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해행위취소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도 상대방 청구를 기각할 수 있을까?

핵심 결론 사해행위취소 반소를 인용하는 경우, 법원은 그 판결의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같은 절차에서 상대방의 소유권을 전제로 한 본소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자동차 매매·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매수인의 기존 근저당권 말소청구를 기각한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277785, 2018다277792, 2003다6200, 2015다217980, 2015다24751

해당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77785, 2018다277792 판결 [근저당권말소·사해행위취소등]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본소 기각 및 반소 인용의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구분청구 내용최종 결과
본소자동차 매수인이 금융회사 명의의 채권가액 20,000,000원 근저당권설정등록 말소를 청구기각
반소 중 매매계약 취소금융회사가 채무자와 매수인 사이의 2016. 3. 3.자 자동차 매매계약 취소를 청구인용
반소 중 저당권설정계약 취소금융회사가 채무자와 매수인 사이의 2016. 4. 29.자 저당권설정계약 취소를 청구인용
반소 중 원상회복매수인 명의의 저당권설정등록 및 소유권이전등록 말소를 청구인용
본소에서 말소를 요구한 것은 금융회사 명의의 20,000,000원 근저당권이다. 반소에서 말소가 명해진 것은 원고 명의의 120,000,000원 저당권과 소유권이전등록이다.
하급심 및 소송경과

가. 제1심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7. 9. 19. 선고 2016가단11668, 2016가단3223 판결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자동차 매매계약과 저당권설정계약을 사해행위로 인정하였다. 원고가 선의의 수익자라는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두 계약을 취소하고 원고 명의의 저당권설정등록과 소유권이전등록을 말소하도록 하였다. 원고가 자동차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제기한 본소는 기각하였다.

나. 항소심

전주지방법원 2018. 9. 13. 선고 2017나11462, 2017나11479 판결
원고의 본소·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다만 채무초과 판단에 사용한 소극재산을 계약 당시 이미 존재하던 채무 합계 682,219,000원으로 정정하였다. 원고가 주장한 리조트 회사 관련 재산과 회사에 대한 대여금채권 등을 추가로 검토하였으나, 채무초과 판단을 뒤집을 자료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 대법원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77785, 2018다277792 판결
사해행위 성립과 수익자의 선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특히 반소 사해행위취소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같은 소송절차에서 그 취소를 전제로 본소를 기각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다6200 판결 민법 제406조 제1항에 따라 사해행위취소청구와 그 취소를 전제로 하는 원상회복청구를 병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이 본소와 반소를 함께 판단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참조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17980 판결 사해행위취소는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효력이 발생하며,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관계까지 전면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의 본소 기각을 소유권 취득의 절대적 무효로 확대하여 이해하지 않기 위해 함께 검토할 판례이다.
  • 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5다24751 판결 이 사건 항소심이 변론재개신청 판단에서 참조하였다.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변론종결 후에야 이를 제출하려는 경우, 법원이 변론을 재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취지이다.
관련 해설로 ChatByun의 「사해행위취소로 회복된 부동산의 재처분과 채권자의 직접 등기말소청구」를 함께 참고할 수 있다.

관련법령

  • 민법 제406조 제1항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취소와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수익자나 전득자의 선의에 관한 예외도 규정한다.
  • 민법 제406조 제2항 채권자취소소송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 민법 제407조 사해행위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
  • 민법 제214조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방해예방청구권을 규정한다. 항소심은 원고의 본소를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행사의 일환으로 파악하였다.
  • 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본소의 청구 또는 방어방법과 관련되는 반소의 제기 요건을 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142조 법원이 종결된 변론을 다시 열 수 있도록 규정한다.
  • 자동차관리법 제6조 자동차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하여야 효력이 발생한다.
  • 상법 제169조 회사를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으로 규정한다. 회사 재산과 주주 개인의 재산을 구별하는 기초가 된다.

사실관계

가. 금융회사가 자동차 구입자금을 대출하고 일부 금액을 담보함

채무자는 2016. 1. 29. 벤츠 S350 자동차를 132,500,000원에 매수하였다.
아주캐피탈은 같은 날 자동차 구입자금 100,000,000원을 대출하였다. 대출이율은 연 6.98%, 상환기간은 60개월이었다.
아주캐피탈은 대출원금의 20%에 해당하는 부분을 담보하기 위하여 2016. 2. 2. 자동차에 채권가액 20,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록을 마쳤다.

나. 원고가 자동차를 매수하고 별도의 저당권도 설정받음

원고는 2016. 3. 3. 채무자로부터 자동차를 120,000,000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2016. 4. 29. 같은 자동차에 채권가액 120,000,000원의 저당권을 설정받았고, 2016. 6. 20. 소유권이전등록을 마쳤다.
매매계약 체결일과 소유권이전등록일이 다르며, 매매계약 체결 후 소유권이전등록 전에 별도의 저당권설정등록이 이루어진 사건이다.

다. 금융회사가 사해행위취소 반소를 제기함

채무자는 2016. 7. 20.부터 할부금 상환을 연체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자동차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로서 금융회사에 20,000,000원을 변제공탁하였으므로 금융회사 명의의 근저당권이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본소를 제기하였다.
금융회사는 자동차 매매와 원고 명의의 저당권 설정이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사해행위라며, 두 계약의 취소와 원고 명의 등록의 말소를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라. 계약 당시 채무초과 상태가 인정됨

법원이 인정한 재산과 채무는 다음과 같다.
구분인정 내용금액
부동산아파트 3채약 157,000,000원
자동차이 사건 차량과 같은 종류의 다른 차량 각 90,000,000원, 중고 차량 29,000,000원약 209,000,000원
적극재산 합계위 부동산과 자동차의 평가액 합계약 366,000,000원
소극재산매매·저당권설정계약 당시 이미 존재하던 채무682,219,000원
제1심은 2016. 8. 24. 기준 채무 합계 685,519,000원을 사용하였으나, 항소심은 그중 계약 당시 이미 존재하던 채무만을 추려 소극재산을 정정하였다. 정정 후에도 채무초과 상태는 유지되었다.

