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도9505 판결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다음 형이 확정되었다.
- 피고인 A: 징역 4년.
- 피고인 B: 징역 3년 6월.
대법원은 A의 공사 선급금 명목 자금 유출에 관한 횡령 판단과 B의 담보제공·자금대여에 관한 배임 판단을 유지하였다.
B가 상고심에서 새로 제기한 K회사 자금 횡령 부분의 불법영득의사 부정 주장은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았던 사항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모든 공소사실에 관하여 대법원이 각각 상세한 실체 판단을 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범죄사실은 하급심 판결을 함께 보아야 한다.
나. 부산고등법원 2017. 5. 31. 선고 2016노715 판결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A가 주장한 정상적인 공사 선급금 지급 및 대여 거래라는 설명을 배척하였고, B의 회사 지배관계와 부동산 개발사업의 예상수익을 근거로 한 배임의 고의 부정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 부산지방법원 2016. 10. 28. 선고 2016고합390 판결
A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B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배임), 업무상횡령 및 상법위반을 유죄로 인정하여 위 각 형을 선고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도3314 판결
동일인이 여러 법인을 운영하더라도 각 법인은 별개의 재산 귀속주체이다. 한 법인의 돈을 다른 법인을 위해 사용한 경우, 지출한 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업무상횡령이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에 관한 참조판례이다.
나. 대법원 2006. 6. 2. 선고 2005도3431 판결
사후 반환·변상·보전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법리에 관한 참조판례이다.
다.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상환능력을 상실한 상대방에게 회사의 손해 발생을 인식하면서 자금을 대여한 경우 배임이 성립한다는 법리에 관한 참조판례이다.
라. 대법원 2000. 5. 26. 선고 99도2781 판결
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인격이므로, 사실상 대주주의 양해가 있더라도 회사의 손해나 배임의 고의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법리에 관한 참조판례이다.
관련법령
가. A의 AB회사 자금 횡령
나. B의 K회사 위약금 25억 원 횡령 및 담보제공을 통한 8억 5,000만 원 배임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 횡령 부분: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 배임 부분: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다. B의 계속적인 자금대여를 통한 배임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이 부분은 제1심 판결에서 별도의 구법 표시 없이 적용하였다.
라. B의 M회사 허위 인건비 지급을 통한 횡령
마. B의 개인 양도소득세 납부 및 상장회사 신용공여
- 개인 양도소득세 납부를 위한 횡령: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 상장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신용공여: 상법 제624조의2, 제542조의9 제1항.
구법 표시는 제1심 판결의 ‘법령의 적용’에 기재된 문구에 따랐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와 회사들의 관계
K회사와 M회사의 주주 구성을 동일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제1심 주석은 2015년 말 기준 B의 K회사 지분이 89.6%이고 나머지 주식이 실제로 분산되어 있어 K회사는 1인 회사가 아니라고 명시하였다. 반면 M회사는 B의 실질 지분이 100%인 회사이며, K회사는 M회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
나. 경쟁회사 우회인수가 무산된 후 인수 관련 채무가 남았다
B는 K회사의 경쟁회사인 S회사를 우회적으로 인수하려고 A 측에 작업을 맡겼다.
A 측은 W회사를 설립하고, K회사 측이 제공한 예금담보를 이용하여 170억 원을 대출받아 Z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하였다. 당초에는 상장회사 등을 통해 S회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이었으나, S회사 인수계약이 무산되었다.
B는 A 측에 W회사의 대출채무를 상환하여 예금담보를 해지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A 측은 Z회사를 매각하는 대신, Z회사를 통해 더 큰 회사인 AB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400억 원에 인수하였다.
그 결과 W → Z → AB의 지배관계가 형성되었다. 자체 수익이 없는 W회사의 인수 관련 채무와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회전자금이 많았던 AB회사의 자금이 유출되었다.
다. A는 대여금·투자금 등을 가장하여 AB회사 자금 약 205억 원을 유출하였다
A는 2010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2회에 걸쳐 AB회사 자금 205억 4,223만 6,290원을 대여금·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외부 회사에 지급한 뒤 W회사 등의 계좌로 돌렸다.
유출된 돈은 W회사의 채무 변제와 운영비, 자금 유출에 협조한 상대방에 대한 대가, 사채 관련 비용 등 AB회사의 이익과 무관한 용도에 사용되었다.
이는 단순히 관계 회사에 대한 정상적인 대여가 부실화된 사안이 아니라, 대여·투자 등의 외형을 이용해 회사 자금을 빼낸 횡령으로 인정되었다.
라. 공사 선급금 20억 원은 실제 공사를 이용한 자금 유출이었다
상고심까지 집중적으로 다투어진 것은 위 횡령액 중 기숙사 공사 선급금 명목의 20억 원이었다.
AB회사는 2010년 12월 23일 AS회사에 20억 원을 송금하였고, AS회사는 다음 날 그 돈 전액을 W회사에 송금하였다. W회사는 이를 자신의 채무 변제와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하였다.
A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AB회사가 실제 기숙사 공사 선급금을 지급하였고, AS회사가 그 돈을 W회사에 대여하였다가 변제받은 것이므로 횡령이 아니다.
