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파라미터 발명의 신규성과 진보성 — 코팅막 박리 방지 사건

핵심 결론 새로운 수치나 비율로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허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선행발명과 실질적으로 같으면 신규성이 부정되지만, 그 비율이 다른 과제를 해결하는 기술수단이고 특유한 효과를 낸다면 진보성이 인정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코팅막의 박리를 방지하는 비율의 기술적 의의를 인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후1298, 2010후2582, 2014후2061, 2008후4998, 2012후3312, 2012후832, 2013후2873

기술적 쟁점의 요지

이 사건은 세라믹스 미립자를 가스에 섞어 바탕 재료에 충돌시킴으로써 얇은 코팅막을 형성하는 기술에 관한 것이다.
기존 방식에서는 코팅막의 가장자리나 바탕 재료의 모서리 부근에 응력이 집중되어, 막이 벗겨지거나 무너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막을 만든 직후뿐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에도 발생할 수 있었다.
이 사건 발명은 코팅막의 가장자리를 완만하게 형성하여 응력을 줄이는 방법에 주목하였다. 이를 다음 두 길이의 비율로 표현하였다.
  • 평균 막 두께: 코팅막 전체 두께의 평균값
  • 단부와 최외부 사이의 거리: 코팅막의 끝에서부터, 막 두께가 평균 막 두께에 처음 도달하는 지점까지의 거리
청구항은 두 번째 거리가 평균 막 두께의 10배 이상 10,000배 이하가 되도록 한정하였다. 여기서 거리는 경사진 표면을 따라 잰 길이가 아니라, 기재 표면에 수직으로 보았을 때의 거리이다.
쉽게 말하면, 막의 두께에 비하여 가장자리의 전이 구간을 충분히 길게 만들어 응력이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줄이는 구조이다. 두 변수의 비율로 발명의 구성을 특정하였다는 점에서 ‘파라미터 발명’에 해당한다.
쟁점은 이 비율이 기존 코팅막을 새롭게 표현한 것에 불과한지, 아니면 박리 방지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적 의미를 가지는지였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7후1298 판결 [등록무효(특)]
  • 원고: 주식회사 펨빅스 — 특허등록 무효를 주장한 회사
  • 피고: 토토 가부시키가이샤(TOTO 주식회사) — 특허권자
  • 결과: 상고기각
대법원은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고 신규성·진보성도 부정되지 않는다는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첨부 판결문을 기준으로 정리하였으며, 법제처의 해당 상세페이지 주소는 이번 확인에서 확보되지 않아 임의의 링크를 붙이지 않았다.
하급심 및 심판 경과
특허심판원
특허심판원 2016. 5. 30. 자 2016당73 심결
원고는 피고의 ‘복합 구조물’ 특허에 대하여 신규성·진보성 결여와 명세서 기재불비 등을 주장하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무효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특허법원
특허법원 2017. 5. 19. 선고 2016허4948 판결
특허법원은 이 사건 발명이 미완성발명이거나 명세서 기재요건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신규성과 진보성도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심결취소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7후1298 판결
대법원이 원고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은 파기환송된 사건이 아니라, 등록무효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이 유지된 사건이다.

관련 판례

위 판례들은 대법원이 직접 인용하였다. 원심은 다음 판례들도 참조하였다.

관련 법령

대법원은 판결 당시 특허법 제42조 제3항 제1호의 문언으로 일반 법리를 설명하면서, 이 사건에는 위 개정 전 법률이 적용되고 그 취지는 같다고 명시하였다.

사실관계

1. 특허의 출원과 등록

피고는 ‘복합 구조물’이라는 명칭의 발명을 2014년 3월 27일 출원하였고, 2015년 5월 28일 특허등록을 받았다. 우선일은 2013년 3월 28일이다.
청구항 제1항은 세라믹스 미립자를 포함하는 에어로졸을 기재에 충돌시켜 형성한 막 구조물에 관하여, 단부와 최외부 사이의 거리를 평균 막 두께의 10배 이상 10,000배 이하로 한정하였다.
종속항들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추가하였다.
  • 제2항: 가장자리로 갈수록 막 두께가 단계적으로 얇아지는 구조
  • 제3항: 가장자리로 갈수록 막 두께가 연속적으로 얇아지는 구조
  • 제4항: 단부를 포함하는 기재의 영역에 일정한 반경의 둥근 부분이 있는 구조

2. 명세서에 제시된 문제와 해결수단

미립자가 반복적으로 충돌하면 치밀한 막이 만들어지지만, 막과 기재에는 응력이 남는다. 특히 제막 영역의 경계나 기재의 모서리 부근에는 비교적 큰 응력이 집중되어 막의 박리·붕괴가 발생할 수 있었다.
명세서는 이를 줄이기 위하여 막의 두께와 가장자리 전이 구간의 길이 사이에 일정한 배율 관계를 설정하였다.
제조방법으로는 에어로졸 디포지션법이나 가스디포지션법을 이용하면서 마스킹 테이프 등의 수단으로 해당 배율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3. 측정방법과 실험자료

명세서는 평균 막 두께를 구하는 방법으로 막의 최장선상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100점을 측정하는 방법 등을 예시하였다. 형상이나 비중을 이용하는 다른 측정방법도 제시하였다.
또한 재료의 종류 등을 달리하여 배율에 따른 박리 발생 여부를 확인한 실험자료를 기재하였다. 대법원은 배율이 10배 미만일 때에는 박리가 발생하고 10배 이상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자료를 효과의 근거로 보았다.
한편 10,000배라는 상한에 대해서는 명세서가 공업제품의 디자인을 고려한 바람직한 범위로 설명하였다. 따라서 판결을 ‘10,000배를 넘으면 다시 박리가 발생한다는 사실까지 확인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4. 원고의 무효 주장