법리

가. 사해행위취소 판결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확정되어야 발생한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은 법률관계를 변경하는 형성의 소이므로, 원칙적으로 판결이 확정되어야 취소의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민법 제406조 제1항은 사해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함께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취소판결이 먼저 확정된 뒤 별도의 원상회복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 같은 절차에서 반소를 인용하면서 그 판단을 본소에도 반영할 수 있다

원고가 매매계약에 따라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청구하고, 피고가 그 매매계약의 사해행위취소와 원상회복을 반소로 구하면, 사해행위 여부는 다음 두 판단에 공통된 쟁점이 된다.
  • 반소에서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명할 것인지
  • 본소에서 원고가 그 소유권 취득을 전제로 피고에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대법원은 법원이 반소를 인용하는 경우, 그 판결의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취소를 전제로 본소를 심리·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같은 소송에서 매매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면서도, 본소에서는 그 계약에 따른 소유권 취득을 그대로 인정하여 청구를 인용한다면 판단이 모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는 금융회사의 사해행위취소 반소가 인용되었으므로, 원고가 자동차 소유권을 전제로 금융회사에 근저당권 말소를 요구하는 본소도 함께 기각할 수 있었다.

다. 반소 제기만으로 본소가 기각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은 사해행위취소 반소가 적법하게 제기되고, 법원이 그 반소를 심리하여 취소와 원상회복을 명하는 경우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거나 반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본소가 기각되는 것은 아니다.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하는 반소 없이 단순한 항변만으로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사건도 아니다.
판결 확정 전부터 취소의 실체법적 효력이 일반적으로 발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같은 절차에서 본소와 반소를 모순 없이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

라. 사해행위취소를 매매계약의 절대적 무효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해행위취소는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매매계약이 모든 관계에서 처음부터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도 취소채권자인 금융회사와 수익자인 원고 사이에서, 원고가 취소 대상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 취득을 근거로 금융회사 명의의 담보 말소를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따라서 본소 기각을 근거로 원고의 소유권 취득이 모든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당연히 무효라고 확대하여 설명해서는 안 된다.

마. 회사 소유 부동산의 가액을 주주의 개인재산으로 계산할 수 없다

원고는 채무자가 리조트 회사의 주식 50%를 보유하고 있고, 회사 소유 콘도미니엄의 시가가 20억 원 이상이므로 채무자의 적극재산에 10억 원 이상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인격이므로, 채무자의 적극재산으로 평가할 대상은 회사 소유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채무자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라고 판단하였다.
콘도미니엄의 감정가액이 2,211,000,000원이라는 자료는 있었지만, 회사의 채무액, 영업가치, 주당 평가액 등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회사 부동산 가액에 지분율을 곱하여 곧바로 채무자의 개인재산에 더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 주식의 가치가 언제나 없다는 판단이 아니라, 주장한 주식가치를 뒷받침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바. 수익자의 선의와 회사에 대한 채권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원고와 채무자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고, 거래 전후 여러 차례 금전거래가 있었으며, 원고가 자동차매매업자로서 할부금융회사가 대출금 일부만 담보등록하는 관행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였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익자의 악의 추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항소심 변론종결 후 채무자에게 리조트 회사에 대한 364,000,000원의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변론재개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고, 계정별 원장과 사업양도계약서 외에 실제 거래내역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없으며, 자동차 처분 경위에 관한 설명도 일관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 20,000,000원 공탁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부정한 판결은 아니다

원고는 등록된 담보금액에 해당하는 20,000,000원을 공탁하였으므로 근저당권을 말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그 공탁만으로 담보채무가 소멸하는지를 독립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사해행위취소 반소의 인용에 따라 원고가 소유권 취득을 전제로 금융회사에 말소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 판결을 “자동차 매수인이 등록된 담보금액을 공탁하더라도 언제나 말소를 청구할 수 없다”는 일반명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실무상 유의점

  • 본소의 권리 취득 원인과 반소의 취소 대상을 연결해야 한다. 매매계약 등 취득 원인의 취소가 본소 판단의 선결문제가 되는지 확인하고, 취소와 원상회복의 청구취지를 구체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 반소에도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이 적용된다. 본소에 대응하는 과정이라고 하여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일부터 5년의 제소기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 계약일과 등록일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 매매계약일은 2016. 3. 3., 소유권이전등록일은 2016. 6. 20.이다. 취소할 법률행위와 말소할 등록을 각각 특정해야 한다.
  • 채무초과는 처분행위 당시 자료로 판단해야 한다. 나중에 발급된 금융자료를 사용하더라도 그중 당시 이미 존재하던 채무를 구분하고, 재산가액도 같은 기준시점에 맞추어야 한다.
  • 회사 재산·주식가치·회사에 대한 채권을 따로 입증해야 한다. 회사 부동산의 감정서만으로 주주의 재산을 산정할 수 없다. 회사 채무와 영업상황을 반영한 주식평가자료, 대여금의 실제 지급내역 등을 구별하여 제출해야 한다.
  • 선의는 거래 당시의 객관적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당사자 관계, 거래 경위, 대금 지급, 금융거래 내역, 기존 담보와 대출잔액에 관한 확인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 변론종결 전에 필요한 주장과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장부상 채권이 있다는 주장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자금거래 자료와 처분 경위에 관한 일관된 설명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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