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해당 판례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1441 판결은 실질적인 1인 주주가 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부실채권을 실사하고, 그 금액을 주식 양도가액에서 공제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그 구체적인 거래 경위에 비추어 종전 대표이사에게 해당 책임을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한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5다51471 판결은 주식 100%를 인수하면서 부실채권을 할인 평가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주식 전부를 인수하고 인수대금을 할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사의 책임을 면제하려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두 판결의 비교
두 판결의 법리가 서로 다른 것은 아니다. 묵시적 동의도 유효하지만, 주식 인수나 가격 할인만으로 동의를 추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공통된 기준이다. 차이는 거래 당사자들이 부실채권과 이사의 책임을 실제로 어떻게 정리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에 있다.
관련 법령
-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0조: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총주주의 동의로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한 조항이다. 현행 상법 제400조
-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5조: 제400조에 따른 책임 면제 규정을 감사의 책임에도 준용하는 조항이다. 현행 상법 제415조
두 판결 당시 조문은 책임 면제의 요건을 ‘총주주의 동의’로 표현했다. 현재 조문은 ‘주주 전원의 동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두 판결의 쟁점은 이 동의가 명시적 의사표시여야 하는지, 아니면 거래 경위에서 묵시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였다.
법리
총주주의 동의는 반드시 주주총회 결의나 별도의 면제서 작성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주식 전부의 양수 과정에서 양수인이 부실채권을 알고 그와 관련한 이사의 책임을 더 이상 묻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면 묵시적 동의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그 의사는 주식 인수나 할인 평가로부터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2002다11441에서는 실사로 부실채권액을 정하고 그 금액을 양도가액에서 공제한 사정 등이 책임 정산의 근거가 되었다. 2005다51471에서는 부실채권을 할인 평가해 인수금액을 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책임을 이사에게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했다.
따라서 책임 면제를 주장하려면 거래자료에서 다음 사항이 드러나야 한다.
- 양수인이 문제 된 부실채권과 그 회수불능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는지
- 가격 조정액이 어떤 채권과 손해를 반영한 것인지
- 양도가액 공제가 이사의 책임을 정리하기 위한 조치였는지
- 회사가 해당 이사에게 추가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는지
실무에서는 주식양수도계약서나 별도 합의서에 대상 이사, 대상 행위·채권, 면제 범위와 효력 발생 시점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판례들의 책임 면제 법리는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에 관한 것이므로, 다른 청구권까지 면제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