기숙사 공사는 실제로 이루어졌고 완공되었다. 항소심에는 총공사대금 31억 3,500만 원, 선급금 20억 원으로 기재된 계약서도 제시되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그 계약서상 대금 지급 구조를 정상적인 거래로 인정하지 않았다.
- 총공사대금의 60% 이상을 선급금으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다.
- 선급금을 받자마자 W회사에 송금하는 것이 공사 수주의 조건이었다.
- AS회사가 W회사에 실제로 돈을 대여하였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었다.
- W회사가 이후 AS회사에 지급한 약 15억 3,000만 원은 대여금 상환이 아니라 공사 기성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으로 보였다.
- 처음 유출된 20억 원은 이미 W회사의 채무 변제 등에 전액 사용되었다.
법원은 공사가 허구였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공사를 기회로 선급금 지급 형식을 이용하여 20억 원을 유출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후 공사가 완성되고 공사대금 일부가 지급되었어도 이미 성립한 횡령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마. B는 개인 부동산 개발회사 M의 손실과 비용을 K회사에 부담시켰다
B는 M회사를 통해 토지를 매입하여 산업단지·공장부지 등으로 개발하려 하였다. 그러나 일부 토지는 인허가를 신청하기도 어려운 상태였고, M회사는 자체 영업이나 수입 없이 채무와 비용만 부담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B는 K회사로 하여금 M회사에 담보와 자금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70억 원의 대출·담보 규모 전부를 배임액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제1심은 기존 대여금 상환처리 예정액 61억 5,000만 원을 구분하고, M회사에 추가로 조달된 8억 5,000만 원을 해당 범죄사실의 배임액으로 인정하였다.
바. B의 나머지 횡령과 상법위반도 함께 유죄로 확정되었다
마지막 두 항목은 대표이사에 대한 금지된 신용공여로 인정된 금액이다. 이를 앞선 횡령·배임액과 동일한 성격의 손해액으로 합산하여 설명해서는 안 된다.
법리
가. 같은 사람이 지배해도 회사별 재산과 이익은 구분된다
동일인이 여러 회사를 운영하거나 모회사·자회사·손자회사 관계에 있더라도 각 회사는 별개의 법인이다.
따라서 상위 회사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는 필요만으로 하위 회사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금 사용이 지출 회사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W회사의 채무 변제와 운영자금 수요는 AB회사의 이익을 위한 지출로 인정되지 않았다. A가 양 회사를 운영하였다는 사정도 자금 유출을 정당화하지 못하였다.
나. 실제 공사가 존재해도 선급금을 가장한 자금 유출은 횡령이 될 수 있다
거래의 일부가 실제로 이행되었다고 해서 그 명목으로 지급된 돈 전부가 정당한 지출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명칭보다 송금 전의 약정, 송금 직후의 자금 이동, 실제 사용처, 이후 공사대금 지급 방식을 살폈다.
AB회사 자금이 AS회사를 거쳐 바로 W회사로 이동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다면, 이후 공사 완공만으로 최초의 20억 원 유출이 정상적인 선급금 지급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다. 사후 반환이나 피해회복과 횡령의 성립은 구별된다
불법영득의사는 회사 자금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임무에 위반하여 처분하려는 의사를 의미한다.
처음부터 나중에 돈을 되돌려놓을 생각이 있었거나, 실제로 일부 반환·보전하였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횡령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20억 원에서 이후 공사대금으로 지급된 약 15억 3,000만 원을 단순히 공제하여 나머지만 횡령액이라고 볼 수 없다. 범죄 성립 당시의 횡령액과 사후 피해회복 정도는 별개의 판단 대상이다.
라. 막연한 개발이익 예상만으로 상환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B는 M회사가 매입원가 64억 원 이상의 임야를 보유하였고, 개발사업으로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토지의 인허가 가능성, 실제 영업활동과 수입, 기존 채무 등을 살펴 객관적인 상환능력이나 투자금 회수 전망이 없었다고 판단하였다.
회사가 토지를 보유한다는 사실이나 경영자의 낙관적인 예상만으로, 담보 없는 대여와 담보제공의 위험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마. 대주주의 동의와 사실상 지배는 배임책임을 배제하지 않는다
B는 K회사와 M회사의 실질적인 1인 주주이므로 어느 한 회사만을 위해 행동할 입장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회사와 주주가 별개의 인격이라는 점을 전제로, 대주주의 양해가 있더라도 회사에 손해를 가한 임무위배행위의 배임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을 정리할 때에는 다음을 구분해야 한다.
- 주주 구성: K회사는 제1심 주석상 실제 소수주주가 존재하여 1인 회사가 아니다.
- 피고인의 주장: B는 두 회사를 실질적으로 소유·지배한다는 점을 들어 배임의 고의를 부정하였다.
- 법원의 판단: 이러한 지배관계만으로 K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부정되지 않는다.
특히 K회사는 M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으므로, B 개인의 부동산사업을 위한 회사의 손실을 K회사가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관계도 아니었다.
바. 횡령·배임·상법위반은 행위별로 구별해야 한다
‘대여금’으로 회계처리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배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B가 자신의 양도소득세 납부에 사용한 3억 원도 대여금 명목으로 처리되었지만, 법원은 그 실질에 따라 업무상횡령으로 인정하였다.
또한 상장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는 이사회 결의 여부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의 상법위반을 단순한 이사회 승인 누락 문제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