가분이어도 공동매수인 한 명이 다른 매수인의 몫까지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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