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능적 표현'으로 기재된 청구범위의 해석 기준,

핵심 결론 기능적 표현으로 기재된 청구범위도 청구범위 기재 자체로 해석하되 다른 기재로 제한·확장할 수 없다. 발명의 설명에 개시된 내용을 청구범위 범위까지 확장·일반화할 수 있으면 뒷받침 요건은 충족되고, 제빙방식 교체는 사후적 고찰로 판단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후2864, 2007후4977, 2014후2061, 2007후3660, 2014후2184

기술적 쟁점의 요지

대상 특허는 '하나의 증발기로 제빙과 동시에 냉수를 얻을 수 있는 냉온정수시스템 및 장치'로, 하나의 증발기를 이용해 얼음과 냉수를 동시에 공급하는 구조이다. 정정발명의 핵심은 탈빙된 얼음과 물받이에 남은 냉수를 분리하여 각각 얼음저장고와 냉수탱크로 보내는 구성에 있다.
쟁점원심 판단대법원 판단
① '탈빙된 얼음을 얼음저장고 및 냉수탱크로 보내는' 수단의 해석(넓게 해석)얼음저장고를 경유해 일부를 냉수탱크로 보내는 방식은 불포함
② 위 수단이 발명의 설명에 의해 뒷받침되는지뒷받침 안 됨 → 정정요건 흠결뒷받침 충족 (명세서·도면에 구체적 수단 명시)
③ 제9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선행발명 1+2 결합으로 용이 도출사후적 고찰에 해당, 용이 도출 아님
기술적으로는 유하식(流下式) 제빙과 침지식(浸漬式) 제빙의 차이가 결정적이다.
  • 유하식: 냉수가 제빙판을 흘러내리며 제빙 → 제빙되지 않은 냉수가 지속적으로 조금씩 아래로 떨어짐 → 제빙부 하부에 얼음은 통과 못 하고 냉수만 받아내어 저수탱크로 보내는 구성(선행발명 1의 집수탱크 + 수직 연락관)이 필요
  • 침지식: 물받이에 담긴 제빙원수에 침지부를 담가 얼음 형성 → 제빙 후 물받이에 남은 다량의 냉수를 한꺼번에 비웠을 때 이를 받아 처리할 구성이 필요
즉 제빙방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냉수탱크의 위치, 냉수·얼음의 이동경로 등 제빙부 이외의 구성이 유기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이 진보성 판단의 열쇠였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후2864 판결 [정정무효(특)] (미간행)
  • 원고, 피상고인: 코웨이 주식회사
  • 피고, 상고인: 청호나이스 주식회사
  • 재판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 주문: 원심판결 파기, 특허법원 환송
  • 특징: 상고이유 ①②③이 모두 받아들여져, 나머지 상고이유 판단을 생략한 채 파기환송

하급심 경과

단계사건요지
정정심결특허심판원 2017. 1. 17.자 2016정119호이 사건 특허발명이 정정됨
정정무효심판(특허심판원)정정의 적법 여부가 다투어짐
원심특허법원 2017. 10. 27. 선고 2017허4716 판결ⓐ 제1항 정정발명의 해당 수단이 발명의 설명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고, ⓑ 제9항 정정발명은 선행발명 1+2 결합으로 진보성이 부정되므로 정정요건 흠결로 판단
상고심대법원 2017후2864양자 모두 법리오해로 파기환송
▶ 원고(코웨이)가 피상고인, 피고(청호나이스)가 상고인이라는 점에서, 원심은 정정을 무효로 보는 취지였고 대법원이 이를 뒤집은 구조로 읽힌다.

관련 판례

기능적 표현을 포함한 청구범위 해석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1호 뒷받침 요건
진보성 판단 및 사후적 고찰 금지

관련 법령

사실관계

(1) 특허의 내용

명칭을 '하나의 증발기로 제빙과 동시에 냉수를 얻을 수 있는 냉온정수시스템 및 장치'로 하는 특허발명으로, 출원일은 2005. 10. 21.경이다. 압축기·응축기·팽창밸브·증발기의 통상적 냉동사이클을 전제로, 하나의 증발기만으로 얼음과 냉수를 동시에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정정

2017. 1. 17. 특허심판원 2016정119호 심결로 정정되었다(이하 '정정발명').
  • 제1항 정정발명: '탈빙된 얼음을 얼음저장고 및 냉수탱크로 보내는' 수단을 구성요소로 포함하고, 나아가 청구범위에서 냉수탱크를 물받이의 직하방에 위치시키고 물받이에서 제빙되지 못한 냉수는 '곧바로' 냉수탱크로 이동하는 것으로 한정
  • 제9항 정정발명: 침지식 제빙방식을 채택하고, '물받이 회전 시 연동되어 탈빙된 얼음을 얼음저장고로 이송하되, 물받이와 사이에 냉수가 통과하는 공간이 있는 그릴'을 구성으로 함

(3) 명세서·도면의 기재

명세서에는 "탈빙 완료 후 물받이가 원위치되면 물받이 전단에 절첩 가능하게 장착된 그릴이 홈을 가진 슬라이드판 위의 탈빙된 얼음을 전방으로 밀어내면서, 슬라이드판의 홈을 통해 일정량의 얼음이 냉수탱크로 떨어져 냉수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시키고, 나머지 얼음들은 슬라이드판 전방으로 밀어내 배출구를 통해 냉수탱크 하단의 얼음저장고에 떨어뜨린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도면 4A는 '탈빙된 얼음의 일부가 냉수탱크로 유입됨을 나타낸 개략도', 도면 4B~4D는 '탈빙된 얼음이 얼음저장고로 이동되는 상태도'이다.

