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주 전원동의에 의한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 면제

핵심 결론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은 모든 주주의 동의로 면제할 수 있다. 동의는 명시적 결의뿐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며, 주식 전부를 실질적으로 가진 1인 주주의 동의도 전원동의로 인정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2다11441, 2001다76854

해당 판례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1441 판결 [양수금]은 상호신용금고 대표이사가 동일인 대출한도를 넘겨 대출한 데 따른 회사에 대한 책임이,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한 새 주주의 동의로 면제되었는지가 문제 된 사건이다. 대법원은 주식 인수 과정에서 부실채권액을 실사하고 그 금액만큼 주식 양도가액을 낮춘 사정을 근거로, 해당 책임을 더 이상 묻지 않겠다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
하급심
제1심은 서울지방법원 2001년 4월 12일 선고 99가합20822 판결이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02년 1월 15일 선고 2001나23876 판결은 제1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원고 청구를 기각했으며, 원고의 항소도 기각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여 항소심 판단이 유지되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6년 4월 9일 선고 95다56316 판결: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는 총주주의 동의에 관한 판례로 이 사건에서 참조되었다.
  • 대법원 2002년 2월 26일 선고 2001다76854 판결: 상호신용금고 대표이사의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대출과 상법 제399조상 책임에 관한 판례로 이 사건에서 참조되었다.
  • 대법원 1998년 11월 10일 선고 98다34126 판결: 법인의 대표자가 법인에 불법행위를 한 경우 손해 및 가해자를 안 시점에 관한 판례로 이 사건에서 참조되었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피고는 상호신용금고의 실질적인 1인 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장기간 재직했다. 재직 중 여러 차주에게 타인 명의를 이용해 동일인 대출한도를 넘겨 대출했고, 차주들이 부도나는 등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원심이 인정한 당시 미회수 채권 원리금은 약 51억 9천만 원이었다.
피고는 1996년 10월 금고의 주식 전부와 경영권을 양도하기로 약정했다. 양수인 측은 금고의 대출채권을 실사했고, 그 결과 부실채권액을 32억 7,897만 6,00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105억 원으로 약정했던 주식 양도가액은 그 부실채권액을 공제한 약 72억 2,102만 4,000원으로 낮아졌다.
양수인은 금고 주식 전부를 실질적으로 취득한 1인 주주였다. 주주명부상 일부 주식이 다른 사람 명의로 되어 있었더라도, 실질적으로 주식 전부를 소유한 사람이 양수인이라는 점은 인정되었다. 이후 금고의 자산과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넘겨받은 회사가 파산하자 파산관재인이 피고를 상대로 책임을 물었다.

법리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은 주주 전원의 동의로 면제할 수 있다. 판결 당시 상법 제400조가 정한 요건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의는 반드시 주주총회에서 명시적으로 의결하는 방식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들의 행위와 거래 경위를 종합해 책임을 면제하려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나면 묵시적 동의도 인정될 수 있다.
주주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주식의 실질적 귀속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주식 전부가 실질적으로 한 사람에게 귀속되고 일부 주식만 다른 사람의 명의로 신탁되어 있다면, 실질적인 1인 주주의 동의를 총주주의 동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양수인이 실질적으로 금고 주식 전부를 취득한 주주인지가 중요했다.
이 사건에서는 ‘부실채권을 반영한 주식가격 조정’이 책임 면제의 묵시적 동의로 인정되었다. 양수인은 실사를 통해 피고 재임 중 발생한 부실채권을 확인하고, 그 금액만큼 주식 양도가액을 낮추었다. 대법원은 이를 단순한 가격 산정이 아니라, 부실채권에 관한 피고의 책임을 주식가격 감액으로 정리하고 그 밖에 별도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의사로 해석했다. 금고가 차주들로부터 대출금을 실제 회수했는지는 이 책임 면제의 효력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결론은 실사로 특정된 부실채권액을 주식가격에서 공제하고 그 채권에 관한 책임을 정리한 구체적 합의에 근거한다. 회사의 주식이나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사정만으로 전임 이사의 모든 책임이 당연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별도로 다루었다. 상법 제399조상 이사 책임에 관한 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는 별개의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회사에 대한 이사의 계약상·법정 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청구원인과 소멸시효를 구분해 검토해야 한다.

실무상 유의점

  • 책임 면제를 주장하려면 어떤 책임을, 어떤 범위에서, 어떤 주주의 동의로 면제했는지를 특정해야 한다.
  • 묵시적 동의는 가능하지만, 단순한 주식 인수나 실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이 사건처럼 책임 관련 채권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그 금액을 양도가액에서 공제한 자료가 중요하다.
  • 주주 전원의 동의 여부를 확인할 때 주주명부뿐 아니라 명의신탁 여부와 실질적인 주식 귀속도 살펴야 한다.
  • 면제의 대상과 범위는 거래 문서에 명시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격조정이 특정 채권의 손실을 반영한 것인지, 해당 이사에 대한 추가 청구까지 포기한 것인지 계약서·실사보고서·협상자료로 분명히 남겨야 한다.
  • 이 판결의 면제 법리는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에 관한 것이다. 제3자에 대한 책임이나 회사의 다른 청구권까지 같은 방식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확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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