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착오로 입고된 주식의 임의 매도와 부정거래·배임 책임

핵심 결론 증권회사 직원이 착오로 입고된 주식을 임의로 매도하면 부정한 수단을 사용한 부정거래와 배임이 성립할 수 있다. 다만 매도주문 자체만으로 위계 사용이나 컴퓨터등사용사기의 무권한 정보입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도11566, 2020도9789, 2013마1052

해당판례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도11566 판결
사건명: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컴퓨터등사용사기·배임
하급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4. 10. 선고 2018고단3255 판결은 피고인들의 부정한 수단 사용에 의한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반면 위계에 의한 자본시장법 위반과 컴퓨터등사용사기는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8. 13. 선고 2019노753 판결은 유·무죄 판단을 유지하였다. 다만 징역형을 선택한 피고인들에 대하여 자본시장법상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해야 한다는 점 등을 반영하여 A·B·C·E 부분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선고하였다.
  • A·E: 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00만 원, 사회봉사 120시간.
  • B·C: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 원, 사회봉사 80시간.
  • D·G: 제1심의 각 벌금 1,500만 원 유지.
  • F: 제1심의 벌금 2,000만 원 유지.
  • H: 제1심의 벌금 1,000만 원 유지.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부정한 수단 사용과 배임을 인정한 판단, 위계 사용과 컴퓨터등사용사기를 인정하지 않은 판단이 모두 유지되었다. 파기환송은 없었다.
다만 D는 기간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상고장에도 이유를 기재하지 않아, 대법원이 D의 개별 실체적 주장을 심리하여 배척한 경우와는 구별된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잘못 이전된 가상자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지위를 부정한 비교판례이다. 대상사건은 증권회사 직원과 회사 사이의 신임관계 및 사고 수습과 관련된 임무가 문제 되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착오입고라는 사실만으로 양 사건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 대법원 2015. 4. 9. 자 2013마1052, 1053 결정 금융투자상품의 구조·거래방식, 시장의 특성, 투자자와 행위자의 관계 등을 종합하여 부정행위를 판단하는 법리와 관련된다. 대상사건에서도 매도주문의 외형뿐 아니라 시장과 회사에 미치는 영향 및 거래 경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31415 사건 및 서울고등법원 2019나2050961 사건 같은 사고에 관한 회사의 직원 상대 손해배상 사건이다. 형사 원심에 따르면 민사 제1심은 직원들에게 약 47억 원의 배상을 명하였고, 항소심에서는 직원별 배상액을 정하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으로 민사상 책임이 확정되었다. 형사책임과 별도로 회사의 손해배상청구가 이루어진 사례이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피해 증권회사의 직원이자 우리사주 조합원이었다. 회사의 배당 처리 과정에서 주식이 잘못 입력되어 조합원들의 계좌에 정상적으로 취득하지 않은 주식 잔고가 표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주식이 잘못 입력된 우리사주 조합원은 2,018명이었는데, 대부분은 이를 임의로 매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 피고인들을 포함한 22명은 매도에 나아갔다. 이 사건 형사재판의 피고인은 그중 8명이다.
피고인들은 잘못 입력된 주식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고, 이를 매도한 행위도 부정한 수단의 사용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가 아니고, 배임의 고의·불법이득의사나 회사의 손해 및 자신의 재산상 이익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다투었다.
매도행위로 회사 주가는 당일 전일 종가 대비 약 11.68% 하락하였다. 회사는 체결된 매매의 결제를 이행하기 위해 주식을 확보해야 했고, 결제 불이행 시 거래소의 징계조치를 받을 위험도 있었다. 회사는 주식결제와 투자자 손실보전 등에 약 95억 원을 실제 지출하였다.
한편 피고인들은 최종적으로 범행으로 얻은 이득이 없었고, 회사의 주식 오입력 과실도 작지 않았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과 해고·정직, 과징금,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등을 양형에 참작하였다.

법리

일반적인 판단 기준
자본시장법상 ‘부정한 수단’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수단을 의미한다. 거래의 형식만이 아니라 그 경위와 수단, 시장질서와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 판단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해당 문구가 명확성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는 주장도 배척하였다.
다만 제178조 제1항 제1호의 ‘부정한 수단’과 같은 조 제2항의 ‘위계’는 별도의 구성요건이다. 사회통념상 부정한 거래라는 판단만으로 상대방이나 시장참여자를 오인·착각 등에 빠뜨리는 위계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등사용사기 역시 거래의 부당성과 별도로 정보처리 과정에서 허위 정보·부정한 명령이나 무권한 정보입력 등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경제적으로 처분할 정당한 권리가 없다는 사정과 형법상 무권한 정보입력에 해당한다는 판단은 구별된다.
배임죄의 임무위배행위는 구체적인 사무의 내용과 신임관계에 비추어 당연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하여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것을 말한다. 재산상 손해에는 현실적인 손해뿐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도 포함되며,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피고인들이 오입력된 주식을 임의로 매도함으로써 주가를 급락시키고, 선의의 투자자들이 잘못 판단할 위험을 초래하며, 회사의 결제·손실보전 부담을 발생시킨 점 등을 근거로 부정한 수단을 사용한 거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므로 금융투자상품의 거래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입력된 계좌 잔고를 이용한 주문이 실제 시장에서 매매와 결제의무를 발생시키는 거래로 이어졌다는 사건의 맥락에서 유죄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배임에 관해서는 직원들과 회사 사이의 신임관계 및 사고 수습 상황을 함께 고려하였다. 대부분의 조합원이 매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 매도에 나아간 것은 회사에 대한 임무를 저버린 행위로서 단순한 채무불이행에 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회사에 결제의무와 징계 위험이 발생하였고 실제 비용도 지출된 점에서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였다.
반면 같은 매도주문이 위계를 사용한 거래라거나 무권한 정보입력에 해당한다는 점은 검사의 증거만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에 위계에 의한 자본시장법 위반과 컴퓨터등사용사기는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들이 최종적으로 이득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양형에 참작되었지만, 그것만으로 이미 이루어진 행위의 배임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이를 근거로 배임죄에서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익이라는 요건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실무적 유의점

착오입고 사건에서는 계좌 잔고의 표시, 실제 권리 귀속, 매도주문 제출 권한, 회사에 대한 신임관계와 협력의무를 각각 구분하여야 한다. 전산상 거래가 가능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분의 정당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배임책임을 검토할 때에는 사고 인지 시점, 매도 자제·중단 안내, 직원의 직무와 회사와의 관계, 주문·취소 시각 및 회사의 결제부담 발생 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고객의 착오입고와 직원의 회사 관련 사고는 신임관계의 기초가 다를 수 있다.
고소·변론에서는 부정한 수단, 위계, 컴퓨터등사용사기의 정보입력 요건을 나누어 주장하여야 한다. 이 사건은 하나의 행위라도 구성요건별 증명에 따라 유죄와 무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회사의 손해액은 주가 하락 자체와 주식 확보·결제 비용, 투자자 보전금 등을 구분하여 입증해야 한다. 회사의 시스템상 과실은 민사상 책임 범위와 형사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직원의 고의적인 처분행위를 곧바로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에서 징역형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필요적 벌금 병과 규정도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 원심은 집행유예를 선고한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벌금형을 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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