(4) 선행발명

  • 선행발명 1: 하나의 증발기로 전해얼음과 전해수를 동시 공급. 유하식 제빙. 제빙에 사용된 냉수가 냉수저장탱크로 이동해 다시 제빙용으로 순환. 집수탱크 및 집수탱크와 물저장부를 연결하는 수직의 연락관 구성을 가짐
  • 선행발명 2: 침지식 제빙방식. 정정발명의 '그릴'에 대응하는 '얼음삽판'이 있음. 다만 제빙 후 남은 대부분의 냉수는 얼음과 함께 얼음저장실로 이동했다가 저부의 누수판·관통공을 거쳐 물저장실로 진입, 다시 펌프로 물받이에 순환하는 경로

(5) 차이점

  • 차이점 1: 선행발명 1은 유하식, 제9항 정정발명은 침지식
  • 차이점 2: 제9항 정정발명의 '그릴' 구성이 선행발명 1에는 없음
출원 당시 유하식·침지식 제빙방식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고, 통상의 기술자가 장치 특성에 따라 장단점을 고려해 선택·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었다.

법리

가. 청구범위 해석 — 기능적 표현의 경우에도 동일

청구범위는 출원인이 특허발명으로 보호받고자 하는 사항이 기재된 것이므로, 발명의 내용 확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야 하고,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청구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법리는 청구범위가 통상적인 구조·방법·물질이 아니라 기능·효과·성질 등 이른바 기능적 표현으로 기재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7후4977 판결).
적용: '탈빙된 얼음을 얼음저장고 및 냉수탱크로 보내는' 수단은 문언만 보면 '얼음저장고로 보낸 후 그중 일부를 냉수탱크로 보내는' 방식도 포함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제1항 정정발명은 청구범위 자체에서 ⓐ 냉수탱크를 물받이의 직하방에 위치시키고 ⓑ 제빙되지 못한 냉수는 물받이에서 '곧바로' 냉수탱크로 이동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러한 위치관계와 이동경로의 한정에 비추어, 얼음저장고 경유 방식은 위 수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 주목할 점은, 대법원이 명세서의 기재로 청구범위를 좁힌 것이 아니라 같은 청구항 내 다른 한정사항('직하방', '곧바로')을 근거로 기능적 표현의 외연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청구범위 기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해석방법이다.

나. 뒷받침 요건 —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1호

규정 취지: 출원서에 첨부된 명세서의 발명의 설명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이 청구항에 기재됨으로써, 출원자가 공개하지 아니한 발명에 대하여 특허권이 부여되는 부당한 결과를 막으려는 데 있다.
판단 기준: 위 규정 취지에 맞게 ⓐ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을 기준으로 ⓑ 통상의 기술자의 입장에서 ⓒ 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과 대응되는 사항이 발명의 설명에 기재되어 있는지에 의하여 판단한다. 따라서 출원 당시 기술수준에 비추어 발명의 설명에 개시된 내용을 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의 범위까지 확장 또는 일반화할 수 있다면 청구범위는 발명의 설명에 의하여 뒷받침된다(대법원 2016. 5. 26. 선고 2014후2061 판결).
적용: 명세서는 그릴이 슬라이드판 위의 얼음을 밀어내면서 홈을 통해 일부 얼음이 냉수탱크로 떨어지고 나머지는 배출구를 통해 얼음저장고로 떨어진다는 구체적인 기술적 수단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고, 도면 4A~4D도 이를 도시하고 있다. 따라서 대응 사항이 발명의 설명에 기재되어 있고, 그 구체적 내용을 청구범위 범위까지 확장·일반화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 핵심 시사: 뒷받침 요건은 명세서에 청구범위와 완전히 동일한 문언이 있을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구체적 실시예가 개시되어 있고 그것을 일반화할 수 있으면 족하다. 원심은 이 '확장·일반화 가능성' 심사를 누락한 채 문언 대응 여부만 본 것으로 보인다.

