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해당판례
사건명: 손해배상(기)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17. 6. 30. 선고 2016나2025629 판결은 원고들의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청구와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상 청구에 관해서는 이 사건 해외 옵션거래에 자본시장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 부분 이유를 바로잡았다. 금융투자상품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거래주체·거래장소·적용 법규에 따라 제한되지 않으므로, 해외에서 외국 회사들 사이에 거래된 장외파생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본시장법 제178조·제179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피고들이 원고들의 옵션거래 상대방이 아니고, 그 옵션과 연계된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하여 원고들과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주장·증명도 없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상 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 민법상 청구도 피고들의 행위와 원고들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심의 법 적용에 관한 이유는 부적절하지만 청구를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고 패소가 확정되었으며 파기환송은 없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5. 4. 9. 자 2013마1052, 1053 결정 금융투자상품의 구조, 거래방식, 투자자와 행위자의 관계 등을 종합하여 부정행위를 판단하고, 기초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어 상품의 권리행사나 조건성취를 변경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선행 결정이다. 대상판결은 이 법리를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판단하는 데 적용하였다.
-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2740 판결 금융투자상품 발행인과 스와프계약 등 연계거래를 하여 투자자와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가진 자의 책임과 관련된다. 대상판결은 직접 계약상대방이 아니더라도 책임을 질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연계관계에 관한 주장·증명이 없다는 점을 구별하였다.
-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 대법원 2022. 9. 16. 선고 2017다247589 판결 상당인과관계는 결과 발생의 개연성뿐 아니라 관련 규범의 목적·보호법익, 가해행위의 내용, 침해이익의 성질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선행판례이다. 대상판결은 민법상 손해배상청구를 판단하면서 이를 원용하였다.
관련법령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제2항 투자성을 기준으로 한 금융투자상품의 정의와 증권·파생상품의 구분.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파생상품의 정의와 장내·장외파생상품의 구분.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6조 제4항 제1호 파생상품에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기초자산의 시세를 변동시키는 연계 시세조종행위의 금지.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8조 제1항 제1호 금융투자상품 거래와 관련한 부정한 수단·계획·기교의 사용 금지.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9조 제1항 제178조 위반행위로 인한 투자자의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
- 민법 제750조 위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 대한 일반 불법행위책임.
사실관계
원고들은 외국 회사들로서, 국외 장외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들로부터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로 하는 콜옵션을 매수하였다. 옵션의 만기일은 2010. 11. 11., 행사가격은 250포인트였다. 원고들의 거래상대방은 피고 도이치은행이나 도이치증권이 아니었다.
피고 도이치은행은 코스피200 지수차익거래를 하면서 대체로 중립적인 포지션을 유지하다가 옵션만기일 오후에 콜옵션 매도와 풋옵션 매수를 결합한 합성선물 매도 포지션 및 추가 풋옵션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였다. 피고 도이치증권도 별도로 풋옵션을 매수하였다. 지수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거래구조였다.
이후 도이치은행은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코스피200 구성종목 200개 중 198개 종목의 보유주식 전량, 약 2조 3,700억 원 상당을 직전 가격보다 약 4.5∼10% 낮은 가격으로 나누어 매도하였다. 도이치증권도 SKT·KT 주식에 관하여 합계 약 690억 원 상당의 시장가 매도주문을 제출하였다.
코스피200 지수는 동시호가 직전 254.6포인트에서 종가 247.51포인트로 급락하였다. 이에 원고들의 콜옵션은 행사가격인 250포인트를 밑돌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반면 피고들은 앞서 구축한 합성선물·풋옵션 등에서 도이치은행 약 436억 원, 도이치증권 약 11억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원고들은 피고들의 대량매도가 연계 시세조종 또는 부정거래행위이고, 그로 인해 자신들의 옵션을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며 자본시장법과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법리
일반적인 판단 기준
금융투자상품의 범위는 투자성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자본시장법은 원칙적으로 거래 당사자의 국적이나 거래장소 등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 회사가 해외 장외시장에서 취득한 옵션도 제178조·제179조에서 말하는 금융투자상품에 포함될 수 있다.
부정거래에 따른 손해배상은 부정행위 때문에 투자자가 거래를 시작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다음 두 유형을 구별하였다.
- 부정행위로 인하여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하게 되고 손해를 입은 경우.
- 부정행위와 무관하게 이미 거래한 상품이라도, 그 상품의 구조·내용상 부정행위 때문에 권리나 결제금액이 달라져 손해를 입은 경우.
따라서 투자 당시 기망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가 배제되지는 않는다. 특정 시점의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상환금액이나 권리행사 여부가 결정되는 상품에서 부정한 수단으로 그 가격에 영향을 주었다면, 기존 투자자에 대한 배상책임도 성립할 수 있다.
책임 주체 역시 발행인·판매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발행인과 스와프계약 등 연계거래를 하여 투자자의 권리행사나 조건성취와 관련하여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가진 자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부정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특정 투자자에 대한 배상책임의 성립은 별도로 판단한다. 부정행위의 구체적 내용, 해당 상품의 구조·특성, 행위자와 투자자의 거래상 관계를 살펴야 한다. 민법상 청구에서도 단순한 경제적 영향 관계를 넘어 법적으로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원고들의 해외 옵션거래가 자본시장법의 적용대상에서 당연히 제외된다고 보지 않았다. 이 점에서 원심의 판단 이유를 수정하였다.
또한 피고들이 지수 하락에서 이익을 얻는 포지션을 구축한 뒤 대량매도로 지수를 낮춘 행위는, 자신들이 거래한 금융투자상품과 관련한 부정행위나 연계 시세조종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이 판결에서 피고들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들의 행위와 무관하게 별도의 해외 금융회사로부터 콜옵션을 매수하였다. 피고들은 그 옵션의 거래상대방이 아니었고, 그 옵션과 연계된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하여 원고들과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주장·증명도 없었다.
이에 대법원은 피고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구성하는 금융투자상품과 관련하여 부정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별도 옵션거래에 대하여 제179조의 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민법상 청구도 같은 지수에 연동된다는 사실만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들의 손익은 자신들이 체결한 옵션계약의 내용에 따라 발생하고, 피고들의 상품과 원고들의 옵션 사이에 권리행사 조건이나 기준상 직접 대립하는 이해관계가 있다는 자료가 없었다. 이러한 거래구조와 자본시장법의 보호목적 등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직접 계약관계가 없으면 배상책임이 없다”거나 “해외 투자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취지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연계거래를 통한 책임 가능성은 인정하되, 이 사건 원고들과의 구체적인 관련성에 관한 주장·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판결이다.
실무적 유의점
청구원인에서는 금융투자상품 해당성, 부정거래행위의 존재, 해당 투자자에 대한 책임 범위, 손해 및 인과관계를 구분하여 주장하여야 한다. 시세조종 사실과 투자손실을 나란히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파생상품 분쟁에서는 거래확인서와 상품설명서, 기초자산·행사가격·평가시점·결제방식뿐 아니라 발행인과 헤지거래 상대방 사이의 스와프 등 연계계약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위자가 투자자의 손실 또는 조건 불성취로 이익을 얻는 거래상 지위에 있었는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손해 입증에서도 지수 하락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법적 상당인과관계를 구별해야 한다. 부정행위가 없었을 경우의 지수 및 결제금액에 관한 분석과 함께, 왜 그 손해가 해당 규정이 보호하는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법 제179조와 민법 제750조를 함께 주장하더라도 각 청구의 요건을 독립적으로 구성하여야 한다. 이 사건처럼 자본시장법상 책임이 부정된 뒤 민법상 상당인과관계도 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