원고는 2016년 1월 11일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고, 이후 심결취소소송과 상고를 제기하였다.
주요 주장은 다음과 같다.
  • 응력에 영향을 미치는 재질·두께·굴곡 등 여러 조건이 충분히 특정되지 않아 발명을 실시하거나 효과를 재현하기 어렵다.
  • 평균 막 두께와 최외부의 측정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보호범위가 불명확하다.
  • 기존 코팅막에서도 자연스럽게 경사부가 형성되므로, 새로운 비율은 기존 구조를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 수치범위도 선행발명과 같거나 유사하여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없다.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및 대법원은 이러한 무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리

1. 파라미터가 새롭다는 사정만으로 신규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파라미터 발명은 새로운 특성값이나 여러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로 구성을 특정한 발명이다.
그러나 기존 물건을 새로운 측정값이나 비율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면, 표현이 달라도 실질적으로 같은 발명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규성이 부정된다고 설명하였다.
  • 서로 다른 정의나 측정방법을 환산한 결과 대응하는 구성이 동일한 경우
  • 특허발명의 실시형태와 선행발명의 구체적인 실시형태가 동일한 경우
반대로 실질적 동일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면, 단순히 같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규성을 부정할 수 없다.

2. 일부 단면의 자료만으로 전체 막의 배율이 같다고 인정할 수 없었다

선행발명에도 에어로졸 방식으로 형성한 막과 일부 단면 형상이 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일부 단면의 형상만으로 막 전체의 평균 두께를 산정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이를 환산하여 선행발명이 청구항의 배율 관계를 충족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대법원은 선행발명과 이 사건 발명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3. 파라미터가 과제를 해결하는 기술수단인지 검토해야 한다

파라미터로 한정한 구성만 선행발명과 다른 경우에는 그 파라미터가 갖는 기술적 의의를 살펴야 한다.
공지된 발명과 다른 과제를 해결하는 기술수단이고, 그에 따른 특유한 효과가 인정되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의 선행발명들도 넓게 보면 박리 방지를 다루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제막 영역의 경계나 모서리에 집중되는 응력에 주목하고, 두 길이의 비율로 이를 완화하는 구체적인 해결방식은 나타나 있지 않다고 보았다.
따라서 ‘박리 방지’라는 일반적인 목적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기술적 과제와 해결수단까지 같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4. 자연적으로 경사가 생기는 것과 경사를 기술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다르다

에어로졸이 퍼지면서 가장자리의 입자 퇴적량이 적어져 어느 정도 경사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다음 사항까지 공지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 경사를 완만하게 하면 박리가 줄어든다는 인식
  • 그러한 효과를 얻기 위하여 경사도를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해결수단
  • 평균 막 두께에 대한 거리의 배율로 그 구조를 특정하는 방법
대법원은 이 사건의 배율 관계가 응력에 의한 박리를 방지하는 기술수단이고, 명세서의 실험자료도 그 효과를 뒷받침한다고 판단하였다.

5. 파라미터 자체의 의의가 없더라도 수치한정에 진보성이 있을 수 있다

대법원은 파라미터를 도입한 것 자체에 기술적 의의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수치한정에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으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다.
  • 한정된 수치범위 안팎에서 현저한 효과 차이가 생기는 경우
  • 수치한정이 다른 과제를 달성하는 기술수단이고 효과도 이질적인 경우
따라서 파라미터 발명이라고 하여 언제나 동일한 방식의 임계적 효과를 요구할 수는 없다. 파라미터 자체의 기술적 의의와 수치범위의 기술적 의의를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6. 모든 조건과 효과를 명세서에 빠짐없이 기재할 필요는 없다

물건의 발명에서는 통상의 기술자가 과도한 실험이나 특수한 지식 없이 그 물건을 생산·사용할 수 있고, 효과의 발생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 실시가능 기재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이 사건 발명은 특정 배율 관계로 단부의 응력을 조절하는 것이므로, 응력에 영향을 주는 모든 재질·두께·굴곡 등의 조건과 그 조합별 효과까지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명세서에 제시된 제조방법과 재료를 달리한 실험자료로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미완성발명 및 기재불비 주장을 배척하였다.

7. 측정 오차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범위가 불명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평균 막 두께’와 ‘최외부’의 의미가 명확하고, 출원 당시 기술수준으로 충분히 측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측정장치나 방법에 따라 값에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이를 곧바로 명세서 기재불비로 보지 않았다. 구체적인 제품이 측정된 값에 따라 특허의 보호범위에 속하는지를 증명하는 문제로 보았다.
또한 어느 단부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배율이 달라질 수 있으나, 그러한 결과값들이 모두 청구항의 범위에 들어오는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유리한 단면 하나만 선택하여 배율을 충족시키면 충분하다는 취지는 아니다.

결론

대법원은 이 사건의 배율 관계가 기존 코팅막을 표현만 바꾼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가장자리에 집중되는 응력을 완화하여 박리를 방지하는 기술적 의의와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명세서의 실시가능성과 용어의 명확성도 인정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무효사유를 부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실무상 유의점

  • 신규성을 다툴 때에는 선행발명의 실제 측정값이나 재현실험을 통해 파라미터가 동일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일부 도면의 외관상 유사성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 진보성에서는 새로운 수식의 존재보다 그 수식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 명세서에는 파라미터의 정의, 측정 예시, 제조·조절 방법 및 효과 자료를 연결하여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측정 가능성이나 개념 자체의 불명확성과 통상적인 측정 오차를 구별해야 한다. 침해 판단에서는 측정 위치와 조건에 따라 청구범위 충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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