다. 진보성 판단 및 사후적 고찰의 금지

판단 순서: ⓐ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 대상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 통상의 기술자의 기술수준을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하여 파악한 다음, 이를 기초로 통상의 기술자가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그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사후적 고찰 금지: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7후3660 판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4후2184 판결).
적용 — 3단계 논증

(1) 구성 간 유기적 결합성

제빙부가 유하식인지 침지식인지에 따라 제빙부 이외의 구성 및 각 구성들의 위치관계 역시 제빙부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결정된다. 통상의 기술자가 유하식을 침지식으로 교체하려면, 단순히 제빙부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냉수 저장탱크의 위치, 냉수·얼음의 구체적 이동경로 관련 구성들까지 이에 맞게 유기적으로 변경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제빙부만 침지식으로 교체하고 나머지는 유하식 구성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

(2) 효과의 미달

선행발명 1에 얼음·냉수 분리 이동 및 물받이 직하방 냉수탱크 구성이 개시되어 있더라도, 유하식을 전제로 한 집수탱크·수직 연락관 구성을 그대로 두거나 일부 변경하는 것만으로는 정정발명과 같은 효과를 얻기 어렵다.

(3) 선행발명 2의 개시 부족

선행발명 2는 물받이와 얼음삽판 사이 틈으로 일부 냉수가 흐르더라도, 제빙 후 남은 대부분의 냉수가 얼음과 함께 얼음저장실로 이동한 뒤 누수판·관통공을 거쳐 순환하는 경로일 뿐, 탈빙 단계에서 냉수와 얼음이 분리되어 각각 별도 경로로 이동하는 구성을 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 결론적으로, "두 제빙방식이 모두 주지였다"는 사실만으로 결합 용이성을 인정한 원심은 명세서를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한 사후적 판단에 해당한다.

실무적 유의점

① 진보성 방어의 핵심은 '주지성'이 아니라 '유기적 결합성'이다
가장 실무적 가치가 큰 부분이다. 상대방이 "A 방식과 B 방식은 모두 출원 전 주지였고 통상의 기술자가 선택할 수 있었다"고 주장할 때, 특허권자는 "방식 교체는 그 방식 자체의 교체에 그치지 않고 주변 구성 전체의 재설계를 수반한다"는 점을 기술적으로 논증해야 한다. 본 판결은 유하식↔침지식 교체가 냉수탱크 위치·이동경로·집수구조까지 연동 변경을 요구한다는 점을 상세히 설시하여 결합 용이성을 부정했다. 도면·명세서·기술설명회·전문가 의견서로 "부분 교체가 불가능한 구조적 이유"를 구체화하는 것이 결정적이다.
② 선행문헌 대비는 '대응 구성의 존재'가 아니라 '기능·경로의 동일성'까지 확인하라
선행발명 2에는 '얼음삽판'이라는 대응 구성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럼에도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은 이유는, 그 구성이 냉수와 얼음을 탈빙 단계에서 분리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침해·무효 양측 모두 구성요소 대비표에서 명칭 대응에 그치지 말고 기능·유체 흐름 경로까지 대비해야 한다.
③ 기능적 표현의 양날성
기능적 표현은 권리범위를 넓히는 도구로 쓰이지만, 본 판결은 같은 청구항 내 다른 한정사항이 그 외연을 좁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직하방', '곧바로'와 같은 위치·경로 한정어가 기능적 수단의 해석을 제약했다. 청구항 작성 시 한정어 하나가 기능적 표현 전체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반대로 침해소송 피고 측은 청구항 내 부수적 한정어를 근거로 기능적 표현의 범위를 축소하는 논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④ 뒷받침 요건 공격·방어의 정확한 논점
무효를 다투는 측은 "청구범위 문언이 명세서에 없다"에 그쳐서는 안 되고, "출원 당시 기술수준에 비추어 명세서 개시내용을 청구범위 범위까지 확장·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까지 주장·증명해야 한다. 반대로 특허권자는 실시예와 도면이 청구범위 문언의 기술적 수단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을 도면 부호 단위로 지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본 사건에서도 도면 4A~4D의 설명이 결정적 근거로 원용되었다.
⑤ 정정심판·정정무효심판의 특수 구조
정정은 정정 후 청구범위가 독립하여 특허받을 수 있을 것을 요구하므로, 정정무효 사건에서는 ⓐ 신규사항 추가 여부 ⓑ 청구범위 실질적 확장·변경 여부 ⓒ 명세서 기재요건 ⓓ 신규성·진보성이 한꺼번에 심리된다. 정정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뒷받침 요건과 진보성을 함께 검토하지 않으면, 정정이 인용되더라도 후속 정정무효심판에서 무너질 수 있다.
⑥ 무효심판과 침해소송의 병행 전략
청호나이스-코웨이 간 얼음정수기 분쟁은 특허·영업비밀 등 다면적으로 전개된 사안이다. 정정은 침해소송에서의 무효항변(권리남용)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정 범위를 설정할 때 침해품과의 구성 대비를 함께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정정으로 무효를 피했으나 정정된 청구범위가 침해품을 벗어나 버리는 결과는 실무상 가장 피해야 할 시나리오다.
⑦ 원심 파기 후의 실무 처리
대법원이 나머지 상고이유 판단을 생략하고 파기했으므로, 환송 후 특허법원은 판단되지 않은 나머지 무효사유(신규사항 추가, 실질적 확장·변경, 명확성 등)를 다시 심리하게 된다. 환송 후 절차에서는 기속력이 미치는 범위(뒷받침 요건·진보성)와 미치지 않는 범위를 정확히 구분하여 주장을 재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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