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188 판결
사건명: 배임수재[피고인 A에 대하여 일부 인정된 죄명 및 피고인 B에 대한 일부 예비적 죄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결론: 피고인 A와 B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 유지.
하급심
제1심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9. 5. 선고 2018고합373 판결이고, 원심은 서울고등법원 2020. 7. 22. 선고 2019노2113 판결이다.
제1심의 판단
제1심은 거래소 대표이사 A와 운영이사 B가 각각 받은 가상자산 E 100만 개에 관하여 배임수재죄를, 이를 제공한 발행회사 운영자 C에 관하여 배임증재죄를 인정하였다.
반면 별도로 지급된 비트코인 110개는 C가 거래소 회사에 지급하는 상장수수료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수수되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항소심의 판단
항소심은 비트코인 110개에 관한 배임수재·배임증재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다. 다만 검사가 예비적으로 추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에 관하여, A가 회사에 귀속될 상장수수료를 부친 명의 계정으로 받아 개인적으로 취득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에 A의 제1심 판결을 파기하여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6,700만 원을 선고하였다. B에게 선고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7,200만 원, C에게 선고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은 유지하였다.
B에 대해서는 비트코인 110개의 개인 취득에 가담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여 예비적 배임 공소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A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유죄 판단과 공소장 변경·공소권 남용 등에 관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다. B에 대해서도 배임수재죄의 부정한 청탁을 인정한 판단을 유지하였다.
두 피고인의 선고형이 10년 미만이므로 양형부당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은 없으며, 첨부 대법원 판결의 상고인은 A와 B이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732 판결: 배임수재죄의 부정한 청탁은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청탁을 말하며, 명시적 청탁뿐 아니라 묵시적 청탁도 포함된다는 법리이다. 원심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도9602 판결: 청탁의 내용, 수수한 이익의 종류·액수·형식, 제공 방법과 거래의 청렴성을 종합하여 부정한 청탁을 판단한다는 법리와 관련된다.
-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도17211 판결: 거래상대방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고 실행행위자가 이를 받은 것을 곧바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판례이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 110개의 상장수수료 성격과 청탁 대가성을 구별하였다.
-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 원인불명으로 이체받은 비트코인의 처분에서는 수취인에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회사의 상장수수료를 수수·관리할 임무가 있는 대표이사를 다룬 이 사건과 구별된다.
관련법령
- 형법 제357조 제1항: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배임수재죄.
- 형법 제357조 제2항: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는 배임증재죄.
- 형법 제357조 제3항: 배임수재로 취득한 재물의 몰수와 가액 추징.
- 형법 제355조 제2항: 임무위배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배임죄.
- 형법 제356조: 업무상배임의 가중처벌.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원심이 명시한 적용 조문으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배임행위의 가중처벌.
- 형사소송법 제298조: 항소심에서 이루어진 예비적 공소사실 추가와 관련된 공소장 변경.
-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는 범위.
사실관계
당사자의 지위
A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D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를 총괄하였다. B는 운영이사로서 거래소 운영과 가상자산 상장 업무를 담당하였다. C는 가상자산 E를 개발·유통하는 회사의 운영자로서 D거래소에 E의 상장을 추진하였다.
회사에 지급하기로 한 상장수수료
상장 협상 과정에서 C는 상장수수료로 E 1,000만 개와 비트코인 110개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비트코인 110개의 지급 당시 가치는 판결상 8억 4,160만 원으로 인정되었다.
A는 2018. 2. 5.부터 다음 날까지 비트코인 110개를 회사 지갑이 아닌 부친 명의 계정으로 전송받아 개인적으로 취득하였다. A는 전송 직후 가족 대화방에 전세금 마련을 마쳤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고, 항소심에서 해당 배임 공소사실을 자백하였다.
임원에게 별도로 제공된 가상자산
E는 2018. 2. 9. 거래소에 상장되었다. C는 상장수수료와 별도로 B에게 같은 달 12일 E 100만 개를, A에게 같은 달 14일 E 100만 개를 제공하였다. 법원이 인정한 가액은 B 수수분 7,200만 원, A 수수분 6,700만 원이다.
C는 이를 감사의 표시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상장 일정 공지에 관한 요구와 전자지갑 주소 요청이 연결되어 있었고, 실무자가 내부 절차를 이유로 거절한 요구가 B를 통하여 반영되었다. 다른 직원들은 임원들이 가상자산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원심은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편의가 필요했던 사정, 수수액의 규모, 은밀한 지급 경위 및 실제 편의 제공 등을 종합하여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하였다.
법리
부정한 청탁의 판단 기준
부정한 청탁은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청탁이다. 청탁이 명시적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업무상 요구와 이익 제공의 전후 경위에서 묵시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상장심사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거나 상장이 완료된 뒤 이익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수재가 부정되지 않는다. 상장 결정·일정 조정 및 이후 편의 제공과 이익 수수 사이의 대가관계를 살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고액의 가상자산이 공식 상장수수료와 별도로 임원 개인에게 제공되었고, 상장 관련 요구 및 지속적인 편의 제공과 연결되어 있어 배임수재·배임증재가 인정되었다.
상장수수료와 청탁 대가의 구별
비트코인 110개는 C가 회사에 대한 상장계약상 의무를 이행한다는 인식으로 지급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A가 이를 개인적으로 취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C의 지급까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에 비트코인 110개에 관해서는 배임수재·배임증재가 부정되었다. 반면 회사에 귀속될 수수료를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취득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행위는 별도의 업무상배임으로 평가되었다.
가담 여부의 개별 판단
B가 운영이사이고 비트코인이 회사의 일반 지갑으로 입금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더라도, 그것만으로 A의 개인 취득에 공모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해당 부친 명의 계정이 과거 회사의 차명 계정으로 사용되었던 사정도 있었고, B의 전송 관여나 이익 분배가 확인되지 않았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 때문에 B의 배임 가담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단의 범위
대법원은 위 사실인정과 법률 적용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구체적인 상장 경위, 지급액의 성격 및 B의 가담 여부에 관한 판단은 첨부 원심판결에서 상세히 설시되어 있다.
실무적 유의점
- 회사에 귀속되는 수수료와 임원 개인에게 제공된 이익을 구분해야 한다. 같은 상장 과정에서 지급되었더라도 계약상 지급인지 청탁의 대가인지에 따라 죄명이 달라진다.
- 부정한 청탁은 메시지, 일정 변경 요청, 내부 반대 의견, 지갑 주소 전달 및 지급 시점을 연결하여 입증해야 한다. ‘감사 표시’라는 명목만으로 대가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 회사 수수료의 유용을 주장할 때에는 회사의 수수료 채권, 임원의 수수·관리 임무, 실제 수령 계정과 개인 사용 목적을 구체화해야 한다.
- 공동피고인의 책임은 직책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범행 인식, 전송 지시, 실행 관여와 이익 분배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 가상자산의 가치는 공소사실 기재액과 법원의 인정액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 E 100만 개의 인정액은 A 6,700만 원, B 7,200만 원이며, 추징금도 이에 맞추어 산정되었다.
- 상장계약에는 수수료의 종류·수량·귀속 주체·입금 지갑을 명시하고, 임직원 개인의 별도 수수를 통제하는 승인·신고 절차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