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식 전부를 인수한 주주의 동의에 따른 이사·감사의 책임 면제

핵심 결론 주식 전부를 인수한 주주가 종전 대출에 관한 임원의 책임을 면제하고 그 의사를 유지하였다면, 이사·감사의 회사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은 면제된다. 불법행위책임은 별개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청구가 기각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59073, 2002다11441, 2012다20475, 2009다80521

해당 판례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다259073 판결
[손해배상(기)]
대법원은 주주 전원의 동의에 따른 책임 면제와 불법행위채권의 소멸시효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 9. 선고 2012가합518595 판결
  • 환송 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6. 9. 9. 선고 2015나2017553 판결
  •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17. 7. 21. 선고 2017나2017946 판결
파기환송심은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파산관재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핵심적인 판단은 상법상 책임은 주주 전원의 동의로 면제되었고, 별개의 불법행위책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일부 대출에 대해서는 임무해태 자체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상법 제399조 제1항 이사의 법령·정관 위반 또는 임무해태로 인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 상법 제400조 제1항 주주 전원의 동의에 따른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 면제.
  • 상법 제414조 제1항, 제415조 감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및 이사의 책임 면제 규정의 준용.
  • 민법 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의 불법행위책임.
  • 민법 제766조 제1항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진행하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3년 단기소멸시효.
위 상법 조문은 대상 대법원 판결이 인용한 표시를 따른 것이다.

사실관계

저축은행의 대표이사와 감사가 관여한 두 대출에서 손실이 발생하였다
피고 C는 저축은행의 대표이사, 피고 F는 감사였다. 이들이 재직하던 중 이루어진 두 대출이 문제 되었다.
구분대출 내용미회수액대손상각일
39번 대출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한 대주주 배우자에 대한 4억 원 대출2억 8,500만 원2007년 6월 26일
56번 대출차입회사 대표이사의 연대보증 아래 이루어진 11억 5,000만 원의 신용대출약 8억 2,200만 원2006년 12월 26일
39번 대출에서는 실질적인 신용조사가 부족했고, 담보로 제공받은 주식에 필요한 담보보전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요구되는 연대보증인도 세우지 않았다.
56번 대출은 차입회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차입회사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받았고, 사업전환에 따른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연 17%의 이율을 정하였다.
새로운 주주가 주식 전부를 인수하면서 종전 임원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였다
기존 주주들은 2005년 12월 30일 O저축은행과 주식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고, 대상 저축은행의 발행주식 180만 주 전부와 경영권을 양도하였다.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약정이 있었다.
“O저축은행(양수인)은 이 계약 체결일 이전 이 사건 저축은행의 대출과 관련하여 주주 및 임원에 대하여 불법이 아닌 한 책임을 지우지 아니한다.”
O저축은행은 실제로 주식 전부를 취득한 후에도 이러한 의사를 유지하였다. 이후 대상 저축은행은 문제 된 대출의 미회수액을 대손상각 처리하였다.
파산관재인이 종전 대표이사와 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대상 저축은행은 2012년 2월 23일 파산선고를 받았다.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예금보험공사는 2012년 6월 18일 종전 대표이사와 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들은 주식 인수 당시의 면책약정과 불법행위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였다.

법리

주식양수인이 실제로 유일한 주주가 된 후 유지한 면책 의사가 중요하다
환송 전 원심은 면책약정이 주식매매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으므로 파산관재인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 핵심은 단순히 주식매매계약에 면책문구가 있었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O저축은행은 주식 전부를 양수할 사람으로서 면책 의사를 표시하였고, 실제로 주식 전부를 취득한 뒤에도 대손상각 시점까지 그 의사를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를 상법상 책임을 면제하는 총주주의 동의로 인정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주주 사이의 계약이 회사에 당연히 효력을 미친다는 판단이 아니라, 계약 내용과 인수 후의 사정을 통해 주주 전원의 책임 면제 동의가 인정된 사안이다.
주주 전원의 동의는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
상법 제399조 및 제414조에 따른 이사·감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은 주주 전원의 동의로 면제할 수 있다.
그 동의가 반드시 별도의 문서나 적극적인 의사표시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이후의 행동 등을 통해 묵시적인 동의가 인정될 수도 있다.
다만 대주주의 동의만으로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양수인이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여 유일한 주주가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였다.
면제되는 채무불이행책임과 남아 있는 불법행위책임을 구분해야 한다
대법원은 주주 전원의 동의로 면제되는 상법상 책임을 회사와 임원 사이의 위임관계에 기초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았다.
따라서 같은 행위가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면, 상법상 책임 면제만으로 별개의 불법행위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파기환송심도 39번 대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나누어 판단하였다.
  • 상법상 손해배상책임: 임무해태는 인정되지만 주주 전원의 동의로 면제.
  •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 책임은 인정되지만 단기소멸시효 완성으로 청구 기각.
즉, 모든 책임을 면제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청구권이 각각 다른 이유로 배척된 것이다.
불법행위채권의 시효는 파산관재인이 조사한 때부터 새로 시작하지 않는다
법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시점은 통상 대표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대표자 자신이 가해자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가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시효가 시작하지 않는다. 회사의 이익을 정당하게 보전할 권한이 있는 다른 대표자·임원·사원·직원 등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알아야 한다. 공동불법행위에 가담한 임원의 인식 역시 제외한다.
이 사건에서는 주식과 경영권이 모두 이전된 후 대손상각이 이루어졌다. 법원은 대손상각 과정에서 대출 경위, 담보가치 및 회수 가능성 등을 검토하였을 것으로 보아, 늦어도 그 무렵에는 회사가 손해와 책임자를 알았다고 판단하였다.
파산관재인은 2011년 부실책임조사 때에야 위법행위를 알았다고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송은 각 대손상각일로부터 3년이 지난 2012년 6월에 제기되었으므로 불법행위채권의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대손상각일이 자동으로 시효 기산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경영권 이전과 대손상각 경위 등을 종합한 판단이다.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결과만으로 임원의 책임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56번 대출에 대해서는 책임 발생 자체도 부정되었다.
파기환송심은 차입회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고 담당자 일부가 반대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사정을 함께 고려하였다.
  • 대출 과정에서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없었다.
  • 차입회사가 신용관리대상으로 등록된 것은 대출 실행 이후였다.
  • 매출 감소에는 기존 사업 정리와 사업전환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 당시 사업전망과 신용자료를 검토할 여지가 있었다.
  • 저축은행의 영업 특성과 대출 위험이 연 17%의 이율에 반영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이 현저히 불합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선관주의의무 위반이나 불법행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여기에 더하여, 설령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상법상 책임은 면제되었고 불법행위책임은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면책약정의 당사자와 실제 주주 구성을 확인해야 한다. 주식 인수계약에 면책문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주식 전부를 취득했는지와 그 이후 면책 의사가 유지되었는지가 중요하다.
  • 책임의 종류를 구분해야 한다. 상법상 임무해태 책임의 면제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면제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 ‘불법이 아닌 한’이라는 문구만으로 적용 범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 법원은 해당 약정을 상법상 책임 면제에 적용하면서 불법행위책임은 별도로 판단하였다.
  • 시효 기산점은 인수 후 실사·대손상각 등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 파산관재인 선임이나 후속 조사 시점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미 진행한 시효를 놓칠 수 있다.
  • 면책 여부에 앞서 임무해태가 있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56번 대출처럼 부실 결과가 발생하였어도 당시 정보와 심사 과정에 비추어 임원의 책임 자체가 부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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